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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 개정판
조영래 지음 / 돌베개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오랜 시간동안 전태일 이라는 한 노동자에 대해 많이 비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내 자신이 너무 너무 부끄럽다.
그가 살아왔던 것들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던것이 사실이었다....그건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읽게 되면 스스로 많이 부끄러워 할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랬나 보다.
읽다가 감정이 격해지면 책장을 덮고.. 마음이 진정되면 다시 꺼내들어 읽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떻게 이렇게 까지 할 수 있나 싶어 화도 나고 눈물도 나고.... 그러나 더욱 더 슬펐던건 아직도... 개선된 것이 없어 보이는 열악한 현실이다.
인간을 비인간으로 만들고 있는 사회는 스스로 인간다운 삶을 되찾으려고 일어서는 사람들을 향하여 조소를 던지고 그들을 바보라고 낙인찍는다. 노예사회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간으로 되려고 발버퉁치는 사람들은 비정상적으로 취급된다.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서 살고자 했던 것 뿐인데..
외국에서 돈을 벌러 온 근로자들의 생활상을 보여줬던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우리가 70년대 겪어던 것들을 2000년대를 사는 지금엔 외국인근로자들이 똑같이 겪고 있다는 현실.. 그러나 그 열악한 환경은 개선될 기미조차 없이.. 그들은 병들고 지친 몸으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이 나라에서 추방당하고 있다는게 어쩜 이렇게 기막히는지...
그들이 전태일처럼 목숨걸고 고발하려 하면 역시 노동관청에선 조금만 기다려라 참아라 할것이고.. 연예인 누가 성형수술을 했다는 것은 뉴스거리가 되어도 외국인 노동자 누가 임금도 못받고 거리로 내몰렸다고 하는것은 기사화 되지 않는 현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후 남긴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그러나 현실은 아직도 그의 죽음을 헛되이 보고 있다... 아마도 하늘에서 내려 보면서 울고 계실런지도 모르겠다..
마치 못사는게 죄인듯 업신여겨 지고 있다.. 우린 왜 그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지 못하는것일까? 돈이 없어 못산다는것은 그저 사는데 불편한것이지 손가락질 받고 사람취급 받지 못할 정도의 것은 아닐텐데..
마음이 무겁고 답답해 진다.. 사진들을 보면 폼잡고 싶어 안달하는 한 젊은 청년의 모습인데.... 그에게서 목숨까지 뺏아간 현실이...너무도 안타깝다. 행복한 하루를 L.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