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라지고 있습니다
마쓰오 유미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책장을 모두 넘기고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사랑, 사라지고 있습니다>의 울림이 제법 컸던 모양이예요. 비오는 날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지난 여름 비오는 날들이 계속 생각나더군요. 빨리 이 겨울이 지나고 촉촉한 비가 내리는 계절이 찾아 왔으면 좋겠습니다. 비오는 날의 미스터리 러브 스토리라는 홍보 문구를 달았는데 정말 그대로였습니다. 어느 비오는 날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면서도 미스터리 구조의 짜임새도 탄탄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인 주인공 남성은 해외로 떠난 이모네 집에서 살면서 고양이 두 마리와 동거하게 됩니다. 하지만 동거인(?)은 고양이들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집에는 24살의 젊은 나이로 죽음을 맞게 된 유령도 살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모습이 보이지 않는 유령의 존재와 맞닥뜨린 주인공은 그녀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자신은 샴페인에 독을 넣고 자살을 하려 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포기했다, 하지만 뜻밖의 사고로 정신을 잃고 있었는데, 누군가 집에 침입해 자신의 입에 독이 든 샴페인을 흘려 넣었다는 거지요. 유령은 그녀가 죽은 비오는 날에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유령 여인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사건 조사에 나섭니다. 그는 탐정도 형사도 아니었지만 직접 살해를 당한 피해자의 증언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물론 그 증언은 완벽한 것이 아닌 일정 부분이 비어 있는 불완전한 것이긴 하지만요. 주인공은 여러 용의자를 만나 그 날의 사건을 재구성하고 사건이 점점 풀려갈수록 모습이 보이지 않던 유령 여인도 자신의 죽음을 납득하게 되고, 점점 형태를 갖춰갑니다. 아마 사건이 완전이 풀리면 완벽한 모습을 갖추겠지만, 그러면 죽은 자가 가는 세상으로 완전히 떠나가야 합니다. 

 

자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이야기가 한 축이고,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이 또 다른 축입니다. 물론 비오는 날의 러브 스토리답게 두 이야기 모두 배후에는 애절하고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쓸쓸한 과거가 밝혀지는 여인을 사랑하게 되는 주인공의 마음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물론 미스터리 구조도 제법 탄탄합니다. 단서도 용의주도하게 배치되어 있고, 여러 용의자들의 증언이 모여 그날밤의 진실이 재구성되는 과정들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합니다. 도저히 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들어요. 물론 최후에 드러나는 진실 또한 그동안 수집했던 단서들에 의거해 논리적으로 전개됩니다. 유령이 등장하는 판타지적인 설정과는 다르게 이 작품의 미스터리는 진짜입니다.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작가 마쓰오 유미는 국내 처음 소개되는 작가라 약력을 살펴보니 <블룸 타운의 살인>이라는 작품으로 데뷔했고, 작품 중에 <안락의자 탐정 아치>라는 작품도 있더군요. 잘은 모르지만 아마 미스터리인 것 같습니다. 이런 소프트한 러브 미스터리를 주로 쓰는 작가가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만약 본격 미스터리를 쓴다 해도 잘 쓸 것 같은 역량을 보여주더군요.

 

사건은 완전히 풀리면 사랑하는 여인은 떠나야 한다, 안타까운 딜레마에 빠져 버린 주인공의 최후의 선택은 어떤 것일까요...이 작품을 보고는 정말로 사랑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사랑한다 해도 함께 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슬픈 이야기에 흠뻑 젖어버렸습니다. 

 

아무리 사랑한도 해도 결코 영원할 수는 없으니 지금 곁에 있는 분께 사랑을 표현하시길...그가 떠나가면, 그녀가 사라지면 반드시 후회할테니 그가, 그녀가 없는 아침을 맞이하게 되면 반드시 후회할테니 사랑 한다는 한 마디 말을 아끼지 마시길...다시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는 날이 올 때 후회할 일은 하지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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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1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모처럼 정말 좋은 책을 읽어 기분이 흐뭇하다.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의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가 국내 출간된지 벌써 3년이나 지났건만 이제야 읽은 것이 무지 후회된다. 아~! 정말 생기 넘치고 신선한, 깊은 감동이 있는 작품이었다. 어찌 보면 잔잔한 내용이 좀 심심하다고 느낄 분들도 있겠지만, 요즘 본인 상태가 갖은 압박(취업 및 애인 급구)에 시달려 머리가 복잡했기 때문에 오히려 맞춤형 줄기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의 가장 독특한 점은 단 한 마디, 아프리카다. 아프리카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밀림과 사막, 사자, 악어, 토인, 주술 등의 원시적인 것들만 무심코 떠올리는데, 사실 현대 아프리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는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여기 아프리카 남부에 보츠와나라는 나라가 있다. 다이아몬드가 많이 나서 국가 경제도 탄탄한 편이고, 1960년대 초까지 그들을 지배하던 영국군이 철수하자 아프리카에서 거의 유일하게 민주화를 이룬 나라기도 하다. 따라서 국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이 명예로운 보츠와나 국민 중에 한 삼십 대 여자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 탐정사무소를 개업했으니 여기가 바로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다. 넘버원 여탐정의 이름은 음마(아프리카에서 여성들에게 쓰는 경칭) 라모츠웨...음마 라모츠웨는 한 번의 결혼 및 이혼 경력이 있는데 난봉꾼 같은 남편의 폭력에 신음하기도 했고, 단 5일간 엄마가 될 수 있어서 행복하기도 했다.(자세한 이유는 나오지 않는데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곧 죽은 것 같다.) 비록 라모츠웨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지만 늘 새로운 태양이 찬란하게 떠오르는 아프리카의 대지를 딛고 사는 여인답게, 열심히 씩씩하게 살아 나간다.

 

음마 라모츠웨가 탐정 생활을 하면서 의뢰인들이 가져오는 소소한 사건들, 이를테면 남편이 정말 바람이 났는지 알아봐 달라든지, 부자집 딸아이가 만나는 남자 친구는 누구인지 알아내라는 등의 사소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중요한 사건들을 대신 수사해 주는 것이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뛰어난 추리력이나 기발한 트릭 등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미스터리 팬들이라면 대부분 비밀을 짐작할만 한 내용의 단순한 사건들이다. 하지만 음마 라모츠웨가 수사 과정에서 보여주는 뛰어난 직감과 유머 감각, 무엇보다 따뜻한 마음이 읽는 내내 독자의 가슴에 훈훈한 온기를 전해 주는 것이다.

 

아직은 사회적 모순이 많이 남은 아프리카에서, 아직은 힘없는 약자인 여성으로써 또한 탐정으로써 유쾌하게 살아나가는 라모츠웨의 모습이 아름답다. 라모츠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대자연을 가슴 깊이 사랑한다. 그녀는 은퇴하고 나서는 대자연과 깊이 교감하며 평화롭게 살아갈 것임을 꿈꾸는데, 기계같이 바쁘게 돌아가 여유가 없는 현대 도시에 사는 우리들에게도 어떤 것이 진짜 삶인지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면서도 무조건 아프리카를 찬양하는 것만은 아니다. 아프리카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 등을 고발하는 준엄한 시선도 잃지 않고 있다. 작품 중에도 이런 문장이 나온다.

"아프리카에는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 많아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지나쳐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순 없다. 절대 그럴 순 없다."

 

흔히 보는 추리소설, 탐정소설과는 조금 다른 작품인 것 같다. 각양각색의 사건들을 해결해내는 과정에서 음마 라모츠웨라는 여성이 보여주는 온화함과 지성은 폭력적이고 무능력한 아프리카 남성들과 대비된다.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진짜 여성주의에 입각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아직도 주술이나 인신매매, 도둑질 등이 만연한 아프리카의 현실에 대한 고발도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음마 라모츠웨의 아프리카에 대한 애정과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졌다. 라모츠웨의 과거는 비록 힘들었지만, 따뜻한 차와 베란다에 앉아 즐기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 그리고 좋은 친구들, 다시 시작될 것 같은 사랑 예감...이런 것들이 있기에 오늘의 그녀 역시 찬란한 태양처럼 빛나는 것이 아닐까...

 

작가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는 이 작품으로 크게 유명해 졌는데, 스코틀랜드 사람이다. 현재 라모츠웨 시리즈를  7편 정도 썼고, 다른 시리즈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의 거의 유일한 아쉬움이 실제 아프리카 여성이 쓰지 않았다는 건데, 이 남성 작가도 아프리카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니 조금은 벌충이 된다.

 

미스터리의 범주로 좁게 보면 점수를 높게 줄 수는 없겠지만, 한 편의 재미있고, 문학성 뛰어난 소설을 찾는 분이라면 강하게 추천드릴 수 있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라모츠웨의 대사는 정말 여름날 소나기 같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다소 충격적인 외모의 작가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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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2009-06-27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재밌어요.

jedai2000 2009-07-01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게 얼마 전에 쓴 리뷰인가...잼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밤 그리고 두려움 1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코넬 울리치 지음, 프랜시스 네빈스 편집, 하현길 옮김 / 시공사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코넬 울리치, 우리에게는 필명인 윌리엄 아이리시로 더 유명한 작가입니다. 누가 붙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추리소설 팬들에겐 익숙한 세계 3대 추리소설 중의 한 편인 <환상의 여인>을 썼지요. (참고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엘러리 퀸의 <Y의 비극>이 나머지 두 편입니다. 저는 이 랭킹에 꽤 동의하는 편입니다.)

 

작가는 굉장히 불우한 인생을 살았다고 합니다. 평생을 우울증에 시달리는 등 건강도 안 좋았고, 작가로서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스콧 피츠제럴드(<위대한 개츠비)>의 그 작가)처럼 성공 가도를 질주하지도 못했죠. 어머니와 단둘이 평생 호텔에서 음울한 삶을 살았다네요.

 

그래서 그런지 작풍도 굉장히 쓸쓸하고 음울한 편입니다. 가끔 사랑하는 연인을 그릴 때, 낭만적인 색채가 뭍어나올 때도 있지만 그건 그가 꿈꾸었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도 해보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사랑...그의 소설의 배경은 대부분 밤입니다. 별이 빛나고 달이 빛나는 밤이 주는 따뜻한 낭만,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깜깜한 밤의 음침함, 범죄로 얼룩진 밤의 끈적끈적함 등 그는 밤을 잘 알았고, 밤을 사랑했습니다.

 

여기 그가 천착한 밤을 배경으로 하는 7편의 단편이 있습니다. 국내에는 최초로 소개되는 울리치의 단편들입니다. 울리치의 애잔함과 쓸쓸함을 좋아하셨던 기존의 팬분들이나, 이 단편집으로 그를 처음 알게 되는 분들 모두 인상 깊은 독서가 될 것임을 보장하는 작품들이 여러분 앞에 놓여 있습니다.

 

<담배>는 마피아의 조무래기 심부름꾼이 주인공입니다. 심부름꾼은 마피아 보스의 명령을 받고 상대 조직 보스에게 담배를 건네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 담배에는 청산가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마피아 보스가 상대 보스를 제거하기 위해 수작을 부린거죠. 심부름꾼은 우연히 담배가 없어 애를 태우는 애연가를 만나게 되고 기분 좋게 담배 한 개피를 건넵니다. 청산가리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말예요.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담배를 준 남자를 찾아나섭니다. 도시를 질주하면서 말예요. 쓰고 보니 <독약 한 방울>이라는 작품과 비슷한 플롯이네요. 이 작품은 우연이 지배하는 세계라는 울리치의 세계관이 드러납니다. 심부름꾼은 우연히 남자에게 담배를 주고, 남자는 또 다른 남자에게 우연히 담배를 주고...우연은 우연을 낳아 결국 어떤 이에게 돌아가고 맙니다. 여기서 우리는 마음 먹은 대로 뜻한대로 되지 않는, 우연이 지배하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깊이 느끼게 됩니다.

 

<동시상영>은 애인과 영화를 보러 온 형사가 애인 옆에 앉은 남자가 탈주범임을 깨닫고 벌어지는 스릴 넘치는 이야기입니다. 탈주범은 곧 애인을 인질로 잡고, 탈주극을 벌입니다. 위에서도 울리치가 낭만적인 연인의 이야기를 잘 다룬다고 했는데, 여기서의 주인공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어떤 위험도 불사하는 멋진 남자입니다. 30년대 작품이지만 요즘 인질 영화보다 훨씬 스릴이 넘칩니다. 울리치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손톱을 물어 뜯으며, 책장을 시속 10km로 넘기는지를 알았던 서스펜스의 대가였다는 걸 깨닫게 해 줍니다.

 

<횡재>는 싸구려 카페에서 시작됩니다. 마시라는 커피는 안 마시고  설탕만 뒤적이는 한 사내가 있고, 그런 그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노숙자가 있습니다. 노숙자는 자기 앞의 설탕도 한 번 뒤적여보지만, 뜻 밖에 설탕 속에서 나오는 건 다이아몬드 목걸이입니다. 설탕을 뒤지던 사내는 강도로, 도주 중에 다이아몬드를 설탕 그릇에 숨겨둔 것입니다. 이제 따뜻한 밥 한끼면 안분지족했던 노숙자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손에 넣고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쳐야 합니다. 일상적인 사건에서 비일상적인 공포를 이끌어내는 울리치의 노련함을 볼 수 있습니다.

 

<용기의 대가> 역시 뛰어난 단편입니다. 평범한 순찰경관은 거물급 범죄자의 범죄 현장을 목격합니다. 거물급 범죄자는 거금을 주며, 출세를 보장할테니 그 입 다물라!라고 합니다. 사회 윤리와 경찰이라는 자신의 직업 의식이라는 무게에 짓눌리면서 그는 선택의 문제에 직면합니다. 무엇이 옳은 일일까, 하고 말입니다. 결국 옳은 판단을 한 그가 벌이는 모험담이 긴장감 넘치게 펼쳐집니다. 아무리 우울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결국 선(善)이 이기는 모습을 보면 정말 울리치는 낭만적인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목숨을 걸어라>...내기꾼 남자가 여느 때처럼 내기를 겁니다. 평범한 두 사람에게 일주일 안에 살의를 불러 일으켜 서로 죽고 죽이게 만들겠다고 말입니다. 말도 안되는 황당한 내기라고요? 글쎄, 어떨까요? 내기는 점점 발전하고, 사태는 의외의 결말로 끝을 맺습니다. 흥미로운 초반 플롯에 비해 약간은 평범한 마무리로 무난하게 맺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재미없게 보았던 단편입니다.

 

<요시와라에서의 죽음>은 정말 신나는 활극입니다. 울리치가 이런 B급 모험담을 썼을 줄이야. 초기작이고, 확실히 그의 걸작에 비하면 수준 차이가 나지만 재미만은 확실합니다. 인디애나 존스+마이크 해머 같은 미군 수병이 일본에서 휴가를 보냅니다. 그는 살인 누명을 쓴 미국 여자를 구하기 위해 닌자같은 일본 살인 청부업자와 대결합니다. 그가 닌자(?)를 제거하고 한 말이 걸작입니다.

"싸움은 무슨? 오늘 밤 내내 남자답게 속 시원히 한판 싸워보지도 못했는데요. 물어뜯는 놈이 없나, 엄지손가락을 잡아 비트는 놈이 없나, 커튼 뒤에서 뒤를 노리는 놈이 없나....온통 이런 놈들 뿐이었다구요!"

 

<엔디코트의 딸>은 걸작입니다. 정말 잘된 단편입니다. 울리치가 쓴 수백편의 소설 중에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했다는데 정말 그럴 듯 합니다. 존경받는 경찰서장 앤디코트가 살인 현장에서 발견한 건 자신의 딸이 관련되었다는 증거 뿐입니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증거를 없애야 할까요? 투철한 직업 윤리로 딸을 잡아넣어야 할까요? 역시 해답을 알 수 없는 선택의 문제에 빠져버린 앤디코트 서장, 그는 딸에 대한 사랑으로 자꾸만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마지막에는 대폭주까지...결말엔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간 튼튼한 무쇠 바이스처럼 조여 들었던 긴장이 한 번에 해소되는 시원한 결말입니다. 앤디코트 서장에 감정이입해보면 정말 악몽같은 작품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형사>는 완벽한 느와르 작품입니다. 이쪽 장르에도 울리치가 꽤 영향을 끼쳤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지만 출세지향적인 윌리엄 브라운 형사와 그의 죽마고우이자 성실함 밖에는 내세울 게 없는 '느림보' 조 그릴리 형사가 등장합니다.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대비되는 두 사람의 성격을 극명히 묘사한 후, 결국 같은 경찰로 대결하게끔 만들어 버립니다. 야비한 출세지향 형사와 단단한 심지의 형사의 긴장이 서서히 고조되다 마지막에 폭발합니다. 긴장감이 일품입니다. 마지막 결말은 완전 멜빌이나 오우삼의 영화 같습니다.

 

 

이상 7편을 대충 살펴 봤습니다. 울리치같은 뛰어난 작가를 평가한다는 게 저같이 과문한 사람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코넬 울리치는 20세기의 에드거 앨런 포, 20세기 그림자 속 시인, 글로 표현하는 히치콕이라는 원작의 편집자 프랜시스 네빈스의 말에 크게 동감합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불우한 천재이자 밤이 주는 음울함과 낭만을 사랑했던 밤의 예찬론자, 위험한 일을 함께 헤쳐 나가는 남자들(특히 경찰들) 사이의 우정을 찬양했던 사나이, 사랑을 믿지 않았지만 사랑을 즐겨 다루었던 로맨티스트...이처럼 그는 많은 얼굴을 가진 작가입니다. 당신이 보는 울리치의 얼굴은 어떤 것인가요? 울리치의 우물에 일단 손을 담그면 그냥 나올 수 없습니다. 반드시 무엇인가를 건져서 나오게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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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1-1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Kitty 2006-01-19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는 듯.
환상의 여인은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에서 등을 돌리도록 한 작품이지만;;;
(다른 분들이 다 좋다고 하시니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단편집이라면 읽어보고 싶네요. 추천하고 갑니다~

jedai2000 2006-01-19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이제 2권을 읽어야겠네요.^^;;

키티님...제가 좋아하는 헬로 키티네요..^^;; 너무 반갑습니다. 이상하긴요. 저도 제가 짝사랑하는 여자한테 강추했다가 별로라고 하는 바람에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어요. ^^;; <환상의 여인>을 읽고 실망하실 수도 있지만 추리소설에서 등을 돌르시면 안되셔요..흑흑. 재미있는 작품이 아직 얼마든지 남아 있다고요...^^;;

추천 감사드립니다.^^;;
 
티투스 - 베스타 무녀의 샘
장 프랑수아 나미아 지음, 도화진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다빈치 코드>이후, 역사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의 작품들이 이런저런 '썰'들을 내세우고 있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은 것이 아니고, 그 후손이 현재도 살아 있네, 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음모론과 온갖 확인되지 않는(확인될 수 없는) '썰'들만을 풀어놓는데 여념이 없다. 정말로 제대로 역사를 다룬 지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은 없는가 하는 회의가 들 시점에서 마치 보물과도 같은 <티투스>를 발견했다.

 

<티투스>의 작가는 장 프랑수아 나미아라는 사람으로 이름에서 대충 눈치챌 수 있듯이 프랑스 사람이란다. 국내에는 생소한 작가지만, 프랑스에서는 꽤 많은 독자를 보유한 대표적인 역사소설가라고 한단다.

 

<티투스>의 배경은 BC59년, 세계의 중심인 로마이다. 세계사 시간에 익히 들어본 당대 로마의 명사들이 다수 실명 출연한다. 그 유명한 세계사의 슈퍼스타, 카이사르와 그의 정치적 동지인 삼두정치의 크라수스와 폼페이우스도 등장한다. 심지어 카이사르를 나중에 암살하게 되는 브루투스는 주인공 티투스의 절친한 친구다. 이런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해 한결 친숙한 느낌이 드는 이 작품은 그럼에도, 딱딱한 역사소설이 아닌 짜릿한 추리소설이다.

 

로마의 귀족 티투스는 대대로 명가의 후손으로 명석한 머리와 많은 재산을 물려받고는 사냥으로 소일하는 팔자 좋은 청년이다. 사냥은 사냥인데, 대상이 주로 여자라는 게 좀 눈살이 찌푸려질 뿐...그러나 모두들 들떠 있는 축제날, 그의 어머니가 그의 방에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단서는 그의 방에서 발견된,글씨를 쓰는 점토판 조각에 적힌 'LICI(리키)'라는 글자뿐...

 

어머니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티투스가 나선다. 그의 동지는 매력적인 연극 배우, 플로루스 단 한 명 뿐이다. 플로루스는 빈민가 태생의 미천한 신분이지만 변장의 귀재이며 용감하고 무엇보다 티투스에게 헌신적이다. 티투스와 플로루스 두 콤비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빈민가, 화장터, 카이사르의 대저택 레기아를 비롯한 로마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닌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당대 로마의 생활상을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의 그것 만큼이나 자세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대 로마의 사회상을 잘 그렸다고 해도 중심이 되는 사건 해결 과정이 재미가 없다면 절름발이에 그칠 터...<티투스>는 그런 함정을 정말 잘 피해갔다. 티투스 어머니의 죽음에서 출발해 3명의 사람이 더 죽는데, 티투스 콤비의 조사는 치밀하고 마침내 진범을 알게 되는 순간의 추리도 논리적이다. 그렇게 발견된 진범의 정체 역시 대단히 충격적이라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그리고 최후의 최후에도 한 번의 반전이 더 기다리고 있음도 슬며시 조언하련다.

 

이런 책이야말로 정말 지적이고 재미있는 역사추리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으로 고대 로마에 대한 깊이있는 지식과 재미있는 추리게임,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골고루 배합된 영양 만점의 작품이다. 비교적 짧은 분량에 글씨도 과장 조금 섞어 호떡만해서 가볍게 읽기 좋은 소품이다. 물론 재미는 소품을 훨씬 뛰어넘지만 말이다. 작품 앞에 수록되어 있는 로마 시내 지도도 이쁘게 그려져 있어 주인공들의 행적을 짚어 가면서 읽으면 훨씬 재미있는 독서를 할 수 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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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로 2006-01-16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회사 있으면서 이런 얘기들을 못 들었을까요ㅎㅎ

jedai2000 2006-01-17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에서 나오시면서 한 권 들고 나오셨겠죠? ㅋㅋ
재미있습니다. 꼭 읽어 보세요.

한솔로 2006-01-19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집에 없는 거 같아요. 담당자가 별로 재미없다고 해서 누구 준 거 같기도 하고... 그 회사 나오기 전에 챙겨야 할 책들이 제법 있었는데 나갈 때 애매하게 나가다보니 다 못챙겼어요. 흑흑

jedai2000 2006-01-19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담당자 분께서 본인이 만든 책을 재미없다니요? ㅋㅋ 보기 좋게 편집 잘 되어 있던데요. 지도도 이쁘고, 문장도 괜찮았어요 오타도 별로 없구요 ^^;; 그나저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다 챙기셨길 바랍니다.

bono 2006-07-22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로님... 제게 주셨습니다...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죠. 감사합니다.
 
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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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하면 보통 여름에 많이 읽는다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대체로 여름에 꽤 많은 책들이 나왔었는데 요즘엔 겨울에도 못지 않게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스터리 시장이 그만큼 확대된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막상 판매량을 보면 아직 대중성이 좀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올 겨울에는 비교적 최근의 일본 미스터리 소설들이 많이 출간되는게 특징적이다. 현재 최고의 일본 미스터리 여류 소설가 두 사람,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와 기리노 나츠오의 <그로테스크>를 비롯해 국내에는 다소 낯선 우타노 쇼고의 뛰어난 작품인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뿐만 아니라 유머 미스터리 대가 아카가와 지로의 <세 자매 탐정단>시리즈까지 일본 미스터리 팬들로서는 푸짐한 잔칫상을 앞에 두고 뭐부터 골라 먹을까 하는 선택의 문제만 남은 것이다.



오늘 소개할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 역시 출간된 지 열흘이 갓 지난 따끈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일본 추리작가 신인들의 등용문인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으며 100만부를 돌파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고 한다. 본인이 읽어보니 과연, 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줄만 한 작품이었다.



사소한 시비 끝에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인 준이치는 1년8개월 만에 가석방된다. 기쁜 마음도 잠시, 집에 가보니 피해자 가족과의 합의 때문에 집은 풍비박산이 나 있다. 좋은 집 다 넘어가고, 동생은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괴롭힘을 당하다 못해 학교까지 때려 쳤다. 전과자인 그에게 느껴지는 세상의 차가운 시선은 그를 힘들게만 한다.



그런 준이치에게 다가온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난고. 준이치의 수감 당시, 간수부장이었다. 20년 넘는 세월 동안 형무소에서 간수로 일하면서 열심히 살아왔지만 아내와는 별거중이고 이혼을 준비중이다. 난고에게 아픈 상처가 있었기에, 가족을 돌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난고는 2명의 사형수의 사형에 직접 관여했었다. 살려고 발버둥치는 사형수의 목에 밧줄을 걸었고, 모든 걸 초월한 또다른 사형수의 사형도 지휘한 바 있다. 비록 사형수라지만 자신의 손으로 두 사람의 생명을 빼앗았다는 사실이 그를 괴롭게 하는 것이다. 사람을 죽여 사형수가 된 사람들과 합법적으로 사람을 죽인 자신이 뭐가 다를까 번민하는 난고...



난고는 간수를 그만둘 결심을 하고 마지막으로 그간의 죄(?)를 속죄하려 한다. 사형수 사카키바라의 무죄를 증명해주려 하는 것이다. 사카키바라는 7년전 벌어졌던, 노부부를 도끼로 때려 죽이고 돈을 훔쳐간 살인 사건 현장 근처에서 발견되었다.



살해된 노부부 집 앞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나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사카키바라. 경찰이 조사를 해보니 사카키바라의 몸에 노부부의 피가 묻어 있으며, 도둑맞은 돈도 감춰져 있었다. 당연히 사카키바라가 의심을 받지만 기막힌 일이 벌어진다. 여기가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인데, 사카키바라는 오토바이 교통 사고 때문에 기억 상실증에 걸린 것이다. 이래서야 경찰의 의심을 풀어줄 수 없다. 사카키바라는 사형 언도를 받고 만다.



사카키바라의 사형 3개월 전, 그는 문득 사건 당일, 계단에 얽힌 기억이 떠오른다. 어디에선가 자신이 계단을 오르고 있었음을 기억해낸 것이다. 사건의 유일한 단서는 계단 뿐...사형 제도에 반대하는 익명의 독지가가 내건 상금을 받기 위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준이치가 나서고, 합법적이든 아니든, 사람을 죽였으니 이제는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인도주의적인 생각을 가진 난고가 팀을 이뤄 사카키바라 사건을 조사한다...



기막힌 이야기다. 3개월이라는 시간상의 데드라인이 주는 압박감과 긴장감도 좋고, 필연적으로 사건 조사에 나서야만 하는 난고와 준이치 두 사람의 사정도 그럴싸하게 전개된다. 서먹했지만 점점 서로를 위하게 되는 두 파트너의 팀웍이 끝까지 계속되는 걸 지켜보는 것도 흐뭇하다.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는 신인작가답지 않게 묵직한 주제의 육중한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무엇보다 사형 제도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자료 조사를 한 흔적이 보인다. 형행 제도란 사형수의 죄에 대한 응분의 대가인가, 아니면 감옥에서 성격을 교정해내 제대로 된 한 사람을 만들어내는 교화의 수단인가 라는 오래되고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현행 일본 사형 제도의 모순까지 다양한 주제를 선 보인다. 일례로, 개전의 정이라는 것이 있다. 사형수가 죄를 뉘우치는 기색이 역력할 때, 사형 사면령을 내리는 것인데 우리 중 누가 그 사형수가 진심으로 죄를 뉘우쳤는지 판단할 수 있겠는가. 작품에서 사카키바라는 사건 자체의 기억이 없으므로 죄를 뉘우치고 말고 할 것이 없다. 그래서 그는 개전의 정을 받지 못한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지만 분명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약력을 읽어보면 원래 영화와 드라마 각본가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에는 영상적인 기법이 많이 차용된다. 사형수 사키카바라의 데드라인이 줄어드는 과정과 난고,준이치 팀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이 교대로 반복되는데, 영화로 치면 교차편집이다. 이외에도 선명한 이미지를 주는데 작가는 주력하고 있다.



클라이맥스 장면 난고가 사건의 진범을 알게 될 때 그는 미스터리 소설에서 흔히 보듯이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범인을 도출해내는 것이 아니라, 범인의 모습에서 어떤 단서를 보고 직감적으로 느낀다. 만약 그 장면이 영화처럼 영상으로 보여진다면, 영상이라는 강력한 힘 때문에 보는 사람들 역시 범인과 그 단서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활자로 봤을 때는, 그 정도 단서에 부합되는 사람을 진범으로 한정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미스터리 소설 특성상 내용을 빼고 설명을 하려니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데 읽어보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살짝 감이 올 것이다. 작가가 영상 쪽 일을 하던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상적 글쓰기가 된 건지,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쓴 건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신인 작가답지 않은 완숙함으로 최고의 즐거움과 아울러 깊이 생각할거리도 던져주는 뛰어난 작품이다. 오래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가설들이 등장하고 또 부서지는 재미도 쏠쏠하고, 난고와 준이치 두 주인공의 행적에도 미스터리 요소가 있어 주인공까지 120% 믿지 못하게 만드는 역량도 제법이다. 결말은 한 편의 영화 같다.



모처럼 재능있는 작가가 탄생했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 작품 뒤에는 부록으로 에도가와 란포상 심사 과정을 미야베 미유키가 적은 내용이 있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당시 심사 위원은 미야베 미유키, 기타가타 겐조, 기타무라 가오루, 오오사카 고우, 아카가와 지로 였는데 만장일치였다고 한다. 재능있는 후배이자, 이제 라이벌이 된 다카노 가즈아키에 대한 애정이 함빡 담긴 심사평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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