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남편이 일찍 왔다... 8시도 안되었는데...뭔가 있을꺼야.. 역시나...축구때문이다..

밥도 2층으로 올려 달라고 한다.. 귀찮아서 라면 하나 끓여줬다.. 음 그래도 건강을 생각한다고 끓는 물에 한번 삶아서 기름을 빼고 담백하게 끓여다 주었다.. (어느분이 나와서 라면은 이 기름기만 빼도 괜찮다는 말을 하길래...ㅎㅎ)   무파마.. 나온지 오래되었다는데 난 처음 먹어봤다.. 어라 생각보다 괜찮다.

간만에 꼬들꼬들하게 끓여나 보다.. 남편이 웬일이야 한다..

나는 라면을 못 끓이는 편에 든다..  맨날 타박만.... 그래도 꿋꿋하게 ..^^

역시 지금까지도 축구를 보면서 내가 금순이 봐야 한다고 하니깐 가위보하자고... 그래서 진사람이 내려가서 보는거라고... 내가 졌다..우씨씨...

 

오늘 정말 머리 벗겨지게 더운날인데 그래도 저녁이 되니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와 준다... 이 정도의 바람만 불어줘도 살 것 같다.

살수를 읽고 있는데 생각보다 재밌다.. 김진명 소설은 너무 애국심에 호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을지문덕을 주인공으로 한 만큼... 아직까진 그런 부분이 안나오고 있다.

질러야 할책이 있는데 왜 카드가 안오냔 말이다... 이번주중에 온다고 하더니 토욜날 오려나...

귀뚜라미가 벌써 울다니... 아무래도 계절감각을 상실했나 보다..저녀석이...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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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04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방금 축구 보고 왔씀다

줄리 2005-08-0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두 울나라축구면 괜찮지요. 울남편은 자기전에 꼭 영국, 스페인, 아르헨티나 뭐 이런 나라들 프로축구를 왜 그리 보냐구요. 응원하는 팀도 없는 주제에 말이죠.

실비 2005-08-04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너무 더워요. 그래서 방금 샤워하고 왔답니다.ㅎㅎ

클리오 2005-08-05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을인지, 여름인지 무지 헷갈리는 시골의 밤이여요... ^^

인터라겐 2005-08-05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축구 너무 재미없죠.. 중국전.. 북한전.. 정말 조기축구실력보담도 못하던걸요...

줄리님.. 저희 남편도 마찬가지예요.. 스포츠채널 보면서 외국 경기 다 봐요.. 그냥 축구면 다 좋데요..

실비님.. 샤워하고 나도 금방 끈끈해지더라구요.. 간밤에 편히 주무셨지요?

클리오님.. 그죠 귀뚜라미 우는 소리를 들으니 가을인가 싶은데 날씨를 보면 여름이고.. 헷갈려요... 시골의 밤이여요 하니깐 운치있어요..
 

우리 아빠는 인스턴트 식품을 무지 무지 싫어하신다..   왜냐면 젊은날 아빠 눈으로 본 공장들의 비위생적인것들에 대한 기억때문이라신다..

가끔 아빠 눈으로 본 얘길 듣자면 어묵도, 라면도,, 뭣하나 입맛댕기는것은 없다.

더불어 순대도 싫어하신다.. 남대문 시장 뒷골목에서 순대 만드는 모습을 본후 세상에서 제일 불결한 음식에 순대란 이름도 올려 놓으셨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엄마는 순대를 너무 좋아하신다.. 오소리감투는 따로 사다 드셔야 할정도로 ...

나도 순대를 좋아하지만 엄마만큼은 아니다..

아주 아주 어렸던 그 시절... 우리집은 한옥이었고.. 한옥집의 방문은 격자무늬 나무살에 창호지를 바른문이었다..

어느날.. 음 내가 학교 들어가기 전같은데 엄마가 많이 아프셨던 날이 있었다.

그날 저녁 아빠가 봉투를 하나 들고 들어오시더니 안방으로 들어가시면서 우릴 다 내 쫓는다.. 그러고 아빠도 나오시더니 밖에서 방문을 걸어 잠그셨다.. 외출할때만 걸어 두는 자물통으로다..

나는 너무궁금했고.. 아빠 그거 뭐야.. 봉투 하니깐 아빠가 머뭇거리면서 약이다...

이상한 느낌... 방문사이로 냄새는 솔솔.. 결국 언니랑 나랑 손가락으로 방문을 뚫고 쳐다 보았다.. 엄마는 방문을 등지고 앉아 뭔가를 허겁지겁...

지금 생각하면 참 마음 아픈 광경이다.. 생각하는것만으로 눈물나는..   고만 고만한 네녀석을 키우면서 몸살인데 순대가 얼마나 드시고 싶으셨으면 ... 나도 가끔 아플때 음식 생각이 간절해 지는데 그때면 엄마의 넓다란 등이 먼저 떠오른다..

잠시후 아빠가 방문을 땃고.. 나는 부리나케 들어가서 엄마 아해봐....   킁킁.. 이게 무슨 냄새야.. 엄마 약먹었다면서 아니지...

으앙 우리 엄마는 혼자서 맛있는거 먹는 나쁜 사람이래요... 하면서 정말 집이 떠나가라 울었던 적이 있다.

참 철없던 막내의 전형적인 모습....

가끔 순대 먹으면서 엄마 그때 왜그랬어... 하면 엄마가 야 너무 아프니깐 자식이고 뭐고 눈에 안들어 오더라.. 나먼저 살고보잔 생각만 들지...

우리 둘째 조카가 순대를 좋아한다... 순대를 사줄때 마다.. 이거 약인거 알지 하면 우리 조카..이게 무슨 약이야 한다..

그애들이 커서 할머니의 순대비화를 들으면 어떻게 말할까?

언니도 그 사건은 정말이지 충격 그자체였다고 한다.. 나랑 달리 옛일을 하나도 기억 못하는 언니도 이 사건만은 잊혀지지 않는다고..

오늘 저녁엔 엄마가 좋아하는 순대사면서 오소리감투나 많이 넣어 달라고 해서 가져가야 겠다..

 

지금도 우리 아빠 순대는 더러운 음식이란 생각엔 변함없으시다.. 가끔 순대 먹는 우릴 보면 냄새 난다고 가지고 나가서 먹으라고 하니깐.. 그런 아빠가 그 옛날 왜 순대를 사들고 들어 오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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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08-0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저도 엄마가 막내 낳고 산후조리하면서 드시던 쇠고기 미역국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뺏어먹던 기억이 납니다. 할머니한테 혼나가면서....

날개 2005-08-02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소리감투가 뭐예요? +.+

미설 2005-08-02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게 궁금..

인터라겐 2005-08-02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산후 조리할때 먹는 미역국은 보기만해도 맛나보이잖아요...
날개님.. 미설님...순대집에서 달라고 하면 주던데요.. 저두 맨날 들어도 잊어 버려요...다음에 살땐 꼭 물어봐 드릴께요..

줄리 2005-08-02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때는 순대를 별로 안좋아했었는데 요즘은 없어서 그런지 더 먹고 싶어요. 냉동순대마저 왜 그리 맛있는지... 저두 오소리감투가 뭔지 되게 궁금해요.
 

꼬마녀석이랑 눈싸움하는것도 큰 재미였나 보다..

언니네 시댁식구들이 다 올라오셨다.. 그 집은 꼭 뭘하나 하면 그렇게 가족간에 끈끈하게 이어지느걸 좋아해선...

그래서 일단은 고모네 집에서 집결하여... 놀러 다닌다고 한다..

언니는 결혼 10년동안 한번도 따로 휴가를 보낸적이 없다고 불만 가득하지만 형부가 또 한 효자하니 진작에 포기해야지뭐..

언니네가 휴가를 갔는데 내가 왜 이다지 심심할까..

정말 언니랑 어렸을때 무지하게 싸우면서 자랐는데 지금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같다.. 그런 친구같은 언니가 없으니 너무 허전하다..

휴가 떠나기 전날.. 언니 내려와라 해선 니트 2장에 티셔츠 한장을 사 안겨줬다..   식구들이 다 같이 놀러 가는데 언니가 후질구레 해 보이면 속상하니깐...  (밥 먹는것도 힘든데 언니 옷 하나 사입는것도 힘들다... 애들이 밟혀서 고를수 없다나...)

이래 저래 좀 공돈이 들어올게 있어서 (아직 안들어 왔는데 미리 생각하고 쓰다니...) 카드 긁었다.  그런데 언니가 티는 가져와서 입어보니 마음에 안든다고 바꾸러 갔는데 언니한테 맞는게 없어서 한칫수 작은 니트로 돈 보태서 바꿔 왔단다.. ㅋㅋ 역시 안 맞는다면서 내게 줬다..  내가 돈 보탠거니깐 너 이거 가져가고 나 대신 샌들이나 바지 사줘라..

아니 이건 뭐 하자는 플레이... 

그렇게 토요일 언니는 휴가를 떠났고..일요일은 뭐 항상 집에 있으니 심심한줄 모르고 지났다..

그런데 어제 막상 집에 가니 달려드는 조카들도 없고... 말상대도 없고 하니 너무 심심하고 그립고 그런것이었다..

 

오늘은 집에 가면 언니가 돌아와 있으려나.... 언냐... 보고 싶다... 언능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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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02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만순이 놀러갈때의 제 심정이랑 같네요^^

세실 2005-08-02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언냐가 참 좋아하겠어요~~~
 

별사탕님이 아이들을 위해 텔레비전을 식탁보로 덮어 놓으셨단 소릴 듣자니 아픔이 밀려온다.

울엄마가 좀 독한면이 있으신지.. 그렇게 드라마를 좋아라 하시면서 딸들이 공부 안한다고 어느날 홀연히 켈레비전을 감춰 버린거였다.

텔레비전이 없어진날의 금단현상.. 옆집에 세들어 살고 계시던 할머니댁으로 몰려갔다... 그리고 보고 싶은 드라마를 봤다.. 그러다 엄마한테 걸려서 귀 떨어지는 줄 알았다.

시간이 되면 다음얘기가 너무도 궁금해 미치는줄 알았었다..

엄마가 외출을 하고 나면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 텔레비젼을 찾기 위해 이리 저리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니 텔레비전 볼 시간에 책보고 라디오 듣고.. 좋게 바뀌긴 했지만.

벗뜨... 학교에 가면 왕따 당하는 분위기다...   애들 대화에 끼어 들 수가 없고. 속좁은 가스나들은 너 어제 그거 안보고 공부했지 그러면서 그래 너 혼자 공부 잘해라.. 하는 그런 눈길.... 왕재수 하는 직설적인 말들..

어쩌나.. 고민을 하다 언니랑 이마 맞대고 고민한 결과.. 신문에서 미리 드라마정보를 보고 학교에 가는거다..

그래서 아이들이 드라마 얘길 할때 미리 본 줄거리데로 너무 안타깝지 않냐 뭐 이러면서 대충 얼버무리면서 대화에 끼어들었던 그런 기억이 있다..

못 본날은 나 어제 아파서 죽다 살았잖아.. 초저녁부터 약먹고 자느라 그거 못봤어 하는..

참 지금 생각하면 별것도 아니였는데..

 

왜 그런것들이 다 아픔으로 느껴지는것일까?

튀지말고 묻어살자....   어렸을때 너무 별난 엄마 덕분에 이 딸들은 그렇게 살았던거 엄마는 아시남요?

텔레비전이 없으면 없는데로 재밌게 보내는 방법을 터득하는데..  왜 난 그때.. 그래 우리집에 텔레비전 없다라고 말을 못했을까?

 

ㅎㅎ 내친구 한명은 남자친구에게 레코드판을 선물받고는 궁시렁 궁시렁 한 적이 있다..

왜냐구?   우리집에 오디오 없어.. 이 한마디가 하기 싫어서 레코드판을 선물 받아선 내게 주며 야 이거 가져가서 테이프에 녹음좀 해다줘라...

덕분에 난 공테잎값으로 레코드판을 선물 받았었다.

참 여학생때는 별게 다 말하기 싫었나 보다.. 저런게 자존심지키는 길이라고 착각했던걸까?

 

아 지금은 텔레비젼없는 세상은 꿈꿀수 없다...

오늘부터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된다.. ㅎㅎㅎ 애정을 갖고 봐줘야지...

 

지금도 풀수 없는 미스테리.. 우리 엄마는 그 텔레비전을 어디다 숨겼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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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7-30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도 티비, 컴퓨터 다 없앴던 적이 있어요. 조인성, 조재현 나오는 ' 피아노' 할무렵. -_-a

인터라겐 2005-07-30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다 커서 얘기 아닌가요? 있다가 없으니 무지 속 답답하지 않으셨나요? ㅋㅋ 전 중학교때 그랬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할때 까지 텔레비전 보려구 얼마나 애를 쓰면서 살았던지...

세실 2005-07-30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텔레비전을 없애지는 못하구...(제가 룰루공주를 봐야 하거든요) 텔레비젼을 틀지 못하게는 하죠~ 지금 아이들은 책꽂이 정리한다구 난리입니다. 흐

물만두 2005-07-30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적이 없어서요. 우린 만순이 고딩때 만순이 방에 티비를 놨답니다. 이비에스보라고요. 그런데 실컷 티비만 봤죠. 그래도 상관없두만요^^;;;

마늘빵 2005-07-30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전 중고딩때도 볼거 다 보면서 생활했죠. 프흣 엄마의 눈초리가 따갑기는 하지만. 농구 플레이오프 그때본게 젤 재밌었는데...

비로그인 2005-07-31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픔이 밀려온다....라니, 가슴이 덜컹하네요^^
저는 드라마를 아예 안보기때문에 아무 상관이 없는데, 우리 아이들도 사회생활에 지장이 올까나요? 너 어제 <유희왕>도 안보고 뭐했어? 공부했어? 뭐 이렇게.....

날개 2005-07-31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텔레비전 못보게 하는것 보단 어느 정도 종둑과정을 거쳐서 서서히 멀어지는게 낫지 않나요? ^^
울 엄마도 우리 어렸을때 텔레비 잘 못보게 하셨어요.. 그게 얼마나 서럽던지 대학가서는 텔레비를 끼고 살았다지요.. 거의 중독처럼.. 그 과정을 한번 거치고나니까 저절로 안보게 되더라는..^^;; 덩달아 우리 애들도 텔레비 잘 안봐요..

인터라겐 2005-07-31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텔레비전이라는게 중독되면 못 끊어 버리는것 같아요..ㅎㅎ 결혼전에 텔레비전 잘 안봤는데 결혼하고 나니 남편이 거의 중독환자예요...

별사탕님... 아직 아기니깐.. 그런데 전 정말 왕따당할뻔 했다니깐요... 아픔이었죠..
아플락사스님.. 원래 그렇게 본게 더 스릴있고 재밌지 않나요?
물만두님.. 만순씨랑 같은 돼지띠이건만.... 이비에스 조차도 못보게 한 울엄니는 교육열이 빵점이셨나 봐요...흑흑
세실님.. 루루공주도 재밌나요? 김정은 싫어서리...ㅎㅎㅎ
 

요즘 내가 매일 저녁 놀아 주는 녀석이 나를 물로 보기 시작했다.

어제도 열심히 놀아주고 있는데 요녀석이 갑자기 나의 따구를 쫘악...  으 쪼맨난것이 손맛이 무지 맵다.. 그냥 놀다가 때렸던건데도 순간 울컥하는게 안되겠다 싶어 우는 척을 했다..

참 유치하지만 .... 그런데도 이것이 싹싹 빌기는 커녕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

억울하다...

조카가 일곱이 있는데 우찌 나를 다 물로 보냔 말이다...

언니가 형부데릴러 갔다가 올때까지 째려보기를 시작했다..

하~ 요녀석 봐라... 눈치를 슬금 보더니 애교작전으로 돌입한다.. 뽀뽀날리기에 윙크에 흔들어 춤까지..

그래도 내가 계속 째려보고 있으니 슬슬 눈을 피한다..  나중엔 지도 화가 나는지 내게 와서 팔뚝을 꼬집는다... 그래도 난 계속 째려보고 있었다.. (눈아파서 눈물이 난다..흑흑)

언니가 오니 언니한테 달려들고 큰조카 작은조카가 너 잘했다.. 빨리 이모한테 싹싹 빌어 그랬는데도 ㅇ게 흥흥거리면서 눈웃음만 치고 있다..

아 내 팔자야...

요 녀석만큼은 확실하게 군기 잡아서 내 꼬봉 만들어 보려고 했더니.... 이번에도 실패다..

옆에서 보고 있던 형부.. 처제는 그렇게 해서 평생 못 잡을걸..소리 한 번 확실하게 질러주고 절대로 이상황에서 웃으면 안된다니깐...

난 이번에 절대로 안 웃었다구요...흑흑

언니와 형부의 동시다발....  평생 못 면해..

슬프다...

어찌 애들은 조용조용하게 타이르는 사람에겐 기어오르느냔 말이다... 나도 군기한 번잡아 보고 싶다.

 

내가 군기에 목숨거는건 내 불우한 어린시절 탓이다.

위로 오빠 둘.. 그리고 연년생인 언니..나 이렇게 4남매인데 울 큰오라버니는 장남컴플렉스가 무지 심하신 분이다.. 어렸을 땐 이해 못했지만 지금은 오빠가 안쓰럽다..

내 중딩시절 통금시간은 저녁 5시... 바로 학교가 집 뒤다 보니 뭐 친구들고 어디 돌아 다닐 시간도 없이 통금시간이 5시 정해졌다..  몰래 땡치려면 언제든지 가능했겠지만... 오빠의 친구들이 우리들의 감시자였다.. 어디 잠깐만 가도 저녁이면 오빠앞에 불려가 혼나야 했다..

너 오늘 몇시경에 어디 떴지?

으 지옥이 따로 없었다... 고등학교땐 많이 봐줘서 7시였다.. 

뭐 이런게 중요한게 아닐지 모르지만 내게 가장 부러운 대상이 있었으니 울 언니다..

울 언니는 평소 내가 얘기 했듯이 좀 무대뽀적인 기질이 있다.. 자신이 불합리 하다고 생각하면 맞서 사우는 용기...

결국 중학교때 언니는 오빠앞에서 대들었고 (이건 대 반란이다.. 우리집의 최고 무서운 (아빠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 오빠 앞에서 게긴다는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

언니는 독립을 했다... 당당하게...

이게 너무 부러워서 내가 중2때 였던가 3때였던가 ...언니의 사주를 받고 ..(야 너도 독립해봐.. 공기가 다르다니깐...) 나도 오빠앞에서 게겼다..

그런데 오빠가 햐 요것봐라 하면서 한 대 때리고...두 대 때리고... 원래 맵집이 없는 바람에 별이 벌써 왔다 갔다 하는데 열린 방문 밖에 서서 언니가 손가락 3개를 펴면서 버텨보라는 신호가 왔다... 그래 하면 더 대들다가 3번째 펀치가 날아오는 순간.. 나는 바로 엎드려 싹싹 빌었다..

정말 죽을죄를 지었다고.. 한번만 용서해주면 다시는 이런일 없을꺼라고...흑흑.. 이 비참한 신세라니.. 뭘 그리 잘못했다고 그리 싹싹 빌었을까..

난 독립에 실패했다..  그 일을 두고 언니는 바보.. 3대만 더 버티라니깐.. 오빠가 설마 동생을 죽이겠냐.. 아무래 독한넘이라도 5대 이상은 못때린다니깐..

2대를 남겨놓고 항복한 내가 너무도 원망 스러웠지만 어쩌랴.. 살면서 그때 맞았던 3대가 아까운것을..애초 독립하겠다는 생각만 안했어도..

아 여기서 독립이란 나가 사는게 아니고 오빠의 심부름을 거절할 수도 있는 막강한 파워다..

친구들이 울오빠 무서워서 전화도 제대로 못했었다..   친구네 라도 놀러 가려면 그 친구네 전화번호 주소 까지 다 적어 놓고 가야 했다..

지금 그런 얘길 하면 큰오빠는 이렇게 얘길한다.

야.. 나는 뭐 좋아서 그랬겠냐.. 세상이 하도 험하니깐 여동생 지킬라고 그런거지..켁켁켁...

내 생각엔 집안에 첫째고.. 아빠가 항상 장남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새겨주다 보니 오빠도 스트레스 많이 받고 산것 같다.. 지금은 그렇게 늙지도 않고 맨날 나만 잡을 것 같았던 오빠가 마흔이다...  아프지만 말았으면 좋겠다.. 이빨빠진 호랑이 처럼 기운없는걸 보면 어쩔땐 마음이 아프다.. 우리 오빠는 두 눈에 불 켜고 있을때만 멋있다..

 

이렇게 억압된 생활을 했던 터이기에 나는 군기 잡아 보고 싶다.. 권력도 잡아 본 사람이 그 맛에 취해 정신 못차리듯 군기도 잡아본 사람만 그 맛을 안다나..

나도 그 맛이 어떤건지 느껴 보고 싶다구요....

 

 

아 이 책이 생각났다. 엠비씨 기자로 친근한 저자가 쓴..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아직 못봤다. 오빠 읽어보라고 선물했던 기억만.. 오빠는 다 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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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2005-07-3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기 그거 나쁜거라구 생각해요. 그러니 인터라겐님 군기 잡지 마시라요!^^
그리고 애들은 자기네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기어오르는거래요. 다시 말해 젊어보인다는거죠. 그리고 순수하고요! 저두 애들이 기어오르는 타입이라구요^^

마늘빵 2005-07-30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기 싫어욧

비로그인 2005-07-30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의 동생 사랑이 심하셨구만요^^ 애들은요, 강아지랑 똑같아요. 눈치가 빤해서 아무리 무섭게 해도 만만한 사람은 알아봐요. 군기는 포기하시죵~ 그래도 나중에 제일 좋은 이모 소리 들을꼬야요^^

인터라겐 2005-07-30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님.. 그래도 한번은 잡아 보고 싶어요...흑흑.. 오늘도 고 쪼만한 녀석과 기싸움에 밀렸어요. .... 젊어보인다굽쇼.. 그럼 참아야 하나...
아프락사스님.. 군대 갔다 오셨나요?
별사탕님.. 오빠가 좀 심했어요... ㅋㅋ 이모라고 저 하나랍니다... 좋고 싫고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마늘빵 2005-07-30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갔다왔슴다. 가기전에도 갔다온 뒤에도 군대는 제 첫번째 증오대상이죵.

검둥개 2005-07-3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어렸을 때 막 기어오르는 조카였는데 지금은 그 때 놀아준 이모들이 그리워요 ^^ 이모들이 그 때 참 젊고 이뻤다. 이런 기억 하죠. 아마 인터라겐님 조카들도 나중에 그런 생각을 할 거랍니다 :)

인터라겐 2005-07-3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그러셨군요.. 군대란곳이 증오의 대상이 된다는게 참 슬픈일같아요.

검정개님.. 어렸을때 젊은 이모 고모 없는게 한이었는데...우리 조카들이 그렇게만 생각해준다면 기쁘니 이만해서 백기들어줄까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