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계속해서 요가 가는 날만 비가 그것도 엄청난 폭우가 내려서 집을 나섰다가 도로 들어 오곤 했다.. 그러다 휴가 간답시고 하루 또 빠지고 월요일은 광복절이라고 빠지고 그러니깐 총 4번 빠졌다.. 1주일 하고 이틀만에 갔더니.. 이거 웬일...

가부좌를 틀었더니만 발목이 시큰거리고 발끝에 힘을 주니 쥐가 나고... 에헤라.. 디여다 정말..

강사가 너무 심하게 놀고 오신것 아니세요 하면서 처음오던날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흑흑.. 남들은 조금만 해도 유연해 지건만 어찌 이 뻣뻣한 뼈다구들은 야들거리는걸 모른단 말인가... 슬프다.

오늘 따라 자세 좋은 여자가 내 옆에 앉아서 척척 잘도 해낸다... 뭐냐..  텔레비전속에서 나오는 요가 잘하는 사람처럼 발이 목뒤로도 척 하고 올라가고 물구나무 서기도 된다.. 된장 된장..

나는 저렇게 되려면 정말로 5년짜리 수강증 끊어야 가능할 것 같은데...

집으로 오는 길.. 심하게 충격을 먹어서 그런가 비틀 비틀..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우찌 이리 삭신이 쑤시고 말을 안들을까...

나도 하루에 식초 한병씩 먹을까 보다...

지금은 활동 하지 않는 가수 민해경이 유연한 몸매를 위해 식초를 먹었다는 얘기가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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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8-17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오랜만에 오늘 요가했더니 뻐근~~ 하더라구요.
요가 알람벨을 맞춰놔서 매일밤 11시 30분이면 저는 요가 한답니다 ㅎㅎ
겨우 10분 하지만요 ^^

마늘빵 2005-08-17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가를... 하시는군요. 재밌나요? 관심은 있는데 시간이 없군요. 마음의 여유도.

실비 2005-08-1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간이 없어서 그냥 집에서 뛰기운동 한답니다. 땀 무지 나요.^^:;

인터라겐 2005-08-17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 돈 내고 하는 운동도 툭하면 빠지는데 돈 안내는 운동은 아마 평생가도 숨쉬기만 할 것 같아요....뛰기보다 걷기가 좋다네요...

아프락사스님... 재밌기도 하고 하다 보면 정말 조금이라도 유연해 지나 싶은 느낌이 들어서요... 부딪혀 시작하심 됩니다.. 해보세요.. 남자들도 가끔 와요..

플레져님... 저도 집에서 할까 해서 매트 하나 장만 했는데 ㅎㅎ 안되더라구요... 열심히 하세요..^^

어룸 2005-08-18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며칠지나면 다시 원래처럼 잘 하실텐데요 뭐얼~^^

perky 2005-08-18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식초먹으면 유연해진대요?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인걸요? 흐흐

merryticket 2005-08-22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식초 먹었다가 위에 구멍난 사람 봤어요..
 

엄마네 집은 지은지 36년 정도 되었다.. . 내가 중학교때  전체적인 개보수를 했으니 그때부터 따지면 20년정도...

3층집 사이에 꼴롱 빠져있는 단층집... 그래도 난 우리집이 좋다... 그곳은 내가 태어난 장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금 안방문을 열면 고 모퉁이가 바로 내가 세상의 빛을 본 자리인것이다.

병원도 아닌 조산소도 아닌 그렇게 집에서 태어난 나는 유독 집에 대한 정이 두텁다고나 할까.. 이집이 팔리지도 헐리지도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 동네에 재개발 바람이 불어서 심심찮게 조합설립을 한다는등 어쩐다는등 하면서 술렁인다.

그런데 큰조카가 어른들 얘길 듣더니 엄마 나는 아파트 싫어요.. 그냥 살면 안될까요?  아파트 지으면 어쩔수 없이 이사가야해.... 그건 여러사람이 어울려서 하는거니깐 우리만 안한다고 할 수 없지...

엄마 그럼 난 할머니네 가서 살래요...  할머니네도 우리집이랑 엎어지면 코닿을곳인데 거기도 마찬가지야... 그러자 울먹이는 우리 조카...

할머니... 그냥 우리 여기서 이렇게 살면 좋겠어요... 얘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네...

재개발이란 이름아래 벌써 우리 동네의 지도도 많이 바뀌었다.. 저 산너머에 있넌 허술한 집들이 다 헐리고 고층아파트가 들어서서 시야를 꽉 가려 버리는.. 그런데 이제 그 바로 아랫동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주변이 다 아파트가 되고 그 역사를 간직한 학교도 헐리고 새로 지어질꺼라고 한다...

아파트 조합에서 학교 때문에 도로내는데 문제 있고 하니 학교를 지어 준다는 조건하에 안쪽으로 쑥 들어가고... 그만큼 길이 넓어 진다는 얘기다.   

이렇게 하나 둘 내가 간직한 추억들이 훼손 되려나 보다..

조카한테 재개발 되려면 10년도 넘게 걸리는데 니가 스물살 정도가 되면 아파트도 좋아질꺼야... 그러자 조카가 뜬금없이  할머니... 나 시집갈때 이 이불은 나줘야 해요...

아니 이런... 요것이.. 이건 내가 찜해둔 이불이란 말야...   이 이불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시집가기전 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불이었던것이다... 두툼하니 깔면 푹신하고 덮으면 그 무게가 지긋이 눌러줘서 기분좋게 잠을 청할 수 있는데.. 요 10살짜리가 벌써 그 맛을 알다니...

우리 엄마네 이불은 제대로 된 커버 하나 없다.. 하늘 거리는 프릴이 달린 예쁜 이불이 아닌 엄마가 여기 저기서 얻은 조각천으로 이어 만든 미끄덩 거리는 커버다... 그럼에도 이게 살에 달라 붙지도 않는다. 엄마말이 물실크라나... 취향이 독특한 조카랑 이모가 이불 한채 두고 싸우게 생겼다.

엄마 이건 내가 덮던 거니깐 내꺼야.. 이모... 지금은 내가 덮잖아 그러니깐 내꺼야..  요녀석들은 자기네 집 놔두고 꼭 엄마네 와서 잔다..

오리털 이불도 양털 이불도 다 싫다.. 묵직한 목화솜 이불이 좋다...

여름이면 그 위에 삼베조각 깔고 자면 푹신하면서 깔깔하니... 좋고..  겨울이면 따땃해서 좋고....

자꾸 시간이 갈수록 구닥다리 물건들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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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8-1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엄니는 저한테 이불꿰매기를 시키셨어요. 명절 직전이 큰일 치르는 때였죠. 그땐 이불들이 웬수같더니, 지금은 새록새록 그립네요. 아무래도 빠는 게 좀 힘들겠지만^^

인터라겐 2005-08-17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사탕님.. 지도 이불 호청 꿰매던 기억 있어요.. 다듬이돌로 두드리고 발로 밟고... 양쪽에 잡고 왼쪽 오른쪽 힘껏 당기면서 폈던 기억도 있구요.. 엄마들은 참 힘들게 사셨구나 하는 생각들어요.. 풀먹여 빳빳한 호청을 그리 애지중지 하셨으니....
그 빳빳하게 풀먹인 이불의 느낌이 기억납니다...

물만두 2005-08-1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 중노동입니다 ㅠ.ㅠ 지금 울 엄마는 안하세요...

검둥개 2005-08-17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묵직한 목화솜 이블을 참 좋아했어요.
추억이란 결국은 머릿 속에만 남게 되는 건가봐요. 세상이 늘 변하니까. ^^

panda78 2005-08-17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묵직한 목화솜 이불이 지그시 눌러주는 그 감촉, 정말 좋아했는데요..
호청때문에 포기했어요. ;; 쩝..

엔리꼬 2005-08-17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가 아파트도 싫어하고 이불도 좋아하고, 진득하게 잘 키워봐요, 멋진 숙녀로 자랄 것 같아요..

sooninara 2005-08-1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가신 할머니가 손녀딸들 시집 갈때 쓴다고 목화솜을 장만해두어서..
결혼할때 그걸로 이불해서 가져왔습니다. 침대를 쓰니 자주 안쓰게 되네요.

클리오 2005-08-17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때 시댁에 비싸게 목화솜 이불을 해서 보냈는데, 저희가 가면 그 이불을 깔아주십니다. 정말 포근하고 보들해서 깔고덮으면 너무너무 행복해요... ^^

줄리 2005-08-17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점점 구닥다리 물건이 좋고 아주 어렸을때 먹었던, 분명 그때는 별로 좋아하지 않던 엄마가 좋아하셔서, 주면서 어째 이렇게 맛난걸 안먹냐 하시던 것들이 왜 이리 맛있어지는지 모르겠어요.

인터라겐 2005-08-18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님.. 우린 나이먹어 가고 있는 티를 내나봐요.. 흑흑.. 그런데 좋은걸 어떻해요..

클리오님.. 그쵸.. 침대에 비길게 못돼요.. 저두 나중에 보료깔고 살꺼예요...ㅎㅎㅎ
수니나라님.. 한번쯤 써보세요.. 그 느낌이 너무 좋으실것 같은데요..
서림님.. 잘 키우면 이불이 제게로 올까요???ㅎㅎㅎ 아무래도 할머니 할아버지랑 옆에서 같이 사니깐 아이들도 옛스러워 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끔해요...

판다님.. 지금은 저런 호청도 지퍼달아서 나온다네요..
새벽별을 보며님.. 담부턴 세탁기에 돌릴때 세탁망을 이용해 보세요. 그럼 레이스 같은거 안떨어지고도 세탁 가능해요..^^ 결혼할때 침대있는데 뭣하러 이불하냐고 가벼운 이불 몇채만 해왔는데 금침안해온게 가끔은 후회스러워요.. 그 포근한 감을 느끼고 싶을때가 종종 있거든요...
검정개님..다들 목화솜의 묵직함을 좋아라 하시는군요.. 머리속에만 남는다는게 속상할때도 있어요..
물만두님. 저희 엄마도 이젠 그냥 지퍼 달아서 쭉 쭉 여닫곤 하세요...
 

돌아오자 마자 알라딘에 들어오니.. 크흐흐,... 서재순위 100등안에도 없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쫌 아팠답니다..

제가 없는 동안 별일이 다 있었더라구요.. 깍두기님 서재에 가서 사건의 전말을 보면서 속으로 뜨끔하면서 참 멋지게 해결을 한 알라딘 식구들의 모습에 역쉬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아직 인사도 못드렸지만 깍두기님.... 존경스럽습니다... 인사드리러 가야겠어요..

아 오전엔 밀린 일을 하는 틈틈히 서재를 들락날락했는데..  벌써 시간이..후다닥...

이번 여행은 일주라고 해야 겠어요... 갔다 온 길을 매직으로 그려보니 정말 u자가 나오던걸요... 세계지도 옆에 붙여 놓았답니다.

오늘 집에 가서 사진을 찍어 올려야 겠어요..ㅎㅎ

이번 여행에선 정말 너무 멋진 부부를 만나게 되어서 저희도 새끼손가락걸면서 약속했다는거 아닙니까.. 우리 나이 먹어도 이분들 처럼 멋지게 살자고....한 40대 정도의 부부가 너무 다정하게 여행길에 오른걸 보면서 너무 부러웠다는거 아니겠어요..   마치 10년후의 우리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게...아이도 없이 단촐하게 부부가 걷는 모습이 땀을 닦아 주는 모습이 그림 같았어요..

일주를 하면서 행복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작은 오빠가 일하는 현장을 둘러 보면서 마음이 찡해오는것도 있었구요...

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 이것마저도 감사하네요... 또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야 겠습니다. 다음을 기약해야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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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8-1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 즐거우셨군요,,
님의 멋진 사진과 글,,감동 기다리지요,,

비로그인 2005-08-1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자 코스라....정말 궁금하군요. 님, 반가와요~^^

줄리 2005-08-1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에서도 썼지만 인터라겐님이 돌아오셔서 정말 기뻐요. 좀 허전했다구요 정말로요.
좋은 여행 하셨군요. 사진과 여행 이야기 기대할게요!

검둥개 2005-08-1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여행하셨다니 나중에 사진과 글로 이야기 들려주시겠지요?
기대만빵입니다. ^^

이매지 2005-08-1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이야기들 기대하고 있을께요^-^

엔리꼬 2005-08-1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가 허전해 보이더니, 인터라겐님이 안계셔서 그랬었군요...

Phantomlady 2005-08-1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돌아오셔서 기뻐요.. 조만간 서재지수는 복귀할 거여요.. ㅍㅍㅍ

마늘빵 2005-08-1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영합니다~ ^^

2005-08-16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perky 2005-08-16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글이 즐찾브리핑에 오랫동안 안뜨길래, 언제쯤 돌아오시려나 궁금해했었어요. 반가워요. ^^

인터라겐 2005-08-16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우차우님... 환영해 주셔서 감사해요....무지 궁금했답니다..
속삭여주시님... 오늘 저녁에 사진을 올릴께요.. 기대하시라... 기대할것 까진 없지만요..
아프락사스님... 눈물나게 반갑습니다...
스노우드롭님.. 가능 할까 몰라요.. ㅋㅋ 갑자기 아득하게 멀게 느껴지던걸요..
서림님.. 입술에 침은 바르셨나요? ㅎㅎ 하지만 듣기 좋은데요..ㅋㅋㅋ
이매지님.. 반갑습니다.. 멋진이야기는 아닐진데...재미나게 봐주세요...
검정개님.. 역시 반겨주시니 감사할뿐이어요....
줄리님.. 허전하기까지.. 감사해요..
별사탕님.. U자 코스 기대하셔요.. 땡볕 고생기입니다...ㅋㅋㅋ
울보님.. 연휴 잘 보내셨지요? 반겨 주시니 행복합니다...

실비 2005-08-16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잘 다녀오신거지요??^^
아픈데는 없으시구여?
다시 잘 다녀오신거 환영해염^^

인터라겐 2005-08-17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 반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다녀왔다지요.. 아픈데..당근 없구요...
 

내 기억의 한편엔 늘 언니가 있다.

연년생이다 보니 정말 지겹게 싸웠고 친할땐 엄청스레 친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사건중의 하나는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구 언니가 3학년일때 정도로 기억하는데 그당시 잠실 시영아파트에 살고 계시던 큰외삼촌댁 방문기다. 

우리집 앞에서 24번 버스를 타면 잠실시영2단지에서 내려 47동을 찾으면 되는거였다.  그런데 울언니는 무지 소심녀다.. 나처럼 되는데로 부딪혀 보자가 아니기에 모르는 곳에 안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때 방학이었고.. 땡볕이 내리쬐는 더운날.. 둘이 길을 나섰다..

저때가 맞는지 정확히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때까진 버스에 안내양언니가 있을때다.

언니 뒤에 바싹 붙어 앉아 조잘 거리면서 길을 가던중 안내양 언니가 2단지 내리실분 나오세요..

울 언니 야 내려야해 2단지래..

아니야 언니 여기 아닌것 같아.. 잘못들은거 아니야?

2단지 안계시면 통과...

아니요.. 여기 내려요...  울언니는 차가 통과한다는 소리에 내 손을 잡고 부랴 부랴 내렸다.

내가 보기엔 여긴 아닌데...

그렇다 우린 잠실 시영2단지가 아닌 그냥 잠실2단지에서 내린거다..(지금으로 따지면 신천역.. 우리가 갈곳은 성내역 다음 정거장인데..)

아니잖아..   그런데 그 언니가 2단지라고 하는거 들었잖아..

결국 둘이는 그 땡볕아래 걷고 걸었다.. 그러다 3단지 푯말이 나오면 다시 오던길을 뒤로... 그렇게 두세번 가니 나는 지쳐서 더이상 못걷겠다 하고 언니는 못걷는다고 나자빠지는 나를 업고 다녔다... 키도 엇비슷한데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결국 나중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여기서 버스로 4정거장 정도는 더 가야 한다고 하는거였다...

주머니엔 땡전 한푼도 없고.. 결국 버스가 오면 사정해 보자고 하곤 24번 버스를 기다렸다...

그리고 버스가 멈췄을때 사정얘길 했더니 (지금 생각하면 그당시엔 버스가 그렇게 난폭하게 안다녔기에 저런 여유도 있지 않았나 싶다.) 언니가 태워줬고... 지쳐서 곧 쓰러질것 같은 우리가 안되어 보였는지 친절하게 진주상가 있는데는 시영2단지니깐 다음부턴 잘 내려야 한다는등.. 그렇게 친절을 베풀어 주셨었다.

참 먼거리였다.. 초등학생이 걸어가기엔.. 그 당시엔 롯데월드도 들어서기 전의 허허 벌판이던 시절의 잠실이었다...

울 엄마는 항상 여윳돈을 안주고 손에 차비만 쥐어주곤 하셨다.. 이 사건을 계기로 차비에 조금 더 얹어 주셨지만.. (엄마말은 여윳돈이 있으면 군것질이나 나쁜것에 쓴다고 그러셨단다...)

어렸을때 일을 기억못하는 언니도 이 사건은 무지 충격이었는지 기억난다고 한다.

자기도 걷기 힘든데 왜 나를 업고 걸었냐고 하니깐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곧 죽을것 같았단다.   ㅋㅋ 그늘도 없는 길을 왔다 갔다 했으니 내가 더위 먹어서 그랬나 보다..

아마 나였다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얘긴데...

 

우리의 잠실에서의 길잃고 헤매기는 그 이전에 시작되었나 보다.

처음으로 아파트란곳에 가봤고 그러기에 동호수로 찾는다는걸 몰랐던 적이 있었다.

동전초코렛을 사러 간다고 했던 언니가 길을 잃었는지 안오고... 나는 똑똑하다고 자부하면서 언니를 찾아 나섰다가 나역시 길을 잃었다..

우리 자매가 만났던 곳은 잠실시영아파트 단지내에 있던 파출소... 크크 그곳에서 눈물의 상봉을 했다.

결국 삼촌이 우리를 찾으러 오기까지 그곳에서 아저씨가 사주는 과자먹으면서 놀고 있었다..

이후로 아파트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아파트에 가면 나는  순간적으로 헤맨다...

 

우리언니는 세상이 험해서 아이들끼리는 밖에 내보내지 못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엄마는 아이들을 참 강하게도 키우셨다고 해야 하는건가?

난 가끔 조카들에게 전화를 해선 어디로 나와 이렇게 잘하는데 그럴땐 언니가 미덥지 않은지 핸드폰을 쥐어주면서 수시로 확인을 한다.

어려서 길을 잃었던 경험이 무서워서 그런가??  

나중엔 내가 하두 뭐라고 하니깐 아이들 한테 핸드폰 쥐어주고 파파이스에 가서 맛있는거 사먹고 오라고 5천원을 쥐어서 보내놓곤 안절부절하다가 전화를 안받는다고 놀래서 뛰어 갔다 온 사람이다.

아이들이 언니가 말해준 길로 안오고 다른길로 오는 바람에 엇갈린건데.. 아이들은 어른보다 똑똑하다.

둘만의 모험을 하듯.. 엄마가 알려준 길 대신 새로운 길을 찾았던 거다.

오면서 이것 저것 구경하는 재미는 얼마나 쏠쏠했을까?     벌써 3년째다.. 내가 조카를 내 퇴근시간에 맞춰 버스 태워 보내라고 한지가...  언니는 도저히 도저히 못하겠단다..

같은 뱃속에서 나왔는데 어찌 성격은 이리도 다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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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1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경험 저도 있어요. 이모댁에 가는데 예전에요. 저만 믿었던 만순이, 하지만 저는 내릴 곳을 잊고 종점까지가서 다시 돌아와 겨우 내렸죠. 만순이는 언니 왜 안내렸냐고 물었고 저는 그때 차장 언니있던 땐데 그 언니 목소리가 작아서 못들었어. 그랬죠. 바로 옆에 있었는데요^^;;;

세실 2005-08-1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강하게 키운다고 밤에도 슈퍼 보내요. (제가 나가기 귀찮은 이유가 한몫 합니다^*^)
어제 아무 생각없이 "보림아 학원 자전거 타고 다녀" (버스로 3정거장 됩니다) 했다가 어머니한테 혼났어요....

인터라겐 2005-08-10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물만두님... 그때부터 재치가 있으셨군요....
세실님.. 어찌보면 3정거장 별거 아닌데 이 더위에 큰일날까 무서워요... 할머니 입장에선 큰일날 소리로 들리셨을께 분명해요..^^

로드무비 2005-08-10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들이 보통 좀 어리숙하죠?
동생에 비해서......
제가 딱 그랬거든요.
인터라겐님은 어린 시절부터 무지 야물딱졌네요. 귀여워라.^^

검둥개 2005-08-10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파트에서 한 번도 안 살아봤어요. 대학 때 과외하면서 아파트촌에 들락거리기 시작했는데 얼마나 헷갈리던지... 심지어 과외 갔다가 단지를 못 찾아서 지각하는 악몽을 꾼 적도 있었답니다. ^^;;;
 

아우~ 내일부터 휴가다...

원래 계획했던게 어긋나 버리니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어딜 가야 하나 머리속으로 열두번은 그렸다 지웠다를 하고 있다.. 애도 없고 하니 둘이 맞벌이 하는건 대부분 노후준비용으로 들어가고 있다..   결혼 초에 무리해서  집을 덜컥 사버렸고(진짜 전세 얻을 돈으로 집을 사버린거라 지금 생각해도 감사한다.) 열심히 허리띠 졸라맨 덕분에 이제 빚은없다.    그러다 보니 결혼 5년간은 정말 뒤도 돌아볼 여유없이 앞만 보면서 조금만 참자 조금만 참자 하면서 지내왔는데 이젠 빚이라는 무거운 짐을 덜어 놓고 보니 이제 처음에 꿈꿨던것 처럼 남편과 함께 여행을 많이 다녀야겠다는 걸 실현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

난 워낙에 싸돌아 다니는걸 좋아해서 결혼전엔 버스타고 훌쩍 아무데나 다녀오던 버릇이 있었기에 전국지도를 펼쳐 놓고 가본곳에 동그라미를 그려보니 골고루도 다녔다... 각 도마다 동그라미 안쳐져있는곳이 없다.. 뭐 워낙 갈곳이 많은데 비함 새발의 피지만 그래도 열심히 돌아다닌 티는 난다.. 그런데 울 남편은 오랜기간 군에 매인 몸이었던 탓에 여기 가봤어 하면 아니 여긴 아니..이런현실이다.

그래서 대충 오늘 아침 출근길에 짠 계획은

일단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외도를 향한다... 두 노부부의 결실이 얼마나 멋질것인지 기대가 크다.. 그리고 외도를 나오면서 통영에 사는 동상을 만나 얼굴 도장을 찍고 그리고 발길을 남해로 돌리려 한다.

난 지리산에 가고 싶은데 산은 절대로 안간다는 남편때문에 그길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순천으로 향해 낙안읍성과 보성다원을 거쳐 녹우당에 가고 다시 목포로 와서 서행안 고속도로를 타고 변산반도를 향해 올라간다... 이곳에서 이순신찰영지를 구경하고 서울로...

넘 무리한 일정인가 싶은데 이렇게 한다는 보장은 없다..  왜냐.. 이것은 어디까지도 계획이니깐..

오늘 퇴근하고 집에 가면 남편이 이제 이동시간같은걸 검색해 보고 계획을 다시 짜겠지만 얇은 이불도 하나 가져가려고 한다..

서울에 와선 인체의 신비전에 다녀오려고 한다.. 10월이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 철수한다고 광고를 하던데 아직 무서워서 안 가봤다.. 그런데 이제 가면 또 언제 보겠나 싶어 용기를 냈다.

언니네 식구와 관람할 예정이다.  

팡팡 놀다 막상 코앞에 닥치니 뭘 어떻게 준비해서 떠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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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개 2005-08-10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변산반도 멋지죠. ^^ 대충 챙겨서 발길 가는 데로 가시는게 진정한 여행이 아니겠어요. 재미있게 보내고 오세요 ~~ :)

비로그인 2005-08-1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여행 지도 담에 한번 훔쳐봐야겠당^^

icaru 2005-08-1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 님~~~!! 가는 겁니까!!! 가자가자!!!
즐건 휴가 보내세요~

플레져 2005-08-1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계획이 너무 짱짱하세요.
조금 무리해서라도 다니신다면 좋겠는데... 휴가는 어디까지나 쉬자는 차원이니까
즐거운 곳에서 즐겁게 지내시기를요 ^^

세실 2005-08-10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멋져요~ 전 2년간에 걸쳐 간 여행길을 한번에....부러워요~
외도도 환상이고, 보성차밭도 참 좋아요~~~
보성다원 산책길 가기전에 예쁜 레스토랑에서 녹차수제비 드셔보세요~ 맛있어요.
참 요즘 대진고속도로 통행불가라는 말이 있던데...확인해보세요.
글구 외도도 사람이 굉장하다네요. 다섯군데를 통해서 배가 들어와 어마어마 하다는.... 즐거운 여행길 되시길~~~

인터라겐 2005-08-10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제가 생각해도 좀 무리가 있는 계획같아요.. 보성다원은 가봤는데 남편이 가고 싶다고 해서 집어 넣었어요... ㅎㅎ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타려고 계획중인데 알아봐야겠네요...
플레져님.. ㅎㅎ 기왕 먼길 가는거니깐 무리해보자 하고 있답니다...오랫동안 집에서 콕박혀사는 생활을 한터라 겁나긴 해요..
이카루님.. 잘 갔다 올께요... 고고~
별사탕님.. 여행 지도랄것까진 없는뎁쇼...
검정개님.. 네 재밌게 다녀올께요...

울보 2005-08-1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휴가를 안다녀오셨군요,,
그런ㅁ 내일 부터면 일요일까지 쭉 노시겠군요,,
아니지 월요일인가요,,
그럼 즐거운 여행 되십시요,,

미설 2005-08-10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영이 서울서 가는게 생각보다 아주 아주 멀더라구요.. 물론 가면 사람들도 인심이 좋고(전 유독 그렇게 느껴지대요.) 바다도 보고 좋긴 하겠지만 운전하시면서 갈거면 워낙 거리가 멀어서 돌아오는 길의 짱짱한 스케줄은 아주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아니, 이건 뭐 초치자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전 워낙 여행 하는걸 힘들어 하는 편이라.. 잘 돌아 다니시는 분이라면 이 정도는 되야 뭔가 좀 여행한 느낌일까요??

로드무비 2005-08-10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영, 너무 좋아요.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좋다는 게 제 생각인데 운전은
조심하셔야겠지요.
인터라겐님, 잘 다녀오세요.
2박 3일인가요? 3박 4일인가요? 아니면 그보다 더?^^
맛난 것 많이 드시고요.
사진도 많이 찍어 와 주세요.
하루쯤은 그냥 바다 앞 숙소에서 술 마시며 하루종일
이야기나(?)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아,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