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뽀로 여인숙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참 재밌는 책을 읽었다.  어제 지하철 건대입구역에서 책을 찾아 집으로 오는길...12정거장을 거치면서 3분의 1을 읽었고 오늘 아침 일은 뒷전으로 민채 이책에 매달려있었다.

결말이 뻔한 하이틴로맨스책을 읽듯이 이책도 혹시 그런 내용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이거 정말 80년대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얘기아냐 하면서 실망도 하고..그러나 이책을 덮기까지 내려놓지는 않았다.

이름을 잊고 쌍둥이라고 불리던 그들중... 동생인 선명이가 죽었고.....그제야 그녀는 쌍둥이란 이름을 버리고 진명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찾았지만 그녀에게 남겨진것은 무엇일까?

죽은 선명의 가디건을 걸치고 있는 진명을 보면서 엄마가 선명이를 외치고...그러다 아니란걸 알고 눈이 휘뜩돌아가면서 진명의 뺨을 때렸다고 했을때 난 또 오해를 했어야 했다...이거 또 이렇게 여자로 태어난게 억울한 여자의 얘긴가보다...

그런데 그건 아니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만난 김유미의 얘기도 뻔하게 들어봤을법했던 얘기고....어느순간 다가온 김정인이라는 사람도 .... 선명이의 친구 윤미래도.... 7-8년간 한회사만 다니면서 자기가 없으면 회사가 안돌아가는줄 알았다는 미스최도... 상처받은 인생이라서 보듬어 주고 싶었다..

한편으론 내 옆에 있던 누군가가 죽음으로 자리를 빈다는것이 얼마나 큰 상처인가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단지...고스케는 누군가가 아직도 궁금할뿐이다...상상력이 부족한탓인지...이렇게 빙빙 도는 얘기들은 잘 못알아듣겠다.

 

제목만큼 눈길을 끄는 재밌는 책이었다.  행복한 하루를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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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5-0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을 보며님 맞고 한번 열심히 해보세요...ㅎㅎㅎㅎ
 
사색기행 - 나는 이런 여행을 해 왔다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내가 다치바나 다카시란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하는 솔깃한 제목의 책을 통해서 였다.
바로 직격탄을 날린 듯한 저 제목만으로도 이 사람이 꽤 괜찮다고 마음속에서 결론을 내렸었으니깐..(왜 이런제목에서 통쾌함을 느꼈는지는 모르겠다..결국은 그들을 자극해서 더 열심히 하란 소리인데도 말이다.)

사색기행... 저자는 이책이 여행기를 담은 기행문같은 글이 아닌 여행을 계기로 펼쳤던 다양한 생각을 기록한 책이라고 말한다....(엎어치나 매치나 여행을 통해 얻은 글이니 기행문이 아닌가 하는생각이..)

여행에는 계획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이 들면 그 날이 길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에 어느 정도 동감은 하지만 우리네 삶이 어디 그렇게 쉽게 훌쩍 여행을 떠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이 말에선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평소 나도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내가 가고싶었던곳에 머무르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현실은 정말 떠나도록 냅두지를 않는다.

이 부분을 읽다가 마음에 들어 책장 끝을 살짝 접어놓았는데 남편이 보더니 갑자기 바다를 보러 가자고 해서 무작정 토요일 열두시 반에 집을 떠나 바다를 향해 달렸었다.
그런데 가고 보니 준비없는 여행엔 불편이 너무 많이 따랐다..
아침의 기온은 쌀쌀한데 옷은 얇고 어디 앉을 곳도 마땅찮고...
해돋이를 보기 위해 덜덜 떨던 우리 눈에 비친 준비성 많은 가족의 모습은.... 바닷가에 돗자리를 깔고 아주 따뜻해 보이는 담요를 덥고 가족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면서 해가 뜨길 기다리는걸 보면서 우린 추위를 달래 보려고 따뜻한 캔 커피를 사서 그것의 온기에 취해 있었으니 말이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절절함이었다...

물론 이렇게 계획없이 떠났던 여행인 덕분에 충분히 삶의 활력을 찾았으니 하나의 목적은 달성했다.

서론의 인도여행에 대한 짧은 글을 읽을 때 비교하기 싫어도 류시화님과 비교가 되었다.
"나는 훗날 인도를 여행할 때, 돈이 없어서 가장 싼 열차 티켓을 자주 이용했다. ~~ 심한 만원열차.."
다치바나 다카시는 돈이 없어서 심한 만원열차를 이용했다지만 류시화님은 그저 인도가 좋아서 그들과 같은 생각과 느낌을 전달받고 싶어 이용했다고 하니... 걷는 여행을 많이 했다는 저자인데 너무 솔직한 표현이었나?   이 대목에서 진정한 여행을 하는 사람은 누굴까를 생각해 봤다.

앞에 서론은 나는 이런 여행을 해왔다란 부재처럼 그가 여행을 하게 된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무인도의 사색..
모든것이 차단된... 문명사회의 편리를 잊고 가능한 한 원시적으로 지내라는 편집자의 주문으로 시작되는 무인도에서 생활...
(한때는 인구가 5백명이나 되었다지만 인구유출이 계속되다 한 개발회사가 토지를 다 사들여 레저기지나 석유비축지로 사용하려고 했다는 마게시마섬...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농촌이 생각났다..
현재 사람들이 자꾸만 줄어서 젊은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하고 심지어 몇 십년만에 출생신고를 받았다는 시골에선 언제 이렇게 될지 몰라 가슴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본질적으로 문명인보다 야만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난 체류기간 내내 손도 얼굴도 전혀 닦지 않았다.....양말 말고는 빨래도 하지 않았다..팬티는 빨아 입지 않고 사흘에 한번 소각했고 나머지 의류는 내내 입고 지냈다.... "이렇게 서슴없이 내뱉다니...

이 단원의 결론에서 나도 남편을 그리로 보내고 싶은 욕망이 솟아올랐다...정말 저자처럼 되어서 온다면 난 지금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보내겠다.


내가 보통 생각하던 여행과는 길이 많이 달랐던 다치바나 다카시의 여행은 그를 성숙시켰겠지만 그것을 보는 내겐 일중독자의 일기로 보여졌다.

그래도 글 부분부분 공감하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는 부분도 많았다.

특히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안 되는 것이 있구나..자기 육안으로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것이구나 하는 말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내 육체를 이동시켜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내겐 세계를 바라보는 ...여행에서 얻는 즐거움이란게 어떤것인지 알려준 고마운 책이었다.    아울러 뭔가를 꼭 해야 한다는것에 대한 부담이 없었더라면 좀더 수월하게 읽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정가제 안된다 L.J.Y

 

 ※ 제목에서 보구 책속에 사진이 많을꺼라는 생각을 가지시면 아니됩니다.. 지도몇장빼곤 온통 빽빽한 글만 있거든요...처음에 저두 책을 받았을때 허거덕했었습니다...하지만 빽빽한 글만 있는 책치곤 페이지 넘어가는것은 수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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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4-28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으며 몸소 실천까지 하신 님께 추천을~~^^

인터라겐 2005-04-29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감사합니다...ㅎㅎ 저두 이책을 읽으면서 제일 큰 수확이 무작정 바다보러 갔다온것이라고 생각한답니다.

로드무비 2005-05-0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를 언제 쓰셨어요?
부지런도 하셔라.
전 이제 슬슬 읽어볼까?,인데...
추천하고 갑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이 왜 좋은평을 듣는지 알겠다.

다른책을 먼저 봐야 하는데 표지의 저 의자가  자꾸만 눈에 밟혀 먼저 읽게 되었다.

평소 퇴근길엔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이책의 나머지 부분을 편하게 읽으려고 버스를 탔고..   이책의 끝부분 영주의 죽음앞에 무너질듯 위태로운 가족앞에 동구의 가슴에 드려졌을 슬픔에 눈물이 핑그르 돌아서 먼산보듯 계속 창밖을 봐야만 했다.

예전 부모님들은 왜 그러셨을까?  지금도 그런 부모님이 계시기야 하겠지만 아이들이 받을 상처는 아랑곳 하지 않으시니...  지금도 동구할머니 같은 시어머니가 계시다는걸 아는 난 가슴이 답답하다.

얼마전 조카가 이런말을 했다...어른들은 참 이상해...어린이 들이 옆에서 듣고 있는걸 알면서 무슨 비밀얘기하듯이 말씀들을 하시고 그거에 대해 궁금해 하면 너 그거 어디서 들었어 이러시거든..  우리가 투명인간인줄 아시나봐...바로 옆에 있는데 그걸 못들을 사람이 어딨겠어... 우리가 없는것 처럼 얘길 하시고는 마치 그걸 우리가 알면 큰일난다는듯 하시니...난 어른들을 이해못하겠어...

동구는 어른보다 가슴이 더 따뜻한 아이고 생각이 깊은 아이인가 보다... 그런 어른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감싸줄수 있는 힘이 있으니..

내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 그래도 담임선생님 복은 있었다고 한다. (순전히 엄마 생각이지만..)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한 박영은 선생님처럼 진정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아이들을 바라봐 주신 선생님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선생님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있는 내게 이제는 그 선생님을 용서하라는 메시지같기도 했다.    

지금 아마도 박선생님이 동구에게 하던것 처럼 한다면 엄마들의 아우성으로 인해 교무실은 시끌시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내 자식만 귀한줄 아는 요즘의 부모들이 왜 애들을 편애하냐면서 달려 들 일이니 말이다...  오선생님 같은 사람은 벌써 진작에 교단을 떠났을것이다...등 떠밀려서..

인왕산 자락의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집은 웬지 오늘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동구가 건빵을 부스러뜨려 던져주면 새들이 날아와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줄것도 같고..

 

상처많은 동구가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글은 잘 읽지 못했다 해도 마음속으로 읖는 동구의 얘기들은 어느 누가 하는 말보다 더 빛났다고 생각한다.....그런 동구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가제 안된다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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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8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터라겐 2005-04-2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네...감사해요...바로 수정했어요...
 
선현경의 가족관찰기
선현경 지음 / 뜨인돌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 ☆도서정가제 반대!★ ★♡+

요즘 가족이란 개념이 파괴되고 있다는 연이은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책을 읽던 어제도 뉴스를 통해 너무 비극적인 기사가 실렸다.

말을 듣지 않는다며 딸을 굶겨 죽음에 이르게 한 비정의 어머니가 경찰에 잡혔습니다. 또 서울 강남에서는 50대 가장이 부부싸움을 하다 홧김에 부인과 대학생 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기막힌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 기사의 타이틀은 비정 또 비정...가족은 어디로? 였다.

어쩌다 가족이 해체되는 이지경까지 이르게 된건지 알수없다...단 하나 더이상의 이런 가족 해체는 없어야 한다는것이다.

선현경의 가족관찰기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많은걸 생각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 우리의 이야기는 사랑하기 때문에 그 둘은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부터 시작됩니다.  결혼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사실을 우린 알게 되었으니까요 "

결혼을 여자의 무덤이라느니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 말들이 많은데 이것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글이 그것도 여자의 입장에서 당당히 말을 하니 구미가 안당길수가 없었다.

첫페이지부터 남들과 다른 결혼식 장면에 웃었고...(이들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이라면 분명 잊지 못할꺼란 생각이 들었다..)

신혼여행을 365일-62일 동안 다녀온것도 부러움의 대상인 동시에 어떻게 이런 용기를 냈을까 싶어 박수를 치고 싶었다...   가끔 나도 그런 여행을 꿈꾸고 있기에..

이 대목에선 진지하게 가족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해봤다.

가족이란 뭘까? 자면서 방귀를 뀌느 모습도 사랑스럽고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무조건 용서하는 관계?  서로의장점과 단점까지도 포용해 줄 수 있는 바다보다 깊고 하늘보다 넓은 관계?  혹시 그런 관계가 한 사람의 일방적인 희생을 깔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사람이 그 희생을 저버리고 온전히 섰을 때 무너지는 관계는 아닐까? 가족이라는 관계를 유지하려면 서로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있어야 한다.

그림이 너무 복잡하고 글씨가 작아서 이게 뭐야할지도 모르지만 한장 한장이 다 의미있고 재밌었다.

이책을 접할수 있게 선물해주신 로드무비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행복한 하루를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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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3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의 사직동 보림 창작 그림책
한성옥 그림, 김서정 글 / 보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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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정가제 반대!★ ★♡+

제25회 한국어린이 도서상 문화부장관상

'05 볼로냐 국제아동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작품 녹픽션 부분..



담쟁이가 온통 집을 감싸고 있는 2층집의 창이 멋스러운 표지를 보는 순간...그림일까 사진일까...호기심이 생겼고 책을 펼치는 순간엔 얼굴만 흑백이고 나머진 다 칼라인 좀 이상스런 그림이 들어왔다...아니 그런데 페이지 한장 한장을 넘길수록 다 얼굴만 흑백이네...

세상이 바뀌어도 사람의 모습만은 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작가의 마음이 이리 표현된것일까?

살고있던 내집이 있는 동네가 재개발이라는 이름아래...사라지고 빽빽히 들어서는 아파트틈에 정취를 잃어버린 사람의 독백같은 그런 글이 이제 내 현실앞으로다가 오고 있다고 생각하니 좀더 눈에 익을때 나도 하나 하나 기록을 남겨두고픈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때 우리동네도 단층집들이 하나둘씩 헐려나가고 3층양옥집들이 들어섰다.

마당도 없이 옆집과 따닥따닥붙어서 숨을 쉴수 없게 만든 집들을 보면서 단층일때..마당가운데 우물이 있고 펌프가 있고 아름드리 나무가 늘어져 있던 모습을 되내이고 했었는데...

이제 익숙해질만하니깐 재개발이니 뉴타운이니 말이 돈다...

한편으론 재산이 불어날수 있는 기회다 싶어 내심 쾌재를 부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각박하게 살아가려고 이러나 싶은 마음도 든다.

내가 태어나 자란곳...어렸을땐 이사해보는게 소원이어서 친구 이사소식을 접하면 언니랑 짐을 싸서 이방 저방 옮기면서 방바꾸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35년을 살면서 7개월만 다른곳에 주소를 두고 살고 나머진 다 이 흑석동이란 조그만 동네를 못벗어났다.

누구보다 오래 살았기에 동네 구석구석 내머리속에 지도가 그려진다.

작가의 기억속에 사직동 129번지가 오래도록 살아있는것처럼  이제 내게도 흑석동은 기억속에서만 살아있는곳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파괴되는 옛것에 대한 추억거리들....내 정들었던것들이 곁을 떠나 기억속에 자리한다는게 아쉽다....  행복한 하루를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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