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송내역 전철역에선 예전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파란 잠바의 그 남자....
언젠부터인지 특정 정당을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 증오(?)하면서 부터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파란색 마저 정나미 떨어진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시민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알리고 싶어하는 마음에 꼭두 새벽부터
인사를 하는 후보자를 보면서 다시 선거철이 바짝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근데 왜 파란색만 보이고 다른 색깔들은 보이지도 않냐고... --;
정식후보가 되기 전에 예비후보가 되면 일정 기탁금을 내고 배우자와 직계존속 그리고
선거사무장과 함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법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부인과 직계 존속 (18세가 넘어야 한다) 은 별도로 움직일 수 있지만, 선거사무장은
후보와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하던데.... 여기까지 별 생각 없이 듣다가...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거다.
어? 배우자나 직계존속이 없는 사람은... 즉 미혼은?
배우자가 있어도 이혼했거나 직계존속이 18세 미만이면...등등
그니까 선거법을 어기지 않으려면, 피선거인은 흔히 정상적(?)인 가정을 가져야 하며, 나이도
어느정도 있어야(자식도 18세 이상은 되어야 하니까) 피선거인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독신이나 돌싱이거나 여성들에게도 많이 불리한 사항일텐데...
결국 공정해 보이도록 장치를 해도 선거제도는 이러저러한 모순을 숨기고 있다는 말이다.
야권연대에 대해서도 말이 많아 보인다.
진보신당은 논의기구에서 빠져나가고, 유시민이 경기도 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연대틀 자체가
삐걱거리는 듯 보인다. 유시민이 파괴력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민주당은 거의 한나라당
대하듯 유시민을 대하고, 보수논객들도 유시민을 비난하기 바쁘다.
언제나 그렇듯이 막바지로 몰리면서 사표를 방지하고 경쟁력있는 후보를 밀자는 사표방지론이
또 다시 민의를 왜곡할 것이고 소수정당들은 항상 소수로 머무를 확률이 많다.
독일처럼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던가 해서 정말 정당 지지율만큼 후보가 당선되는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그리고 대통령 선거는 프랑스의 결선투표제 처럼 과반수가 넘지
않는 후보가 있는 경우 재투표를 하는 그런 제도를 언제가 가져볼 수 있을까?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통로가 없고 언제나
유리한 놈들 맘대로 왜곡되고 비틀린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되지도 않을 거 뭐하러
투표하러 가겠나? 더구나 그 놈이 그 놈인 선거판에....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방기한다고 비난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선거 제도 속에서는 어쩌면
합리적 포기로 보이기 까지 한다...
곧 지방자치 선거가 시작된다. 여전히 뒤틀린채로 진행되겠지만... 그래도 참여는 꼭 하자
합리적 포기라고 자위하기엔 이 사회의 후퇴가 너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