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던가 윤정수랑 조은숙이 게스트로 나와 친구찾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난 그때 조은숙이 친구를 만나 울던 모습이 자꾸만 선하다. 나도 정말 보고 싶었던 친구를 찾는 다면 분명 울꺼란걸 잘 안다.. 워낙 눈물이 많아서...
한때 불었던 아이러브스쿨에서 그동안 소식 모르던 동창들을 만났고 초등학교 모임에도 몇번 나갔었다.
내 기억력이 좋으니 나는 당연히 아이들 이름까지 알겠더라... 방송에서 처럼 어렸을때 모습이 대부분 남아 있어서... (여자애들은 화장술로 인해 못 알아 보는 경우도 간혹...ㅎㅎ) 그런데 내가 워낙 조용히 학교를 다녀서 나를 기억하는 애가 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기억하는애들이 있었다.
조은숙이 지금의 나가 아닌 몇십년전 초등학생때의 나를 찾는다고 했던 것 처럼 나도 그때 너무 신기했다.. 어머 어떻게 나를 기억할까?
크흐흐 그랬다.
내가 무지 새침떼기 였다고 한다... 얼굴에서 흐르는 그 새침이 어디 가겠냐만은..
솔직히 내가 동창모임에 나가면서 날 몰라 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화장술의 발달로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을 꺼란 생각이 컸던 거다.
어머 나 기억하니?
당연하지.. 너 책상에다 줄 그어 놓고 넘어가면 꼬집고 그랬잖아..
어머머.. 내가? (생각해 보니 그랬던것 같다..)
너 그리고 툭하면 울었잖아.. 심지어 졸업앨범 사진 찍을때 옆에 싫어하는 애 서있다고 울었던거 기억 안나냐? 그래 그게 나다...
이 민망함.. 내 초등학교 졸업앨범은 정말 지우고 싶다.. 울다가 입은 댓발나오고 머리는 헝크러져 있고..
맨뒷줄 가운데.. 그러니깐 남자애랑 여자애 갈라 놓은 중간에 내가 섰다.. 그런데 남자 애 줄에 서있던 애가 싫다고 울었던게 기억난다...그런데 그 애가 이 애? (정말 그애 일꺼란 생각는 꿈에도 못했었다)
아 정말 미안하다... 내가 그랬구나..(시치미 뚝) 그때는 뭘 몰라서 그랬겠지.. 혹시 니가 나 때린거 아니니? 그러면서 웃으면서 넘어갔지만 식은땀이 흐르고 더 이상 동창모임에 나가면 안되겠다 싶은게 그 이후 발길을 끊어 버린 이유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그때 정말 보고 싶었던 초등학교 4학년때 내 짝은 얼굴이 그대로 였고 하얀 얼굴위에 삼각형 점도 그대로 였고.. 덩치만 커졌지 그대로 였는데 그 애는 날 몰라 보는거다.. 이것 저것 꿰 맞추다 보니...아하 하는 정도.. 어찌나 실망스럽던지... 난 그 애도 날 기억하겠지 하는 착각 속에 살았던 거다.
또 우리 학교의 킹카중에 한명이었던 친구는 여전히 이건희 아저씨가 주는 월급 받는 회사에 나가는 그래도 잘나가는 연구원인데 크흐흐 머리 스탈은 완전히 이덕화아저씨였다.
또 학교때 눈에 들지도 않던 코 찔찔이는 어엿한 사장님이 되어 있기도 했고.. 대부분 여자애들은 결혼해서 각처에 흩어져 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자애들은 별로 나오지 않았다..
이후 오랫만에 만나 반갑고 즐거웠던 친구들이 모임을 여러번 가지면서 회비 가지고 싸움이 나고 난 원래 그런 진흙탕싸움을 싫어해서 이래 저래 핑계를 대면서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모임에서 또 느낀것이 그래도 어느 정도 기반도 잡고 그런 친구들은 모임에 나와도 사는게 거짓말 같은 친구들은 어지간 해서는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는걸 알았다... 난 뭐 사는게 대단해서 이런곳에 나오나...정말 초등학교 모임이야 추억이 가장 많으니 보고 싶어 나오는게지..
생각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다 어디서 무얼 하면서 사는지... 조금 더 나이 먹으면 그때는 친구가 더 생각나서 또 이렇게 모임이 결성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 이 모임에서 찾은 정말 반가운 친구가 있다.
바로 초등학교 입학해서 처음 만난 짝궁이다. 직히 초등1학년 짝궁을 기억하는 건 어렵다.. 그렇지만 내 앨범속의 사진 한장...
그 뒤에 이렇게 써있다. 1978년 첫 소풍...내 짝궁 ***
이걸 미끼로 짝을 찾았지만 그애와는 공유되는 기억이 하나도 없다.. 아 딱 하나 교실 뒤에 붙여놓은 자기집 그려오는 그림이 생각나서 얘길 하니 맞단다.. 그때 누나가 그려준 그림가져 갔었다고..
너 기억력 끝내준다 하면서...
가끔 그 친구랑은 메신저로 대화한다.
아직 4,8,12의 꿈을 꾸느라 솔로라고.. (여기서 4 8 12는 나이차를 말한다.. )
태어난 동네에서 이사 한번 안가고 살다 보니 길에서 동창들을 만나지만 다들 모르는척 지나가고 만다.오랜 시간 말 않고 살아온 탓도 있지만 긴가 민가 하는 그런 마음이 더 커서 일것이다.
중고딩때는 길에서 만나면 찬바람 쌩하니 불게 돌아섰지만 어른이 되고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니 친구들이 그립다..
윤정수가 5명의 친구들을 한 번에 찾아 낸 것처럼 나도 내 친구들을 한번에 찾아 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