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트에서 새로 추가된 보스급 캐릭터인 아오자키 아오코의 진초필살기. 무조건 붙어야 산다. 떨어지면 온몸에서 쏟아져나오는 빔-_-에 맞는다. 한 번 맞기 시작하면 맞다가 게임이 끝난다.
근간 즐기고 있는 게임은 누가 뭐라 해도 타입문-와타나베 연구소에서 만든 걸물인 '멜티블러드 리액트'다. 물론 적정 스펙을 펜티엄3 500M으로 잡아놓고 있는 이 게임이 셀러론 500수준에 머물러 있는 나의 머신에서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그러나 그래도 즐긴다....
진월담 월희. 흡혈귀와 불사신, 인간이 아닌 자들의 이야기, 18금 장르 전통의 코드인 가문의 음침한 비밀과 같은 소재들이 잘 버무려져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스탠다드형 수작.
월희 애니메이션판. JC스탭 특유의 성인지향인 캐릭터 디자인도 맘에 들었고 색감도 나쁘지 않았으나 적지 않게 망가지는 작화와 연출의 어정쩡함, 스토리의 비효율적 압축 때문에 벌어진 늘어짐과 급격함의 정신없는 쌍방 화학반응 등등으로 해서 도대체 좋은 말을 해주기가 힘든 작품. 월희 팬들의 팬서비스용이었다고 생각하면 속편하겠으나 그나마도 원작에선 깡통머리였던 알퀘이드가 차분침착한 성격으로 나온다던지 절벽가슴의 대표주자로 매니악한 인기가 있었던 아키하가 알퀘이드와 맞먹는 가슴을 가지게 되었다든지 빠바박도 제대로 안 나온다던지... 해서 별로 지지를 못 얻었다.
동인집단이었던 타입문에서 만든 비주얼 노벨 '월희'의 공전의 히트는 이후 당연하게도 후속작을 내놓게 만들었고 그 과정은 JC스탭에서 제작한 (형편없는 퀄리티의)TV애니메이션 방영과 같은 동인집단이었던 와타나베 연구소와 합작으로 2D 대전 격투 게임을 제작하는 것으로 최종진화했다.
멜티블러드는 시스템적인 면에서 와타나베 연구소의 전작인 '퀸 오브 하트'(이하 퀸오하)의 것을 계승하고 있다. 괴작 '아스카 120%'를 바탕으로 당대의 격투게임의 시스템들을 간략화시켜서 한자리에 우겨넣은 와타나베 연구소의 '퀸오하98'은 10분 남짓이었던 에반게리온의 포르노 애니메이션 버전에 이어 한차례 더 발전된 동인집단의 기술력을 증거하는 수작 격투물이었다. 2차 창작물답게 각 캐릭터는 원작 게임에서의 성격을 잘 살린 특징있는 기술들로 가득해서 원작의 팬들을 끌어모음은 물론 자체 완성도에 있어서도 상당한 수준을 보임으로써 독립된 게임으로서의 가치도 상당히 높은 바였다. 이후 발표된 '퀸오하99'는 전작을 상회하는 완성도와 계속된 음성-추가 캐릭터-버그 패치를 통해 오랫동안 인기를 받았다.
감동받을 정도의 쌈빡한 커맨드. 초필살기도 레버를 반바퀴만 돌리면 끝. 이런 심플함이 이 게임의 미덕이다.
멜티블러드는 쉬운 커맨드, 캐릭터성의 극대화라는 전작들의 노선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나 쿄의 강 황물기 타이밍조차 아직까지 잡지 못하고 있는 나처럼 손치인 이에겐 거의 축복에 가까울 정도로 커맨드 입력이 쉽고 잘 먹힌다. 그렇다고 게임성이 부실한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와타나베 연구소의 전작들 중 하나인 '글러브 온 파이트'가 점프의 시스템적인 부재를 통해 지상 고정 상황에서의 주먹질로 승부를 가르는 설정상으론 임팩트 있는 실험적 대전격투 게임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론 허약비실한 박력과 전술 부재 상황으로 인한 지루함을 불러왔던 것에 반해 '멜티블러드'는 멋진 그래픽과 본편과 연계되는 스타일 강한 기술들, 적절한 밸런스로 캐릭터 게임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패미통 사상 최악의 점수를 획득, 그 자체로 전설이 되어버린 건슈팅 게임 '데스크림슨'의 제작사인 에콜에서 만든 '멜티블러드'의 아케이드 버전 'melty blood act cadenza'. 그 명성 그대로 로케테스트 내내 버그투성이였다고 한다. 나오미 기판까지 써가면서 만든 이 게임이 렉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버벅거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