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맞짱뜬 나쁜 나라들 - 악의 뿌리 미국이 지목한‘악의 축’그들은 왜 나쁜 나라가 되었을까?
권태훈 외 지음 / 시대의창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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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국과 맞짱뜬 나쁜나라들.... 즉 반미를 외치는 나라들이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착실하게 교육받은 학생들이라면, 정말 나쁜 나라들 되겠다.
쿠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베네수엘라, 나카라과, 베트남, 이란, 리비아가 그 나쁜나라들의
대표주자로 나서고 있다.  
이 책은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의 역사와 정치와 현실적 위치들에 대한
서술과 더불어 전반적인 일극체제로서의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관찰하고 있다.
물론 저자들의 반미적 성향으로 인하여 책을 읽는 내내 너무 낙관적인 전망들에 대해서는
조금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떤면에서는 참으로 대단한 나라들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물론 이 나라들 말고도 미국과 불편한 나라들은 많다. 대놓고 적대시 하지 않아도 미국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음으로 양으로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미국과 직접 부딪치면
큰 사단이 일어날 나라들은 빠져있다.
막말로 사회주의 러시아가 무너졌다한들, 중국이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노린들 대놓고 미국이
제재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닐 것이다. 제재한다고 해도 그 막대한 희생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렇게 보자면, 이책에서 거론되는 나쁜 나라들은 힘없는 나라들 되겠다.
즉 미국이 맘놓고 쥐어패도 큰 사단이 날 것 같지 않는 나라들이란 얘기다. 더불어서 그렇기에
참 서러움이 많은 나라들이기도 하다.    

이 나라들이 대단한 것은 미국에게 두들겨 맞고 봉쇄를 당해도 꿋꿋하게 저항하면서 세계속에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세계를 뒤바꿀 변화를 주도하진 못하지만, 다만
미국이 고집하는 사회 말고 다른 사회도 건설할 수 있다는 선례를 주고 있다.
문제는 워낙 집요한 강제와 봉쇄로 인해 다원적 사회보다는 획일적 사회로 이행되어 있어 체제
경쟁적 측면에서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는 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현상을 너머, 그 나라의 역사와 정치, 경제를 들여다보면, 이해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
그리고 반미가 왜 절박한지 알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이 조그만 나라들이 행하는 '반미'는
공세적인가 수세적인가? 절대적으로 수세적이다. 상호 이해만 관철된다면 굳이 반미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반미국가 대부분은 생존형 반미로 보인다.  

결국 반미적 감정은 미국의 행태에 대한 반발 이상은 아닌 것이다.
정확하게 반미란 미국 독점자본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작은 나라들의 권리와 인권을 무참하게
밟아대는 것에 대한 항의이고, 권리를 회복하다 보니 미국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 악화를 가져온
것 뿐이다. 원래 모든 문제는 힘있는 놈이 풀어야 풀리는 것 아닌가?
다만, 최근의 동향은 미국도 예전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것.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넘어가고 있는 과도기(?)의 시기
나쁜나라들은 미국과 더 이상 대립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로 가려고
할 뿐이다. 어쩌면 독재국가로 칭하는 이들 나라의 독재를 유지하게 만드는 건 비난하고 간섭 
하는 미국의 패권주의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반미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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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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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분노보다 허탈함이었다.
우리나라 대통령 중 향후 그래도 역사적 평가를 받는 다면 1순위는 노무현 대통령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그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칠 줄이야
아직도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는 애증이 교차한다. 그만큼 그에 대한 사랑도 컸고 기대도
컸던 모양이다. 사실 퇴임 후에도 일정정도 정치력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고... 

노무현대통령은 솔직한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번 느꼈다.
진정성 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구나....
이라크 파병을 하면서, 역사적인 평가를 염두해 두면서도 (자신도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햐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파병할 수 밖에 없었던 고뇌...대통령이라고 뭐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
라고 했다.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하려 했던 것에 대해서는 실수한 걸 인정했다. 다만, 갑자기 나온 얘기가
아니라 주변과 이야기 했는데, 아무도 반대하거나 의견을 내지 않다가 언론에 나간 후부터
비판하더라는 얘기에는 쓴웃음이 나왔다.
참여정부의 인사들은 반성해야 한다. 그들은 자신의 정치적 이해와 타산에 따라 움직였지만
최소한의 진정성은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대선 승리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자칭 진보라고 하는 진영의 힘은 약하고 약하다. 선거 기간의 대선 열풍과 노무현이 가진 상징성
이 없었다면, 승리할 수 없는 게임이었고, 노무현의 상징성이 없어지는 순간 정권은 보수진영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다시 한 번 집권하려면, 지금의 시민들이 권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시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려고 했던 것이다.
권력은 정권에 있다기 보다 시민들 속에 있었다. 그리고 그 권력을 깨우기 위해 노무현은
퇴임 후에도 노력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제일 거슬리는 부분은 역시 한미FTA였다.
경제를 개방하고 공격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취한 조치였고, 국민들의 역량을 믿고 취했던
조치였다고 하지만, 아직도 내건 그 자신감과 믿음이 터무니 없어 보인다. 
'성장을 통한 분배'라는 이데올로기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고에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어
보인다. 사실 이건 노무현 대통령 책임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 공통으로 자리잡혀 있는 공감대
그것을 좀 더 충실하게 하기 위한 정책이 결국 한미FTA 로 구체화 된 것 뿐이다.  

난 토론하는 대통령이 그립다.
일방적으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만 하고 항의하면 오해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대통령과 마주하고 살다보면...
말이 거칠고, 투박해도 토론하고 논쟁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인간적인
대통령이 그립다. 아마도 이런 대통령은 내가 죽기 전에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100일이 넘어선 지금... 슬퍼할 것이 아니라 그 분이 남긴 과제가
무엇인지 성찰할 때다. 반성을 넘어 대안까지... 그 대안에 대한 여러 논의들이 진행 중이라
알고 있지만....정말 연대를 통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밀어야 할 시기임에든 틀림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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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9-07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퇴임하는 교감샘께 선물로 드렸는데~ 꼭 봐야 할 책으로 꼽고 있어요.
가신 그분이 여러 면에서 아쉽죠~~~

머큐리 2009-09-07 10:31   좋아요 0 | URL
요즘같은 시절엔...더 그렇습니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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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에 배달이 왔다. 오전에 신청한 책이 오후에 도착....서울이 아니라 그런지
업무시간 이후에 배달이 되었고, 난 오늘 저녁을 이 책과 하게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들에서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름답고 애달픈 것은 이 들이 환상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정해도 되는걸까... 그러나 그렇게 느껴진다. 이것이 나의 한계이기 때문에)
사랑은 환상이다. 어느 한 사람에게 빠져들어간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환상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 환상이 무너지는 순간 사랑보다는 배려나 인내, 정이라는 단어들이 전면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환상이기에 이 소설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두근두근....
어느정도 실체는 알지만 그 사람에 대해 모른다는 것.
어느날 길을 걷다가.. 전철을 타고 가다가...순간적으로 깊은 인상을 주는 사람을 만난다.
난 주로 여자들... 그 사람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무의식적 호감을 갖지만, 결국 거기서
멈춘다. 그 사람과 다시 만날 일은 없기에....
모르기에 그런 강렬한 이미지가 남았을 거다. 그 사람을 알아가면 어떻게 될까?
알아가면서 더 사랑하게 될까? 사랑하다가 결국은? 처음 사랑을 느끼는 그 감정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내가 다른 사랑에 빠지면?
상상은 현실을 매개하지만 현실을 대체하진 못한다.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도...점점 알지 못하는... 만날 듯 만나지 않는
현실에서 부딪치고자 하는 욕망과 이대로 남아 있고 싶은 소망
그리고 그들 만이 아닌 주변의 관계들이 있다.
그렇게 사랑이란....관계적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가을 바람이 불어왔고, 새벽에 갑자기 누군가가 그리워졌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메일을 쓰고 싶어졌다.
하지만 결국 나는 평이하고 단순하게 물어볼거다. "안녕..잘지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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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9-06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읽으셨군요!!

저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누군가에게 메일을 쓰고 싶어져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저는요 음, 어...


후버까페만남을 해봤어요. 이 책을 읽고 말이죠. 하핫.

머큐리 2009-09-0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무한 추천으로 읽었어요..ㅎㅎ 속편도 조만간 읽을 예정입니다.
여운을 좀 더 느낀다음에요...
근데 후버까페만남이 뭔가요???

다락방 2009-09-07 17:35   좋아요 0 | URL
책 속에서 에미와 레오가 제일 처음에 후버까페에서 만나기로 하잖아요. 그리고 서로를 찾아 보기로 하잖아요. 갔다오고 나서는 서로 누구였을것 같다 라고 의견을 교환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에미는 레오에게 그 까페에 마음에 드는 남자라곤 모델같은 여자와 함께 온 남자뿐이었다, 고 하고 레오는 에미에게 1번은 금발의 에미 2번은~ 이러면서 말이지요.

저도 한 공간에 메일 친구와 있었다구요. 우린 둘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말예요. 하핫.

머큐리 2009-09-07 19:4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쫌~ 대단하신듯~~ 하핫... --;
 
해태 타이거즈와 김대중
김은식 지음 / 이상미디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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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욜에 봉하로 가면서 차안에서 무엇을 읽을까를 고민하다, 들고 간 책이다.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고 싶었고, 그래도 무언가 시대상이 투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이 책을
고르게 만들었다. 최근 기아타이거스의 선전으로 인해 해태타이거스가 사라진 후 관심이
뚝 끊어진 프로야구를 간간히 보던 것이 이 책 선택을 부채질 했고, 무엇보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제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났다.

해태타이거스와 김대중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형식적으로야 해태타이거스는 광주를 연고로 한 프로야구팀이고,김대중은 전라남도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라는 점...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형식적인 관계를 넘어서 저자가 느끼는
내밀한 관계를 지목한다.

그 둘의 공통점은 '최강이었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가장 약한 자들의영웅'이라는 점이다.  

나도 어릴 적 해태타이거스 팬이었다. 프로야구 출범은 청소년인 내게 훌륭한 오락거리와 소일
거리를 던져 주었고 어느새 부모님의 연고지를 따라 나는 해태팬이 되었다. 프로야구 초기의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해태타이거스 팬들은 야구의 즐거움을 만끽하였으니, 타이거스의 선수들은
그야말로 용맹하고 투지에 넘치며 잘 던지고 잘 때리는 최강의 팀이었던 것이다.
어느 팀하고  맞붙건  타이거스는 두럽지 않았고, 그들의 경기는 시원시원 했다. (최근 한국
시리즈를 석권한 SK의 플레이는 승리하는 것 말고 야구의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

프로야구의 출범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도당들의 국민달래기용 선물이나 마찬가지
였다. 그 때 김대중은 광주민주화항쟁의 배후로 사형선고를 당했고, 광주의 억울한 죽음은
간첩의 사주로 인한 폭력난동 이었을 뿐인 시절이었다. 우리가 즐기는 스포츠에도 이런 역사적
이면은 숨어있는 것이다. 이런 역사 때문인지 매년 5월 18일 경기는 광주에서 열리지 않고 타이
거스는 원정을 가서 싸워야 했으며, 그 날 만큼은 결코 패배하지 않고 광주 시민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었다. 그들에게 야구는 단순한 야구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러니 한 일은 IMF위기가 고난의 정치인 김대중을 대톨령으로 만들었지만, 해태 타이거스는
모기업의 부도로 인하여 몰락햇던 것이다. 당시 해태타이거스의 몰락을 두고 김대중이 경상도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는 음모론이 돌 정도로 사람들은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사실 해태타이거스는 프로야구 최강의 팀이자 최고의 팀이면서도 가장 연봉이 적고 가장 열악한
전라도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팀이다. 이들은 연봉협상 시 "니들이 받아가는 돈이 어린 여공들이
아이스크림 만들어서 판 돈이라는 걸 알라"는 구단의 협박아닌 협박을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은 김대중에 관련한 책은 아니다. 온전하게 이 책은 프로야구 팀인 해태 타이거스에 대한
찬가이다. 그들의 치열한 도전과 열정이 빚어낸 아름다운 야구이야기다. 박민규의 '삼미수퍼스타
스 마지막 팬클럽'이 패배한 자들의 애상을 담아냇다면, 이 책은 승자들의 당당함과 그칠지
모르는 도전을 담아냇다. 그리고 거기에 패배에도 굴하지 않는 김대중이라는 인간을 투영하고
그 삶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것이다.  

해태타이거스와 함께 했던 행복한 시절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신 분들께는 강추
해태타이거스를 저주하며, 타이거스의 패배가 자신의 오르가슴이었던 분들은 피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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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9-0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수 장채근이 홈런을 치고 느릿느릿 베이스러닝을 하면서 전타선이 한회에 돌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아 아련해라..

머큐리 2009-09-04 09:33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야구 좋아하나보다...언제 야구장 번개 함 할까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9-04 11:02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럼요 태평양돌핀스 어린이 팬이었던 라주미힌님이랑 우리 번개해요ㅎ
 
아이스 에이지 3:공룡시대 - Ice Age 3: Dawn of the Dinosaur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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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어린애들 영화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그렇게 보았다.
웃음이 터지는 장면에서는 낄낄 웃으면서.... 현란한 그래픽에서는 눈길을 못떼면서...
이런 학생방학용 시간때우기 영화의 기본 컨셉은 '가족'이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부담없어야 하기 때문이고, 실제 가족이 어떻던간에 가족이라는 
말에서 느끼는 정서는 아직까지 상품성이로는 무궁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군산까지 가서 가족도 아닌 사람들과 어린이용 가족영화를 본게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라고 할까? 딱히 보고 싶지도 거부하지도 않은 그런 영화였다.
다만, 리뷰라고 끄적이려고 보니, 이 영화와 관련한 가족과 사랑, 우정의 문제는 다시 한 번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맘모스 부부로 상징되는 가족주의, 나무늘보와 사자같이 생긴(?) 녀석이 보여주는 우정,  
도토리를 쫗아다니는 녀석이 보여주는 사랑....
이 모든 것이 정신없이 뒤섞여져서, 공룡세계로 넘어간 친구를 찿아 모험을 떠나 다시 자신의
세계로 무사히 돌아온다는 단순한 설정의 영화다.
가정을 꾸리면서, 친구들과의 멀어지는 갈등이 한 축으로, 그럼에도 가정을 꾸리는 친구를
인정하면서 자신의 길을 찿으려는 모습들.
모든 갈등이 해소되면서 결국 가정을 가지고도 주변 친구들과 의리도 지킬 수 있다는 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 그런데 정말 그런가? 
결혼하면 자기 가정 가지면 친구들 많이 떨어져 나간다...ㅎㅎ

아이스에이지의 독특한 캐릭터인 도토리 쫓아다니는 녀석은 사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열정에
휩싸여 좋아하던 도토리까지 포기하면서 신혼의 단꿈에 취해있다가...다시 도토리로 복귀한다.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가족주의를 인정하면서도 가족에서 일탈하여 무언가 자신
이 꿈꾸는 것을 추구하는 유형도 있다는 것을 은근슬쩍 암시하기 때문이다.

여름날 어린이들에게 꿈꾸게 하는 저 안정적 가족주의의 공세
실제로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고 상처도 많이 주는 그런 관계들은 나타지지
않는다. 어린이들은 그런걸 알아서는 안되기 때문에....
그리고 자기 조카나 자식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어른들도 영화관에서 까지 그런 사실이
드러나길 원하지 않는다. 애들하고 즐겁게 볼 영화에서 까지 그런걸 보고 싶진 않기 때문에... 

아마 애들하고 봤으면 이런저런 생각은 안했을지 모르겠다.
다 큰 어른들끼리 이 영화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다만, 어린아이 눈 높이에 맞춰진 재미는
그래도 웃음짓게 하는 면이 있다. 다만, 어린아이들 처럼 천진하게 웃지 못하는 건 아무래도
나이먹은 어른이라 그런건지 모르겠다.  

다른건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군산까지 가서 본 영화라는 사실만큼은 아마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같이 본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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