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유길준선생이 지으신 오래된 역사를 지닌 학교다. ... 내가 66회 졸업생이었으니 지금은 몇회 졸업생까지 나왔을까? 언니 딸 둘이 다시 이학교에 다니니 감회가 새롭다고 해야할것이다... 어쩔땐 이모가 아닌 엄마가 아닌 선배도 되니깐...
우리집은 4남매이다... 66,68,70,71 이렇게 두살터울로 내려오다 언니랑 나랑은 연년생..
초등학교 1학년때 언닌 2학년 작은오빤 4학년 큰오빤 6학년... 소풍가던날 아침은 전쟁터였다.. 그와중에 일찍 일어나서 (무슨날만 되면 잠이 안온다...) 김밥 꼬투리 주워먹는 재미도 쏠쏠... 한참 먹을때는 이거 가지고도 한바탕 싸워야 했었는데...
그런데 우리 4남매가 학교 다니면서 억울했던것들이 있다.. 바로 비교대상에 오른다는것이다.
잘생긴 큰오빠( 동네 애들이 다들 넘어갔었다... 선물도 많이 받아왔는데...)와 덜 생긴 작은오빠가 비교 대상이 되고... 이쁜 언니(연예인이라고 불렀다.. 동네에선...)와 덜이쁜 내가 비교 대상이 되는것이다..
작은오빠가 5학년에 올라가자 담임선생님이 바로 큰오빠 6학년때 담임선생님이셨구 작은오빠가 조금만 실수를 할라 치면 니 형은 안그런데 넌 왜그러냐 ...
내가 초등학교 5학년때 담임선생님은 이순옥 선생님.. 울언니 6학년때 담임선생님은 이순자선생님.. 여기서 뭐 느끼시는 분은 느끼시겠지만 자매다... 울 담임선생님이 언니 울언니 담임 선생님은 동생..
이런 인연때문인지 수업시간중에 심부름꺼리가 있으면 선생님이 날 불러서 심부름을 시키셔고 나는 언니네반 앞문을 두드리고 들어가 안녕하세요.. 5학년 12반 이순옥선생님 심부름 왔습니다 라고 말해야 하는데 문 열기 무섭게 언니네 반 친구들이 야 *** 니동생왔다... 근데 정말 니동생 맞냐.. 너무 틀린게 생겼다 야... 결국 얼굴도 못들고 (자꾸 비교대상이 되니 고개를 살짝 뒤틀어 돌리고 ) 나오다가 교문에 꽝~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다...이건... 이후로 내가 심부름 갈적마다 언니네 반친구들은 야 이마 조심해서 나가라.. 문 활짝열고.. 뭐 이렇게 웃음섞인 소릴들어야 했다..
우리언니는 이 당시 일이 어렴풋이 생각나긴 하는데 자기는 내가 가고 나면 니동생은 저렇게 빼짝 말랐는데 넌 토실거리는거 보니 너 니동생 밥 다 뺏어먹지 하는 그런 소릴 들어서 내가 오는게 못마땅했다고 한다.
난 나대로 운동잘하는 언니 그늘에 가려 초등학교 6년을 다니면서 운동회날 받아온 상품이라곤 노트 한권이 다 이다.
언니의 운동실력은 알아 줘야했다.. 특히 달리기.. 우리 학교 대표였으니깐... 서울시배 육상대회 입상기록도 수두룩하다..
그러니 선생님들은 대부분 우리가 자매인것을 알기에 체육대회때 달리기 선수를 뽑을라 치면 나를 지목했다.. 왜냐 당시에 키도 좀 있었으니 잘 달리게 보였었나 보다... 그런데 막상 시켜보면 열심히는 뛰는데 맨날 제자리 걸음이니.. 넌 왜 언니 안닮았니?
누군가에게 비교 대상이 된다는건 참 슬픈일이다...
내가 언니가 될수 없고 언니는 내가 될수 없는데 왜 선생님들은 그렇게 비교를 하시는걸까?
지금 우리 조카들도 비교 대상이다.. 큰조카가 워낙 빼어난 몸매를 자랑하다 보니 선생님들이 울 조카맘 보면 나중에 우리딸도 **이처럼 늘씬하면 좋겠어요 라는 말을 하는데 둘째를 보더니 **이랑 너무다르다..
오죽했으면 둘째가 내가 어떻게 하면 언니처럼 될 수 있냐고 묻는다..
선생님들... 제발 비교하지 말아 주세요..
아마도 어려서 부터 이렇게 비교 당하면서 살았기에 내가 좀 삐딱선을 잘 타는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것이 있는데 그것으로 인해 비교를 당한다는건 엄청난 상처다 상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