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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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책의 제목을 '아이큐84'로 인식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출발을 한다. 정확한 제목은 '일큐84'이다. 그렇다면 1Q84는 어떤 의미일까?  책의 중간쯤에 이에 대한 설명이 있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 1Q84 이다. 1984년이지만 다른 1984년.. 자신도 모르는 세계 .. Question의 Q를 빌려 1Q84년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주인공인 덴고와 아오마메가 1Q84의 세계로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동안 접했던 통상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서로 만나서 공통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 전개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각자의 삶을 따로 전개하는 듯 착각하게 만들어 놓고 읽어가다보면 결국은 같은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하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서로 지구의 반대편-예를들면 덴고는 남극, 아오마메는 북극의 정점-에서 주인공끼리 아무런 연관이 없는 듯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관점에서 주인공끼리 얽혀가는 내용으로 풀어 놓았다. 아닌 듯 하면서 있는 것처럼 있는 듯 하면서 아닌 것처럼 엮다보니 독자가 몰입하게 된다. 그렇다고 얽히고 설킨 실타래처럼 복잡함과 난해함은 없다.

아오마메는 증인회 신자인 엄마와 생활했던 과거가 있고, 덴고는 'NHK'수금원인 아빠와의 과거가 있다. 서로는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의 일방적인 사고와 직업으로 인해 그들의 의지와 무관한 유년시절을 보내야 했던 불행한 과거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로인해 초등학교 같은 반에서 동병상련을 겪으며 서로에 대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 계기가 서로를 그리워 하며 살아가게 되는 인연이 만들어 진다.

아오마메는 그녀의 불행했던 아픈 과거를 가슴에 묻고 스포츠센터 클리닉담당 트레이너로서의 삶을 시작하고 변태적 성행위자를 청부살인하는 얄궂은 삶을 산다. 그러다 우연히 고속도로 비상계단을 통해 1Q84년의 세계로 들어온다.

덴고 또한 아버지와의 애매한 관계와 아기때 다른남자가 벌거벗은 엄마의 가슴을 입으로 애무하는 몽환적인 실상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다. 참으로 민망한 표현이고 엄마가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목격한 어린아기의 심리상태가 온전할 리 없지만 읽으면서 반복되어 나오기 때문에 그냥 자연스럽다.  따라서 현재의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학원에서 수학강사로 명성을 얻게 되고 글쓰기를 취미삼아 소설가를 꿈꾸기도 한다. 그러던 중 알고 지내는 편잡자 고마쓰에 의해 어린 소녀가 쓴 공기 번데기라는 장편소설을 보완해주고 베스트셀러로 만들면서 1Q84세계에 합류하게 된다. 

아오마메와 덴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듯 보이지만 서로가 깊은 관계가 형성되고 그들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매개체로 엮여지며 전개된다. 그들 또한 순간순간 과거를 회상하면서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서로의 이끌림에 의해 다른 곳에서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게된다. 서로 지구의 반대편에서 그들의 주변이야기를 하면서 가고 있지만 각자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만 다를 뿐이지 연관되는 것은 같다는 것을 어느순간에 깨닫게 된다. 서로 무관한 듯 하지만 한 묶음으로 이어지는 글의 마무리 과정이 소름 끼치도록 정교하고 한치의 오차를 용납하지 않는다. 프레임에 꿰맞춰져 있어서 톱니바퀴 돌 듯 이야기가 이어진다.  자칫 사고의 획일성에 의해 지루할 것 같은데  정반대로 더욱 흥미진진하고  잠시라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아오마메가 만나게 되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식상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녀와 연관된 부분에서는 독특한 개성이 나타난다. 오히려 그들의 캐릭터가 주인공을 압도하는 특징도 있다. 우연히 아오마메와 똑같은 방식의 섹스를 추구하는 여자경찰관, 변태적인 성행위로 아내를 학대하고 자살로 이르게 한 남성을 청부살인토록 의뢰하는 정의의 사도와 같은 노부인과 그 주변인물 등등이 그들이다. 덴고와 똑같은 목적지를 향하게 되면서 겪는 사건과 인물들이 모두 다름에도 서로 연관되어지는 부분은 스토리의 치밀하고 정밀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그래서 글에 대한 탄성도 나온다.

덴고는 소설 속에서 '공기번데기'의  작가인 17세 소녀 '후카에리'와의 인연을 통해 소설이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이끌려 간다. 그와 만나 엮여지는 후카에리는 말투, 그녀가 살아온 환경과 공기번데기 속의 리틀 피플이야기 등이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독특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결국 독자는 어느 순간 1Q84라는 소설 자체가 소설 속의 소설인 '공기번데기'를 그대로 이야기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도저히 독자의 상상으로는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작가의 경이롭고 탁월한 표현력에 매료되어 버린다. 그런데 후카에리는 공기번데기속에서 리틀피플에 의해 만들어진 '마더'일까 '도터' 또는 '리시버' 일까 유일하게 풀리지 않는 부분이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고 후속편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호기심일 수도 있다.

후카에리에 대한 미스터리는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선구에서 탈출하여 문화인류학자인 아빠친구 및 그의 딸과의 생활, 공기번데기를 소설로 쓰면서 등장하는 덴고와의 만남 등은 분명 마더로서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리틀피플에게 쫓기게 되는 과정에서 우연히 덴고와 맺어지는 육체적인 관계 후에 의문점이 불거져 나왔다. 물론 그 전에 기계적으로 던지는 말투와 모든 상황을 알고 예측하는 듯한 행동에서도 그런 점이 있긴 했다. 17세가 되도록 음모도 없고, 생리가 없어서 섹스에서도 자유롭다는 내용은 선구의 리더가 아오마메에게 말한 도터들에 대한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미스테리한 존재다.

서로 정반대에서 출발한 덴고와 아오마메.
소설의 정점에서는 간절히 원하고 서로의 몸을 갖고자 하는 애절함에 몸부림을 치지만 아쉽게도 해후하지 못한다. 아오마메만이 목격한 채 스치고 지나치게 함으로써 독자들의 애간장을 녹이게 하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있다. 도대체 왜 그들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걸까에 대한 의문점, 리더에 의해 그에 따른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듯 하다가 어느 순간 정답을 내놓지 않고 지나쳐 버렸다. 그래서 이 소설에는 끝까지 빠져들게 하는 함정이 있다. 

결국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은 아오마메가 선구의 리더를 살해하고 숨어지내면서 읽게되는 소설 공기번데기와 같다. 후카에리가 쓰고 덴고가 보완해서 베스트셀러가 된 공기번데기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독자들이 1Q84에서 느끼는 내용과 똑같다는 것을 인식시켜준다. 왜 1Q84년의 밤하늘에는 두개의 달이 있는 걸까?  요즘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는 습관이 그로 인해 생겼다. 

아오마메가 1Q84속의 소설 공기번데기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한 내용이다. 이 내용이 결국은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소설 1Q84에 대한 리뷰일런지도 모르겠다.

   
 

"공기번데기"는 환상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해도 기본적으로 읽기 쉬운 소설이었다. 그것은 열 살 소녀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쓰여 있었다. 어려운 단어도 없고 억지스러운 논리도 없고 군더더기 설명도 없고 배배 꼬아놓은 표현도 없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녀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녀의 말은 알아듣기 쉽고 간결하며 대부분의 경우 편안하게 다가왔지만 그러면서도 거의 아무것도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을 일이 흘러가는 대로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중간에 멈춰 서서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이건 무슨 뜻일까" 하고 고찰하는 일은 없다. 그녀는 천천히, 하지만 적당한 보폭으로 계속 나아간다. 독자는 그 시선을 빌려, 소녀의 걸음에 맞춰 따라가게 된다. 매우 자연스럽게. 그리고 문득 깨닫고 보면 그들은 딴 세계에 들어와 있다. 이곳이 아닌 세계. 리틀 피플이 공기 번데기를 만들고 있는 세계다.

 
   
   
 

그 문장은 얼핏 보기에는 단순하고 무방비 하면서도 세심하게 읽어보면 상당히 주도면밀하게 계산되고 다듬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나치게 쓴 부분은 한 군데도 없으면서 그와 동시에 필요한 것은 빠뜨림 없이 쓰여 있었다. 꾸며주는 말은 최소한만 사용했지만 묘사는 적확하고 색감이 풍성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장에서 뛰어난 리듬 같은 것이 느껴졌다. 소리내어 읽지 않더라도 독자는 거기에서 깊은 울림을 들을 수 있었다.

 
   

결국 아모마메가 읽은 공기 번데기에 대한 평과 독자들이 1Q84를 읽고 느낀 점은 같은 것이리라. 

"여러분도 읽어 보면 저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될 것입니다"저음의 목소리가 말했다.
"정말 같은 느낌을 갖게 될까? 전호인이 물었다.
"두고 보면 알게 돼" 바리톤이 말했다.
"독자들이 쓰는 리뷰를 읽어보면 알겠지" 저음이 말했다.
"호우호우" 다른 리틀 피플이 장단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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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Q84>100만부 돌파기념 추첨 이벤트 당첨자 발표
    from 꿈을 나누는 서재 2010-05-31 14:50 
    이벤트가 있었는 지도 몰랐는 데 "1Q84"를 읽고 올린 리뷰가 추첨으로 당첨돼서 이런 행운을 잡았네요. 저와 같은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공지합니다. 당첨되신 분들 모두 축하축하^*^ ========================================================================================   http://blog.aladdin.co.kr/eventWinner/3741819
  2. 사랑의 합체
    from 꿈을 나누는 서재 2010-12-28 18:18 
    오랜 시간을 두고 틈틈이 읽었지만 한번 시작하면 오래도록 눈을 떼지 않았다. 밝게 빛나는 달이 하나면 족한 정상적인 1984년에 푸른 빛 감도는 또 다른 달이 존재하는 1Q84년을 아오마메, 덴고와 함께 겪었다. 같이 겪으면서도 그들처럼 현재의 세상에 존재하는 내가 과연 진정한 나일까를 함께 의심했다. 꽉 막힌 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을 내려오면서 1Q84년이라는 다른 세계로 접어들었던 아오마메. 그녀가 오랫동안 갈망했지만 서로 어긋났던 그녀의 사랑 덴고와
 
 
이매지 2010-05-07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우호우~ ㅎㅎ
3권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ㅎㅎ

전호인 2010-05-10 08:2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3권에서 아오마메의 도터와 후카에리에 대한 정체가 낱낱이 밝혀지려나 모르겠네요. 밝혀지겠죠? 호우호우^^

글샘 2010-05-0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가 일본어로 '큐'라고 읽는 점을 응용한 점이 재미있죠. ^^ 상상력이 정말 뛰어난 작가입니다.

전호인 2010-05-10 08:32   좋아요 0 | URL
아~`그렇기도 하군요. 정말로 딱 맞아 떨어졌네요, 어찌보면 젊은애들이 인터넷용어 등으로 쓰는 표현이라 할 수도 있겠는 걸요. 내용이 복잡한 듯 하면서 어찌보면 아오마메와 덴고만의 이야기로 국한되는 단순함도 느끼게 되는 내용이 인상적이고 매듭이 풀려나가는 형국의 글을 통해 작가의 상상력을 깨닫게 되네요. ^*^

2010-05-09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0 0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0 0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0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남민정 2010-05-24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고 갑니다.
1Q84 1권을 어제밤에 다 읽었는데요, 이미 읽어본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고싶어서 찾다가 전호인님 글을 읽게됬네요! 아무생각없이 1권 읽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오마메 이야기랑 덴고의 이야기가 정말 (전호인님의 말처럼 "프레임에 꿰맞춰져 있어서 톱니바퀴 돌 듯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야기가 이어져서 소름끼쳤어요. 그리고 선구 이야기도 그렇고 리틀피플.. 두개의달 ㅠㅠ 뭔가 무서워서 불 키고 잤답니다..ㅋㅋ(딱히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빨리 2권 읽고싶은데 2권이 아직 수중에 없네요 허허^^;; 결국 아오마메가 선구 리더를 죽이는군요.. 덴고와 아오마메가 2권에서도 못만난다니..흑.. (전 영화든 책이든 뭐든지 결말이나 반전을 알고 보는걸 좋아해요) 정말 글 잘 읽고갑니다! 자주 들리겠습니다.^.^

전호인 2010-05-27 14:56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이런 앞으로 리뷰를 좀 더 정성들여 써야겠네요. ㅋㅋ
자주 찾아주시고, 민정님도 알라딘 서재 등록하셔서 활용해 보세요
서로 책이나 영화에 대한 리뷰도 쏠쏠하지만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쉼터로서의 역할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과 마음을 공유할 수 있어 더 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지요
쌩유 ^*^
 
블라인드 사이드 - The Blind Sid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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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픽션인 영화나 소설, 논픽션인 실화에 있어서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스토리의 대부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사건들이다. 사건의 실마리소재가 작으면 작을 수록 결말이 되는 소재가 거대하면 거대할 수록 감동의 깊이와 폭도 달라지게 된다. 오늘 만나게 되는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가 바로 그런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소재로 제작되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같은 실화라고 하는 표현이 그래서 더욱 어울리는 영화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지인의 소개로 감상하게 되었다. 


 <거리를 방황하는 여린 소년 빅 마이클, 그가 갈 곳은 아무 곳도 없었다.>

주인공 마이클오어는 현재 유명한 미식축구선수가 되어 있는 실존인물이다. 그가 자라고 성장하면서 겪은 입지전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영화이기에 영화로 제작되기 전부터 많은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의 도가니였다. 그들이 말하는 전미국을 울린 실화인 것이다.

마이클은 어린시절 약물 중독인 엄마와 강제로 헤어진 후 이가정 저가정을 전전하며 생활한다. 그야말로 결손아동의 표본이었다. 워낙 건장한 체격을 가졌기에 "빅 마이클"로 불려진다. 그의 남다른 운동신경을 감지한 미식축구코치에 의해 상류 사립학교로 전학을 하게 되지만 성적미달이 문제가 되어 운동을 시작할 수 없게 된다. 그를 돌봐주던 집에서조차 머물 수 없게 된 마이클은 학교에서 운동하고 공부하는 것은 한낱 사치에 지나지 않는 처지가 된다. 당장 먹을 것, 잘 곳을 걱정해야하는 일만이 남게된다.   



<감칠 맛나는 연기를 선 보인 리 앤 아들역의 꼬마......얼굴에 주근깨도 인상적이었다>


 <오늘의 마이클이 있기까지 리 앤의 역할은 너무나 커 보인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엄마는 항상 위대하다. 미모 못지않은 관록이 묻어나는 산드라>

미국인들에게는 가장 축복된 날로 여겨지는 추수감사절 전날밤에도 그는 반팔셔츠만 입은 채 잠자리를 찾아 거리를 헤매던 중 '리 앤(산드라 블럭역)'의 눈에 띄게되고 그에게 하룻밤 잠자리를 내어주면서 감동의 서곡이 시작된다. 리앤은 미국의 상류층에 속하면서 할렘가에서 빈곤하게 자란 흑인아이를 돌봐주는 인자한 여인으로 남편과 딸,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마이클을 돌봐주면서도 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으로 하룻밤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대하며 시간이 흐른다. 아침에 마이클이 사고를 쳤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깔끔하게 침구를 정리하고 떠나가는 그에게 그의 의심이 잘못되었음을 깨닫는 리앤은 오히려 마이클의 순수한 심성을 알게되고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그를 마음을 열고 가족 구성원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 


 <온 가족이 마음으로 받아들인 마이클이 가족구성원이 되는 순간!
흑과 백의 차이는 없었다. 단지 사진에서만 강하게 구별될 뿐....>

법적으로도 리 앤의 가족이 된 마이클은 미식축를 통해 그의 잠재능력을 발휘하고 성인이 되는 시점에 일약 전국적인 스타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들고 유명한 대학의 스카웃 대상이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미식축구에서 보여주는 그의 실력은 각 대학 감독의 표적이 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실제 영화의 주인공들인 이들. 감동은 평범함과 사랑, 관심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결국 주변의 여러가지 상황설정이 대학진학의 어려움을 만들기도 했지만 마이클 특유의 착한 심성과 리 앤 가족의 평등한 가족애가 조화가 되어 그는 미국 미식축구에 역사적인 인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이 아마도 가족애에 대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백인과 흑인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인간이라는 평등의 관념과 가족구성원이 보여주는 사랑이 바탕이 되어 가장 보잘 것 없는 인간, 범죄자나 하찮은 인간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을 영향력있는 사람으로 키워낼 수 있다는 표본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 할 것이다.

극의 전개 또한 탄탄하면서도 픽션과 실화, 스포츠라는 소재가 식상할 수 있음에도 전혀 그런 인식이 들지 않도록 배려한 흔적이 있어서 더욱 감동이라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물흐르는 듯한 출연자들의 대화는 관객들을 편안한 안식처로 인도하고, 중간중간 마이클의 지난 과거를 직접 표현하지 않고 주연배우로 하여금 오버랩시키도록 한 것은 관객이 자칫 마음 상할 수 있는 심리를 적절히 피해갈 수 있도록 한 연출자의 배려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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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5-0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DVD로 나오면 빌려서 보려고 합니다.^^

전호인 2010-05-10 08:37   좋아요 0 | URL
꼭 그렇게 하세요. 픽션, 실화, 스포츠라는 소재가 뻔한 스토리라는 것을 직감은 하겠지만 그래도 인간애라는 것으로 승화되는 작품이 좋습니다. 결국 사람사는 세상이 추구하는 단면이 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이 가네요

세실 2010-05-0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참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이죠. 이런 영화 좋아합니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합니다.
막내랑 딸내미 참 예뻐요^*^

산드라 블럭 얼굴이 적응 안되네요. 왜그리 성형을 하는걸까요???

전호인 2010-05-10 08:4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가족이지만 외형적으로 보면 흑백의 극한 대립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인간애라는 공동체적 삶의 의미로 승화시킨 듯 하여 그 감동이 배가되는 것이 아닐까 해요. 막내가 SJ였던가요? 주근깨 투성이의 장난꾸러기 얼굴에서의 풋풋함, 꾸밈없는 달변 어린아이지만 늙은이같은 천연덕스러움이 땡기네요, 맞아요 딸아이가 너무 인형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영화에서도 본 기억이 나는데 정확히 모르겠네요. 유럽애들은 그렇게 10대때가 가장 아름다운 때에요. 그넘의 보톡스가 문제인 듯 해요, 우리나라 연예인들도 보톡스로 땡기고 늘이고 하다보니 괴상망측하게 되네요. 세실님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계세요, 아름다운 미모의 자연스러움, 그게 님의 매력으로 추가되겠군요. ㅋㅋ

같은하늘 2010-05-11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소개프로그램에서 보고 꼭 봐야지하고 찜했었는데...
5월에 딱 어울릴 영화인것 같네요.

전호인 2010-05-27 15:02   좋아요 0 | URL
가족영화로서 권장할 만한 영화였습니다.
보셔도 후회할 영화는 아닙니다.
괜찮아요. ^*^

 
성공하는 리더를 위한 삼국지 한시
나채훈 지음 / 리더스하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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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농경사회, 산업화사회 등을 거쳐 이제는 정보화사회가 되고 있다. 농경사회는 집약된 노동력을 바탕으로 생활을 영위하였기에 서로간의 끈끈한 정이 있었다. 모든 것을 다 오픈하고 함께 공동체생활을 해야 했기에 사람간의 도리가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사회였다. 산업화사회 또한 경제부흥기로서 몸으로 부딪혀야 하는 일들이 많았기에 농경사회 못지 않은 끈끈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은 물질만능이 사람들의 정신적인 구조까지 지배하는 정보화 사회가 되어 있다. 많은 정보를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간적인 도리보다는 개인의 정보에 의해 집단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회가 되다보니 정보가 있는 사람이 정보가 없는 사람을 이용하는 경향이 팽배해지고 권모술수가 판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집단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 하고 남을 배려하기 보다는 내가 먼저 얻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회, 기득권을 가지면 빼앗기지 않고 지속적으로 보유하려는 이기주의로 가득찬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런 모습을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 소위 사회지도층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이 아닐까 한다.

내가 아는 과거의 정치인들은 파벌은 있었어도 개인의 이익과 안위, 출세를 위해 오늘날같이 하루아침에 정당을 바꾸고 어제의 동지들에게 가혹할 정도의 폭언을 서슴치 않는 정치인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과거 김영삼총재가 대통령에 대한 야욕을 위해 절대해서는 안될 전두환 및 노태우를 위시한 군사정권의 주체들과의 삼당야합을 기점으로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정당을 바꾸는 이른바 철새정치인들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음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다. 결국 의리라고 하는 것은 눈을 씻고 찾을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사실 나는 의리를 몹시 중요하게 여긴다. 삼국지한시에서 인의예지신에 대한 리더십을 도출하고 각 리더십에 대한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례와 사례에 대한 함축적인 시를 통해 교훈을 전달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 의를 통한 리더십이었다. 특히, 삼국지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 1, 2위로 대두되는 관우에 대한 일화 등은 왜 사람들이 그를 존경과 멘토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의리가 있다. 의로운 생각을 가졌다. 의기가 넘친다"는 평가를 받는 지도자는 다수로부터 신뢰를 받고 지지를 얻는다. 기업이든 사회든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의"의 기본은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마음가짐이다. 즉, 신뢰를 받아 남보다 윗자리에 올라간 것을 자기능력이라고 교만하지 말고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때 겸양은 덤으로 얻어지기도 한다.

이해관계에 얽혀 어제의 동지를 배반하고 등을 돌리는 것쯤은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적과의 동침'을 하는 경우가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신뢰를 저버리는 처세술이 필요악처럼 번져나가는 세상은 분명 어지러운 세상이다.  

관우가 한때 허도에서 조조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은 일이 있다.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도망치다가 화용도 산길에서 관우에게 목을 잘릴 상황이 있었고, 관우가 조조의 목을 베어 돌아간다면 최고의 전공을 세우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신세진 일 등으로 '은혜를 모르는 인간은 결코 되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에서 알 수 있듯 대접을 받았으니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갚아준다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모르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는 사고방식은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지도자는 물론 어떤 조직을 이끌지라도 꼭 필요한 자세가 아닐 까 싶다.

그리고 관우가 주군 유비에 대한 의리는 허도에 있을 때 조조가 베푼 어떤 유혹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지켜냈기에 죽은 후에도 황제처럼 숭상받아 관제묘가 세우졌고 많은 이들에게 신처럼 추앙받는 이유가 되었다. 조조에게 선물받은 적토마도 관우가 죽은 후 어떤 걸 주어도 먹지 않고 끝내 굶어 죽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까지 더해 성공하는 지도자가 되려면 "의리없는 인간" 만큼은 결단코 곁에 두지 말라는 교훈을 가슴속 깊이 새겨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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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0-04-1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리라는 것도 결국은 자존심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관우가 의리를 지키킬 수 있었던 것은 그 끝모를 자존심이 아닐까요? 요즘 정치인들은 도무지 자존심이 없네요. 그러니 말도 안되는 야합을 하는 거겠죠?

전호인 2010-04-28 15:47   좋아요 0 | URL
자존심과 지조, 결국 지조란 것은 여성들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남자끼리의 의리와도 상관이 있을 듯 싶어요.
결국은 본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쪽저쪽 기웃거리는 꼴을 보노라면 염장이 터집니다.

카스피 2010-04-1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우의 저런 의리야 말로 중국인들이 숭상하는 기질이지요.하지만 정사인 삼국지를 보면 위의 장면은 없다고 합니다.아마도 나관중이 당시 민간에 떠돌던 이야기를 채집하여 상상의 날개를 더한것 같습니다^^

전호인 2010-04-28 15:59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채집하여 상상의 날개를 달았다 하더라도 인간이 기본적으로 추구해야 할 기질의 하나가 관운장의 의리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살아가면서 뒤통수를 맞는 일이 많은 세상이 되었다지만 그래도 정당한 의리로 인한 아름다움이 더 크지요. 깍두기들의 번잡스런 의리가 젊은이들에게 통하는 것도 아마 그런 내면성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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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31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1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우시절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호우시절(好雨時節), 두보시중에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라는 의미가 있단다.
그래서 였을까 영상의 전체적인 배경이 사천성에 있는 두보초당을 중심으로 엮어졌다. 미국에서 유학시절 만난 두 청춘 남녀인 박동하와 메이는 서로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지만 서로 표현도 하지 못한채 그들의 고국으로 돌아가 버렸다. 중국 출장중 두보초당을 관람하던 동하와 그곳에서 관광가이드를 하는 메이가 다시 만나면서 표현도 못하고 헤어졌던 지난 날의 이루지 못했던 첫사랑을 확인해 간다. 서로의 감정을 드러내놓으면서 사랑을 다시 이어가고 싶어하는 두 사람의 갈등과 로맨스가 주요내용이다. 누구에게나 경험이 있었을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라서 그런지 설레임이 있고 망설임이라는 감정도 있다.  

 

특히, 두보초당을 뒤덮은 대나무 밭을 중심으로 어우러지는 주변의 빼어난 경관과 싱그러움을 앵글속에 그대로 담아냄으로써 첫사랑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과 영상의 조화를 통한 촘촘한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두 사람의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 사랑을 확인하는 간절하고 끈끈한 키스, 서로를 주고싶은 거부할 수 없는 뜨거움.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후의 애절한 갈망 !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러함이 아닐까?

아름다운 첫 사랑의 로맨스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었고, 서로에 대한 간절한 사랑이 서로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면 언젠가는 성숙된 사랑을 만날 수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 준 영화였다. 두사람의 풋풋한 아름다운 사랑, 놓칠 수 없는 오랜 갈망, 햇볕 속에 조화롭게 빛나는 영상, 사랑과 영상이 너무 아름다운 영화를 접할 수 있어서 마음까지 훈훈한 주말이었다. 


중국배우 고원원!
상큼하고 고상한 이미지의 그녀가
아름답고 청순해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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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2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