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혁명하라
함석헌, 김진 / 오늘의책 / 2003년 3월
품절


새벽 밝기 전에 명상의 낚시로 잡은 산 고기가 있는 사람은 종일 피곤을 모르고 슬픔을 모르고 독수리처럼 영원을 향해 올라간다. 그 사람은 낚는 줄도 모르게 많은 영혼을 낚을 것이다. -42쪽

이제 기도해라, 새로 내는 네 맘의 뿌리가 지구의 중심을 뚫도록까지 기도를 끊지 마라, 맘 박기를 쉬지 마라. 네 맘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라. 네 가슴 속에서 빛이 환하게 날 때까지 열도를 내리지 마라. 맑아져서 새벽 이슬 같을 때까지. 향기로워서 향기로워서 아침 연못의 연꽃 같을 때까지, 동짓달 밤하늘의 별보다 더 거룩하도록, 그래, 거룩해야 한다. -57쪽

산을 움직이는 믿음은 사실은 나를 움직이는 믿음이다. 산보다도 더 무거운 것은 내 몸이다. -85쪽

진리는 체험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체험은 몸으로 앎이다. 몸으로 하기 전엔 참이 아니다. 마음이 옹근(통일) 것이 함(행동)이요, 함이 맺힌 것이 몸이다.-196쪽

나는 될수록 미워하지 않으려고 참는다. 나는 정말로 노력한다. 말 한마디도 절대로 감정 내키는 대로는 하지 않는다. 내 마음의 한 길 위에도 "일단정지"의 패쪽을 세웠다. 미워해서는 아니 되지, 반성하고 반성한다. "하나님 제발 미운 마음으로 하지 않게 해줍시사!" 기도하고 기도한다. 부끄러운 고백이다. 내 딴으로는 이제라도 바른 길에 들어섰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22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생님!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습니까.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함석헌 옹은 깊이 생각에 잠기더니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셨다.  

"자네 이름이 뭔가. 무엇을 하기에 앞서 자네 자세부터 고치게. 고개를 꼿꼿이 들고 허리를 곧추세우게. 바른 자세로 늘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게!" 

                                                                -"좋은 생각"8월호, p.34(백경학 님의 글 중에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혜덕화 2009-08-2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선심초심>을 읽는데 바로 이 말이 나왔었답니다.
"바른 자세로 앉는 것은 바른 마음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바른 자세로 앉으면 저절로 바른 마음 상태가 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마음을 얻기 위해서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매사 바른 자세로 앉고 서고 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느꼈답니다.

이누아 2009-08-21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래 다락방에 산 사람처럼 어깨를 움추린 채 오랫동안 지내왔습니다. 자세를 고치려고 애를 써도 의식할 때만 바른 자세가 되었지요. 좌선할 때는 자세가 잘 흐트러지지 않지만 일상에선 바른 자세가 제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나치게 오래여서 굳었나 봅니다. 굳은 마음으로 오래 지내서 그랬나 봅니다. 몇 년 전에 추나와 지압을 통해서 자세교정을 했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고쳤습니다. 아이둘을 가지고 힘겨워한 탓인지 다시 바로하기를 의식하고 있던 중에 이 구절을 봐서 크게 공감했습니다. "제 이름은 수행자입니다. 저는 늘 바른 자세로 지금여기에 있습니다"라고 부끄럼 없이 말하고 싶습니다. 언제라도 제가 님을 만날 날이 있을 때 그때, 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여름의 끝

                                        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왈로야, 일주일도 더 지나서 소식을 전한다.  

저번 주 목요일에 서울에 다녀왔다. 

심장은 작아져서 정상이 되었다.  

내 투덜거림을 받아준 네 덕이 크다.  

고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9-08-03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는 지금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자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나 자신의 죽음이 가까워진 것을 느낄 때, 당신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평화롭게 존재할 수는 있습니다. 슬프고 눈물이 나겠지만 저항하는 마음을 버린다면, 그 슬픔 아래서 깊은 평화와 고요, 그리고 신성한 현존을 느낄 것입니다. 그것이 존재의 발산이고 내면의 평화이며 대립이 없는 선입니다.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p.269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길가에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가로수 옆에 기대어 있었다. 울고나서 보니 아주 작은 나무였다. 그렇게 가늘고 작은 나무에 기대어 울어야 했다. 알 수 없는 분노가 함께 했다. 슬픔과 분노..저항하는 마음을 버렸더라면 평화로울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언니의 죽음이 떠오르면 아직도 무언가에 저항하고 있다. 가슴이 눌린다. 

"아난다여, 그것은 이것을 생각해도 명확하지 않느냐. 사람들은 나를 좋은 벗으로 삼음으로써 늙지 않으면 안 될 몸이면서 늙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병들지 않으면 안 될 몸이면서 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또 죽지 않으면 안 될 몸이면서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아난다여, 이것을 생각해도 좋은 벗을 가지고, 좋은 동지 속에 있다는 것이 이 도의 전부임을 알 수 있지 않느냐"([잡아함경]27:15선지식)-마스타니 후미오, [불교개론], p.61 

붓다는 무슨 말씀을 하고 있는가? 죽지 않으면 안 될 몸이면서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니...혜덕화님이 몸을 갖고 있는 한, 몸과 마음의 고통으로부터 과연 자유로울 수 있는가 하는 말씀을 한 이후로 붓다의 이 말씀이 내게 들어왔다. 붓다는 무슨 말씀을 하고 있는가... 

나는 여전히 평화와 자유를 말한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이 작은 몸..마음..이런 것들의...그러나 여전히 모른다.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신가...그래서 나는 그의 법을 배우고자 한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평화와 자유를 말할 수 없다. 깊은 슬픔과 죽음 앞에서는... 

================= 

혜덕화님, 그저 깊이 함께 슬퍼합니다.  님과 가족들이 슬픔 속에서도 평온하실 수 있기를, 스스로를 편안하게 돌볼 수 있기를...동생분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여우 2009-07-1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누아님, 불현듯 반가운 닉네임이 보여서 왔습니다. 어찌 지내시나요.
뻥질 잘 치는 이 여자는 여전히 알라딘에 남아 있습니다.
혜덕화님 소식 듣고 저도 무척 울적한 저녁이네요. 허망한 밤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고통없는 세상에서 영면하시기를 저도 더불어 빕니다.

라로 2009-07-1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누아 2009-07-13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전 여기 오면 님의 서재에 종종 들려요. 님의 글을 천천히 다 읽지 못할 때가 많지만 어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알 수 있어요. 그렇게 알라딘에 남아 있어서 제가 언제고 들어와도 반가운 사람이 있어 기뻐요. 가슴 아픈 소식 앞에 이런 일이 이 세상 어디에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세월을 흘러보내는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나비님, 함께 기도하면 이 세상 사람이든, 저 세상 사람이든 우리 모두 평온해질 수 있겠죠? 평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