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검사네 놈들 때문에 정말 복장터진다.

대검찰청에 진정을 넣은지 벌써 2달이란 시간이 가까워 오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이 없다.    간간히 전화를 걸어 확인하면 누구 검사한테 배정이 되었으니 기다리라는 답변만..

오늘은 배당된 4xx 호 xxx부부장 검사 방으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아 황당해..

거기서 일 보시는 수사관이신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진정번호를 불러 줘도 모른다.. 지금 부부장검사님이 자리를 비우셨는데 30분있다가 전화 하실라요.. (어디 사투리인지 아시죠?)

아 저기 오십니다 잠시만요..   검사님 저기 그 Hxx 검사 진정넣은것 때문에 진정인 딸이 전화를 했는데요..(헉 내가 며느리라고 까지 말을 했건만...) 

그거 아직 수사중이라고 말해.

들으셨지요?   수사중이랍니다... 워낙 사건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링께 기다려 보소..

그럼 1년이고 3년이고 마냥 기다려야 하나 보죠?

아 그렁께 그께까지 기다리는건은 아니구...어쩌구 저쩌구 말도 안되는 소릴 늘어 놓는다.

피해를 입히고도 뻔뻔한 검사나  마냥 기다리라고 하는 검사나 다 같은 넘으로 보인다.

내 이제 살면서 조금만 억울해도 이런 피해의식을 갖고 살겠지.       세상이 이렇게 사람을 바꿔 놓는다. 순리대로 살고 싶은데 순리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보라고 손가락질 하는 세상이라니..

 

6백만원짜리 벌금이 50만원으로 줄고 백만원짜리 벌금도 50만원으로 주는 세상..

있는 넘들은 더 떵떵거리면서 불법을 저지르면서 없는 넘은 맨땅에 헤딩하면서 살아야 하는 세상.

참 더럽다 더러워.

아침부터 그 검사실로 전화했다가 너무 황당하고 기가막힌 얘길 듣다 보니 숨통이 막혀버렸다.

에이 더러분 세상..  

대한민국 검찰은 왜 있냐고 물으면 제식구 감싸기 위해 있지요 하고 대답해 주련다.

좋은 검사도 많을 텐데..  왜 난 검사들이 다 도적넘들로 보이냔 말이다....   왜 이 선량한 사람을 나쁜넘으로 만드냔 말이다. 왜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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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rain 2005-08-2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참 그렇죠 뭐.
...경찰도 만만찮아요. 휴학 막바지 시절, 대리운전 회사 콜센터 근무할때요,
기사 없다고 어떤 인간이 자기가 경찰청에 있다면서 막 절 어떻게 하겠다고
마구 협박을 하더군요. 아니, 그래서 될 거면 뭐한다고 없다 소리를 하겠어요.
안 그래도 그 연말에 접수 받는것만 해도 미치겠는데.
그래서 아주 무덤덤하게 물었죠. 흔들리는 기색 하나 없이.

"고객님, 기사분이 안계신 사실을 안내해드린 것은 징역 몇년입니까?"
그랬더니 그 사람, 막 월월월월 거립니다. ㅡ.ㅡ
그래서 저 ***님 조카입니다 했더니 그냥 꽁지 내리더군요.
이런 민중의 몽둥이들이 있나. ㅡ.ㅡ
(저 ***님 조카라는 건 사실임. 유일하게 외삼촌 덕 본 순간이었더랍니다.)

인터라겐 2005-08-26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역시 당찬 단비님.... 전 요즘 옆집것들만 보면 심장이 덜덜 떨려요.. 죄 지은것도 없으면서 숨이 가빠오고... 이게 어떤 병명인지.. 진단서 끊어서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받고 싶다니깐요..

sweetrain 2005-08-26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든 톡톡히 받아 내셔야 해요. 정신과 가셔서 이런저런 상담도 좀 해보시구요. 하여튼 참...ㅡ.ㅡ 법 공부했다는 사람들이 더 그런다니까요. ㅡ.ㅡ

2005-08-26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부리 2005-08-2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사가 없다면 그 많은 사시 합격자들이 갈 곳이 없잖습니까.
-생각없이 사는 부리 드림-

인터라겐 2005-08-2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으허엉... 그럼 이게 사회문제가 되겠군요.. 에이 차라리 사시를 없애버려야 겠네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속삭여주신님.. 감사합니다..옆집에 이사온 검사가 집을 신축하면서 저희집 담이랑 다 무너 뜨리고 피해를 엄청나게 줬는데 하자보수라고 해준게 엉망이라서 2년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물이 줄줄 세고 금이 다 갈라지는등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랍니다. 그런데도 그것들은 불법을 저지르면서 저희를 협박해요.. 자기네 불법을 찌르면 너네도 형사고발해서 경찰서 드나들게 한다는등.. 자기넨 다 해줬으니 떳떳하다는등.. 그러면서 다니는 길도 자기네 땅이라고 막을테니 알아서 하라는등.. ㅎㅎ 어찌 말로 다 하겠어요.. 여기 저기 상담하고 진정도 넣었지만 법은 자기네 편가르듯 손을 들어 주고 있구요.. 복장 터질 일이죠.. 이렇게 손놓고 기다려야 한다는게 더 억울해서 미칠 노릇이예요... ^^

단비님.. 세상에 믿을 사람들이 없어지는게 슬퍼요...법에 상담을 하니 그것들로 인해 제가 정말 정신병을 얻어 생활이 불가능해야 정신적인 피해보상을 받는데요.. ㅎㅎ 이것도 웃기죠?
 
장외인간 1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5년 8월
절판


"미국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달을 흙덩어리로 생각했지만 한국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달을빛덩어리로 생각했어요."

"미국 사람들은 우주선을 타고 달에까지 직접 날아가 지표에 천박한 성조기를 꽂았고 한국 사람들은 툇마루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면서 지표에 우아한 계수나무를 심었지요."
-32쪽

예전의 대학생들과 지금의 대학생들은 질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예전에는 책을 읽지 않으면 대학생 취급을 받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생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대학생 대접을 받는다. 예전의 대학가에서는 서점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가에서는 술집이 호황을 누린다.
.
.
.
한마디로 오늘날은 모든 문화가 정체성을 상실해 버렸다. 어디를 들여다보아도 뒤죽박죽이다..양심도 죽었고 예절도 죽었다. 전통도 죽었고 기품도 죽었다. 낭만도 죽었고 예술도 죽었다. 그것들이 죽은 자리에 오늘은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64쪽

"어느 날 의심이 많은 신자 하나가 하나님을 찾아가 당신이 정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냐고 물었어. 하나님이 그렇다고 대답을 하셨지. 그러자 신자가 말했어. 저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정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라면 당신도 드시지 못하는 돌덩어리 하나를 만들어주십시오. 그래서 하나님은 의심 많은 신자에게 돌덩어리를 만들어주었지. 그러자 이번에는 신자가 당신이 정말로 전지전능하시다면 이 돌덩어리를 한번 들어보시라고 말했어. 과연 하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만약 그 돌덩어리를 드시면, 당신도 드시지 못하는 돌을 만들어 달라고 했던 신자를 속인 것이 되고, 드시지 못하면, 전지전능하지 못한 하나님이 되겠지. 과연 하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85쪽

낭만이 사라지기 때문에 사람들의 가슴이 삭막해지고, 사람들의 가슴이 삭막해지기 때문에 세상이 황무지로 변하고, 세상이 황무지로 변하기 때문에 소망의 씨앗들이 말라죽는다. 한 페이지의 낭만이 사라지는 순간에 한 모금의 음악이 사라지고, 한모금의 음악이 사라지는 순간에 한 아름의 사랑 또한 사라진다.-120쪽

아버지는 사람의 마음이 썩으면 산천도 따라서 썩는다고 탄식하셨다.-142쪽

인생은 막말로 전투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노인이라는 단어는 백전노장을 지칭하는 단어다. 노인은 미래보다 과거를 더 많이 건직하고 있는 존재다. 그리고 과거는 곧 경험이며 경험은 곧 관록이다.-154쪽

"로마가 아니라 황천을 가더라도 순리대로만 살면 되는 거야. 법률 같은 건 억지로 따를 필요가 없어."
.
.
.
세상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사유의 찌꺼기를 걸러내지 않으면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탐욕과 이기의 칡넝쿨을 걷어내지는 못한다.

-156쪽

갈수록 세상이 살벌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 안에 쐐기풀을 키우고 있었다. 그리고 쐐기풀 때문에 서로를 껴안을 수가 없었다. 껴안으면 껴안을수록 상처가 깊어졌다.-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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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8-26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날아가 지표에 천박한 성조기를 꽂았고 ㅋㅋ... 그런데...그 달 착륙이라는 것도 다 조작이라는 말이...있다지요?

인터라겐 2005-08-2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궁금해요...ㅎㅎㅎㅎ
 

으 배고파라.. 아무래도 기생충약을 먹어야 할까보다.. (흑 마태님한테 혼날 소린가?)

오늘 아침

7: 40 밥 반공기, 미역국, 깻잎볶음, 미나리 무침, 어묵볶음, 김, 물 3모금

9: 30  커피 1잔 (커피 하나 반,  프림 둘 반, 설탕 둘...역시나 다방커피...)

11:00 우유 200ml 하나

1: 00  비빔밥...  물 한 컵

그리고 지금까지 물 한모금도 안마셨다....

갑자기 뱃가죽하고 등가죽이 친구하자면서 달려들고 있다..

이 허기진 배를 주려잡고 집으로 가야 한다...그러나 나의 다이어트 결심을 무너트리는 일은 여기 저기 도사리고 있다.

때르릉...언니의 전화.

엄마가 추어탕이 드시고 싶다고 하시던데..

아니야.. 엄마는 먼저 외식을 하자고 하실 분이 아니란 말야.. 분명 언니가 엄마를 꼬신게 분명해..

내가 워낙 엄마한테 약하니깐...

아이참.. 나는 추어탕 못먹는단 말야... 우짜라고... 공기밥하나에 깍두기만 먹고 와야 하잖아,

 그래도 다행이지 뭐.. 언니가 돼지갈비가 먹고 싶다고 했으면 그 나오는 반찬 싹쓸이 하고 올텐데..다행히 깍두기 뿐이잖아...

아 두고 보자 뱃가죽 등가죽아.... 너네를 떼어 놓고 말꺼다.... (헉 그런데 야들이 붙어 있는게 좋은거 아닌가???)

자 하루 마무리 잘하고 맛있는 식사하세요... 맨날 알라딘에서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몰라요..

퇴근 시간 넘어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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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8-24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안돼요.... 도대체 왜들 이러셔요. 전 먹을 게 없어서 손가락만 빨고 있구만...ㅜ.ㅡ

merryticket 2005-08-24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덜 드셔서 쓰러질것 같으신거예요..아예 안드심, 그냥 좀 어지럽고 마는데,,
(하루 단식 경험자의 말)

하이드 2005-08-24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녁 약속 있는데, 배고파서 뭐좀 먹고 나가야 할 것 같은데;;; 고민고민

파란여우 2005-08-24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에 식사 맛나게 하시고 일찍 주무세요.
먹고 건강한게 낫지 안먹고 날씬한거 소용 없다구요.

줄리 2005-08-2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분들은 왜들 이리 적게 드신대요? 갑자기 제가 먹는 것들의 압박이 심하게 옴을 느끼네요.

Phantomlady 2005-08-25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 스트레스로 식욕이 달아날 거 같아요 ;;;
 
성 수의 결사단 2
훌리아 나바로 지음, 김수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1권은 그래도 술렁술렁 잘 넘어 가더니만 2권에선 우째 이리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는건지.. ...이렇게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데는 그래도 뭔가 엄청난 사건이 기다리고 있겠지 했는데.. 단역배우들이 잠깐 얼굴 비치고 사라지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간 이야기도 너무 질질 끌다 보니 처음과 같이 흥미를 이끌어 내지 못했고 사건 수사하는 과정이 마치 아이들 수사반장 놀이 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아 어수선하다..

과연... 성수의와 템플기사단은 아직도 존재하는 걸까?     궁금증만 잔뜩 심어주고 떠났다.

뭐냐 뭐냐 뭐냐... 이 허무함은...

추리에 약한 내가 대충 짐작했던 것들이 비수꾸리 하게 맞아 떨어지다니.... 멋진 결말을 기대했는데 조금 실망스럽다...   행복한 하루를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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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24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어제 저녁 차가 안막히는가 싶어 버스를 타고 퇴근했다.. 이런 그런데 역시나다.. 집에 가는길이 1시간 걸렸다..

어제  그 이후로 먹은건 비빔밥과 물한컵, 메치니코프 1개가 다였다.... 시계바늘이 거의 8시를 향하고 있었고 쓰러질 듯 도착하니 엄마가 도배를 마치고 식사중이셨다.

으 맛나는 고구마줄거리 볶음,   엄마네 옥상텃밭에서 솎아준 열무로 만든 겉절이 김치...

에라 모르겠다.. 처음엔 3숟가락 퍼서 비벼서 먹다..  한숟가락만더 더 하다가 결국 밥 한공기 다 비벼 먹었다..할 수 없지뭐...

아니 더위 가신지 얼마나 되었다고 도배를 하시나요 엄니..

안방문을 열어 보니 할 만 하다.. (담배를 태우시는 울 아버진 절대로 나가서 태우고 들어오시는 법이 없다... 그러다 보니 도배를 해도 얼마 지나지 않으면 누렇게 변해 버린다...)

새로 도배를 한 곳은 산뜻한데 아직 도배지가 발라지지 않은 곳은.. ㅎㅎㅎ 한 30년 때국이 흐르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런데 그걸 보니 20여년전 겨울이 생각나서  엄마.. 기억나?

왜 엄마 길동에서 가게할 때 엄마 오면 따뜻하게 해준다고 나무 때다가 집 불날 뻔 했잖아

그걸 왜 기억못하냐... 이불까지 탔는데.. 사람 잡을 뻔 했잖아 그때..

ㅎㅎ 그렇다.. 우리집이 개보수를 한게 1984년.. 내 중1때 였고 그 이전의 우리집을 설명하면 도심속의 시골같은 집이었다.

아빠가 별나셔서 연탄아궁이 외에 옆에 별도로 가마솥을 걸어 두는 불때는 아궁이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집 뒷켠에는 항상 나무가 잔뜩 쟁여져 있었고 이집 저집에서 나무를 버려야 할때면 우리집으로 가져오곤했다.

나무 한 번 때면 집이 그으름으로 가득차는것 같지만 그래도 거기다 해먹는 밥은 구수하고 압력솥 밥은 저리 가라 이고... 불때면서 집어 넣어 구워먹는고구마나 감자는 별미다 별미...

또 욕실이 따로 있지 않았기 때문에 부엌에서 물 데워서 목욕하곤 했는데 커다란 가마솥에 한번 끓여주면 웬만한 식구 씻는데 무리가 없었다.

그러다 엄마가 가게를 하게 되셨다.. 할머니가 4남매 키우는데 반찬값이라도 벌어 보라면서 가게 한칸을 내주신 덕에 엄마는 우리들 학교 보내 놓고 나면 길동까지 먼거릴 가셔야 했다.. 다행히 버스가 한 번 타면 가는 거리지만 1시간 걸리는 그 거리는 오가는 엄마는 엄청스레 피곤하셨을꺼다.

한 겨울.. 정말 너무 너무 추었던 날이었다.

눈도 많이 오고 게다가 바람까지 쌩쌩불어 추웠던 날.. 연탄불을 간 지 얼마 안되어 방이 뜨겁지 않고.. 옛날집이다 보니 외풍은 심하고...

엄마가 오기전에 얇은 담요로 창문을 가려도 보고 그랬는데 집이 춥길래 언니랑 나랑 엄마 오면 따뜻하게 주무시게 나무를 때자에 합의를 했고 처음으로 불때는걸 해봤다.. 평소엔 엄마가 불을 지피면 꺼지기 않게 나무 부시러기 던져 넣거나 그런게 다 였는데...

본 것은 있어서 잔챙이 나무긁어다 놓고 신문지에 불을 붙여 불길을 잡은 후 본격적으로...

햐~  우리 처음인데 너무 잘한다 하면서 기특해 기특해 하면서 불을 때기 시작...

언니가서 방바닥 만져보고 와봐.. 따뜻한가...

이상해.. 아직 찬데.. 둘이서 들락 날락 하면서 방바닥을 만져보곤...

그럼 더 넣자...

우린 몰랐다.. 불을 때면 바로 방이 쩔쩔 끓어 오르는 줄만 알았던 거였다..

결국 그렇게 1시간여를 땠나... 눈도 맵고 불씨 앞에 앉아 있는것도 힘들어 죽겠을 때 쯤 엄마가 오셨다.

ㅎㅎ 엄마는 깜짝 놀라시면서 우리 둘이 엄마를 위해 그렇게 한것에는 기특하다 칭찬을 하셨지만 일을 만들어 놓았다고 야단도 치셨다.

가마솥의 물은 펄펄 끓어 졸아들고... 달궈지기 시작한 방구들은 쩔쩔 끓다 못해 장판이 우그러 들고 있었다... 깔아 놓은 솜이불은 탄냄새가 나고...

 

비상~   늦게 까지 공부하고 돌아 온 오빠들도 건너와선 이불 다 걷어내고 창문 활짝 열어 놓고...

심지어 그 야밤에 안방에 있던 가구까지 옮겨야 했다.

엄마 따뜻하게 해주려다 집안 말아 먹을 뻔 사건을 엄마가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엄마 그때가 좋았지?   난 가끔 말야.. 엄마가 그 가마솥에 잔뜩 고구마 쪄서 소쿠리에 담아 내놓고 마당에 묻어 두었던 김치독에서 김장김치 꺼내와서 손으로 쭉쭉 찢어서 포실포실한 고구마 위에 둘둘 말아 얹어 먹던 그 고구마가 먹고 싶단 말야...

지금은 그런 맛이 없어.. 그치?

아삭아삭한 그 김치 정말 예술였는데... 지금도 땅에 묻으면 그런 맛이 날까?

먹을게 흔해 빠진 시대에 살면서 고작 고구마에 김장김치라니...

그런데 아무리 먹어봐도 그때처럼 맛있는 고구마는 없다.    김치냉장고가 있다해도 그 아삭거리는 시원한 맛을 못살려 낸다.

가위나 칼을 대지 않고 손으로 쭉쭉 찢어 먹는 김치의 맛....

뜬금없이 엄마네 도배하는걸 보다 생각나다니...

 

가을 찬바람이 불때 방문을 떼어내 풀 쑤고 창호지 발라 바람에 말리던 엄마의 손길도 생각난다.

지금 세상은 살기 좋아졌는데 그런 멋은 없다.

쭈글쭈글 하던 창호지가 바람에 마르면서 금방이라도 터질듯 팽팽해지면 엄마는 그걸 보면서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머금곤 하셨는데...

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그리워 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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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2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풍지 바르던 날이 제일 싫었는데... 그거 일일이 손으로 떼고 풀칠해서 다시 바르고... 구멍이라도 나면 오려서 떼워야 하고... 에고... 엄마 고생한 거 생각하면 그립다고는 말 못하겠네요 ㅠ.ㅠ

인터라겐 2005-08-24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요 물만두님.. 문풍지도 발랐었던거 기억해요.. 정말 우리 엄마들 너무 많은 고생하시면서 살아오셨는데... 잘해드리자구요..

로드무비 2005-08-24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소설 써보세요.
글이 이렇게 구수하고 생생하잖아요.^^

엔리꼬 2005-08-2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글이 너무 구수하고 생생하고 구수생생합니다. 갑자기 김치도 먹고 싶고,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고구마도 먹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나네요..

파란여우 2005-08-24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골로 이사와서 아궁이에 불 떼는 거 배웠어요
아궁이 앞에 앉아서 주홍색 불빛을 바라보는 그 아늑함...
그리고 김이 나는 솥뚜껑을 열고서 맡던 밥 내음
그렇게 살고 싶다는 소망만 지녔지. 전 가스렌지에 밥을 해 먹죠
멋대가리 없게시리. 아 구수한 냄새 그리워요.
빨래 집게 오늘 아침에 도착했답니다. 님, 너무 고마워요.^^

돌바람 2005-08-24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비밀인데요, 경기도 양평의 으스스한 골짜기에 가믄 저희가 작년에 묻어둔 꼬마김치독이 있답니다. 원래는 생각날 때마다 와서 꺼내먹자고 했던 것인데, 한번도 개봉을 안 했네요. 함 가봐야지.-믿거나말거나 바람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미미달 2005-08-24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태어날 때부터 아파트에서 살아와서 그런 추억이 없어요.
드라마나 영화등에서만 간접적으로 접할 뿐이죠. 문득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건...

인터라겐 2005-08-24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 이미지 사진 바꾸셨군요... 멋져요... 아파트는 그런 잔재미가 없어서 ...ㅎㅎ 전 그래서 단독이 좋아요....

돌바람님.. 거기 어디께인가요? ㅎㅎ 양평땅 파헤쳐 그 독을 찾고 말겠어요... 으 이더위에 잘 버티고 있을까요?

파란여우님.. 맞아요.. 나무가 타면서 일어나는 그 불빛... 너무 아늑하죠...ㅎㅎ 가마솥에 눌러먹는 누룽지가 압권인데... 그때가 정말 그리워요... 설탕 솔솔 뿌린 누룽지요...

서림님... 감사합니다... 누워서 드시면 목이 메이니 물도 꼭... 아 동치미 국물이면 더 좋은데요...

로드무비님.. 언제나 제게 희망을 주시는군요..ㅎㅎㅎ 아 다시 꿈을 꾸어 볼까요?
돈 많이 벌면 마태님 처럼 책한권 내고 사재기 해서 마구 마구 돌리거나 집에 쟁겨 둘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나서 책한 번 써볼까요? ㅎㅎㅎㅎ 참 야무진 꿈을....

정말 너무 큰 희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로드무비님....

검둥개 2005-08-25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발에 감동하고 갑니다. 아궁이에 불 때서 지은 밥맛 정말 비교할 데가 없죠. ^^

줄리 2005-08-25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그리워 지나 보다.. - 사무치게 동감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떠나온것들도 모두 그리워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