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드무비 > 서글픈 사람들, 일러스트 몇 점


아침인 듯, 창 앞에서 입이 찢어져라 하품하는 여인.

 


마지막 전철인 걸까, 역시 입이 찢어져라 하품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

 


옆에는 커피물이 끓고 있고 팬케이크라도 굽고 있는 걸까?( 한가닥했던 젊은날을 말해주는 듯한 늙은 요리사 팔뚝의 문신.)

 


속눈썹에 마스카라를 칠하느라 여념없는 젊은 여성의 표정도 심란하긴 마찬가지.

 


제기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산다는 것......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 연남동에 살 때 나는 아직 어린 주하를 데리고 마포도서관에 책 빌리러 부지런히 다녔다.  아이는 서가 사이사이를 숨바꼭질하며 돌아다녔고 나는 그 시간이 그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었다. 지하 매점에 가서 1000원짜리 카레라이스나 라면, 떡볶이를 사먹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었고, 도서관 옆 꽤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서 모퉁이를 돌면 큰 헌책방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전직 장관과 몇 번 마주치기도 했다.

이 일러스트집은 그 헌책방 지하에서 어느 날 내 눈에 띄었다. 1959년, 1960년에 발간된 것으로 제목은 American Natives. 작가는 Eric Sokol이고 소개하는 이는 Steve Allen이다. 소개하는 이의 말대로 어쩌면 이렇게 웃긴 그림들이 비극적으로 느껴지는지......마음에 들어서 가진 돈을 몽땅 털어 샀다.(그래봤자 2만 원 안쪽으로 기억됨.)

일러스트들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4,5십 년 전 미국 보통 사람들의 일상도 뭐 지금의 우리와 그리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보이며 모두 60장의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책 표지가 궁금하시다고요?

 

 

하드커버의 초록색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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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6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4-26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한 사람 저여유.^^
 

아영엄마
인터라겐님~ 다음엔 책 사라고 무슨 날이 또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 - 2005-04-25 13:13 삭제

 

내가 읽을것들이 밀려있음에 할인쿠폰 아까워 책을 샀다는 글에 아영엄마님이 달아주신 댓글이었다..

흑이것이 바로 하루만에 현실로 나타나다니...

인***에서 또 메일한통이 왔다.

메일 수신한 사람에게 발급하는 할인쿠폰이라나...흑흑 어제 보다 더 강력한것이었다.

내가쓴 쿠폰은 3만원구매시 3천원할인였는데 오늘 발급받은건 2만원구매시 5천원할인인것이다..  이럴순없다...나보고 어찌하란것인지.... 유효기간이 5월 8일까지란다..

어떤 구실을 잡아서 라도 책을 구입해야 할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나를 스친다.

벌써 평소 보고 싶었던 책들이 뇌를 스치면서 나 잡아봐라 하고 있으니...

당장 이것이 제일 좋은것 같고...탐이 나서 잡으면 그것보다 더 좋은게 뒤에 기다리고 있으고... 더 큰것을 잡기 위해 기다리고 있으면 먼저것보다 못한것만 들어오고....

그러니 사람의 마음은 어쩔수 없나 보다....

지나번에 은행에서 돈을 찾으면서 카드만 빼오고 돈을 안가져와서 그냥 허공으로 돈을 날린날이 있는데  그일만 아니었음 지금쯤 저 2만원 까짓것하면서 질러버릴텐데...

사람이 뭐에 홀렸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란걸 배웠으니 속이 쓰려도 더 큰돈 안잃은것에 감사했는데 이렇게 눈앞에 아쉬움이 남으니 쓰리다 못해 아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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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4-26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아까워라!
저도 두어 번 그럴 뻔했다가 주하가 "엄마!"하고 소리 지르는 바람에...^^;;;
아무리 그래도 2만 원어치 책에 5천 원 쿠폰은 쓰셔야겠는데요?

인터라겐 2005-04-26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ㅎㅎㅎ

물만두 2005-04-26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지름신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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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04-27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귀여워요~ 제딸 보림이가 좋아하겠어요~ 낼 보여줘야지...
 

개인적으로 웃찾사를 보면 무슨 내용인지 이해를 못합니다.

그래서 매번 볼때마다 저거 뭘 얘기하려구 하는거야 라면서 묻는데...돌아오는건 대충 이해하려고 하지말고 있는 그대로만 보라는...그래도 전 이해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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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4-2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전출처 : 난티나무 > 그림책 1 "날까, 말까?"




2002, Julia Friese, Lirabelle

날까, 말까?



"자, 얘들아, 시간이 됐단다! 나를 기다리는 알들이 많구나."
(나뭇가지에 주루룩 서서 날 준비를 하는 그림 한 페이지 생략)





모두가 날아가. 모두, 한 마리만 빼고.





이렇게 많은 짐을 가지고 나는 건 얼마나 힘든지!





그렇게 모험은 시작되지.





"새 맞아, 너?"
"그야 물론이지."
"어떠냐, 나는 건?"
"모르겠어."
"너 펭귄이냐?"
"당근 아니얍!"
"그럼 왜 안 날아?
 그리구 그 안에 다 모냐?"
"내가 발견한 거시기들이다."
"어떤 거시기들?"
"그냥 거시기한 것들이야, 중요한 것들."





달팽이들과 친해졌다. 걔네들, 적어도 걔네들은 이해해...





걔네는 너무 빨리 가지 않아.
근데 걔네 관심사는 오로지 야채 뿐이야!
게다가 걔네들을 내 부리로 콕콕 쪼아먹고 싶은 걸 참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친구들을 절대로, 절대로 잡아먹어선 안 되니깐 말이야, 걔네랑 헤어져야 겠어.

( 그 새 늘어난 짐을 힘겹게 끌고 가는 페이지 하나 생략)

(그 다음, 날아가는 새들을 바라보며 어떻게 날지? 아무려면 어때? 하는 페이지 하나 더 생략)





잠자기엔 고민이 너무 많아.
그런데 내가 정말 새일까?





어, 쟤네들도 안 날잖아. 아마도 날 수 없을 거야.





"안녕, 니네들 새냐?"
"그럼, 물론이지."
"근데 왜 안 날아?"
"우리, 우리는 헤엄치기를 더 좋아해.
그러는 너는? 넌 걷기를 더 좋아하니?"
"모르겠어.
 어쨌든, 이것들 전부를 가지고는 못 날겠어."





"니네 나는 게 어떤 건 지 아니?"
"우린 그거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되게 가볍고, 바다까지도 전부 볼 수 있어.
 근데 저 위에는 잡아먹을 생선이 없어."
"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먼저 헤엄을 쳐 보는 게 어때?
 우린 여기서 잘 먹고 잘 지낼 수 있거든."





"그럼 내 짐들은?"
"갖고 와!"

(헤엄은 어쩌면 나는 거랑 비슷하겠지. 헤엄칠까, 말까? 하는 두 페이지 생략)









"물은, 차갑고 게다가 축축해!"





""나 헤엄 못 치겠어! 물, 전부 물이야!"





"살려 줘요~! 도와줘!"









이렇게 해서 또다른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지.




도서관서 빌려온 책이다.
아마존 프랑스에도 이 책이 없어서 인터넷을 뒤졌더니,
이 Lirabelle이라는 작은 출판사는 일반서점에다 책을 내놓지 않는단다.
도서관에서만 찾아볼 수 있고, 원하는 사람은 직접 주문해서 책을 사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속표지에 적힌 가격이 좀 세다. 18유로, 20000원이 넘는다.

그림이 참 좋다. 여백도 좋고.
그냥 그린 그림인 줄 알았더만, 알고 보니 판화란다. 동판화.

아직 제대로 날지 못 하고 있는 나, 저렇게 스스로 짊어진 짐들이 많아서일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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