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전화를 받았다.
친구의 입에선 아침부터 신세타령이 구구절절하게 흘러나온다.
참 내 팔자는 뭐가 이런다니... 글쎄 누구 알지.. 걘 무슨 복으로 그렇게 시집을 잘갔다는거야..
난 지금 배는 남산만해져서 이렇게 눈치보면서 회사다니고 있는데 시댁에선 어떻게 하면 생활비를 더 탈까해서 신경을 바짝바짝 건드리고 있는데 누군 해외로 여행이나 다니면서 유유자적하게 살고있고 ... 내가 도대체 왜 결혼한거니... 그냥 혼자 벌어서 먹고 살아도 편하게 살고 있을것을.....
뭐 이런 요지의 내용이다. 나도 얼마전 그런 느낌을 엄청스레 크게 받았는데...
어릴적 친구가 집에서도 아주 세련된 복장으로 이쁘게 살림하는 모습(?)을 찍어 올렸는데 그 사진을 보는순간 난 왜 저렇게 못사는거지?
오늘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우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화기를 내려놓은건 서로가 욕심이 많아서이다에 표를 던지면서 나중에 보자 그걸로 지금의 억울함은 씻어질꺼다 이렇게 애서 위안을 삼았던것이다.
나도 그냥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남편이 벌어다 주는 월급으로 못살겠냐 싶지만 그래도 내 노후가 불안하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으니 남보다 두배 세배 더 열심히 뛰어야 따라갈것 같은 기분에 내 스스로 만족을 못하고 조금더를 외치고 있는게 분명하면서도 왜 다른 사람들이 여유롭게 사는것에 속상해 하고 있는것인지...사람은 끝을 모르는 욕심쟁이라는 소리가 맞긴한가보다.
아니 내가 더 속상한건 스스로 다른사람보다 더 아끼고 열심히 뛰면서 산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일런지도 모르겠다.
가계부를 다시 들여댜 봐야겠다...어디 내가 모른곳에 누수가 생긴건 아닌지...
결혼한 여자들은 다 똑같은 불만을 갖고 살고 있는것 같다.
저 그림속의 여자처럼 당당해 보이면서 도도해보이고 수줍어보이기도 한 여자이고 싶다... 결혼전의 잘나가던 나로 돌아가고 싶다...뭐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