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벌레잡기' 게임.

 워낙 난 게임엔 젬병이다. 어려서 테트리스도 10단계 넘기기가 어려웠고 결혼해서 애 낳고 애들에게 사준 게임기에서도 애들을 놀래키기는 커녕 내 우주선이 먹혀버려 구해주지도 못하고  판이 끝나버리기가 일쑤였다.

연애시절 많이 했던 테트리스도 오랜시간 즐기지 못하고 금방금방 탑을 쌓아놓는 바람에 광대는 몇 번 나와 놀지도 못하게 했었다.

지금 애들이 갖고 노는 플스도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다. 하다못해 플스로 디브디 플레이 하는 방법도 아직 모른다.. ;;

저 벌레잡기 게임은 맥스무비에서 즐기고 있다. 즐긴다고 하기보다는 혼자 도전의식에 불타서 거의 맨날맨날 뎀비고 있다 -_-;

그런데 7단계 넘기기가 왜 이리 어러운 것인지... ㅠ.ㅠ  아직까지 7단계를 넘겨본적이 없다. 1만점 넘기 시작한게 얼마 되지 않는다.

게임을 시작하는 화면에 보면 그 싯점의 랭킹 1위가 화면 윗부분에 나오는데 그 코너를 장식하는 사람은 늘 몇몇이 정해져 있다.

간혹보면 10만점을 넘긴 점수가 기록되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보면 정말 신통방통하기 짝이없다. 그 사람들은 저 색색의 벌레들이 어떻게 보이길래 10만점이 훌쩍 넘는게야-!

요즘 새로 찾아낸 게임이 ok캐쉬백에 올라있는 같은 그림 찾기 게임.  화면에는 여러가지 같은 그림이 60조각으로 나뉘어져 있고 몇장이 뒤집어져 있어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기억해 둬야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찬스도 2번 있다. 시간이 다 되어가면 심장뛰는 소리마냥 두근두근소리가 커지는데 그땐 정말 내 심장도 같이 두근두근..

 어려서 화투 뒤집어 놓고 똑같은거 찾기같은 방식이랄까..  이 게임도 아직 16단계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게임에 영 소질이 없는 나는 스타크래프트같은 도대체 화면을 보기만 해도 정신없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참 신통하다. 정말 천재같다.

어제 마술을 한다고 페이퍼에 적은 조카녀석이 스타에 소질이 있나보다. 고3 올라기 직전에 꽤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다. 학교를 휴학 내지는 자퇴하고 합숙으로 스타를 배우는 곳에 들어가볼까.. 오빠랑 올케언니는 펄쩍뛰고 난리가 났었다.

학교에서 축제때 스타 대회를 하고 하면 1등도 하고 자기들 끼리는 그래도 잘 한다고 하는것 같더라만 이 세계가 어디 그렇게 만만하겠냐.. 그저 즐기기만 해줬으면 좋겠는 맘은 나도 같다.

요 며칠 정성이가 스타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아직 온라인상에선 못하고 컴이랑 하는 스타만 하는것 같은데 지 나름대로 심각하다. 저그가 어쩌구 테란이 저쩌구.. 그러면서 졌네 이겼네..

트럼프로 하는 게임도 전혀 모르고 그래도 그 와중에 제일 잘 한다는게 고스톱.. --;;

정말 재미없는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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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29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빠지면 아주 시간의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단무지 게임에 노출되셨군요..ㅋㅋ

무스탕 2008-03-29 21:07   좋아요 0 | URL
정말 전 딱 단순한게 맞는것 같아요.
무슨 게임이든 머리쓰는건 싫어요. 머리 쉬고 놀려고하는 게임에 왜 머리에 열나도록 굴려야 하는지 이해가 안돼요..

웽스북스 2008-03-29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임은 단순한게 최고라구요!! ^^
저 저 벌레잡기 게임 진짜 좋아하잖아요 음 그러니까 예전에 주키퍼라는 게 있었는데, 그건 벌레를 동물로 바꾼거? ㅋㅋ 암튼 저 막 몇시간씩 하고 그랬잖아요 ㅋㅋㅋㅋ

무스탕 2008-03-29 21:08   좋아요 0 | URL
그죠? 그죠? 그죠?
어.. 근데 주키퍼 들어본거 같은 생각이 마구마구.. 뭐시였더라? 생각이 날듯 말듯.. -_-a

산사춘 2008-03-30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싸우고 머리쓰는 게임은 싫은데 단순게임엔 환장해요.
가장 고난도 게임이 포트리스였어요. 걍 각도계산하고 쏘면 되니께.
그나저나 닌텐도DS... 쥐약입니다. 흙흙

무스탕 2008-03-31 08:22   좋아요 0 | URL
맞아요. 게임은 단순해야 해요. ㅎㅎㅎ
전 포트리스는 한 번도 안해봤어요. 그래서 뭔지도 몰러요.. --;;
닌텐도.. 울 지성정성이 갖고싶어 요즘 안달복달났다지요. 사달라는거 이핑계 저핑계 대면서 미루로 있습니다만 과연 언제까지 버틸런지 모르겠어요 ^^
 

 
2008-03-22   [구매자40자평] 알라딘 중고 상품 포장팩(책2권까지 ...   +10   0   10

 

으하하핫-

잊지않고 눌러주는 땡스투여!!

혹시 적립이 될까 싶어 포장팩 5장 구입하면서 땡스투를 눌러줬더니 정말 10원이 쌓였다.

혼자 얼마나 웃었던지... 으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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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3-2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타잔의 팬티 가격이네요.

다락방 2008-03-25 17:47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하

타잔의 팬티 가격이래요~~ 하하하하

무스탕 2008-03-25 18:18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타잔의 팬티를 판다면 꼭 저 적립금으로 살거에요!! ^^*

조선인 2008-03-26 08:25   좋아요 0 | URL
타, 타잔의 팬티!!!

무스탕 2008-03-26 08:54   좋아요 0 | URL
타잔의 팬티 가격이 정말 소박하죠: :)

다락방 2008-03-25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저도 이거 살건데요, 땡스투 눌러야겠어요. 2개 사면 4원 붙으려나요? ㅋ

무스탕 2008-03-25 18:20   좋아요 0 | URL
혹시 10원 미만 절사해버릴까봐 소심하게 5개 산거에요.
10원은 붙여주려나.. 싶어서요 ^^;;

보석 2008-03-25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봉투 샀는데..^^

무스탕 2008-03-26 08:48   좋아요 0 | URL
땡스투 안누르셨죠? 그래서 적립금 못받으셨죠? ^^

네꼬 2008-03-25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귀여운 10원. 그걸 눈여겨보는 무스탕님이 더 귀엽! 아하하핫.

무스탕 2008-03-26 08:49   좋아요 0 | URL
일부러 작정하고 5장 샀는데 적립금으로 쌓였나 꼭 확인해 봤지요 :)

웽스북스 2008-03-25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저 40자평 썼는데 벌써 30원이나 붙었더라고요 ㅋㅋㅋ
무스탕님도 얼른 받아서 써보시고 40자평 남기셔서 우리 콩한쪽도 나눠먹어요 ㅋㅋㅋ

무스탕 2008-03-26 08:50   좋아요 0 | URL
정말 구매단계부터 적립금 확인 단계까지 재미있었어요. ㅋㅋㅋ
콩 안 나눠 먹을거에요. 웬디양님께 몰아줄거에요. ㅋㅋㅋ

치유 2008-03-27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하하하~~~~~~~~!무스탕님의 귀여운 10원에 크게 웃었네요..바람불면 후~!날아거버릴것 같은 10원...탱스투를 누르면 ㅋㅋ내것~!
오늘도 기분좋은 시작입니다.

무스탕 2008-03-27 10:26   좋아요 0 | URL
정말 깜찍하죠? ^0^
10원씩 차곡차곡 모아서 책살꼬야요-!! ㅋㅋㅋ
 

아침에 정성이가 아직 등교를 하기도 전에 동네 친구 아줌마가 문자를 보내왔다.

'오늘 별 일 없으면 추격자 보자~'

그런데 난 추격자를 봤고 오늘 오후엔 지성이 학교 학부모 총회가 있다.. ;;

바로 전화를 걸어 이런 사정을 이야기 하고 내일 시간이 어떤가 타진을 했더니 내일은 그 쪽 아가들 학교 학부모 총회가 있단다. 다음주로 넘겨 월요일을 물으니 애들이 오전수업을 해서 시간이 짧단다. 화요일엔 둘 다 다른 일이 있고 수요일엔 둘 다 애들이 오전수업을 하고 일찍 오고 목요일엔 내가 병원예약이 있어서 안되고 결국 다음주 금요일에 얼굴 한 번 보자고 약속을 잡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집에서 지내는 아줌마들이 바쁜건지!!

이제 지성이 교복 남방을 손빨래 해서 (정말 귀찮아, 손빨래.. ㅠ.ㅠ) 널어놓고 지저분해진 정성이 봄점퍼를 세탁기 돌려놓고 (빨래로 시간을 잡아먹는건 정말 손해라 생각한다) 신랑 와이셔츠 몇 장 다려놓고 오늘은 난(蘭) 화분에 물도 한 번 줘야 하고 점심먹고 머리감고 (머리가 길어서 그런지 머리 감는것도 난 일에 속한다.. ;;) 중학교로 가봐야지..

머릿속으론 벌써 오전 할 일이 나열되고 있는데 내 몸은 컴 앞 의자에 말뚝을 박고 뿌리내리려 작정했는지 움직일줄 모른다..

자~ 움직여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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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3-2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끈불끈 활기차게 움직이고 계세요? ^_^

무스탕 2008-03-20 20:14   좋아요 0 | URL
넵!! 열쒸미 뛰어댕기다 집에 들어오니 5시 30분정도 되었네요 ^^

다락방 2008-03-20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고고고!!

무스탕 2008-03-20 20:15   좋아요 0 | URL
손빨래, 세탁기빨래, 다림질, 물주기, 머리감기, 학교 다녀오기 모두 마쳤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신통해요~~ >_<

하늘바람 2008-03-20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하루 똑같이 가는듯하면서도 다르지요 전 오늘은 좀 다르고 싶은데 아직까진 어제랑 같네요

무스탕 2008-03-20 20:16   좋아요 0 | URL
글 적어주신 이후로 아직 '오늘'이 많이 남았습니다.
오늘은 태은이가 '엄마, 무(물)~' 할지도 모르지요 ^^

세실 2008-03-22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다 끝마치셨나요?
저두 머리속에는 할일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알라딘에서 놀다보면 결국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약속시간에 늦어 허둥대는 일이 다반사랍니다~~

무스탕 2008-03-23 11:28   좋아요 0 | URL
넵!! 저 날은 하려고 했던일 다 마쳤어요.
저도 알라딘에서 놀다보면 어느새 해지더라구요 ^^;;
세실님 학부모 총회 갔었던일은 원하는대로(?) 잘 마무리가 됐나요?
 

난 오늘 바쁘다.

 

오후 2시에 정성이 학교 학부모 총회가 있다.

그래서 오전에 세탁기도 한 번 돌려줘야 하고,

지성이가 아침에 입다가 뜯어버린(?) 교복바지 단도 다시 꿰매줘야 하고,

재활용 분리수거 요일이라 며칠 모아뒀던 재활용품들도 내다 버려야 하고,

우체국에 다녀와야 할 일도 있고,

아직 쌓여있는 아침 먹은 설겆이도 해야 하고,

방금 전화받은 지성이 체육 준비물인 줄넘기도 갖다줘야 한다 -_-;;

이 모든것이 2시 이전에 끝내질수 있을까..?

 

세탁기야 지가 알아서 돌것이니 그 시간동안 다른일 하면 되잖아? 우체국을 갔다 온다든지..

교복 바지 정도는 갔다와서 해도 되겠군.

재활용도 저녁 10시까지 버릴수 있으니 천천히 해도 되겠네?

설겆이야 10분도 안걸릴걸 그게 무슨 일이라고.. --+

그러게 준비물 잘 챙겼나 살펴봤으면 학교 안갔어도 되잖니?

 

갑자기 안 바빠 보인다... ;;;

자.. 몸을 움직여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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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8-03-1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무스탕 2008-03-19 10:23   좋아요 0 | URL
히히.. 힘 받아 몇 가지 끝내고 잠시 휴식을..
그래봤자 세탁물 담궈놓고 설겆이 끝내고 교복바지 꿰매놓고.. 쉬운것들 뿐이네요 ^^;;

Mephistopheles 2008-03-19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만큼은 무스탕님이 점퍼가 되야겠습니다.^^

무스탕 2008-03-19 10:24   좋아요 0 | URL
잠바는 싫다 오바로 하자!
(어디서 자유당때 개그를!! --+ 퍽!퍽!)

2008-03-19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9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08-03-1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긍정적-플러스 마인드 ^^
아자아자-! 얼른 끝내고 따뜻한 커피 한 잔 하며 휴식을 즐기세요.

무스탕 2008-03-19 13:43   좋아요 0 | URL
푸다닥 몇 가지 더 마쳤습니다.
세탁기는 총회 갔다와서 섬유유연제 넣고 한 번 더 헹굼해서 널면 되고..
지성이 준비물 갖다 주면서 들어오는 길에 우체국에 들려왔어요.
이제 정성이 학교로 출발해야 해요.
잠깐 틈에 알라딘측에 문의드린것 확인 겸 다시 문의드릴게 있어서 로그인 ^^
루드님도 점심 맛있게 많이 드셨죠? :)

네꼬 2008-03-20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늘 벅찬데, 아무튼 대단해요, 무스탕님. 정말 진심. 진심.

무스탕 2008-03-20 08:27   좋아요 0 | URL
네꼬님. 덥썩~!! 와락~~ 부비부비~~ >_<
네꼬님의 퍼스나콘만 봐도 기분이 마구마구 좋아요 ^^
어제 결국 재활용은 못버렸어요. 외식을 하고 들어왔더니 시간이... --;;
잘 지내고 계시죠? 춘분 즐기고 계시죠? :D
 

오늘부터 다음주까지 알바를 나가기로 지난주 목요일에 이야기가 끝났는데 지난주 금요일에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예산이 없으니 이번주 + 다음주 알바는 없었던거로 하잔다 -_-

그래서 남아도는 시간에 뭘 할까나 싶어 마침 자동차 엔진오일도 갈아줄 시기가 되어서 011 리더스 클럽 포인트로 할인이 되는 스피드 메이트로 가기로 했다.

스피드 메이트 산본이마트점에 전화를 걸었더니 '스피드 메이트 평촌점...' 에서 말을 멈춘다. 얼른 말을 받아 '산본 이마트에 있는 스피드 메이트죠?' 했더니 '네..' 대답을 한다. 평촌에 있다 온 직원인가 전화를 받으면서 기본적인것을 헷갈려 하다니.. -_-

스피드 메이트에 가기전에 우체국에 들러 우편물을 보냈다.

스피드 메이트에 가서 엔진오일을 갈아 달라고 맡기면서 브레이크 라이닝 부속은 있으니까 공임만 받고 갈아줄수 있냐 물으니 해준단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것 같냐 물으니 1시간에서 1시간 반정도 걸릴것이란다. 쇼핑하고 오란다. (쇼핑할것 없는데... -_-)

근처 도서관에 가서 책이나 읽다 올까 싶었는데 동네 도서관이 오늘 정기휴관일이다 -_-

걸어서 10분정도에 있는 최후 모교(?)엘 찾아갔다. 선생님들을 오랜만에 뵙고 커피도 얻어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는데 스피드 메이트에서 전화가 왔다. 뒷 타이어가 많이 마모됐다고 새것으로 교체하란다. '타이어는 제가 나중에 알아서 할테니 부탁드린 부분만 정비해 주세요' 점잖게 사양했다.

앞에 계신 자동차과 선생님 세 분이 웃으신다. 잘못 짚었지.. 여자라고 무조건 들이댔다간 제대로 당하는 수가 있지..

점심까지 구내식당에서 얻어 먹고 학교를 나오면서 가방을 어깨에 매는데 좀 허전한 느낌이다. 이상해서 가방안을 보니 지갑이 없다 @.@ 학교 교사실에선 가방을 열어본 적이 없고 점심 먹으러 가면서도 교사실 문을 잠궈놓고 가서 선생님들이랑 같이 와서 열고 들어갔으니 분실 우려도 없는데 어디갔을까.. 생각을 해보니 우체국에서 그냥 손에 들고 나와서 차에 타면서 옆자리에 던져둔것 같다. 흐미.. -_-

부지런히 걸어가서 스피드 메이트에 들어서서 열쇠를 받아 차 문을 열고 조수석을 뒤적거리니 쇼핑백 밑에 얌전히 누워 계신다. 고맙다, 지갑아!!

 

집에와서 인터넷 뉴스를 보니 안양에서 실종된 두 여자 어린이의 납치 용의자가 자백을 했단다. 둘 다 자기가 죽였다고 한다. 이런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 아가들아... ㅠ_ㅠ

내가 살고 있는 군포 옆 동네가 안양이다. 두 아이가 사라졌다는 동네는 특히나 군포랑 가까운 위치다. 내가 일 다니는 사무실이 수원 호매실 나들목 근처에 있다. 이번에 사체가 발견된 곳도 사무실에서 1Km정도나 떨어져 있을까 싶은 곳이다.

사체가 발견이 됐다고 뉴스에 처음 나온 날, 그 발견 시간대에 사무실에서 무심코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예비군 훈련을 받고 돌아가는 아저씨들의 행렬이 무척이나 길었다. 직원이랑 왜 멀쩡한 사람이 군복만 입으면 흐트러 지는건지.. 등등의 놈담 따먹기를 하면서 내다보고 있었는데 이 아저씨들의 무리가 사체를 발견한 무리였던 것이다 -_-

 

자동차도 고쳤고 (고장난 곳은 없었는데.. 예방 차원에서 손 본건데, 그래도 고쳤다는 표현이라니..) 집에 들어와서 이것 저것 정리하며 정성이가 올 시간이 되어가길래 언제오나 슬쩍 슬쩍 베란다 밖을 내다보는데 오지 않는다.

시간이 많이 지났길래 이 녀석이 청소를 하나.. 싶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전화를 받으니 <엄마-'>정성이 목소리다. 순간 덜컹-!

<정성아. 너 어디니?> 정성이 목소리가 평온하지 않다. <엄마. 여기가 ** 아파트 3xx 동 옆이야> 아직 가슴이 진정이 안된다. <너 왜 거기 있어?> 정성이도 긴장했나보다. <집에 가는 길을 모르겠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어디라구?> 추리닝 바지를 벗었다. <** 아파트 3xx동 옆. 여기 ㅁㅁ 부동산도 보여> 얼른 청바지를 입었다. <엄마가 지금 갈테니까 꼼짝말고 거기 서있어> 열쇠를 집어들고 신발을  신었다. <꼼짝말고 거기 서 있어야해!> 현관문을 열고 나서며 문을 잽싸게 잠궜다. <알았어>

엘리베이터 앞까지 그 짧은 거리도 뛰었다. 엘리베이터를 타며 정성이가 말한 3xx동이 어디인가, 차를 갖고 가는게 빠른가 걸어가는게 빠른가 생각을 하다 잘 모르는 옆동네 아파트 단지에서 더 불편할까봐 걸어가기로 했다.

뛰다 걷다 뛰다 걷다.. 내가 사는 2단지도 아니고 나도 잘 모르는 옆 3단지(그것도 3단지는 무식하게 크다) 에서 애가 길을 잃었다니 놀랐나 보다. 당연히 놀랐겠지.. 평소에 몇 번씩 이야기 해준적이 있다. 어디가서 길을 잃으면 옆에 아줌마한테 핸드폰 빌려달라고 해서 엄마한테 전화해. 그럼 엄마가 갈거니까.. 그 말이 어떻게 기억이 났나보다.

전화를 받고 13분정도가 지나서 정성이가 눈에 띄었다. 오늘따라 눈에 잘 띄는 빨간 잠바를 입고 가길 잘 했지.. 사람 많이 다니는 대로변인것도 생각 안하고 '정성아~~' 부르니 두리번 거리다 나를 찾고는 바로 길을 건너온다. 내새끼..

손을 잡는데 평소랑 다르게 정성이가 내 손을 꼭 잡는다. 꼬옥~

걸어오면서 물어봤다. <거긴 왜 갔니?> < 친구네 집에 놀러 갔는데 집에 가니까 오늘 못 논다고 해서 그냥 오다가 길 잃어버렸어> <바보...> <바보 아냐!>

정성이 손을 잡으니 나도 안심이 된다. 걷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누구한테 핸드폰 빌려달라고 했어?> <야구르트 아줌마한테> 이런.. 내가 왜 이렇게 정신이 없나.. 죄송해라. 감사하단 인사도 못하고 내 생각만하고 그냥 와버렸네.. 야구르트 좀 팔아드리는건데..

집에 와서 얼른 문자를 보냈다. [경황이 없어 그냥 왔습니다. 아이에게 친절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바로 답 문자를 보내주셨다 [아유~ 무슨요. 나도 애 키우는데요]

이렇게 좋은 분이 계신 세상이 아직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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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7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8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8-03-17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마지막까지 읽었더니 눈물이 핑-돌아요. 이게 무슨 눈물인지 저도 모르겠어요.

다행이네요. 정말 다행이예요.

무스탕 2008-03-18 08:21   좋아요 0 | URL
저도 정성이가 막 뛰어오는거 보고 한숨이 포옥~ 나오면서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정말 다행이었어요.. :)

마노아 2008-03-17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찡해요. 이런 사건이 있은 직후니 또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래도 아들내미 목소리에 바로 뭔 일 있다고 느끼는 그 감! 역시 엄마란 생각이 듭니다. 희생자들 부모는 어찌 살까요. 참 아름다운 사람도 많은데 참 나쁜 사람도 많은 이 세상이에요..ㅜ.ㅜ

무스탕 2008-03-18 08:26   좋아요 0 | URL
정말, 마노아님. 그렇더라구요. 핸드폰이 없는 정성이나 지성이가 저한테 전화를 걸때 학교에서 공중전화로 콜렉트콜로 전화를 하는데 그 번호들은 집전화 번호랑 같아서 별 생각 없이 받는데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니 뭔일이 있다!가 순간적으로 느껴지고 아이의 미묘한 목소리 차이를 단박에 알아먹겠더라구요.
저도 참 걱정이인게 이미 가고 없는 애들도 안됐지만 남은 가족들이 앞으로 사는동안 이 몹쓸 기억을 계속 끌어안고 살아야 한다는게 더 걱정이 되더라구요.
세상이 정말 흉흉해서 슬픕니다..

도넛공주 2008-03-17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래서 우리동네 야쿠르트 아줌마가 바뀌니까 상가아줌마들이 분노하시는군요..(응?)

무스탕 2008-03-18 08:26   좋아요 0 | URL
야쿠르트 아줌마들, 정말 친근하고 반가운 분들이세요 ^^*

L.SHIN 2008-03-18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다행입니다.
유괴나 실종사건이(거기에 살해사건까지) 나면 아무래도 부모들 마음이 편치 않죠.
아마도 알바가 중단된 것은 이렇게 긴급시에 바로 대처하라는 뜻인가 봅니다.^^

무스탕 2008-03-18 15:16   좋아요 0 | URL
그자나도 정성이가 어제 오면서 묻더라구요. <엄마 회사가고 없을때 이러면 어떻해?> <엄마가 얼른 차타고 올거니까 넌 엄마 올때까지 꼼짝말고 기다기고 있으켠 돼!!>
정말 어린이를 대상으로 일으키는 범죄는 없어야해요!!

소나무집 2008-03-18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뉴스 보면서 저 무스탕 님 생각했어요. 과천이랑 산본이 자꾸 나와서.
세상 너무 무서워요. 정말 잠도 안 올라고 그래요.
저도 어제 딸래미가 예정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와서 여기저기 전화 돌렸어요.

무스탕 2008-03-18 15:17   좋아요 0 | URL
오늘은 더욱 엽기적인 이야기를 들었지요. 그 범이란놈이 사건 당일(12월 25일) 아침에 제가 사는 산본에서 술을 마셨다고.. -_-++
정말 오싹했어요. 오가다 얼굴 마주쳤으면 어쩌지 싶어서요.
애들이 늦을땐 정말 핸드폰 쥐어줘야하나 싶다니까요..

프레이야 2008-03-18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발레교습소에서 화끈하게 따뜻하시던 야쿠르트 아줌마 생각이 나요.
자신의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들은 겉으로의 모습만 보고
뭐라고들 하죠.
정성인, 이궁 다행이에요.

무스탕 2008-03-18 15:18   좋아요 0 | URL
오늘 아침에 깨우면서 '못난아, 일어나~' 하니까 '못난이 아냐!' 하며 벌떡 일어나더라구요 ^^;;
발레교습소도 안본 영화인데 갑자기 야쿠르트 아줌마가 궁금해 지네요 +_+

2008-03-18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8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