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는 새로운 창 W
MBC W 제작진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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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주말 늦은 시간에 하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다. MBC 탐사보도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국외로 시선을 돌리게 만든 프로그램이 아닌가 한다.  

요즘 방송으로 방영했던 내용들이 책으로 엮어 나오는게 일종의 유행인가 보다. 물론 재미와 교양 모두 충족시키며 독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느니 좋은 일이다. 지식-e 시리즈도 그렇고 이 책도 마찬가지다. 틀린 점이라면 지식-e는 기존의 자료를 충분히 활용하여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가지를 훌륭한 영상과 음악으로 보여 주었다면 W는 우리 기자들이 세계 곳곳을 다니며 실질적으로 취재했다는 점이다. W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그리 녹녹치 않기에 많은 고난이 있었을 것이다.  

가끔 외국의 탐사보도나 다큐멘터리를 보면 부러울때가 있다. 그래도 역시 그들의 주관에서 그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한계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시선(?)으로 세계를본다는 매력 만으로 이 책의 값어치는 충분할 것이다. 우리의 시선이란 것이 있는 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도 제3세계를 충분하게 공감하고 연대하며, 그들의 아픔에 좀더 다가갈 수 있었던 내용들임에는 틀림없었던 것 같다. 더불어 갓 빈곤을 벗어나 경제발전을 이루고도 아직도 경제력만큼의 사회진보를 이루지 못한 여러 모습을 비교해 보는 모습도 나쁘지 않다.  

사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계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KBS의 '걸어서 세계속으로'도 무척 좋은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는 지구촌의 다양한 고장과 그 고장속에서 사는 사람들, 그들의 풍습을 잘 보여준다. 돈이 없어 (슬픈 얘기네) 세계로 나가보지 못한 나 같은 사람들이 대리충족하기 딱 좋은 프로다. 그러나 이 프로에는 사실 갈등은 없다. 있다하더라도 간접적이다. 기분좋게 즐기기에는 좋지만, 알다시피 세계는 그리 아름답지 않은 것이 진실이다. 이 지점에 W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갈등, 재난, 빈곤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아직도 세계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고 그 숙제를 위해 우리들이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어쩌면 고착적 민족주의에서 세계의 시민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거쳐가야할 단계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길에 W가 존재한다고 보여진다.   

많은 생각할 거리를 차분하게 접근하게 해준다. 청소년이나 대학 새내기들이 읽으면 좋을 듯...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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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유골 캐드펠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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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도사 시리즈 중 첫번째 이야기 이다. 중세 도미니크 수도원의 부원장은 이웃 수도원의 성인의 유골 안치에 따라 인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성인의 유골을 안치시키기 위해 노력하는데...웨일즈 지방에 성녀의 무덤이 있다는 얘길 듣고 결국 그 성녀의 유골을 수도원으로 가져오기 위해 길을 떠나고 .... 성녀가 묻혀있던 웨일즈 지방 사람들은 잉글랜드에서 온 수도사들이 자신의 성녀의 유골을 가져가려 하려는 것에 반감을 갖는데.... 반감을 갖은 웨일즈의 지도자는 협상을 위해 오는 길에 살해된 채로 발견되고..... 

중세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이고, 주인공인 캐드펠은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여 인간에 대해 볼 것 못볼것 다 보고 경험한 후 수도회에 몸을 맡긴 사람이다.  추리소설에서는  트릭이나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긴장감, 예상 밖의 반전, 그리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의 카리스마가 작품의 질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서 캐트펠이란 인물은 수도사 임에도 이성적이며, 종교적 열광 자체를 사회적 질병으로 까지 생각하는 합리적 인물이다. (물론 합리적 인물이니 추리소설의 주인공으로 되겠지만...) 다만 중세라는 시대적 배경을 생각한다면, 근대인을 미리 선취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캐드펠의 매력이라면, 이성적이면서, 유머러스하고 매우 따뜻한 심성을 가졌고 험한 일들을 많이 겪은 탓인지 지혜로우며, 결단력이 대단하다는 점이다.  

중세를 암흑시대라고도 표현하지만, 중세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고,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그 시대의 기준에 따라 꿈틀거렸을 것이다. 무엇보다 기독교가 세계관으로 지배하고 있었던 시대, 종교적 영광과 은총이 사회적 성공으로 갈수 있는 바탕이 되던 시대에 욕망과 욕심에 물든 수도사들과 건강하게 신앙을 지켜가는 민중들의 생활상이 대비되며, 성녀의 유골을 둘러싼 추악한 쟁투들이 벌어진다. 종교적 영광이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되묻게 되는 소설이 아닌가 한다. (이런건 기독교인들이 좀 읽어야 하는데...ㅎㅎ)

포님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했는데...출퇴근 길에 조금씩 읽다보니...많이 늘어져 버렸다. 그래도 20여권이 시리즈로 출판 되고 드라마로까지 제작되었다고 하니....조금 더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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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07-1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이걸 어찌 출퇴근길에 보셨는지- 전 손에 잡자마자 다 읽어버렸다니깐요 ㅋㅋ
확실히 쉽게 중독되는 체질 맞나봐요-ㅁ-;;

제말이 바로 이말입니다. 추리스토리라인도 재미있지만 잔가지스토리도 참 재미있어요, 읽으면서 계속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더라구요 ㅎ 중세시대상이나 종교, 경제, 정치를 다 아우르고 있어서 읽는 내내 머리가 팽팽돌아요~

머큐리 2009-07-21 00:01   좋아요 0 | URL
아마 이 책은 포님이 아님 손에 안 잡았을 것 같은데요..ㅎㅎ 그래도 다음 작품들에 더 기대하고 있어요...기회가 되면 계속 읽게 될 것 같아요...고마워요 소개해줘서

Forgettable. 2009-07-21 09:27   좋아요 0 | URL
99번째 주검- 이 좀 대박입니다. ㅎㅎ
제가 더 고맙지요^^ 뽐뿌에 낚여주셔서 ㅋㅋ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 지식에서 행동을 이끄는 독서력
구본준.김미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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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지식에서 행동을 끌어내는 독서력'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일종의 자기계발에 관한 책이다. 다만, 뭔가 불안해서 이러저러한 자기계발서를 읽는 독자들에게 순간의 자족적 만족을 주는 책이라기 보다는 자기계발의 토대를 쌓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독서의 유용함을 알려주는 책이며, 독서 예찬에 관한 책이고 무엇보다 동시대를 살아가며 독서를 통해 자기계발을 이룬 사람들의 경험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사람이 변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왜 독서에 대해 그리 강조하겠는가? 다만 그 자체로 선한 것은 없는 법이다. 요즘 논술 때문에 어느 때보다 독서가 강조되고 있지만 역시 사회적 강조와 강압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느냐 말이다. 어렸을 때야 교과서와 참고서면 별로 힘든 문제가 없었는지 몰라도 사회에 진출하는 순간 독서 없이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기는 힘들다. 더구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창의력이 점차로 강조되는 지식경제기반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개인의 경쟁력을 키우는 문제는 더욱 시급해 지는 것이 사실이다.  

독서의 장점은 즐기면서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무기와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 이 점은 이책에 등장하는 많은 책의 고수들이 삶의 여정에서 느끼고 밝혀지는 것들이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는 분.... 지금 계속 그렇게 살아라....미래는 그대로 그대의 생활을 반영할테니...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습관도 중요하다. 시간은 의지의 문제이다. 많은 열혈 독서가들은 말한다. 자신이 필요한 것을 찾기 위해 책을 들었다가, 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그렇게 독서가 습관이 되면 주변과 나누게 되고, 어느순간 자기 자신이 훌쩍 커버린 느낌이 든다고... 이 책을 읽고 쉽게 책이라도 한 번 읽어보겠다고 결심한다면 그것은 인생의 축복이 될 것이다.  

사실 이 책은 많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대부분 학자가 책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전문지식인이 아니라면, 대부분 직장인일 테고 우리나라 독서량이야 잘 알려진대로 평균하면 1년에 2권도 않읽는 형편이니... 직장인들에게 좋은 자기 계발의 방법으로 독서를 권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나 스스로도 책을 즐기는 편이라 생각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고수들의 독서법은 아주 알차고 재미있다. 특히 나와 비슷한 부분이 나올때는 흐뭇함으로 다른 부분이 나올때는 한 번 시도해 보려는 도전정신을 가지게 한다. 그러니 책을 좀 읽으시는 분들도 재미있게 자신과 비교해가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분들이 강조하는 것.... 책을 읽다 보니 결국 고전의 중요함을 알게 한다는 말이 특히 가슴에 와 닿는다. 너무 잘 알려져 있지만 아무도 안 읽는 책이 고전이란 우스개 말도 있지만 결국 책을 읽으며 나아가다 보면 가장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책은 고전인 모양이다. 이 책을 읽다가 이젠 고전으로 회귀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리고 책을 읽어 가면서 나만의 독서에 대한 태도와 생각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더불어 읽은 책은 한 줄이라도 기록해 두고 읽은 만큼 써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거주절미 하고 이 혹독한 경쟁의 시대 가장 저럼하고 유익하며 종합적이고 바람직한 자기계발은 독서이니 독자들이여 성장을 위해서 아니 생존을 위해서라도 독서에 열중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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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의 털 사계절 1318 문고 50
김해원 지음 / 사계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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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들어나는 나이 17세... 아주 가끔 청소년 소설을 읽다가 내 나이 17세에는 무엇을 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난 그 나이때 철없이 학교가면 가고 집에 오면 오고...별 다른 고민없이 살았던 것 같다. 다만, 다들 열심히 공부에 전념하던 그 때, 방송반원이 되었다고 되도 않는 시사문제와 음악에 빠져 있었던 기억이... 아 그리고 옆의 여학교 방송반원과 미팅도.... 

보통 성장 이야기에는 이성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 책에는 이성이라기라곤 코빼기도 안비친다. 그러면 재미 없냐? 그건 아니다. 재밌다. 두발 문제로 이렇게 심도있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섞어 냈다는 사실에 작가의 역량을 다시 봤다. 흠 그러고 보니 '제 6 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사게절문학상이 얼마나 권위있는 상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대상이고 '사계절'은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다.  

다들 질풍노도의 청춘기를 억압과 고뇌의 시절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세대별로 자신의 세대가 가장 억압받고 있다고 느낄 것이고, 작년 촛불이 타올랐을 때,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쇠고기 문제를 제일 먼저 꺼내들었고,사실 난 요즘 애들의 투정이라고 생각했다. 배부르고 등따시게 자란 니들이 무얼 안다고.... 그러나 가장 억압받고 할 말 많은 이들이 청소년들이란 사실을 작년에 깨우쳤다. 그리고 우리의 교육현장은 아직도 군사시절 문화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자본주의적 경쟁까지 무차별적으로 도입하여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학생들을 옭아 넣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별견하는 것은 청소년을 더이상 아무것도 모르는 애 취급을 하지 말라는 것과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풀어나가는 하나의 인격적 주체로 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임에도 나역시 청소년을 애 취급만 했지, 하나의 인격체로 정말 대우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하지 못하겠다. 더구나 아이를 기르는 부모의 입장에서 과연 내가 자라서 애들에게 얼마나 떳떳한 부모로 인정받을지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점점 더 보수화 되어 간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자신의 것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자신이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고 느끼는 순간 (근데 정말 그런게 있기나 한건지) 사람들은 보수적으로 변한다. 두발만 해도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청소년이었을 때, 누가 머리 깍는 걸 찬성했겠는가? 모든 세대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두발규제와 야간자율학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경쟁의 이름아래... 기성세대여 니들은 도데체 자식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느냐.... 

성장기를 다루는 청소년 문학이란게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어린아이 동화처럼 환상적이지 않고 현실을 다루었으되 마지막은 낙관적이다. 묘한 절충같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나처럼 회의적인 어른도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더 희망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으니까.... 청소년들이여 니들이 희망이다.   

'완득이'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도 단숨에 읽어 내렸다. 가끔 알라디너들이 '위저드 베이커리'도 심심치 않게 소개하던데....그것도 함 방문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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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보는 법 - 법치주의의 겉과 속
김욱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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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가 '법치주의의 겉과 속'이다. 요즘 시국을 보면 정말 이상하다. 똑같은 헌법이 지배하는 이 나라가 정권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민주공화국'이란 말이 당연했는데, 이젠 민주공화국적 가치에 대해 논해야 되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고 하는데...아니다. 정권으로 부터 나오는것 같다. 더구나 독재라고 비판받는 정권이 법치주의를 끌어다 쓴다. 그래서 도로 나와서 '집시법위반'이고 용산 사태도 '법을 위반한 도심 테러'를 진압하기 위한 정당한 법집행이고, 시국선언한 교사들은 '공무원 복무법 위반'으로 소환하고 징계하고 있다. 도데체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김욱교수가 '법을 보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법이란 무엇이고 법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이 책의 설명을 듣다보면 지금 현실에 대한 의문이 슬슬 풀리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우리를 규제하고 있는 법이 보편타당한 정의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부터 우리는 법을 가치중립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법이 가치 중립적이지 않으면 어느 일정한 상대방을 편들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예전부터 '무전유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재벌들이 언제 징역사는 거 보았나?  

그럼 법앞의 평등은 어찌된 것일까? "역사적으로 법앞의 평등 이념은 '의무없는 권리, 권리 없는 의무'라는 중세의 계급적 특권과 차별의식으로 부터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자본주의적 평등관념으로, 그리고 극단적으로는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라는 공산주의적 평등이념으로 까지 추구되어 왔다" 결국 법앞의 평등이란 문제도 역사적으로 싸우면서 획득되는 가치라는 것이다. 법앞에 평등하고 싶다면 평등하지 못한 현실과 부단하게 싸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미디어 법과 광우병 파동에서 보듯이 대의제와 민주주의가 충돌할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우리는 민주주의와 대의제가 선택적인 진리가 아니라 상호 대립하면서 상호 의존하는 '대의/민주'주의 라는 모순관계 속에서 진보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때문에 헌법은 대의제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그것과 모순되는 국민투표, 국민발안, 국민소환제 등의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동시에 규정할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이 책은 가르쳐 준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직접민주주의 제도 중 국민투표만 인정하고 있고 이것도 상당히 제한적이다) 

법을 진보시키고 싶은가 그럼 법을 어겨라....이 책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현실을 규정하고 억압하는 법은 그 현실과 갈등을 일으킬 수 밖에 없고, 갈등이 격해지다보면 법은 수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의 집시법이 계속 무고한 시민을 희생시키고, 기본권에도 어긋난다고 논란이 되야 집시법도 개정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법을 개정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이야기다.  

저항권과 혁명에 대한 간략한 논의도 흥미롭다. 우리나라는 정권을 몇 번이나 바꾸고 헌법을 수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제정은 1948년 제헌헌법만 인정한다. 개정은 그저 공화국의 변경으로만 표시한다. 1헌법제정에 6개의 공화국이 있는 것이다. 저항권은 이탈된 민주권리를 회복하는 것이라 한다면 혁명은 기존의 법적 권리를 부정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혁명은 기존 법규법상 인정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법적 시각에서 머물면 혁명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저항만 있을뿐... 

법의 이념과 재정과 운용과 변천에 대해 법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을 위해 여러가지 예시를 하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법이야 말로 가치중립적인 정의가 아니라 싸우고 쟁취해야할 규범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마 요즘 법치주의 때문에 많이 어지러우신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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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9-07-0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전 생각보다는 아니었어요.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이었는지. 한국 사회 비판서 중 근래 읽은 책으로는 조국 교수의 <보노보 혁명>이 제일 나았습니다.

머큐리 2009-07-09 23:51   좋아요 0 | URL
글세요 비판서라기 보다...부르조아적 법관념과 정의를 문제를 좀 평이하게 다룬 책이 아니었나 싶어요. 사실 사회과학책들은 많아도 법의 일반론에 대해 사람들이 평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책들은 별로 없잖아요..ㅎㅎ 근데 읽는 책이 자꾸 아프님을 따라가게 되는데요...보노보혁명도 읽을 예정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