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섭리는 참 오묘하다...

어른들께서 아무리 궂은 장마라해도 하루 빨래 말릴 시간은 준다고 하시는 말씀이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가...   어제 정말 바람에 볕에 이불이 뽀송거리게 말라서 기분이 상쾌하니 좋았다.. 그런데 새벽녘부터 우루루 쾅쾅 하더니 또다시 비가 많이 온다.

비오는 날 아침의 풍경은 참 재미난다..

알록달록한 우산 만큼 각양각색인 사람들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난다.

새침해 보이는 여자 아이 분홍가방 분홍우산 장화까지 분홍으로 아주 핑크공주다... (장화 신은 모습이 너무 귀엽다.. 무릎까지 오는 긴양말에 짧은 반바지.. 엄마의 센스가 돋보인다.)

그래도 압도적으로 많은건 젤리슈즈.. 그것도 색색의.. 비가 와도 뭐 그냥 물 한번 찌끄리면 될듯싶은 편해 보인다.. 미끄럽지는 않을까? (동네에서 3천원에 팔던데 하나 사 신어 볼까.. 이참에..)

너무 웃기는건 저학년은 온통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우산인 반면 덩치 큰 고학년은 체크무늬, 레이스, 빨강, 검정의 단색... 우산을 보기만 해도 알 수가 있다.

신호 대기중에 어떤 남학생이 가방멘 뒤로 우비를 입었는데 ㅋㅋ 어찌나 귀엽던지 지나가는 중학생들이 어머 쟤좀봐 하면서 까르르 거린다... 노란장화.. 파란 우비... 노란 우산... 이거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학교가면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코디다... (머리는 젤을 발라 위로 살짝 세웠다.)

혹시 우리 조카들도 학교에 가는거 아닐까 해서 이리 저리 고개를 돌려 봤지만 이것들은 안보인다..  아마도 5분전에 뛰려나 보다.. (학교와 집이 가까울수록 지각한다는 말이 맞다..)

어떤 여자는 이 비오는날 치마를 입었는데 가방에 스쳐서 그러나 치마가 반쯤 돌아가 있다.. 말해 주고 싶은걸 꾹 참았다.. (예전에 이런말 해주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은 뒤부턴 말해주기 싫다..)

조금더 내려오면 사립초등학교가 있다.. 여긴 비오는날이면 아수라장이다... 에쿠스는 팔려서 명함도 못내밀 차들이 즐비하여 줄줄이 학교 정문앞에서 아이 한명씩 내려놓고 불법으로 유턴을 한다... 이런 나쁜 넘들.. 차 막혀 가면서 참고 내려온 사람도 있는데 여기서 불법으로 유턴을 한단 말야..

차 정리하고 있는 아저씨와 한판 싸움을 한다... 아저씨 거기서 차돌리게 하면 어떻게해요..  당신같은 사람들이 있으니깐 이나라가 안되는거야 어쩌구 저쩌구..  이건 실제로 보지 않으면 그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지 모른다..

일부 몰지각한 엄마들 그렇게 해놓고도 너무 당당하다.. 우리 앞에서 차 끼어 들라치면 우린 그냥 밀고 간다.. 너 박으려면 박아라.. 우리 보험 빵빵하게 들어놨다.. 거기서 박으면 니네 과실이 더 큰거 알지.. 우린 이런다... 심보가 못되어서 저런 엄마들 이해 못한다..

어떤 사람들은 누가 이기나 해보자 하면서 무조건 머리만 들이 미는데 이 동네 사람들 이젠 꿈적도 안한다..그런 사람 다 끼워 주다 보면 지각하기 딱이다.. 아침에 밀려드는 BMW, 벤츠, 아우디,포드,렉서스, 볼보... ㅎㅎ 정말 종합 차 전시장이다... (여기서 웃긴 얘기 하나.. 차가 좀 후지다 싶으면 학교 정문과 좀 떨어진 곳에서 아이를 내려주고 가고 차가 좀 나간다 싶으면 떡하니 정문앞에서 내려주고 바로 턴한다는 사실...)

학교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는데 왜 그러냐구 정말... 아무리 돈 많다구 자랑질 하고 싶어도 그렇지... 너무 한거 아닌가 싶다..

이런 내가 말을 하면 언니는 그런다.. 니가 비틀려 있어서 그래.. 나도 돈만 있으면 저짓 못할것도 없지.. 다 돈이 없는 사람들이 느끼는 비애야 그거...

정말 그런가?    나도 나중에 돈이 넘쳐 주체할 수 없게 되면 저렇게 할까?  

지난번 우리와 삿대질 하면서 싸웠던 볼보차 주인은 이제 한참 위로 올라가서 정식 유턴 표시 있는 지점에서 차를 돌려서 내려오는걸 봤다. 진작 그럴것이지..    내가 손해 보고 산다는 느낌이 정말 싫다..

 

불과 몇미터 차이로 있는 두 초등학교의 모습은 정말 많은걸 생각하게 해준다..

그래도 내눈엔 그렇게 엄마 아빠차 얻어 타고 다니는 교복입은 사립초등생들 보다 비오는날 장화신고 우산 쓰고 친구들과 만나서 웃고 떠들며 등교하는 공립학교 초등학생들이 더 활기차 보이고 이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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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7-1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오는 날 거리 풍경 생중계, 이상은 논현동(아닌가?^^) 사거리에서
인터라겐 리포터였습니다.

인터라겐 2005-07-11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로드무비님 흑석동의 거리 풍경이었습니다요....

merryticket 2005-07-11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 리포터님, 사견이 좀 들어갔네요..진짜 방송중이라면, 항의 들어오고 난리겠읍니다~만, 구구절절이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자가용 타고 학교 오는 애들보다, 알록 달록 우산, 우비, 장화 신고 학교 오는 애들 모습이 천진하고 더 이쁠것 같아요^^

로드무비 2005-07-1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석동이랍니다요.^^

마늘빵 2005-07-11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까운데 사시네요. 전 상도동인데 ^^

물만두 2005-07-1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경이야 비슷하겠지요^^;;;

세실 2005-07-1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비오는날 출근길 정경이 아주 멋집니다.
오늘 아침 규환이는 파란 우산에 파란 우비, (어찌나 귀여운지. 깨물어 주고 싶더라구요. "엄마 왜 나 자꾸만 쳐다봐" 왜긴...이뻐서 쳐다보지~.아쉽게도 파란장화가 작아서 못신었어요. 이따 퇴근길에 들러 사줘야 겠어요~~
그그..5천만원짜리 에쿠스는 명함도 못내밀면..제 10년이 거의 다된 아벤떼는...헉. 일하는 아줌마 차인줄 알려나?? 에고.....

인터라겐 2005-07-1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하루 늦게 답글을 달라니 뻘줌 하옵니다...
올리브님.. 그쵸 .. 이러다 항의 전화 많이 받겠지요? 전 씁쓸해요.. 저런 장면들을 보면요...

아프락사스님.. 가까운곳에 사시는군요.. 지하철을 탈때면 상도역에서 내립니다...ㅎㅎ 반갑습니다..

물만두님..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니... 물만두님 사시는 동네도 그렇죠?

세실님.. 오 파란우산에 파란우비 입은 규환이 모습이 그려집니다.. 얼마나 귀여울지는 안봐도 삼천리 ^^ 귀공자 스탈이잖아요? ㅎㅎㅎ 오늘 아침엔 재규어 봤어요.. 새로 뽑았는지 번쩍 번쩍...

 

어김없이 남편은 조기축구 갔다.. 원래는 한주씩 걸러서 가기 때문에 이번주에 안가는 날인데 연합대회 있다고 하두 난리가 나서 갔다.. (어제 스파게티를 사준것도 이렇게 가기 위한 사전 포섭(?)의 의미가 있었다)

시어머니 찜찔방 가셨다..

이불 다 걷어서 옥상에다 널어놓고 청소하고 나니 이제 자유시간이다..

오랫만에 오페라의 유령 CD 틀어놓고 책보다 너무 좋아서 접속했다..ㅎㅎㅎ 이러면 후다닥 시간이 갈텐데...

어제 사무실에서 책을 안가져 와서 읽을게 없다.. 할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소공녀나 봐야지...

바람은 살랑 살랑 불어오고...

좋다... 좋아..

이불도 햇볕에 바짝 말랐으면 좋겠다.. 그동안 비가 와서 모든게 꿉꿉했는데 창이며 문이며 다 열어 놓고 환기를 시키고 있으니 내 기분도 뽀송거리는것 같다.

이렇게 좋은날 알라딘에서 시간을 다 뺏아기면 아니되겠지요? 

 

즐거운 일요일 오후 보내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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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tomlady 2005-07-1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도 즐거운 일요일 오후 보내시와요.. ^^

하루(春) 2005-07-10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시군요. ㅎㅎ

비로그인 2005-07-10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자랑 작은 딸 산 입구에 실어다주고 왔는데 큰딸이 안떨어져서 망했답니다, 헤헷! 그래도 꿋꿋하게 알라딘!

클리오 2005-07-1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빛 나나요? 여기는 아직 흐린데요....

실비 2005-07-10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오후 보내시고 계신거죠~?
전 이제 책 읽은거 리뷰 쓰러 가야겠어요.ㅎㅎ

로드무비 2005-07-10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 상쾌하네요.
그 기분 너무 잘 알죠.
소공녀는 주하가 요즘 반복해서 읽는 책인데
인터라겐님은 비디오 말씀하시는 거죠?
소개해 주세요. 무슨 타이틀인지...^^

부리 2005-07-1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군께서 조기축구 하시는군요. 날씬함의 비결은 역시 거기에... 으음...
한가로운 휴일 오후 보내고 계신가봐요. 남은 시간도 잘 보내시고 꼭 30등 안에 드세요!

세실 2005-07-10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어. 청주는 흐려요~ 좋겠당.
전 오늘도 하루종일 규환이한테 시달리다가, 이제야 저녁먹고 아빠랑 산책 나갔어요~~

인터라겐 2005-07-10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여긴 오랫만에 해가 나서 이불 바짝 말렸더니 뽀송뽀송하니 기분 좋아요... 규환이 오기 전에 충분한 휴식을...

여울효주님.. 네 남편이랑 시어머니 오기전까지 충분히 제 시간을 보냈어요.. 단 몇시간이라도 이렇게 보내고 나면 기분 좋아요...

부리님.. 네 조기축구 ...광입니다... 감사합니다.. 30등안에 들어서 부리님 소망에 부응하겠습니다...

로드무비님.. 그죠.. 너무 개운해요.... ㅎㅎ 전 책 말한거예요.. 집에 소공녀책만 3권있어요... 전 책이 재밌던걸요....

실비님.. 리뷰는 쓰셨어요? 네 저녁도 배부르게 먹고 오늘은 나름대로 행복하게 보냈답니다..

클리오님.. 흐렸군요.. 여긴 정말 반짝 해나서 기분좋았어요..

별사탕님도 같이 산행가시지 그러셨어요.. 오늘은 산행하면 정말 상쾌했을것 같아요..

하루님.. 전 혼자 있으면 너무 행복해요.. 맨날 이러면 더 좋을텐데...

스노우 드롭님... 님도 즐거운 일요일 보내고 계시는거죠?
 

아직 나나  울 남편은 싸이에 익숙치가 않다..

그런데 요즘은 음식을 앞에 두면 사진을 다 찍을때까지 기다려 주는게 예의라도 되듯...아까도 어느 커플이 음식이 나오자 여자는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고 남자는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는것이다..

이런 사진 본 기억이 있으시죠?

그거 보면서 울남편이랑 참 먹는게 저래 힘들어서야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생긴지 좀 오래 되었는데 한번도 안가본 뚝배기 스파게티집...

오랫만에 난 치즈오븐스파게티를 울 남편은 해물 가스오부시 스파게티를 시켜서 먹었다..    왜케 맛난것인지... 아마도 여기다 무슨 약을 넣은거 아닐까?  6천원, 7천원 이었는데 양도 제법 많고 깔끔하니 입맛이 돈다... 큼직한 토마토도 더글더글하게 들어있다.

세수대야냉면이 먹고 싶었는데 울 남편이 자기는 서양식이 좋단다. 정말 나랑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난 편안하게 앉아서 먹는게 좋은데 울 남편은 가끔한 테이블에 꽃 꽂아두고 먹는게 좋다니... 험난하다...

밥하기 싫을때 이렇게 외식을 하면 좋은데 시어머니의 태클이.... 그래서 오늘은 이발하러 가면서 먹고 온것이다... 우리가 몰래 먹고 온걸 모르는 시엄니 ...감자를 한소쿠리 쪄서 올려다 놓으셨다..

아 찔린다 ...하지만 잔소리 듣는것 보다 이렇게 몰래 먹는게 속이 편하니 어쩐다...

그래서 아들은 결혼하면 뺏기는 기분이 든다는게 맞는것 같다.....

 

다들 저녁은 맛있게 드신거죠?  ㅎㅎ 전 이제 그여름의 태풍(제목이 맞던가??) 하고 온니유 보러 가야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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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09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요^^

실비 2005-07-09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좀있다가 온리유 보러 가야겠어요.ㅎㅎ

세실 2005-07-09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스파게티 좋아해요~~
우린 저녁으로 이마트 식당에서 규환이는 해피밀, 보림이는 어린이짜장면세트, 신랑이랑 저랑은 양푼비빔밥 먹고 왔어요~~~
호~ 온니유가 재밌나봐요~

클리오 2005-07-09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남자분이 양식 좋아하는거 보기 힘들던데.. 저도 오늘 스파게티 너무 먹고 싶었는데 맛난 곳으로 가기가 힘들었어요. 엉엉~ 근데 시어머니랑 같이 산다고, 외식까지 눈치봐야 된다면 정말 저는 절대로 같이 못살겠어요.....

perky 2005-07-10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론 시어머니 몰래하는 남편과의 데이트도 필요할 것 같아요. 잘 하셨어요. ^^

인터라겐 2005-07-1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울효주님.. 지금부터 많이 드세요.. 가끔 새로운것에 대한 도전도 괜찮잖아요..
차우차우님.. 그런데 참 많이 찔립니다... 그냥 나가서 드시지요 할때 그러마 하시면 좋을텐데.... 그게 안되니...
클리오님.. 저희 남편이 좀 별나지요...ㅎㅎ 가능하면 떨어져서 사시면서 잘 해드리는게 더 좋아요 ^^
세실님.. 전 양푼비빔밥이 더 좋아요...
실비님.. 온리유 재밌어요... 조현재가 싫었었는데 이거 보면서 좋아질려구 한답니다..
물만두님은 일요일 아침 즐거우시죠?

merryticket 2005-07-10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게티를 뚝배기에 주남유?

인터라겐 2005-07-10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올리브님 스파게티 담아 내는 그릇이 옹기같은 넓적한 항아리 뚜껑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가스오부시 넣은 스파게티가 정말 입맛돋구게 맛있었어요... 그릇도 한몫한것 같아요.. 서양요리에 한국식 그릇이니... 다음에 가면 사진 찍어 와야겠어요..
 

한달에 한번이나 두번 정도 시골에 계시는 시할머니 할아버지댁(울 남편 외가)에 치킨을 배달시키곤 한다.

두분만 계시니 식사같은게 부실하고 그러다 보면 기력이 약해지셔서 힘들어 하신다. 

그런데 5남매나 되는 자식을 두셨건만 누구 하나 모시겠다는 소릴 안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서울은 숨막혀서 싫다고 하시지만 서도...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것이 배달!!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페***나 한곳을 알아냈다... 역시 시골이라서 많지가 않다.

그렇게 1년을 훌쩍 넘도록 거래를 했는데 지난주에 너무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문을 넣고 나서 이체를 하는데 집에 있는 컴이 내 usb드라이브를 못읽는것이었다.. 인증서가 없으니 이체도 안되고.. 그날 따라 남편도 인증서가 없단다..

주문을 했고 어쩌나 그래서 다시 전화를 해서 사정얘길 하고 월요일 아침에 바로 넣어 드린다고 하니 그분들도 그렇게 하시라고 선선히 허락을 해주시는거다... 어찌나 감사하던지..

그런데 문제는 할머니께서 잘 먹긴했는데 그 사람들 너무 한다고 전활 주셨다.. 할머니가 바로 전화를 해서 따질까 하다가 그냥 말았다고 하는데

평소 닭한마리면 할머니 할아버지 두분이 맛있게 드시고도 남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다음날 한끼를 더 드셨는데 세상에 오늘 온건 살도 없고 다리가 3개나 들어있고 양도 평소의 절반정도라나...

으 이럴수가... 믿었던 발등이 찍힌듯 하다..

월요일 송금을 하고 난뒤 오후께 전화를 해서 섭섭하다 말을 하니 아줌마가 그럴리가 없다면서 펄쩍 뛰신다...  그런데 마음이 왜 그리 찝찝하던지..

내가 늦게 송금을 해서 그렇게 갖다 준건지 아님 닭집에 공급되는 닭이 바뀐건지...

그래서 오늘은 중국집을 알아봤다.. 지난번 시골갔을때 맛있게 드시던 모습이 생각나서 여기 저기 알아보니 다 문닫았는지 전화를 안받는다.. (시골은 장사가 아무래도 안되니 어쩔수 없나 보다..)

우여곡절 끝에 한집이 전화를 받는다...

나도 참 멍청하지.... 아저씨 거기 탕수육 맛있어요??

당근 맛있다고 하지 우리집 맛없어요 할 사람이 어딨나...

15,000원이라고 한다.. 아저씨 만두는 서비스 주죠?  예 우리집은 만두는 꼭 나가요..  그럼 계좌번호 불러주세요.. 제가 송금해 드릴께요..

????

이 아저씨 말길을 못알아 듣는다... 여긴 서울인데요..할머니댁에 보내려구 하는거 예요. 그러니깐 아저씨네 통장번호 알려 주시면 지금 돈을 부쳐드릴테니 그냥 맛있게 해서 배달만 해주시라구요..

아~ 예...

내가 분명 아줌마는 맞을꺼다.. 송금하고 나서 재차 확인전화를 해선 아저씨 고 밑에 페***있죠 거기도 닭가지고 장난하다가 거래 끊어 버렸어요.. 맛있게 해주시면 자주 시킬께요...

ㅎㅎ 이게 협박인가? 

암튼 누가 보든 말든 자기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때 받는이도 기쁠것이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장사의 끝은 안봐도 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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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7-09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인터라겐님 대단하심다....배달까지 해가면서....
낭군님, 싸모님한테 잘 하십쇼!

인터라겐 2005-07-09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배달만 시켜요..돈은 나중에 시어머니한테도 받아내고 남편한테도 받아낸답니다...

merryticket 2005-07-09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런 좋은 방법이 있었군요..
사랑을 전하는 방법을 생각해내시고 실천하신 인터라겐님께 추천 한 방 때립니다요~~

물만두 2005-07-0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손이시군요^^

날개 2005-07-0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대단하시군요...! 시할머님까지 챙기실줄 아시다니....^^

인터라겐 2005-07-0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저희 외할머닌 84살이신데 아직도 허리가 꼿꼿하시거든요 그런데 시골할머니는 76이신데 허리가 ㄱ자로 굽으셨어요.. 농사 그거 정말 너무 힘든거더라구요..

여울효주님.. 그쵸.. 저도 꽁짜 쿠폰쓸땐 배달 시키고 나서 줘요.. 안그럼 많이 부실해서리....그러면 정말 안되는데...추천감사합니다..
물만두님...무늬만요...ㅎㅎㅎㅎ
올리브님.. 아웅 추천까지 ...감사합니다....

울보 2005-07-09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손주며느리네요
정말 알면 알수록 착한사람이군요,,님은요,,

미미달 2005-07-09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달 아이디어는 독특하면서도 아주 기똥찹니다. *^^*
근데 '거기 탕수육 맛있어요?' 이거 보고 엄청 웃었어요. 크크크

인터라겐 2005-07-09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그냥 착한척 하면서 살기가 저의 삶의 목표랍니다...후후 하나도 안착해요...

미미달님 달리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몰라서요... 다행이 맛있었다고 하시네요..

진주 2005-07-0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대단하셔요~~~
난 그런 생각은 못 해 봤어요. 여기서 친정이나 시집에 주문해드리고 입금시키면 되겠네요. 정말...그래도, 저는 효녀가 아니라서 과연 실천을 할지 ㅡ.ㅜ

로드무비 2005-07-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의 다정하고 섬세한 마음에 한 표를......
우린 아무래도 같은 과科인가 보아요.=3=3=3

인터라겐 2005-07-1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께 전염되어서 그렇지요...ㅎㅎㅎㅎ
진주님.. ... 간식거리가 없는 시골에선 특히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말로는 괜찮다고 하시면서 얼마나 잘 잡수시는지.... 한번만 해보시면 안 할 수가 없어요
 

나는 왜 진작 엄마의 사랑을 못느꼈을까?

어렸을땐 엄마가 계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던게 비오는날 우산도 안가져오고 그랬던 엄마에 대한 기다림이 미움이 된건 아닐까도 모르겠다.

결혼을 하고 나면 효녀 효자가 된다고 하더니 그말이 맞나보다..

우리 친정집은 걸어서 5분거리다.    퇴근길이면 어김없이 엄마네 집을 거쳐 언니네로 그렇게 들렸다 가는게 우리집이고...

그런데 내가 퇴근할때면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김이 모락모락나는 밥을 지어 놓고 기다려 주신다.. 집에 올라가면 피곤한데 밥 차려먹기 귀찮을것 아니냐고 하면서...

우리 엄마가 얼마나 밥을 맛있게 하냐면 압력밥솥은 비교도 안된다...정말 포실포실하다는게 맞을것 같다.   누룽지도 예술이고...

그런데 가끔 엄마한테 오늘은 어디 가서 좀 늦어요 라던지 아니면 바로 올라갈께요 라는 전화를 잊곤 한다... 워낙 전화하는걸 싫어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제도 시장에서 언니를 만나 이것 저것 둘러보다 체육센터를 갔고 아차 싶어 전화를 하니 언니한테 얘기 들었다고 바로 올라갈꺼니 하고 물어보신다..

그런데 운동을 끝내고 나오니 비가 온다.. 우산도 없는데 ...

어쩌나 하고 있는데 엄마가 보인다... 커다란 우산 하나 들고 서계시는 울엄마...

아니 엎어지면 코닿을때 있던 학교까지도 안오시던 분이 이 먼곳까진 왜 오시구 그러신데..

이럴땐 정말 눈물이 핑돈다는 말이 맞다... 정말 자식들에게 사랑한다 얼굴 부비고 그런 정은 없이 키우셨지만 엄마의 마음이 이런것이겠지..

나이가 서른도 훌쩍 넘어 버린 막내딸이 언제까지 이쁠까?

이 사실을 알면 언니가 또 한마디 할것이다.....

 

 

 

우리 아빠는 술을 너무 좋아 하신다.. 저녁이면 꼭 얼큰하게 취해 계시는데 그래도 다행인건 막걸리만 드신다는거다...

71살이 되셨지만 아빠는 자식들에게 용돈 받는걸 그다지 좋아 하지 않으신다..  자식들이 보낸 돈은 자식들 명의로 적금을 들어 놓고 계신다.. 나중에 손주들 학자금으로 주신다면서...   그리곤 생활비는 아빠가 아직도 일을 하시면서 벌어 쓰고 계신다.

어느날인가 아빠가 내게 통장을 보여주시면서 나중에 나 죽거든 이건 장례비용으로 쓰고 이건 이렇게 이건 이렇게 하면서 알려주신다.

엄마는 깜박깜박하고 오빠들은 다 지방에 살고 있고 언니는 얘길하면 화를 내니 니가 잘 알아두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걸 보면서 참 호강이란건 모르고 사신분이라 마음이 아프다..   자식이 뭔지.. 설마 자식들이 아빠 장례비 없어서 못치를까봐... 그냥 이거 다 털어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하고 싶은거 다 하시라고 해도 말을 안들으신다.

술을 드시는 아빠를 보면서 너무 싫어서 퉁퉁거리고 그랬는데 그러지 말아야 겠다..

결론은 우리 엄마가 외할머니께 의지하는 것처럼 나도 울 엄마한테 오래도록 의지하면서 살고 싶다.. (여기서 의지라는건 정신적인것입니다...ㅎㅎ)

 

엄마 아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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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7-0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엄마아빠 건강하시길......
아빠 막걸리 드실 때 좋은 안주 부지런히 사다드리세요.^^

물만두 2005-07-0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주 전화드리세요... 그리고 울 엄니는 비 홀딱 맞고 와도 왜 비 맞았냐? 하신 분입니다...

인터라겐 2005-07-0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저희 엄마도 예전에 그러셨어요.. 갑자기 소나기 와도 미리 준비성있게 챙겨야지 누가 해주길 바라냐구 막 혼냈잖아요.. 빨래 거리 늘었다구 말예요..

로드무비님.. 막걸리만 사다 드려요... 안주는.. 워낙 입이 까다로우셔서 사다드리는건 아예 손도 안대시거든요... 그냥 오늘 아침엔 왜 부모님의 존재가 이렇게 크게 느껴지는것인지....

세실 2005-07-0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우리 어릴땐 아마 먹고 사는 문제 해결하느라 바쁘셔서 정신적 여유가 없으셨을 거예요~~~ "부모님께 잘 합시다~~"

미설 2005-07-09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오는 날 우산문제때문에 맘에 상처 받으신 분들이 많나봐요. 어제 울보님 페이퍼에도 동생분이 그러셨다고 하시고 님도 그러셨다고 하시고 저 역시도 비슷해요.... 아이 키우면서 보면 어떻게 비오는데 그냥 뒀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시절엔 그렇기도 했나보다 하며 제 맘을 달래봅니다.
아직도 그게 이리 맘에 남는걸 보면 아직 어른 되긴 아니, 부모맘 알기는 멀었나보다 싶어요. 애를 낳고 벌써 나이가 몇인데도 말이죠.........

인터라겐 2005-07-09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울효주님. .. 어렸을땐 왜 그런것들이 이해가 안되었나 모르겠어요... 효도하면서 살자구요...
세실님... 네...효도하자구요...
미설님.. 전 엄마가 우산들고 조카들 마중나갔을때 정말 울고 싶었어요... 사는게 그랬는데 왜 그렇게 서운하던지.. 아마도 어젠 엄마가 그 생각이 나서 들고 오신것 같아요... 다리도 아프신데...참 염치없는 딸이지요...

부모앞에선 마냥 어린애가 되는게 자식 아니랍니까... 어쩌면 그게 더 행복이겠지요...

진주 2005-07-09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 우산 안 갖고 오는 엄마>모임이라도 하나 만들까요? 우안모ㅎㅎㅎㅎ
우리엄마도 한 번도 안 갖고 오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