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쳇
어제 저녁 언니네 딸내미 헤어스탈을 바꿔주기위해 미용실에 갔다.
워낙 튼실한 아이라서 그런가 몸집이 상당한데 머릴 앞뒷머리 똑같이 길러서 올빽머릴 해주다 보니 언니 말이 얼굴이 더 커보인다고.. 큰애는 늘씬하고 얼굴도 조막만한데 둘째녀석은 한덩치다.
옷을 입혀놔도 늘씬한 첫째는 폼이 나는데 둘째는 영 아니올시다...
그래서 앞머릴 잘라주면 좀 괜찮을라나 싶어 그 긴 앞머릴 싹둑잘라 주러 미용실에 갔다.
앞머릴 자르니 넘 귀엽다.. 내친김에 옆머릴 살짝 둥글려서 바가지스탈로 잘라 주면 이쁘겠다라고 했더니 그 미용사 말이..
아 강남스탈요?
엥??
에이 얘는 이제 그 머리 할때 지났어요.. 학교들어 가기전에 애들한테는 어울려도 얘는 아니죠..
(애잇~ 기분상해..)
근데 뭐가 강남스탈이란거예요..
호호 모르셨어요? 강남애들은 바가지스탈로 하는애들 많잖아요.. 럭셔리한 옷입히고 바가지 머리 하면 얼마나 깜찍한데요...
젠장맞을...무슨 헤어스탈도 강남머리가 따로 있다니...
난 어렸을때 울 엄마가 집에서 바가지 머리로 맨날 잘라줬었다...
그런데 더 웃기는건.. 그 미용사... 자기가 여기 오픈하기 전에 강남에서 디자이너로 있었다면서 말끝마다 강남에선 강남에선 그러는데.. 우리 동네도 한강이남이니 강남이다.. 된장아..
그러면서...강남하고 이곳하곤 달라도 너무 다르다나...세련된 강남스탈을 권해도 늘 같은 스탈만 고집한다나 어쩐다나... 이것도 상술일까? 강남이 그리 좋으면 거기가서 열것이지.. 왜 이동네에 열었냐고.. 언니랑 그집을 나오면서... 쟤봐라. 어디 강남스탈인가... 궁시렁 궁시렁 하면서 나왔다.
이런 씁쓸한 와중에도 정말 웃겼던건... 조카가 머릴 자르면서 지었던 표정이 울언니가 어렸을때 지었던 표정과 똑같다는거다.
울 언니는 이상하게 집에서 엄마가 머릴 잘라주면 울고 불고 난리를 부렸었다.
옆방에 세들어 있던 방배동에서 미용실 하는 언니가 가위들고 와서 집에서 잘라줘도 울고 불고.. 결국 미용실에 가서 다듬고서야 울음을 그치곤 했는데 어제 울 둘째 조카의 표정이 언니랑 똑같은것에 충격받았다.
언니 봤냐?
엉...
참 이래서 피는 속일 수 없나봐...
울 엄마 참 고생했겠다...
그러게. 엄마한테 잘해야겠다...
아.. 가끔 바가지 머리의 유혹을 느끼는데 바가지머리 웃길까? 다음에 시도해 봐야겠다.. 변형된 바가지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