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님의 페이퍼를 읽고 나니 얼마전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논현사거리는 항상 차들로 뒤엉켜 있는 구간이다.. 버스가 좌회전하기 위해 마구 밀고 들어오고 골목에서 나온 차들이 서로 머리 먼저 뒤밀고 박으려면 박아라 하는 곳이 바로 논현사거리..

여기서 우리도 3번인가 사고가 났었다.. 가만히 서있는데 자꾸만 뒤에서 박아가지고선...

그런데 얼마전... 역시 우리가 신호 받고 직진을 하는데 골목에서 깜박이도 켜지 안은 검정색 체어맨이 끼어든다...

화가 난  울 남편 삿대질을 하면서 욕을 했다... 손으로 깜박거리란 신호를 해 가면서 ...그런데 바로 다음 신호에 걸렸고 그 남자가 내리더니 우리쪽으로 온다..

당신 뭔데 삿대질이야..

아니 그러면 당신이 잘했단 소립니까?   깜박이 켜고 들어오는게 상식이지 당신은 그냥 밀고 들어온거잖아요..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구 그렇게 막 들어옵니까?

그래서 어쩌라구...(웃통을 벗어 버린다...헉... 팔뚝에 문신..  내 조용히 남편 옷깃을 잡았다.)

그래서 사고라도 났냐구 하면서 인상을 구긴다...

울 남편 조용히 꼬리 내리면서 가세요...가..

 

ㅎㅎ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다뉘.... 내가 막 웃으니깐 울 남편도 그랬는지.. 내가 저 사람 무서워서 그런줄 아냐... 출근길에 여기서 싸우면 저기 뒤에 밀려 있는 차들은 어떻하냐.. 그래서 내가 참은거야..

 

아 이 남자.. 꼬리 내려야 할 때를 정확히 아는구나....  그런데 왜 자꾸 신경질이 났던지... 이럴때 내려서 그래 해보겠다는거야 했더라면 내가 우러러 보면서 살지 않았을까?

 

이후로 울 남편은 삿대질 하는 버릇은 버린 것 같다...

(크흐흐 이런걸 써대는걸 알면 울 남편 바로 태클 걸어 올텐데... 그래도 좀 실망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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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개 2005-07-2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읽는 저는 왜 이렇게 재미있어요? ^^;;;
특히 이 구절: "내 조용히 남편 옷깃을 잡았다." ㅎㅎㅎ 너무 시적입니당~~

비로그인 2005-07-20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리를 내려야 할 때' 말고 '물러설 때'로 좀 중화해서 써보시죠^^
태클을 피하는 방법~

세실 2005-07-20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어맨이면 다냐구요... 문신까지 새겼으면 분명 놀던 사람일텐데....이런 이들은 피하는게 상책. 신랑분 잘하신거예요~~ 아 뵤...... 화는 나죠....
 

월요일 저녁.. 울 남편이 일찍 퇴근을 했다.. (12시 이전이면 무지 이른 퇴근..)

강아쥐랑 놀다가 들어오니 11시 40분정도 KBS뉴스에서 부동산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자갸.. 저 기자 누군지 아나?

누군데?

김원장기자야.. 에펨대행진에 나오는...

에이 목소리가 아니구만..

맞다니깐..

만원빵하자....

그려 바로 현금박치기야..

앵커 .. 김원장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ㅋㅋㅋ 만원내놔...

무슨 소리 김원정이라잖아...

김원정은.. 김원장이라잖아..

아냐... 잘못 들은게야..

그럼 내가 지금 에펨대행진에 글올린다... 그래서 낼 아침 방송에서 확인되면 2만원빵이다.

바로 글을 올렸습니다...헉 그런데 어제 아침 방송에 안나오는거예요.. 그래서 문자메세지로 거금 50원을 들여서 날렸습니다.. 흑흑 너무해요 하면서.... 그래도 확인을 안해주네..

울 남편.. 거봐라... 너 틀렸으니 이만원 내놔...

웃기셩... 두고봐.. 내일은 기필코 방송나올껄..

드디오 오늘 아침 8시 10분 김원장 기자 나왔습니다.. 첫마디가.... 그랬습니다.. 제이름을 불러주면서 제가 올렸던 글을 읽어 주는것이었습니다.

네.. 제가 바로 김원장입니다.. 하면서....캭캭캭... 나오는 웃음을 참으면서.. 남편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들었제?   이만원 내놓으셩...

운전중인데 어떻게 지갑을 꺼내냐...

알았어.. 그럼 내가 오늘 은행가서 인출할께..

카드도 없는데 니가 어떻게 인출하냐?

왜없어.. 통장이랑 도장을 내가 가지고 있는데...

ㅎㅎㅎ 이제 조금있으면 월급날이니깐 그날 빼가라.. 나 돈없어...

알았어.. 그럼 이자 붙여서 이만오천원빼간다...

저 아침에 방송타고 25,000원 벌었습니다..

이걸루 책질러야지... 그제 주문에서 몇권 못산것이 있는데...  아침부터 룰루랄라 입니다..

 

자 다들 즐거운 수요일 아침을 맞으세요... 오늘 날씨 거의 죽음일꺼라는데... 더위야 물렀거라..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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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5-07-20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간, 남편분이랑 너무 재밌게 사신다니까요..^^ 좋은 수요일 되세요...

로드무비 2005-07-20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원빵하자.
--현금박치기야!

젊은 부부의 대사가 너무 달콤하군요.ㅋㅋ
2만5천 원 번 것 무지 부럽습니다.^^

검둥개 2005-07-20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책값을 2만 5천원이나 버셨어요? 아유, 좋으시겠어요 ^^

비로그인 2005-07-20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원장 기자가 라디오도 하는군요. 아침부터 김기자께 즐거움을 주셨겠습니다그려^^

세실 2005-07-20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랑 비슷한 수준입니다. 가끔 우리도 만원빵 하거든요~
2.5배 뻥튀기한 인터라겐님 흐 저보다 한 수 위입니다.

마늘빵 2005-07-2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이 누구대요

엔리꼬 2005-07-20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원장 기자 좋아합니다. 목소리도 좋고, 분위기도 차분하고, 쉽게 이야기도 잘 해주고...
근데 김원장 기자가 OO원(예컨대 감사원, 병원)의 부원장이나 말단이라도 원장이군요... 김선배란 이름의 사람도 누구에게나 선배죠.. 김선배씨의 선배도 김선배씨한테는 후배가 아닌 선배라고 불러야 한다는... 쿨럭. 내가 아침부터 무슨 수다를...

비로그인 2005-07-2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신부 선생님도 계십니다요. 신랑 김신부 군 입장~

인터라겐 2005-07-2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사탕님.. 이름은 잘 지어야 한다고 봅니다.
서림님 그렇잖아도 아침에 김원장기자가 그얘길 했어요... 자긴 항상 원장님이라구 말입죠...
아프락사스님.. 앞으로 KBS 기자 유심히 보세요... ㅎㅎㅎㅎ
세실님.. 제가 돈 앞에선 강해요...^^
별사탕님... 위에도 계셨네요...반갑습니다.. 두배로...
검정개님.. 종종 확실한 정보가 있을때 이런 방법으로 뜯어 낼까 생각중이랍니다..ㅎㅎ
로드무비님..젊은 부부... 크허허.. 아닙니다.. 그래도 듣기엔 달콤한걸요....감사해요
라이카님...이쁘게 봐주시니 감사해요.. 라이카님도 즐거운 수요일 보내구 계시지요? 그런데 피곤은 벌써 풀리셨답니까? 암튼 강철체력이 부럽사와요.....

물만두 2005-07-2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받으시네요. 우린 맨날 만원 내기하는데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없어요 ㅠ.ㅠ

실비 2005-07-20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원빵 아주 좋네요.ㅋㅋㅋ

클리오 2005-07-20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둘다 돈이 없어서리, 만원빵 그런거 안합니다.. 으흑... 날씨 정말 덥네요... 남은 오후도 잘 보내세요~~ ^^

부리 2005-07-20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신 인터라겐님..... 그런 사소한 다툼을 2만5천원으로 연결시키다니요^^

날개 2005-07-2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그런걸 또 라디오로 보낼 생각을 하다니.... 젊은 부부는 틀려요~ ㅎㅎ

딸기엄마 2005-07-21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을 버는 방법과 방송을 타는 방법도 역시 가지가지군요. 고수님께 한 수 배우고갑니다~
 



오호.. 패널이 확정되었네요...   아직 신청 받고 있는것 같은데..관심있으신분은 빨리 신청해 보세요..



다음주 녹화는 이런 주제 입니다... 

 지금 예약신청 받고 있더군요... 관심 있는 분들 신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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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꼬 2005-07-19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엔 방청객 인터뷰도 꼭 하셔서 얼굴 나오세요~~

하이드 2005-07-19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진중권이다! ^^

딸기엄마 2005-07-19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사는 분들이 마구 부러워지는 순간.
그리고 집에 텔레비전이 있는 분들도 부러워지는 순간.

세실 2005-07-19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러부러....
이 방송은 분위기가 좀 가라앉겠는걸요.....

인터라겐 2005-07-20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지난번에 얼굴 대문짝만하게 나왔는데...못보셨군요..ㅎㅎㅎ
하이드님... 좋아하실줄 알았어요...^^
지우개님.. 헉 텔레비젼도 없이 어떻게 사신데요... 전 드라마 없인 못살아요...ㅎㅎㅎ
세실님... 그래서 신청안했어요....

icaru 2005-07-2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월 29일...
밤 10시 이후 스케줄 비웁니다 ^^ 티비 아프로~아프로~

icaru 2005-07-25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29일이 아니라...7월 28일 인거죠?

인터라겐 2005-07-25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프로그램이 존속되기 위해선 시청률이 중요합니다.. 꼭 봐주세요 ^^
 
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장을 덮으면서 흐르는 이 눈물은 뭐다냐...마치 우리네 할머니 연애이야기를 듣듯 그렇게 읽어 내렸다..  사람이 살면서 춘희처럼 첫사랑도 없이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산다는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난 춘희의 독백같은 넋두리가 못내 가슴아팠다..

어디가서 바람이라도 펴 보라는 그녀의 말에 돈이 있어야 바람을 피지 하며 응수 하던 그 나이먹은 가장의 모습이 왜 자꾸 초라하고 불쌍해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 남자.. 평생을 그렇게 외롭게 살았을것 아닌가....  그래서일까 주인공이 야박하게 느껴진다...   자신의 아이들 모습 담아주겠다고 샀던 라이카 카메라를 팔아서 친정집에 보태준것도 여보란 듯이 들어내놓고 도와주는척하는 사람도 아닌데 왜 그리 남편에겐 정없어 했을까....  세상에 이런 사람이 어딨다고 말이지... 아마 현실에서 이런 사람 찾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이제 나도 아줌마가 된 것이 맞긴 한가 보다.. 남몰래 첫사랑과 만나 데이트 하는 모습에 가슴 설레이긴 커녕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나이 먹어 가는 남편을 두고 저런짓을 하는 ... 그런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니 말이다... 내가 하면 사랑이요 남이 하면 불륜이다 라는 말이 딱 맞겠지..

내게도 이렇게 훗날 추억할 첫사랑의 기억이 있나?    청계천변에 앉아 돼지 껍데기 사먹던 그런 기억은 없지만 나름대로 둘이 만나서 영화보고  밥먹고 했던 그런것들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지어진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있어 첫사랑이었다고 추억되어 질까

통치마 만들어 입고 구슬같은 소녀처럼 보이길 기대하는 건 ... 첫사랑 앞에서 살찌고 나이먹은 모습 보이기 싫어 하는건 여자의 본성인가 보다..

그저 노작가님의 글솜씨가 부러울뿐이다..  아련하게 자리하고 있는 첫사랑의 그림자를 꺼내어 이렇게 가슴 뭉클한 글을 풀어내시다니... 행복한 하루를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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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08-18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하루를이라는 낙인이 무척 인상적이네요. 아침에 들렀으면 좋았을 것을, 오늘 좀 기분이, 지맘대로 마구 들썩여서 다잡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올해의 좋은 소설에 실린 선생의 단편 <거저나 마찬가지> 읽어보셨어요? 정말 좋은데...

인터라겐 2005-08-1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기분이 좋아지셨겠지요? 거저나 마찬가지.. 찾아서 읽어 보겠습니다..
알라딘에 와 서재를 지키면서 정말 좋은 책들에 쌓여 지내게 되는것 같아..무지 행복합니다...
 

월수금.. 요가를 다니기 시작한지 벌서 3주차에 접어 들었다..어제 재접수를 하면서 느낀 건 정말 체력은 국력이란 말이다.

요즘 들어 난이도가 있는 걸 하는데 어쩜 그리 흔들 거리면서 춤을 추는 것인지..

뻣뻣여왕은 다 모아다 놓고 우릴 지도하는 그 강사 저두 처음엔 여러분처럼 그랬어요.. 그런데 열심히 하시면 되는 거 아시죠?

정말 그런 날이 올까?  어제도 부들 부들 거리면서 했더니 온몸이 녹초가 된다... 명상요가가 아닌 파워다이어트 요가라는 이름 때문인지 옛날 강사님 계실적 보다 수강하는 인원도 배가된다.

그 만큼 재미난 일들도 많이 생기고.. 어젠 누운 자세에서 팔꿈치로 몸을 지탱하면서 정수리가 바닥에 닿게 하고 엉덩이는 하늘 높이.. 무름은 굽히지 말고..자세를 했다..

강사가 오더니 내 허리를 번쩍~  에고고.. 잠깐만 요를 외치면서 울고 있는 내 모습. 아 부끄^^  (으 허리 부러지는 줄 알았다.)

자자,, 다들 체력을 키웁시다!!!

 

 

어제 일을 겪으면서 생각나는 내 학창시절 이야기 

워낙에 예체능에 소질없다.. (다른 것도 물론이지만서도..) 음악시간엔 선생님께서 세상엔 음치가 없다고 하셨다가 내 노랠 듣더니... 세상엔 음치가 간혹 있다로 바로 말을 바꾼 신 경우도 있었다.    이후로 실기시험 시간이 오면 선생님은 내게 말씀하셨다... 노래는 못해도 열심히만 하면 점수 잘 나오는 거 알지?

온몸의 기를 불어넣어 부르고 있는 내 모습을 불쌍히 여기시어... 늘 80점 대라는 우수한 점수를 주시곤 하셨다.. 아마도 필기시험이 아닌 실기시험 점수로만 따지면 고등학교 1학년 3학년 때가 제일 높은 점수였을 것이다.. (왜?  같은 선생님을 만났으니깐...)

이후로 노래방에 가자는 사람이 제일 싫다.. 내가 살면서 노래방에 가본 것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왜 노래방에 가는지 이유를 모른다... 스트레스 풀러 가는 게 아니라 나는 쌓으러 가는 거니깐...

 

체육에 관한 한..음 끈기를 요하는 것만 잘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부터 체력장을 실시한다.   종목은 100m달리기, 제자리에서 멀리뛰기,  매달리기(남자는 턱걸이), 오래달리기, 멀리던지기, 윗몸일으키기...이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기서 내가 할 줄 아는 게 뭐냐 굽쇼?   예 하기는 다 잘하지요.. 그런데 점수랑 연결이 안될 뿐...

점수를 만회할 수 있는 건 매달리기와 오래달리기, 윗몸일으키기 3종목... 이게 다 끈기를 바탕으로 한다는 거 아시죠..     남들은 쉬운 것에서 점수를 올리는데 난 그저 하고 나면 뒷 탈만 생기는 것에 목숨을 걸 수 밖에...흑흑.. 이때부터 비극시작..

지금도 잊지 못하는 건 초등학교 6학년 때 세운 매달리기 신기록... 여자애들은 올라가기만 하면 아이고 하면서 떨어지는데 솔직히 내 눈에 일부러 약한 척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고...암튼간에 난 매달리면서 죽기 살기로 여기 아니면 낙제다 라는 생각만... 팔은 부들 부들..  애들의 저 독종 봐라 하는 소릴 들어가면서 땡볕아래 속으로 100을 세었는데도 내려오란 소릴 안해서 눈을 질끈 감고 다시 속으로 100.. 아니 내가 너무 빨리 센 건 아니었을까 또다시 100... 이젠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 떨어지니 1분 56초..

이런 빌어 잡술 선생님....40초만 매달리면 만점인데 하도 흔들림없이 매달리고 있길래 얼마나 버틸지 궁금했다나...  이런 아픈 기억은 고등학교 체력장때까지 이어진다.. 내가 매달리기만 하면 선생님들은 신기한 동물 쳐다보듯 내려 오란 소릴 안해서 내가 속으로 200을 세고 떨어져야만 했다.. 그래도 물론 시간을 한참 초과하지만.. 혹시나 만점 못받을까봐 버티다 버티다 내려오는 것이다.

그렇게 매달리고 내려오면 팔뚝 아프지 다리 아프지.. 걷기도 힘들다..

그래도 나의 이 기록은 아마도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는 전설이... (왜냐 구요?   미련 맞게 그렇게 오래 매달리고 있는 사람이 어딨어... 왜 없어.. 여기 만사마님이 계시지... 이런 사람 아님 없기에.. 깨질 수 없는 기록이랍니다.)

던지기를 하면 선생님이 나와서 시범을 보이라고.. 자세가 아주 굿이라나... 뒷 에 덧붙이는 말... 이 자세만 보고 배워라... 

던지면 친구들은 저 멀리 로만 시선을 두기 때문에 내공이 떨어지는걸 못 본다...   그러다 쿵 소리가 함께 바로 코앞에 떨어지면 자지러지게 웃는 것으로 마무리다..

제자리에서 멀리뛰기... 역시나 폼만 좋다.. 뛰고 나면 에궁 하면서 엉덩방아를 찧던지 아니면 짝발이다.. 

100m달리기를 하면 선생님은 초 재는걸 포기하신다.. 쟤 언제 들어온다니...

난 정말 비호같이 뛴다.. 바닥이 휙휙 지나가고 내가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는 것 같다.. 그러다 고개를 든다... 한참을 뛴 것 같은 데 숨은 차 오르는데 왜 선생님은 저렇게 먼 곳에 앉아 계시는 걸까?

친구들이 나랑 뛰기 싫다고 했다.. 자기네 기록 안 나온다고... 달리기는 누가 뒤에서 따라와야 더 스피드를 내고 그래서 기록이 좋아진다는데 이건 달려오는 소리가 안 들리니 자연히 자기도 뛰는 속도가 준다난 어쩐 다나.. 못된것 들.. 왜 남의 핑계를 대고 그러나..

이렇게 음악과 체육엔 소질이 없던 내가 학교를 마치면서 이젠 정말 그런 것들과는 영영이별이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요가를 하면서 다시금 그때의 비애가 생각난다..

남들은 중심도 잘 잡고 서는데 왜 난 중심이 안 잡혀 지나.. 달팽이관의 문제인가... 그래서 균형 잡는 뭔가에 이상이 생긴 걸까?

남들은 다 무릎이 쭉쭉 뻗어 지는데 왜 자꾸 나는 움츠려 드나.. 오래 매달리기를 하면서 무릅을 꺽던 습관이 남아 그게 굳어진 건가?    암튼 간에 온몸이 피곤타...

평소에 조금씩 유연하게 해주는 기름을 칠해야 할까보다.. 미싱기름이 잘 들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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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19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 다 돌았을때 난 아직 한바퀴 남았었다구요 ㅠ.ㅠ

비로그인 2005-07-1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폼만 좋고 결과는 엉망인 학생이었습죠, 케케케~

인터라겐 2005-07-19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전 슬쩍 그 틈에 끼어서 우겼습니다.. 다 돌았다굽쇼...ㅎㅎㅎ
별사탕님.. 우리 친목계하나 만들어야 할듯해요...

sooninara 2005-07-19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하고 똑같네요^^ 저도 음치에 몸치라서..그 비애를 알죠
그나마 매달기는 목으로 매달아 버텨서 10몇초..ㅠ.ㅠ
덕분에 윗몸 일으키기에 올인하고..오래달리기 안해도 만점 된 친구들은 웃고 놀고 있을때 오래 달리기 죽어라 뛰어서 들어오면 그나마도 시간 초과..
하지만 그점수 보태어야 겨우 체력장 20점 만점이었어요.
달리기는 항상 19초에서 20초대..
공던지기도 5m앞에 떨어지니..대학입시 체력장 감독님이 또 던져 볼래 해서 아니요 했다는..어차피 코앞에 떨어지니깐..ㅠ.ㅠ
요즘은 체력장도 없고...그래도 아이들의 기초 체력이 떨어진다고 하니 체력장을 부활 시켜야하는거 아닌지..
울엄마들은 대입시에 상관없으면 안 시키잖아요?

클리오 2005-07-1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술과 체육은 영 젬병이여요... 가끔은 생활체육 쪽으로 즐겁게 시켰다면 참 즐거웠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

딸기엄마 2005-07-19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사탕님의 페이퍼는 바로 이 주옥같은 글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었군요~ 밀린 페이퍼 따라잡기는 참말로 힘들어요 ㅠㅠ

인터라겐 2005-07-20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수니라라님도 우리 친목계 하나 맹글적에 들어오셔야 겠네요...가끔은 체력장 연습할때가 생각나요.. 체력을 길러야 한다면서 학교 운동장에서 교실로 올라가는 죽음의 계단을 다다다 하면서 뛰어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던게 기억에 젤루 남거든요.. 요즘 아이들 진짜 체력이 약하긴 해요... 부활시킨다면 찬성해야지...ㅠ.ㅠ
클리오님.. 아 예체능에 미술도 들어가는군요...ㅎㅎ 미술도 언니가 그려주는거 가져다 내곤 했어요...
지우개님.. 주옥같은...저 쓰러집니다... 아이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밀린페이퍼는 그냥 버리고 가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