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11일 유엔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와 15개 이사국에 "천안함 사건의 원인이나 범인을 지목하는 것은 이르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서한의 내용이야 천안함 침몰에 대한 진상조사에 여러 의혹이 있으니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신중한 판단을 내려달라는 이야기이고, 이건 상식선에서 당연한 의견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이 문제가 '애국심'으로 포장되면서 많이 시끄러운 모양이다.
전형적인 이분법적 사고 '우리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사고는 사건의 진실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매국노'취급을 하며 '철없는 사람'으로 매도하고 하고 있다.
그것도 일국의 총리가 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 정부의 비상식이 뚜렸하게 드러난다.
국제 사회에서 바보될 것 같은 기분이야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그건 '자신이 판 무덤'일 뿐.
누구를 탓하는지 모르겠다. 국내에서도 천안함에 대한 진실규명이 충분하지 못하고 내부의
국민들조차 발표된 진상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데, 국제 무대까지 끌고 나가서 무슨 짓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더구나 그 영향이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한
사안을 이렇게 허술하게 들고 나가는 것은 충분히 비판 받아 마땅하다.
논리가 약하면... 감성에라도 호소하는 게 인지상정인 법.
여기서 '애국'이 튀어나온다. 웃기는 건 정부를 지지하면 애국이고 정부의 행동에 비판적이면
매국인 것일까? 이 웃기는 논리를 가장 민족적 정서가 충만해지는 월드컵 기간에 총리의 발언
으로 듣는 다는 건 소름끼치는 일이다.
내가 알고 싶은 건 내가 애국자인지 매국노인지가 아니다.
천안함에 대한 진실이다. 믿으라고 강요하지 마라. 무슨 천안함이 예수도 아니고 무조건 믿으
면 되는 것인가? 나는 북한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가능성도 배제하는 건 아니라
는 얘기다. 하지만, 가능성을 현실이라 믿으라 한다면 그건 거부할 수 밖에 없지 않나?
국민들에게 딱지 붙일 여력이 있으면, 모든 증거물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사에 참여한 사람
들의 신상과 그들이 행한 조사내역을 공개해 달라. 그런 모든 것을 애국심하나도 덮어버리면
다시 한 번 소통의 불가능함만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