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적인 삶들을 위한 편파적인 노래

                         - 붕어빵아저씨 고(故) 이근재 선생님 영전에
 
 


어떤 그럴듯한 표현으로 그려줄까

13년 동안 밀가루값 가스값 빼면

100원을 벌었고 200원 벌었고 300원 벌었고를 헤아리면

변함없이 붕어빵만 구웠을 당신의 무미건조한 삶을

당신 옆에서 또 그렇게 순대를 썰고 떡볶이를 팔던

당신의 아내를
 


어떤 그럴듯한 은유로 보여줄까

2007년 10월 11일 오후 2시 일산 주엽역 태영프라자 앞

트럭을 타고 갑자기 들이닥친 300여명의 용역깡패들과 구청직원들에게

붕어틀이 부서지고 가판이 조각나고

조각나 리어카라도 지키려다

부부가 길바닥에서 얻어터지며 울부짖던 날을
 


어떤 아름다운 수사로 그 밤을 형상화해줄까

잘난 것 없는 죄, 못 배운 죄 억울해

붕어빵 순대 떡볶이 팔아 대학 보낸

자식들 마음 아플까봐 몰래 숨죽여 울던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여보, 미안해 여보, 미안해

부르튼 아내 손 꼭 잡은 채 잠들지 못했다는 그 밤을
 


어떤 상징으로 그 아침을 새겨줄까

뜬눈으로 새웠을 새벽 4시 30분

일용일이라도 나갔다 오겠다고 나간 아침

일은 잡지 못하고 낙엽처럼 떠돌다

길거리 나무에 목을 매단 당신
 


당신의 죽음 앞에서

어떤 아름다운 시로 이 세상을 노래해줄까

어떤 그럴듯한 비유와 분석으로

이 세상의 구체적인 불의와

은유적으로 상징적으로

구조적으로 덮어줄까
 


500여 노점상들을 거리에서조차 몰아내기 위해

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는 고양시청

30명도 채 되지 않는 양민들의 생존권을 빼앗기 위해

150명의 폭력재를 고용한 일산구청

저항하면 공무수행 위반으로 구속하겠다는 경찰

폭력배를 고용한 관공서를 경찰이 보호하며

서민을 향한 사제 폭력이 공무로 수행되는 나라
 


이런 민주주의가 판치는 세상을

어떻게 그럴듯하게 문학적으로 미학적으로 그려줄까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읊어줄까

국화꽃 같은 누이로 그려줄까

어떤 존엄한 시어를 찾아줄까

그러면 나도 시도 어느 연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그러면 나도 시도 평론가들로부터 상찬받을 수 있을까

그 애매함으로, 그 모호함으로, 그 규정되지 않음으로

그 깊은 서정성으로, 그 새로운 해석과 역사성으로

어떤 문학사의 말석에나마 기록될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이 더러운 세상

이 엿 같은 세상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저들이 당신들의 생존권과 터전을

가진 자들을 위한 법으로 들어엎듯

당신들 또한 이 더럽고 추악한 세상을

없는 자들의 새 법으로 엎어버려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무슨 시를 쓸까
 


여보, 미안해

여보, 미안해

붕어빵틀을 잃어버려 미안해

당신의 순대를

당신의 떡볶이를

당신의 도마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아, 게르니카의 학살도 이보다 잔인하진 않았으리

이렇게 일상적이지는 않았으리

이렇게 보편적이지는 않았으리

이렇게 평범하지는 않았으리 

------------------------------------------------------------------------------ 

  

거리의 시인이라고 불리는 송경동 시인의 시다.
시라기 보다 고발이고 분노이다.
용산참사 집회 현장에서 언제나 앞장서 싸우다 연행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거리의 시인에게 현실의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그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상처였던 것으로 보인다.  


친하게(?) 지내고픈 후배가 이 시를 보고 눈물지었다는 말을 들었다.
한 발 떨어져 냉철하기를 원하지만 부대끼는 현실에 슬픔을 가눌 수 없다는 후배의 말은 항상 관념적이기만 한 내게 무언가를 던져준다.

계절은 봄으로 바뀌고... 후배여! 
새 봄에는 슬픔보다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나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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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치성향 자가진단 결과

 아프님과 비연님을 따라 정치성향을 자가진단 해봤다. 





에이 관념적 왼쪽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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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10-03-05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상당히 급진적이십니다. ^^거의 권영길, 노회찬 정도인데요.

머큐리 2010-03-05 18:38   좋아요 0 | URL
아~ 그냥 관념적이에요...관념적...

비연 2010-03-05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 정말 급진적인 결과가! ^^

머큐리 2010-03-05 18:39   좋아요 0 | URL
저도 놀라고 있어요...허걱 --;

L.SHIN 2010-03-0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는 단어만 봐도 눈길 돌려버리는 나라서...애써 외면했는데,
도대체 '좌파'와 '우파'의 차이점이 뭐죠? 무엇을 기준으로 나누나요? -_- (긁적)
테스트를 해보려고 해도 당췌 저게 뭔 뜻인지 알아야지 말이죠.

머큐리 2010-03-05 18:42   좋아요 0 | URL
아마 모르시고 하셔야 진짜 정치 성향이 나오실 것 같은데요..ㅎㅎ
좌와 우, 보수와 진보...이 차이를 설명하려면 저의 짧은 지식으론 어림도 없구요.. 다만, 현실의 모순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대한 태도와 실천의 차이인것 같아요.. 원래 잘 모르면 이렇게 추상적인 말만 하는 거랍니다.. --;

L.SHIN 2010-03-05 21:30   좋아요 0 | URL
시장 자유 : -4.5
개인적 자유 : -1.96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럼 뭔가요? (긁적)
모르는 문제는 찍었어요.ㅎㅎㅎ
 

내가 즐겨하지 않는 것중 하나가... 먹는 것...
나는 대충 아무거나 끼니만 때우면 된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그다지 먹는데 집착하진
않는다. 어렸을때 부터 반찬 등을 가리고 좀 까탈스럽게 굴어서 엄마 속을 무던하게
썩혔지만,,, 그렇다고 밥을 건너뛰고 굶지는 잘 못해서 그냥 주는대로 먹는 스타일
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할 줄 아는 음식은...라면(이것도 음식인가??), 계란부침...이 전부다.

주말에 옆지기가 좀 일이 많으셔서리...몇가지 임무를 주고 외출을 했더랬다.
머 임무야 아침에 먹은 식기 세척하기, 세탁기에 빨래 널기, 청소기로 청소 한 번하기,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재활용 분기수거해서 버리기...등인데...
이거 은근히 사람 신경쓰이게 하는 일들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막상 하려고 하니
귀찮고 잡손길이 가는 것이 티나지 않게 피곤하게 한다.

점심은 중국집에서 시켜 먹고 나니 저녁이 문제다. 점심에 면을 먹은 애들에게 다시
라면을 먹이자니 그렇고...밑반찬과 찌게까지 있는데 밥이 없다.
나 혼자라면...그냥 뭐든 한 끼 때우고 말것을... 애들 눈치보니 더 시켜 먹는 것도
불만스러워 하는 표정들이라...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내가 밥을 하랴...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밥을 지어 먹었다.

밥이야 전기밥솥이 하니까... 신경 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요즘 쌀에 돌이 들어 있는것도
아니고... 대강 씻어서 밥솥에 넣고 어림짐작으로 물을 맞추고 나서 취사만 누르면.. 끝!
그런데 처음 하는 밥이라 살짝 긴장이... 밥하는 걸 처음 본 아이들도 우려의 눈빛을 보낸다.
(어느덧 아이들에게 아빠는 라면...엄마는 밥...이라는 공식이 자리잡혀 있었던가 보다.)

먹을 만 했다. 살짝 물이 부족했는지... 꼬들꼬들 했지만...신기했는지 아이들은 잘 먹는다.
이렇게 쉬운 것을 왜 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냥 지어주는 밥 얻어먹는게 습관이
되서 그런가보다. 하기사 학교다닐때, 몇달 가출해서 독립된 생활을 했지만...그때도 구내
식당을 이용할 생각만 했지 밥을 지어 먹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볼 일 마치고 들어온 옆지기 밥해 먹은 사실을 두고 한마디 한다.
"니가 급하긴 급했구나... 왠일로 밥 지어 먹을 생각을 다했냐?"
그래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건 싫어도 굶는건 더
싫었으니까... 뭐든 사람은 필요하면 하게 된다.

나의 애들은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지 않고, 음식하는 것을 즐기며 남자의 멋으로
자기만의 음식만들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투영해서
만든 바램이고...지금까지 자라온 걸로 봐서는 그리 될 확율은 없어 보이지만....

다음 목표는 미역국 끓여보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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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10-02-23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가 갈 수록 가정적(?)으로 변하드라구요 ㅎㅎ 우리집도..
아마 저도? -_-;;;

머큐리 2010-02-23 13:32   좋아요 0 | URL
가정적이 되어야 장가갈 확율이 높아질걸요... --;

마늘빵 2010-02-23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밥을 하셨군요. 요즘 머 밥은 기본 아닌가요? (막 요런다.)

머큐리 2010-02-23 13:33   좋아요 0 | URL
아프님은 그런 말 할 자격 있으신 분이죠..ㅋㅋ

무해한모리군 2010-02-2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늘 생각하지만 머큐리님의 짝지님은 정말 훌륭하신거 같아요.
나도 다음세상엔 머큐리님 아내 같은분과 응?!

머큐리 2010-02-23 13:33   좋아요 0 | URL
휘님 ... 왜 이러시나용~~
같이 살아보면 저런말 안나올텐데... 다음세상에라도..응?!

L.SHIN 2010-02-23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다음 미역국 때는 인증샷도 부탁해요~ㅎㅎ

머큐리 2010-02-23 13:34   좋아요 0 | URL
결심만 3년 되는데요.. 과연.. --;

L.SHIN 2010-02-23 17:01   좋아요 0 | URL
전 3년 동안 기다릴 수 있어요.(윙?)

머큐리 2010-02-23 23:26   좋아요 0 | URL
압박이 좀 거세지는 느낌이군요...에궁

Mephistopheles 2010-02-2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역국 국물은 과연 뭘로 내실까....그것이 심히 궁금해집니다..^^

머큐리 2010-02-23 13:34   좋아요 0 | URL
음...조개로...할 예정인데요...아직 딱히 정해진건 ^^;;

순오기 2010-02-24 02:14   좋아요 0 | URL
미역국 끓일 땐 마른 다시마를 넣어야 국물맛이 제대로 납니다.
성공하면 부인의 생일날은 손수 미역국 끓여주시면 노후에 밥 굶을 걱정은 안해도 되십니다.ㅋㅋ
20년도 넘게 살면서 생일날 남편이 끓여주는 미역국 한번 못 얻어 먹은 나는 뭐란 말입니까? 어흐흑~ㅜㅜ

머큐리 2010-02-24 21:06   좋아요 0 | URL
저도 아직까지 ..인데요 ( ")

무스탕 2010-02-23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대충 아무거나 끼니만 때우면 된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그다지 먹는데 집착하진
않는다.
↑ 저랑 같으십니다요. 전 혼자 살면 아마 영양실조 걸렸을거에요;;;
그 이후의 글들은 칼라로 복사해서 울 신랑한테 보여주고 싶은 주옥같은 문장들이군요.
머큐리님의 미역국이 무척 궁금합니다 ^^

머큐리 2010-02-23 23:28   좋아요 0 | URL
아~ 이건 생존투쟁의 또 다른 양식이지..가정적...이런것과는 좀 먼데요..
역시 삶(살기위한 투쟁)이 묻어나야 주옥같은 문장들이 되는건가요?!

다락방 2010-02-23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대충 아무거나 끼니만 때우면 된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그다지 먹는데 집착하진
않는다.

↑ 저랑 완전 반대십니다요. ( '')

머큐리 2010-02-24 21:04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다락방님을 좋아한다면 믿으시려나??? ㅎㅎ

털짱 2010-02-24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역국은 물에 잘 불리는게 관건이예요.^^

머큐리 2010-02-24 21:05   좋아요 0 | URL
참고하지요... 언제 만들게 될 지 모르지만요...
근데 이러다 정말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분위기로..

카스피 2010-02-24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압력밥솥에 스스로 밥 합니다.습관되면 잘 할 수 있어요^^

머큐리 2010-02-24 21:06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은 뭐든 잘하실 것 같은 이미지에요...밥 정도야 문제 없으실 줄 알았어요..ㅎㅎ

쟈니 2010-02-25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역국이 떨고 있을 겁니다. 음하하하...

[해이] 2010-03-0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도 압력밥솥으로 해요. 그래야 맛있음~ 글구 진짜 간단한데ㅎ
 

2010년 2월 17일 오후 04:33 
알라딘에서 메일이 왔어요... 이주의 TTB 당첨을 축하한다고....
이 메일... 기쁘다기 보담 조금 어이가 없어요
은근 컴맹인 저는 TTB라는 걸 해본 적도 없기 때문에 당첨될 리가 없거덩요

   
  안녕하세요, 인터넷 서점 알라딘 TTB 운영자입니다.
고객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오신 TTB 리뷰가 이번 주 "이주의 TTB 리뷰"에 당선되셨음을 알려드립니다.
축하와 함께 알라딘에서 도서를 구입하실 수 있는 적립금 1만원을 고객님의 계정에 넣어드렸습니다.
당선자 내역은 http://blog.aladin.co.kr/town/winner/ttb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메일을 확인한 후 나의 계정에 들어갔더니 정말 '1만원'이 적립되어 있는거 아닙니까?
길에서 돈은 몇 번 주워받지만... 내게 이런 일이...오 서프라이즈~~ 

발급내역을 조회해 봤더니 그럼그렇지...TTB 지급 오류로 1만원을 적립했다가 차감했더군요
어 그런데 왜 만원이 더 붙어 있는거야 넣다 빼면 그대로야 되는데...
보니까 이주의 영화 리뷰 당선으로 '1만원'이 적립되어 있더군요... 이건 또 뭐냐 --;
물론 영화리뷰에 당선 됐다는 메일도 없었고... 당선될 만한 리뷰를 쓴적도 없기에 조금있다
다시 빼갈 것 같습니다.  

아.... 길에서 주운 만원은 내가 맘만 먹으면 내 돈이 될 수 있으나...
인터넷으로 지급되는 돈은 정말 주는 놈 맘이구나~~~ 하는 진리를 깨우쳤으니...
어이 알라딘 ....
이거 사람가지고 노는거 맞지... 약올리는거 맞는거지.... 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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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2-1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작 TTB리뷰 쓰고 있는 저는 당선되지 않고 말입니다!!

머큐리 2010-02-17 17:28   좋아요 0 | URL
흠...다락방님은 TTB 리뷰를 쓰실지 아시는 스마트하신 분이였군요...ㅎㅎ
어 그대신 독서 격려금(?)인가 하는거 받으셨잖아욧!!

다락방 2010-02-17 17:39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이주의 영화리뷰는 당선되신거 맞는데요!!

머큐리 2010-02-17 19:25   좋아요 0 | URL
제가 저 메일 받고.. 계정확인 후 이 글을 쓸때까지는 없었는데 말이죠..
메일도 안오고..

무스탕 2010-02-17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TB 리뷰나 이주의 영화리뷰, 독서 격려금.. 이런거랑 전혀 인연 맺고 지내지 않는 사람 여기 있어요...;;;

머큐리 2010-02-17 19:24   좋아요 0 | URL
어인 겸손을...

Mephistopheles 2010-02-17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아니라 고객을 가지고 놀기 때문에 문제에요...

머큐리 2010-02-17 19:26   좋아요 0 | URL
알라딘 고객 안무서워해요..

무해한모리군 2010-02-17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음 상하실까봐 영화당첨 시켜준걸까요? ㅎㅎㅎ

머큐리 2010-02-17 19:24   좋아요 0 | URL
요즘 휘님이 예리한데요... 그런거 같아요..ㅋㅋ
다음에도 한 번 더 해볼까나...

비연 2010-02-17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알라딘 왜 이러죠..ㅜㅜ

머큐리 2010-02-17 19:26   좋아요 0 | URL
글게요..직원들이 설연휴를 너무 빡시게 쉬었나봐요..ㅎㅎ

L.SHIN 2010-02-17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TTB 리뷰가 뭔지 모르는 외계인 한 마리...ㅡ_ㅡ (긁적)

그나저나, 기분 정말 뭐시기 하겠는데요.

머큐리 2010-02-17 21:51   좋아요 0 | URL
저랑 같은 레벨임을 고백하셨습니다...ㅋㅋ

마늘빵 2010-02-17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어온 돈은 일단 쓰고 봐야.

머큐리 2010-02-17 21:52   좋아요 0 | URL
금방 다시 빼갔다니까요...ㅋㅋ

머큐리 2010-02-17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어쩌다 보니 자랑질하는 페이퍼로 ...
정말 TTB리뷰는 어케 쓰는건지..확 함 도전해봐??

순오기 2010-02-18 04:56   좋아요 0 | URL
알라딘 실수는 예전부터 유명하지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니까요.ㅜㅜ
통화를 해보니까 정말 알바생을 쓰는 거 맞더라고요.
자랑하는 ^^ 영화리뷰, 일단 축하드리고 보러 갑니다~ ^^

머큐리 2010-02-18 10:0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감사해요..^^

후애(厚愛) 2010-02-18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저도 TTB 리뷰가 뭔지 모르는데요.^^;;;

머큐리 2010-02-19 08:32   좋아요 0 | URL
아하하 후애님과 저는 그런 점은 쭉~ 같이가는데요...ㅎㅎ

프레이야 2010-02-18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TTB랑 영화리뷰랑 당선지급금 보냈다고
2통이 메일이 각각 왔더군요.
TTB는 당연 오류일 거라 생각했어요. 확인도 안 해봤구요.
영화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머큐리 2010-02-19 08:32   좋아요 0 | URL
감사함다 프레이야님.. 프레이야님의 영화리뷰는 애독하고 있어요...^^

chika 2010-02-19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리뷰라는게 있다는 기억도 가물한 저한테도 당첨되었다며 적립금이 들어온 적 있습니다. 돈 빼가버리기전에 써야겠다..싶은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냥 뒀어요. 눈치로 TTB리뷰 당첨 적립금을 넣어준거라 생각했는데, 안내메일 혹은 정정메일 등등의 기타 안내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그걸로 끝이예요. 작년 일이었는데.. 여전한거였군요! 정말 놀라운 알라딘 ㅡ,.ㅡ

머큐리 2010-02-19 08:31   좋아요 0 | URL
머 직원들이 바쁘다보면 실수할 수 있지요..근데 그 실수도 요즘은 그리 너그럽지 못하게 하는 알라딘이 얄미울 뿐이죠
 

설 연휴는... OO 이다
여기에 들어갈 단어들이 무수하게 지나감에도 그냥 공란으로 남겨둘란다.

사실, 설 연휴를 불평하기에는 나는 너무 하는 일이 없이 먹고, 자고, 또 먹고, 또 자고...
옆지기가 보기에는 배부른 돼지 이하도 이상도 아니니 뭐라 할 말 없음이다.
그럼에도 지겹게 시간이 가는 것은, 내 자의대로 먹고, 자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뭐 좀 도와주려고 해도 부모님 눈치에 제대로 도와주기도 힘든 형편을 핑계 삼아
대놓고 뒹굴거리지만 그게 결코 속이 편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중에 내가 나이들고 내 맘대로 차례를 지낸다면야... 지금보다 훨씬 간편하게 할 생각이
있지만... 그건 그때 가봐야 안다는 옆지기의 매몰찬 말에 그저 머리만 긁적인다.
그래도... 이번 연휴에 싸움이나 안한게 어디냐는 생각에 슬쩍 위안을 삼아본다.  

그래도 안가는 지루한 시간에 책이라도 볼라치면... 일하는 사람들 눈치가 뵈여서 주저하게
되지만,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충분하게 볼만한 얇은 책이라면 괜찮을 듯 해서 들고간
책이 'D에게 보내는 편지'다. (편지글치고는 긴 편이지만, 머 활자크기나 부피로 보면야
아주 짧은 이야기감도 안된다...)

예전에 앙드레 고르의 '에콜로지카' 서문를 읽다가 문득 발견한 구절이 이 편지를 읽게 만들
었다. 보통 자신의 책 서문에 책을 쓴 문제의식과 더불어 책을 발간하기 까지 많이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데.... 다른 서문과는 좀 다르게 의외다 싶은 구절 때문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1947년부터 지금까지 내 아내 도린의 영향이 가장 강력하면서도 지속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 없이는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나의 반려자, 사랑하고, 사랑받고 느끼고 살고,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내게 보여준 여자, 도린.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힘입으며,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성장하고 발전했지요. 그녀가 없었다면 나는 아마도 나를 받아들이는 데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물론 자신의 지적 탐구에 도움을 준 싸르트르를 시작으로 여러 사람을 거명하고 있지만, 자신
스스로를 받아들이게 만들어 준 사람은 '도린'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고르의 부인이었던
사람이자 평생의 동지로 곁에서 고르를 지켜준 사람.... 서문의 이 내용으로 참 특이(?)하다고
생각하면서... 이 양반..혹 공처가 아닌가하는 의심을 했었다. --;
그리고 나서 읽은 'D에게 보내는 편지' 첫 구절에 난 쓰러지는 줄 알았다.  

   
   당신은 곧 여든 두살이 됩니다. 키는 예전보다 6센티미터 줄었고, 몸무게는 겨우 45킬로그램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오직 내 몸을 꼭 안아주는 당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편지는 평생동안 그녀가 고르에게 끼친 영향과 거기에 대한 감사를 절절하게
이어가고 있다.

어린(?)시절, 그 당시 젊은이들에게 러시아 문학은 어쩔 수 없이 대세인 시절이 있었고, 톨스
토이나 도프토예프스키 외에 고리키나 ~스키로 끝나는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저자의
소설을 많이 읽었다. 당시는 87년 체제를 태동시키려는 시절이었고, 연애나 사랑도 부르조아
식이 아닌 혁명적(방점찍고) 낭만에 가득찬....가부장적 질서를 배제한 동지적 사랑을 탐구
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까마득하게 잊어먹었지만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소설을 읽으며
어린시절 나름대로의 사랑과 연애를 꿈꾸던 시절이 불현듯 생각났다.
(아~ 지금의 내 모습은 가부장제와 어쩡쩡하게 타협하면서 그저 살아남은 연애의 찌꺼기가
아닌가? 이건 특히 명절날마다 더욱 더 느껴지는 거 아닌가 말이다.) 

평등하고 동지적인 사랑.... '고등어를 금하노라'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고, 고르와 도린에게서
그 현실성을 들여다본다. 결국 동지적 사랑이란 그 사람의 전 존재를 끌어안고 이해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지고의 경지인 것인지....
나 스스로도 그러한 사랑을 이루어나갈 자신은 없다. 그리고 꼭 그러한 사랑만이 올바르다
거나 제대로 된 사랑이라 주장하고 픈 생각도 없다. 다만, 어느 한 시절 영원히 동지로 남아
평생을 함께 한 사랑도 있고, 그 사랑의 느낌이 날 울리고 있다는 사실만을 언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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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2-16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스를 어쩌면 좋아요 ㅎㅎㅎ

머큐리 2010-02-16 12:42   좋아요 0 | URL
예리하긴...어케 수정이 안된다...ㅠㅠ

무해한모리군 2010-02-16 17:23   좋아요 0 | URL
일단 미역국부터 끓이심이ㅎㅎㅎ

비연 2010-02-17 00:05   좋아요 0 | URL
박스..정말 잘 안 고쳐지더라구요..그나저나 D에게 보낸 편지. 집에 있는데,
한번 읽어볼까나 싶은 마음이 드네요~

머큐리 2010-02-17 08:49   좋아요 0 | URL
그쵸...비연님.. ^^

섣달보름 2010-02-1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도 명절에는 괴로우시군요. ㅎㅎ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결국 바꾸지 못하고, 늘 하던 대로 답습하며, 주위 눈치를 살피는 이 어정쩡함은 언제쯤 끝이 날까요?
D에게 보낸 편지. 궁금해 지는데요.


머큐리 2010-02-17 08:50   좋아요 0 | URL
눈치보느라 괴로운거죠...몸이 힘든건 사실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