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다.   

어떤 선거고 내 스스로 만족하려면, 딴나라당이 전멸해야 하는 것이라 이번 선거도 그닥 맘에
드는 선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MB독주에 대한 일정한 심판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는 실패
한 선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과제는 다시 한 번 살피고 가야 한다.  

민주당의 압승이라는 표현대로 민주당이 선방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
(내 생각에는.. 앞으로의 글로 내 주관적 판단이다) 사람들이 민주당을 좋아서 찍은 것이 아
니라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이 좋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 이상은 MB의 독주와 독선이
싫어서 민주당을 지지했다는 거다. 이것은 안티테제로서의 정치는 성공했지만, 새로운 정치
문화를 기대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민주당이 여기서 자만한다면, 또 다시 딴나라당을 도와주는 꼴이 된다.
우려되는 것은 민주당은 자만할 것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참여당은 신생정당치고 조기에 의미있는 성공을 했다. 다만,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야 한다. 유시민이라는 인기있는 정치인을 통한 성공이기에 공당으로 보이기보단 사당
의 형태로 형해화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물론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더불어 참여정부 시절의 실천에 대한 투철한 성찰 (반성이라 하면 기분 나뻐하니까...)이 필요
하다. 중도는 무엇보다 유연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유연성이 한나라당스럽다면 그건 이미
민주당이 충분하게 하고 있다. 진보적 유연함을 갖추기 위해서 진보적 정당들과 바닥에서 부터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사실 서울과 경기도 선거 패배로 이미 진보신당과의 소통의 어려움이
초장부터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지 않으면 참여당은 '짝퉁 민주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민주노동당... 어쩌면 가장 이번 선거를 전술적으로 잘 이용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반MB
정서을 읽고 그것을 전면에 배치하며, 민주당을 포함한 제 정당과 유연하게 결합하여 자신이
유리한 지분을 획득했다는 점에서는 이전 보다 많이 성장한 느낌이 든다.
물론, 반MB연대에 대한 한계성과 기만성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비판이 제기 되었지만,
사실 명분과 실리를 두루 살폈다는 점에서 민노당은 이번 선거로 새로운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향후 연대에만 집착하다가는 그 자신이 가지는 고유한 진보성을 퇴색
시킬 수도 있다는 점만 경계한다면 향후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가장 논란이 되는 정당이 진보신당 같다. 그들의 진정성을 믿기에 얼치기 연대론자들이 주장
하는 '한나라당 이중대'라는 비난은 그야말로 화풀이용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난 진보정당의
꿋꿋한 모습이 좋다. 그렇게 결기있게 나아가는 정당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극복해야 할 대상에 대한 유연성을 좀 가져야 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
내가 경기도민이고 김문수를 싫어하는 사람이기에, 무효표의 다수가 진보신당 당원의 것이
라는 사실에 사실 많은 실망을 했다. (노회찬의 꿋꿋하게 자기 길을 간 것과는 이건 분명하게
틀리다) 물론 무효표의 다수가 민주당에서 나온 것도 많다. 그냥 서운했던 것은 민주당이야
원래 지킬것이 많고 좀 패권적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성적이고 냉철한 진보
신당이 그렇게 하는 건 좀 모순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대를 구할 때는 연대를, 혼자 갈 때는 혼자서 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노회찬에게 계속
사퇴를 요구하는 다른 정파가 밉고 얄미울 수도 있다. 하지만, 가야할 길을 옹호하고 가는
후보는 후보고, 또 다른 측면에서 연대해야 할 것은 연대하는 것이 좌파가 가져야 할
유연함이 아닐런지.... 홀로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대를 구할 땐 연대를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진보진영에서 바라보는 반MB전선(비판적 지지)와 새로운 미래정치에 대한 희망은 사실
동전의 양면이 아닌가 한다. 어느 한 쪽만 강조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처한 위치와 실천에 따라 각자 강조점을 두면서 다른 쪽은 애써 무시하거나
소흘했던 것은 아닌가 성찰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감정적으로야.... 서로 얼마든지 싫은 소리를 할 수 있다.
솔직하게 말해서 폭력적으로 노회찬 사퇴하라고 떠드는 사람도 참 꼴불견이지만, 유시민
떨어졌다고 축하주 마시러 가자는 (정말 덜 떨어진 일부) 진보신당 지지자들도 웃긴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보통 진보진영에 대한 논란은 이런 부류들의 자기 고집때문에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맞나? 틀리면 미안하다) 이건 한 쪽은 소수를 탄압하는 행위가
딴나라스럽다는 자각이 없고, 다른 한 쪽은 진보역량이 또 다시 자유주의자들에게
먹힐까봐 미리 겁먹고 도망가는 패배적 모습에 다름 아니기에 둘 다 썩 마땅해 보이지
않는다. 그냥 정세에 맞춰 유연하면서도 자신이 가진 색깔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전술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 이런 글을 끄적이는 나도 사실 말만 많다. ) 

내가 원하는 선거는 딴나라당이 사라지고 보수의 자리에 민주당이 중도의 자리에 참여당이
진보의 자리에 (통합된)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자리하는 선거다. 그리고 지금처럼 승자가
몽땅 독식하는 선거가 아니라 정당명부식 비례대표로 지지율만큼 의석을 차지하는 선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구꼴통들을 대표하는  딴나라당을 분쇄시켜야 하는데, 같이 협력할 건
협력하고  경쟁할 건 경쟁하는 무지개 연합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어둠을 몰아내는 빛은 흰색이지만, 그 속에는 서로서로 구별되는 빨,주,노,초,파,남.보 가
있다. 이들이 뭉쳐 빛이 되야 어둠은 물러간다. 그렇지만 그 빛 속에는 자신의 고유한
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선거에는 이런 아름다운 무지개 연합을 볼 수 있을까?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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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10-06-03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 공감합니다.

제 생각을 덧붙이자면,
유연함과 철학의 부재는 한 끗 차이이고, 선명함은 날선 경계의 한 면일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은데 진보신당은 좀 거친 느낌이 있긴 해요. 그런데 진보신당에 대한 비난을 들어보면 민주당과의 단일화 협상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없어요. 엄밀히 말하면 민주당은 민노당을 선택한거지 진보신당이 뛰쳐나간 것은 아니잖아요.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겹치는게 많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배제당했다고 보여집니다. 워낙 한명숙이 못해서 박빙이 될 거라고 그 누구도 예상 못했고, 진보신당에 대한 '단일화'는 고려조차 안했었잖아요.
일방적인 사퇴만을 요구했지...
오세훈이 재선 된 것은 정말 비극이지만, 대중이 느끼는 감정적 편향성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연대란 수평적 관계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고, 규모의 차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하더라도 커다란 정당이 아무것도 내놓지 않고, 협상에 임했다는 것은 의지조차 없었던거라 생각합니다. 누가 진보신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줄 알았을까요. 원래부터 당선 가능성이 적은데다, 단일화를 이끌만한 능력도 안된 민주당의 무능을 이런식으로 군소정당에 덮어씌우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심을 따르지 않았다라는 말도 이상합니다.
반MB가 민심인지.. 그리고 그것이 전부인지... 다수의 횡포하고 뭐가 다른지...

결선투표제와 비례대표제 같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TV토론에도 출연 못 할수가 있는지... 15% 지지도를 받던 노회찬이 3.3% 받고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요.

무지개빛 선거가 가능하게 하는 것은 유권자 개개인의 선택이 존중받을 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단일화가 아니라...

머큐리 2010-06-04 08:03   좋아요 0 | URL
제가 알기로도 '공식'적으로 민주당이 단일화를 제안한 적은 없는 걸로 알고있어요..진보신당 내부 당내 민주주의를 고려해서라도 공식화하지 않고 주변의 압력으로 단일화를 하겠다는 발상은 패권적이죠... 연대라는 것도 결국 이런 경험의 축적으로 가시화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 암튼 라님 힘내세요..ㅎㅎ

라주미힌 2010-06-03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쓰고 보니 저의 평균 페이퍼 분량보다 기네용 흐흐흐...

쟈니 2010-06-04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글과 라주미힌님 글을 읽다보니, 수평적 연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던 제 과거의 모습과 우선은 좀 섭섭한 맘이 드는 현재의 제 생각이 얼마나 괴리된 것인지 반성하게 되군요.
 


만족스럽진 않지만... 

정말 고생들 많았습니다.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신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이번에 아쉬운 건

다음에 꼭 채우고.... 

싸움은 사실 이제부터니 신발끈 다시 매자구요 

 

딴나라당 없는 선거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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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또 방송에서 퇴출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유는... 전임 대통령 1주년 추모행사의 사회를 봤다는 것.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

치졸하다 못해 아예 인간같지도 않다는게 내 느낌이다.  

어쩌면 기본적 바탕이 되는 인간성의 차이가 아닐까? 

사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를 탓해선 안된다. 국보법폐지나 수도이전, 사립학교법개정 등과
같이 한나라당과 각을 세운 정책들이 줄줄이 나왔지만,,, 솔직히 한나라당을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한 것만 봐도 참여정부는 일반 민주주의적 자세는 견지했다고 본다.

솔직히 왜 그들과 대화했는지, 지금 다수의 횡포를 부리는 한나라당처럼 횡포를 부리지 못한
걸로 나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비판했지만, 만일 그들이 당시에 대화도 없이 의회를
운영했다면, 지금은 더욱 참담해졌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고 진보적 의제들을 통과시키지
못한건 역시 무능함에 다름 아니다. 그건 열우당 소속들의 계급적 한계가 분명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한나라당이 좋아하는 파병, 한미FTA추진, 시장의 자율성 인정 등의 모습은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이었고 이에 대한 서민대중의 이반이 아이러니하게 한나라당의 집권에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자...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솔직히 참여당의 확고하지 못한 정책적 실책이
한나라당의 집권을 도운것이 사실인데,,, 왜 한나라당은 참여정부와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용납하지 못하는 걸까? 

진보정당에 비하면 말도 통하고 정책적 친화성도 있고, 대등한 정권운영의 파트너로 상호
영향을 받아도 될 자유주의자들을 저토록 싫어할까? 아니 전부는 아닐 것이다.
자신들과 비슷한 정책을 추진했더라도 도저히 융합하지 못하는 노무현의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난 도대체 무엇이 무서워서 저렇게 집요하게 노무현 주변의 사람들을 탄압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다만... 추측하건대... 인간성 문제가 아닐까? (넘 보편적이고 추상적인가?)
무시하던 놈이 정권을 장악했을때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짜증났을까?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을 해도 인정하기 싫었을 것이다.
그 짜증나던 기억이 노무현을 떠올리게 하는 모든 것에 대한 과잉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런지... 아니라면 도저히 저 광기어리고 집요한 탄압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정말 인간성 없는 치졸함에 가끔 난 저들은 인간이 아닐지 모른다고 되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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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6-01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김선생님도 저놈들을 그렇게 쓸어버렸어야 했어요 --;;
화해는 무신..

라주미힌 2010-06-01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치보복을 긍정하는 사람이라... (휘모리님 말마따나 그때 쓸어버렸어야 했는데)
그런데 살려두는 것도 유용한 모양입니다. 저렇게 패대기 칠 때를 대비해서...
유사정도랑은 상관없는 것 같아요...
단지 '적'을 상정하는 것만으로 정치적 목적은 달성하는거라고 봐요.

글샘 2010-06-01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 보복은... 정치가들 사이에서 하는 말이구요.
독재자를 처벌하지 않은 것은... 잘못한 일이지요.
친일파를 처벌하지 못한 것.
전두환,노태우를 처벌하지 못한 것.
김대중과 김영삼이 단일화에 실패하여, 당시 팽배했던 민주주의적 분위기를 삶아 먹고,
영삼이는 개나라당으로 기어들어가 국민에게 혐오감을 준 것.
그리고 노무현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세우지 못한 것.
모두모두 뼈를 깎는 통한을 남기는 일들입니다.

카스피 2010-06-0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권혹은 권력의 속성이 아닐까요.나의 라이벌을 지지한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참 치졸한 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김제동의 방송 퇴출과 1992년 대선에서 김영삼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정권이 바뀌자 방송 출연에 제약을 받는 등 곤경에 처했던 이덕화나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 편을 들며 온갖 설레발을 치다가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심현섭의 경우가 ‘줄을 잘 못 선’ 경우라면,반대로‘줄 잘 선’ 덕분에 장관에 이런저런 기관 단체의 장으로 낙점 받아 출세한 이들이 전 정권에도 현 정권에도 수두룩하니 딱히 어느 정권이 좋다 나쁘다 할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정치적 소신을 밝히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얼마든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고 특정 당이나 후보를 지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용인하지 못하는 정부 권력이 오히려 촌스럽다고 여겨지는군요.

Mephistopheles 2010-06-0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정권의 가장 큰 실책은....
불변의 진리인 권력을 나눠줬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생선가게를 고양이에게 맡기는 모양새를 취했으니까요.
 

심상정의 사퇴를 보고 웬지 울컥하는 기분이다.  

그건 내가 절대적으로 심상정을 지지해서도 아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진보에 한표를 행사할 것인지, 낡고 낡은 민주대연합( 혹은 비판적 지지)를
해야할 것인지 고민하고 고민하던 시점에  이루어진 일이라 더욱 당혹스러웠다.  
언젠가는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진보세력이 자신을 위치지우고, 그 도정에 이번 선거는
어쩌면 하나의 분기점이 될 지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선택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내 주변에는 심상정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는 사람도 있었고, 유시민에 대한 지지를
확고하게 표명하는 사람도 있었다. 문제는 생활 속에서 그 사람들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고, 일반적인 의미에서 정치적 견해가 그리 크지 않았다. 모두 다 4대강 개발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고, 비정규직 문제와 실업문제, 통일문제 등등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현실적인 표싸움은 벌어지고 현실적인 후보자 지지는 갈리고 있었다.  

근원적인 문제로 접근하면, 심상정이 더 돋보이고, 실용적(표현이 맞는지 몰라도)으로
접근하면, 유시민이 더 유리해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둘 모두 자본주의 제도하에서
경쟁하는 사람들이다. 자본주의를 극복한다는 것...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
어가야 한다는 것은 말이 쉽지... 그 길은 한꺼번에 모든 걸 뒤엎어버리려는 혁명의 길은 
분명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 둘의 한계는 비슷하다.  

그럼에도 차이가 나는 부분은 분명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에 있을 것이다.
유시민은 노무현이란 탁월한 정치가의 분신처럼 행동했지만, 노무현의 그림자가 너무
짙게 배어 있다. 그 그림자의 가장 어두운 부분은 이 땅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쳐
실제 그들이 주장하는 서민복지가 아닌 빈부의 격차를 가져 왔다는 점에 있다.
말로는 복지를 이야기하면서 정책은 신자유주의를 시행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과연
이것이야 말로 시대의 한계인 것인지 아니면 계급적 한계인 것인지 아리송할 때가
있다.  

하지만 50년 이상 이 땅에서 모든 걸 누리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쓸어버리지 못한 이상
그들에게 선택지가 과연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물론 그런 의문이
그들의 정책을 용서할 수 없지만, 진보진영에서 그런 자유주의자들 조차 견인하지 못
하는 한 사실 진보의 미래라는 것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또 다른 의문이 있음도 사실이다.
견인은 커녕 언제나 질질 끌려다니는 현실.... 

민주주의적 과제가 시장의 폭력 앞에서 사그라들때 진보의 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시장과의 싸움이 먼저일까? 시장과 싸우기위한 몸추스리가 먼저일까?
어쩌면 시장의 힘은 너무 일상적이어서 보이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런 일상을 성찰하지
못하기에 일상을 사는 사람들 눈에 진보는 이상주의적으로만 보이는지 모른다.
어찌되었건 진보의 길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심상정이 사퇴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자꾸 뇌리를 감싼다. 나 하나 그녀를 지지한다고 얼마나 힘이 되겠냐만은
그리고 생각없이 사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녀의 사퇴의 변과 그녀의
눈물은 왠지 모를 자괴감이 들게한다.  

꼭 선거를 하고야 말겠다는 나에게 선택지는 쉬워지고 고민이 많이 줄어든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씁쓸함과 이 막막함은 도데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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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10-05-31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로 가야할까요.. 흐흐..

무해한모리군 2010-05-31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수도 민족주의도 개뿔도 아닌 말도 안되는 한나라당같은 선택지가 끼어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듯 합니다.
다양한 좀 납득할만한 선택지 좀 받아보면 안될까요?
왜 안없어지니 왜!

2010-05-31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0-05-3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최선보다는 차선,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선거 아닐까요^^
 

합리적 이성에 기대어 국민들에게 설득할거라 생각하지도 않았다.
의문점에 대한 성실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다.
선거에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다.

마녀사냥식 통제도 예상했다.
근거없는 이야기들이 난무하리라 예상했다.  

이 모든 일로 선거는 완벽하게 묻혀버렸다.
4대강 개발에 대한 문제점도 
무상급식에 대한 이견들도
세종시 문제도...
MB정권의 독선도 아집도... 몽그리 사리지고
위기에 처한 국가를 보위하기 위해
힘을 몰아주자고 한다.  

누구에게? 바로 두들겨맞고도 뻔뻔한 애들에게?

난 선거제도가 완벽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완벽한 제도였다면... 이 정권에 반대한다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일테니
그리고 이 제도 하에서 내가 원하는 완벽한 선택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래도 선거는 꼬박꼬박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것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제도적 정치행위는 없을테니까.... 

요즘의 나는 흔히 이야기하는 반MB연대를 주장하시는 옆지기와 함께 살고 있고...
선거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도 선거로 어느 후보에게 내 한표를 주어야 할 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열심히 밤낮없이 뛰어다니는 옆지기에게 이러저러한 토론을 하자니
그것도 못할 짓 같아 그냥 입다물고 산다.  

이제 선거도 종반전으로 접어든다.
지지율 조사도 못한다고 한다. 하기사 애초부터 지지율이란 걸 잘 믿지도 않으니
섭섭한건 없지만....
이러저러한 사설들은 다 집어치우고 꼭 투표는 하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누구를 지지하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이번엔 투표를 하는지
물어보고, 망설이는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독려하자!
보편적으로 누굴 지지하는지를 가지고 논쟁하지 말자...누구를 지지하지 말아야 하는지
그것으로 서로를 보듬었으면 좋겠다.  

이것도 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대안도 없으면서 구태니 찍을 놈이 없다는 둥 떠드는 인간들을 난 신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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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5-2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표하러 고고씽합시다..

무해한모리군 2010-05-27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출마했는데 기초의원에 많이많이많이 당선되었으면 좋겠어요.

마늘빵 2010-05-27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 지지율이 가짜가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합니다. -_- 그네들이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주가 떨어지고, 나라도 전쟁 직전인데, 한나라당과 정부의 지지율이 이 정도라면, 참 암울하죠. -_- 우리 동네 구의원이 민노당 사람인데 아마도 당선되지 않을까 싶어요. 매일 퇴근길에 횡단보도에서 마주쳐요. 다른 당은 아줌마들 내보내는데, 이 아저씬 자기가 나와서 마이크들고 말해요. 500여표 차이로 안됐었다니까 이번엔 기대를...

무해한모리군 2010-05-28 09:49   좋아요 0 | URL
저희 동네는 현역구의원이 민주노동당 의원이예요 ㅎ

진보정당도 재선의원을 많이 가졌으면, 그리고 두명은 되야 일하기 쉬울텐데.. 두명은 됐으면!

다락방 2010-05-27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표합시다. 반드시 합시다. 꼭 합시다!!

저도 머큐리님의 마지막 문단에 동의합니다. 투표하겠습니다!

비로그인 2010-05-27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했는데..전입신고를 늦게해서 조금 먼곳으로 가야하지만,, 예전 살던 집에 들러 우편물도 받아오고, 누가 나오는지 제대로 살펴서 투표하려고요. ^^

그래도 희망을 갖다보면 언젠가 제대로 된 인물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막연한 믿음으로 임하렵니다.


blanca 2010-05-27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큐리님, 저도 선거 결과를 보고 아예 체념하게 될 까 두렵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믿어보고 투표할래요. 투표 잘하겠습니다.

비연 2010-05-28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표해야죠..주변에도 투표하자고 독려중입니다.

Alicia 2010-05-29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부재자투표신청해 엊그제 구청가서 투표했어요. 나올 때 가슴이 묵직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순오기 2010-05-29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딸은 어제 부재자 투표 마쳤답니다.
태어나 처음 가진 투표권을 행사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