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일부러 시간을 내 가면서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 바로 목요일 저녁에 하는 해피투게더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되는 스타의 과거 얘기는 의외도 많고 그래 저때부터 끼가 있었네 하는 새로움을 알게 되는것도 즐겁고. 몇십년의 시간이 흐른뒤 만나는 변한 모습의 친구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설레임도 있고..
어제 김미화와 김창렬편은 가슴 찡하게 다가왔다.
가요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디제이 디오씨의 노래하는 창렬이가 저렇게 수줍음 많은 제 2선에서 노는 아이였다니.. 말수도 없고 늘 친구들에게 맞고 다녔다는 얘기가 어찌나 웃기던지..
그 친구들의 환심을 사려고 가방 들어주고 떡볶이 사주려고 했다는 전학생 김창렬의 모습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잘나가는 무리가 있으면 그 뒤에 그늘진 곳에서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무리도 있으니...
우리 큰조카 혜민이가 초등학교 1학년때.
반친구의 생일파티가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생일파티라는게 엄마들의 입김이 작용하는거고.. 우리 조카만 생일파티에 초대 받지 못했다.. 덩치만 컸지 11월 생이라 아이같은 우리 조카가 상처받고 울던 모습은 생각만 해도 마음 아리고 눈물난다. 다른 친구들은 다 초대받아서 생일파티에 간다고 하는데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왔을 조카의 모습이 김창렬의 어렸을때 모습과 겹쳐지는건 왜였지...
나중에 우리 조카 저런 프로그램에 나가게 되면 너 왜 그때 나 생일파티에 초대 안했니 라고 물을까?
김미화편을 보면서는 눈물 찔끔했다.
옥수수빵과 삼각우유.. 어려운 가정형편때문에 늘 그 빵을 남겨가서 동생을 줬다는 김미화. 친구들이 기억하는 김미화는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늘 웃고 다니던...자신만만한 소녀였다. (나도 저 옥수수빵과 우유 먹었었다. 우리 큰오빠가 학교 다닐때 늘 저걸 챙겨왔다.. 음 그러고 보면 우리 오빠도 장남으로서 동생들을 먹여야 한다는 그런 마음에서 그랬나? 난 그저 오빠가 먹기 싫어서 가져오는거라고 착각하고 살았나 보다....)
정작 김미화는 아마도 내가 옛날 그 아펐던 과거는 다 잊고 싶어서 그랬는지 기억 나는게 별로 없다고 ..... 아마 기억속에서 지우려고 했던것 같다고 너무 솔직하게 털어 놓아 그녀의 인간적인 모습에 더 찡했는지 모르겠다.
학교에서 아빠 없다고 놀리는 아이들때문에 학교를 안가고 버티고. 그래서 결국 전학을 했고 전학한 학교의 친구들의 따뜻함만은 잊을 수 없다는 그녀..
패널로 나온 친구가 미화의 동생이 학교로 찾아온 적이 있는데 들키면 선생님한테 혼날까봐 책상밑에 숨겨준적이 있다고 말했을때 김미화의 눈동자가 흔들리는것 같았다.
동생이 언니가 가져오는 빵때문에 늘 기다렸다는 얘기..
친구 한명 한명을 만날때 마다 눈물을 보이는 그녀는 참 인간적이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만약 내가 기억하는 학창시절이 불우했고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면 나는 결코 그 친구들을 찾으려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내 지우고 싶었던 과거사를 들춰내서 아프고 싶지 않으니깐...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를 탓하지 않고 늘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녀. 김미화. 자신이 못배웠던것을 만학으로 풀었고.. 이제 그녀는 당당하게 자신의 위치를 잡았음에도 늘 변화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가는 김미화는 정말 인간승리다.
TV책을 말하다 게시판에 들어가 보면 김미화가 자질이 없다는등 하면서 인신공격성 글도 많이 올라온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도대체 책을 말하는 진행자로서 어떤 사람이 어울리는데?
우리 사회는 너무 편파적인게 못마땅하다... 잘나가는 사람들에게 붙어 살려고 하는 무리들.. 에이 정말 싫다.
아 김미화의 친구중에 한 명.. 보기에도 새침했던 아줌마가.. 어 나 맞아 새침하고 조용하고...
여기서 나의 초딩때 모습..
몇년전 초등 동창회 모임에 나갔을때 나를 기억하는 한 남자애가 너 학교 다닐때 무지 새침했어. 그리고 공부 못하고 지저분한 애들 싫어했던거 아니? 내가 이 소리에 내가 언제 그러면서도 쥐구멍을 파고 싶었던게 생각난다.
그랬다.. 내가 어렸을때 읽었던 책속에 나보다 잘난 사람과 친구를 맺어야 내가 배울게 많다던.. 그런 내용을 읽고선 나보다 못한 애들이랑은 친구 안한다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참 책은 잘 골라서 봐야 한다니깐...
아마도 그앤 초등학교 5학년때 친구지 싶다. 그래서 난 어렸을때 친구 만나는게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