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한국과 일본, 라면에 사활을 건 두 남자 이야기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김윤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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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서평 ]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한일 양국의 인스턴트 라면의 탄생과 성장에 얽힌 치열한 삶과 양국의 우정





한국동란 전후 먹을 게 없어 꿀꿀이죽까지 먹었던 한국의 모습은 2차대전 이후 일본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장소는 다르지만 굶주림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한일간 양국의 인스턴트 라면 역사는 치열함이 옅보이는 기업역사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치열함 때문에 일본의 라멘이 한국 라면의 시작을 만들게 되었을 것이다.


처음 일본의 라멘을 즉석 식품으로 만들었던 사람은 지금의 닛신(日淸)식품이라고 한다. 물론 즉석 라멘의 탄생에 대한 기원은 몇가지 있기는 하지만 상품화를 시도해서 성공한 기업이 닛신식품이다. 그들이 처음 개발한 치킨라면은 지금도 일본의 대표적인 라면의 상표가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라면 형태의 모습이 된 결정적인 계기를 만든 것은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묘조식품의 오쿠이사장이다. 처음 묘조식품은 미국의 밀가루 배급을 받아 건면을 제조해 팔던 회사였다. 이후 자유배당제로 바뀐 후 밀가루 수급을 책임지는 일을 오쿠이가 맡으면서 그의 라면 인생이 시작된다. 즉석 라면의 한 단계 앞의 계기를 만든 것은 국수 건조기의 탄생이다. 보통 국수는 10시간 이상을 말리게 된다. 급속하게 말리면 표면이 갈라져 깨져버려 상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가 오는 날은 건조를 할 수 없거나 조금만 늦어 비를 맞게 되면 그 국수는 다 버려야 하는 문제였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처음 회전 건조대를 개발한다. 그러나 문제는 실내 건조를 위해 썻던 석유난로의 중유연기가 스며들어가 국수에서 기름 냄새가 나는 거였다. 이러한 실패로 인해 반품이 넘쳐 회사가 힘들어지는 위기까지 겪게 되지만 결국 보일러의 열풍만 활용하게끔 한 회전건조를 이용한 자동건면공정을 완성하게 된다.

처음 이것을 완성하자 회사의 모든 사람들은 특허로 등록하여 남들이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오쿠이의 생각은 달랐다. 아예 기술을 공개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해서 건면 전체의 시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업의 우위성은 개발된 제품에 대한 다른 측면으로 얼마던지 승부를 해도 된다는 게 오쿠이사장의 생각이었으며, 기술 홍보를 통한 기업이미지 향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일본의 라멘 산업이 성장한 배경에는 오쿠이사장의 자동건면시스템의 개방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 자동건면제조시스템의 탄생은 인스턴트 라면 탄생의 문을 활짝 열게된다. 건면을 기름으로 살짝 튀겨 만든 즉석 라멘은 집에서 뜨거운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획기적인 음식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시장은 확대되었으나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결과도 만들어지면서 업계들의 특허분쟁과 소송전이 이루어지게 된다.

오쿠이 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라면과 스프를 따로 포장해서 파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반조리된 상태의 라면에 끓인 물만 붓는 식의 라면이 전부였다. 스프 별첨 라면은 그 당시 라면업계의 진흙탕싸움인 특허소송전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다른 회사와 차별화를 강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 방법은 성공하여 묘조식품의 성장을 만들게 된다.

그는 이탈리아 파스타회사와 제휴를 통해 파스타도 만들게 되면서 제2의 도약을 만든 장본인이다.


한국의 라면을 알린 사람은 삼양식품의 전중연사장이다. 그는 해방후 동방생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금융인이었다. 그가 라면이라는 식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회사 옆에 있던 남대문 시장에서 팔던 한 그릇 5원의 꿀꿀이 죽 때문이라고 한다. 미군부대에서 먹고 남긴 음식물 쓰레기를 한번 더 끓여 팔던 꿀꿀이죽은 한국동란 후 먹고 살기 힘들었던 사람들의 한끼 식사가 되었지만 전중연은 그 아픔을 되돌아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보험이라는 업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한 끼 식사가 더 중요하다는 걸 생각하고 보험사를 정리하고 식품업에 뛰어들 생각을 한다. 그러다 우연히 일본의 라면을 알게 되고 한국에서 반드시 이것을 상품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것은 미국의 원조로 인해 밀가루는 그래도 풍부한데 빵만 먹으면 영양의 부족을 해결하기 힘들어 기름에 튀겨낸 라면이 적격인 상품이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보험회사를 정리하고 일단 기름을 유통하는 삼양제유라는 회사를 만들고 일본의 라면에 대한 정보를 구하게 된다.

그 당시는 한일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아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만약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일본에서 기계를 들어와야 하는데 그만한 외화를 구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 정보부부장이었던 김종필의 도움으로 외화를 마련하게 되고 일본으로 건너가 기계를 알아보게 된다. 그러나 일본의 식품회사는 거의 불가능한 가격을 얘기하거나 담당자가 출장중이라는 이유를 대며 거절 아닌 거절을 하게 된다. 거의 포기를 하고 그래도 제면기는 사가야 하지 하는 심정으로 연결한 제면기 사장이 연결해준 사람이 묘조식품의 오쿠이사장이었다. 한국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이탈리아 회사가 아낌없이 전수해준 파스타 제조기술의 경험이 있던 오쿠이 사장은 전중연 사장의 한국인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열정에 자신의 회사에 납품하는 가격으로 한국에 수출하는 것은 물론 향후 기술지도는 무상으로 해주는 것과 로얄티는 없는 것으로 한다는 계약을 해주게 된다. 그가 전사장하고 우리가 민간외교 역할을 하자고 말한 것은 이러한 부분을 잘 대변해준다 하겠다. 갑(묘조식품)은 을(삼양식품)에게 대하여 한일친선을 위해 기술을 무상으로 전수한다는 계약서는 한일간 기업의 계약 중 유일한 계약일 것이다.

이러한 계약이 가능했던 이유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먹는 문제에 접근하는 기본적인 방향성이 맞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일로 인해 한국에서 1963년 라면제조공장이 만들어지게 되고 어려움은 있었지만 한국 라면의 성공적인 성장이 가능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일인당 라면섭취는 한국이 연간 7.4봉지로 세계 1위이다. 또한 한국의 신라면은 대표적인 한국의 식품으로 한국을 다녀가는 관광객의 필수 선물 중의 하나로 뽑힌다. 이러한 라면의 성장사 뒤에 한일 양국의 아름다운 민간 외교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한일간 역사의 문제로 인해 아직도 아픔을 겪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담을 쌓을 일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보게 한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힘을 미국, 일본의 해양문화와 중국과 러시아의 대륙문화를 순환시키는 힘이라 해석하는 본인에게는 일본과의 교류가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과거 역사에 대한 판단은 더욱 객관화 해서 명확하게 판단하되 양국간의 관계는 긴밀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것이 우리 한국인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들여 온 라멘기술이 지금 세계를 제패하고 있듯이 말이다. 라면의 역사를 통해 우리 민족이 가야할 방향성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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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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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서평] 미쳐야 미친다 - 조선말 지식인들의 내면 극복이 지금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조선 말 시대의 암울한 시기, 변화에 목마르던 지식인들의 몸무림치는 삶의 모습을 말하고 있는 책이다. 그들은 시대가 규정한 자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은 몸짓을 던지지만 그 몸짓은 지금 우리에게 큰 몸짓이 되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 책은 조선말 지식인의 내면 극복의 모습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도저히 극복하기 힘들게 보이는 현실의 벽을 오히려 정면으로 자신의 방식으로 접근하는 모습(책에서는 벽(壁)에 들린 사람들이라 표현하고 있음)과 그들의 내면을 한층 승화시켜주었던 만남이지만 그 만남에 담긴 아픔을 새로운 기쁨으로 표현하고 있는 맛난 만남의 이야기, 그리고 일상적인 깨달음의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해가는 지식인의 자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실 벽이라고 하는 것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미침의 다른 한 표현이다. 사실 미치다라고 하는 것은 어떤 한계의 바로 밑에까지 이르다라는 뜻이다. 다른 말로 인간이 신의 바로 앞에까지 가는 모습이라고 할까? 여기서 이러한 극복을 도전했던 조선 말의 지식인들은 자신의 출생 성분때문에 또는 생각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출세와는 담을 쌓게 된 사람들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바보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그들은 자신이 이루어여 할 것에 대해 철저한 자기 도전을 실행했던 사람들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꽃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하루 종일 꽃과 함께 그 모습의 변화를 관찰하며 주변과는 어울리지 안않는 집중의 모습, 둔하지만 제대로 그 글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나의 글을 만 번 이상 읽는 자세, 시험만 보면 장원급제를 하지만 잔반출신인 관계로 인해 관직을 못 얻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차라리 자기가 쓴 답안지를 남에게 주었던 모습은 자신이 넘지 못할 벽에 대해 스스로 자신의 벽을 만들어내는 모습일 것이다. 벽을 벽으로 대처했던 조선 말의 지식인들은 지금 우리에게 지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맛난 만남에서는 자신의 단계를 한 단계 승화시키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 자신과 다른 것을 보는 벗의 학문과 기질을 나누는 친구의 관계,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뜻을 버리지 않고 꿋꿋이 지켜가는 가장의 모습을 지켜주는 부인과 그 사랑을 자식들에게 표현하는 아비의 마음 등은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들의 일상적인 만남 속에 내가 추구하는 목표를 함께 하는 진정한 만남을 만들고 있는지 그들은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깨달음의 과정을 일상이라고 표현한 것은 여기에 나오는 지식인들이 끊임없이 깨달음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금의 우리가 학교라는 과정을 졸업하고 나면 학문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인생의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진리를 추구하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들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실학자라고 표현하는 조선 말의 지식인들, 그들의 삶은 치열하다 못해 미친 사람같은 모습처럼 철저하게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누가 뭐라고 말해도 달려 갔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추구했던 모습들은 그 시대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내쳐졌지만 지금 우리에게 다시 살아나 심금을 울려주고 있다.

지금 우리 시대도 암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역사의 굴곡에서도 살아 남아 이어 지고 있는 것 자페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의 삶을 굴종의 삶이라 표현하든, 왜곡의 역사라 표현하든 우리의 역사는 이어지고 있으며 이 시대 역사 속에 우리가 스스로 극복해야 할 과제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민족이라고 하는 걸 이 책을 통해 생각하게 된다.

지금의 시대를 사는 지식인으로 나아가야 할 바는 조선말 그들이 갔던 길처럼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들어다보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의 사명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면을 이 책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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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이 발견한 작은 경제 이야기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장은주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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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평]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 노동의 기쁨이 살아 있고 삶의 가치가 우선시 되는 사회로의 전환




성장경제의 끝 자락에서 헤메고 있는 일본사회에서 일본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하던 저자가 시골 작은 골목길에서 찾은 해답을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말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일본 전쟁 패망 후 세대로써 폐허에서 일구어낸 일본 경제의 성장을 보고 자랐으며, 지금은 최장기 불황터널을 지나면서 새로운 사회를 갈급하는 시대에 남겨진 사람이라 표현한다. 그래서 저자는 변변치 않은 현재에 사는 우리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 일본의 경제 문제를 두 가지로 본다. 대량생산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성장 정체기의 막판까지 와 있다는 것과 저출산율로 인한 핵가족화의 확산으로 인한 급속한 노인가구의 증가이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실물경제가 활기를 잃고 있으며 사회 분위기 조차 암울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어렸을 적 동네의 골목길을 떠올리면서 그 얘기를 오래 한다. 적어도 그때에는 무언가 해야겠다는 열정이 있었고 주변의 사람에 대한 애정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아마도 골목길에 남아 있는 향수, 즉 가난하지만 서로 힘을 합쳐 이루어내자고 하는 마음들(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야생의 정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경 올림픽 이후 급속한 경제의 발전으로 인해 그러한 지역의 문화나 가족주의는 사라지고 상품과 돈만 존재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시대로 편입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 그 속에 사는 인간은 사라지고 오로지 욕망만 존재하는 사회가 됨으로 인해 현재 자본경제의 문제를 만들어냈다고 진단한다.

그는 경제 성장이 이루어졌지만 우리가 정말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경제가 성숙된 사회라고 한다면 이제는 차분히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고 정말 제대로 된 방향을 고민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휴먼 스케일을 추구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그러한 주장을 소상인의 권유(원래 책의 제목)라 표현하는데 이것은 성장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정 고객을 중시하는 지속성있는 경제구조를 말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추구가 저출산문제도 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가 불안해서 젊은 층이 출산을 하지 않는게 아니라 이미 사회의 방향성이 저출산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골목길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의식이 향상된다면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만들어질거라 말한다.

골목길 경제를 그는 지금 여기에 책임을 지는 생활방식이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그는 골목길 경제는 축소 균형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방향성이 일본이 겪고 있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해결하고 새로운 대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저자도 자본주의의 전체적인 대안이 아니라 자신의 방식도 한 방향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멈추어서 다시 보는 것이 지금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이제 우리는 자본주의의 끝에 온 것 같다. 가장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도 이런 책이 나오는 것만 봐도 말이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매우 소중한 것 같다. 우리가 원래 추구했던 방향이 무엇인가 물어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대안과 방향성은 지엽적이 될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한 이유는 전체 경제규모에서 본다면 골목길 경제는 아주 소규모일 뿐이며, 핵가족화에 대한 대안도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자본주의의 문제를 인간소외로 본 것은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인간소외의 관점을 경제개발시대의 야생 정신의 상실이라고 분석한 실수로 인해 강력함을 발휘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던 것 같다. 또한 간단히 짚어주기는 했지만 글로벌의 문제와 고도화된 자본축적의 힘을 간과한 것도 문제라 생각된다.

골목길의 정서를 살리는 것은 본인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공동체성을 개인화를 추구하는 것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이다. 그러한 문제를 통해 개인의 소외를 극복하면서도 공동체성의 회복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본인도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것의 실현이 가능한 경제적 구조의 변혁이 따르지 않는다면 결국 언젠가는 파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수 없는 사례에서 보고 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지만 그 욕망을 통해 더 높은 이상을 만들어가는 존재이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의 욕망은 기본적인 것이며, 이것을 통해 더 큰 사회를 실현할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필요하다는게 본인의 생각이다. 다만 이것을 개인화된 몇명의 조직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화된 조직과 정책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 보고 있다. 그래도 일본에서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 하나로도 좋은 책을 읽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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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 문자 고조선 문자 1
허대동 지음 / 경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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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서평] 고조선 문자 - 중국의 돈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던 명도전에 새겨진 우리 글자는 누가 써넣었을까?






한국에 태어나 우리 역사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을 깨달을 때가 정말 많다. 그렇게 된 원인은 기존 역사학계를 장악하고 있는 정파라고 하는 분들이 아직도 일제가 남겨 놓은 식민사학의 잔재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며(식민사학파의 제자라는 이유가 가장 강하다) 또한 그 책임을 남기지 않으려 후손들에게 역사문제를 가르치지 않는 것이 두번째 원인이라 하겠다.

한국 역사의 새로운 면을 보고 그러한 가설과 근거를 제시하여 새롭게 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정작 역사학자들은 뒷짐을 지고 다른 계열의 학자들이나 재야 사학자들이 나서는 것만 봐도 그러한 현실을 잘 알 수 있다.

오늘 고조선 문자를 저자도 독어 전공과 영어 전공을 하신 분으로 정식 사학자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찾아간 학문의 열정과 예리함은 역사학자들이 오히려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고등학교 한국사에 나오는 명도전의 설명을 연의 화폐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틀렸으며, 그 문자의 기원과 훈민정음과의 연결까지 연결해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명도전은 고조선시대에 유통되었던 청동전이다. 마치 칼과 같다고 해서 명도전이라 불리지만 저자는 달과 해를 상징하는 명(明)이들어 간 것은 달과 해를 숭배하는 고조선의 정신이 들어있음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명도전에 새겨진 다양한 문자의 모습에 대해 해동역사의 기록 중 기자 조선에서 자모전을 주조했다는 내용이 명도전을 가르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부분은 명도전의 칼처럼 되어 있는 얇은 부분에 있는 다양한 문양이다. 각기 다른 상형문자 같은 것이 발견되는데 대부분의 학자들은 정확히 해석도 안한 채 그냥 연의 문자로 단정해버렸다. 연의 기록물인 방죽표의 글자와 비슷하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방죽표의 글자는 연의 지역명을 설명하는 것으로 명도전과 어떤 연관성도 보이지 않음은 물론 자세히 대조해보면 다른 글자라는 걸 알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마치 셜록 홈즈와 같이 가설을 세우고 수사를 해나가는 수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다. 그러한 과정은 매우 지난하고 복잡한 과정이라 직접 책을 읽어보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명도전의 글씨가 지금까지 알려진 연의 문자처럼 상형문자가 아니라 표음문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알파벳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고조선 문자였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명도전은 고조선의 화폐였으며, 화폐에 새겨진 문양은 화폐의 주조지와 가격 등을 표시한 문자였다는 것을 밝혀내고 있다.

이것으로 인해 확장되어지는 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지금껏 고조선을 신화의 국가로 전락시켜버린 한국의 사학계가 정말 반성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고조선은 실제적인 국가였으며, 인류최고의 문명이었던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최고의 문자를 가졌던 문명인 동시에 그러한 문화의 뿌리를 현재에까지 연결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사학계가 고조선은 실체가 없다는 옹알이로 고대사를 지워버리고 고구려, 신라, 벡제로부터 역사를 그리고 있는 것 자체를 반성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없는 역사도 만들어 자신의 것을 만들려는 역사왜곡의 틈바구니에 서있는 우리가 있는 역사마저 지우고 있는 현실을 하루 속히 바꿔야 하는 것이다. 통일 국가를 바라봐야 할 시점이지만 자신의 역사마져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열등시민이 되어서는 않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문제를 지적하는 분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많이 나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더 이런 분들이 나오기를 바란다. 아마도 그래야 우리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새로운 이상국가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우리의 후손에게는 바른 역사를 알려줄 사명을 실천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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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디저트 - 인기 디저트 카페의 스위트 레시피
이미리 지음 / 리스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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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서평] 달콤한 나의 디저트 - 인기 만점인 디저트 카페의 레시피는 무엇이 다를까?




노곤한 오후 시간이 되면 몸에서 자연스럽게 소식을 알리는 당 보충 신호,,, 이러할 때 가장 입맛을 돋구워 주는 것이 디저트일 것이다. 저자는 디저트 하면 생각나는 장소들을 통해 우리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그곳은 커피나 다른 음료를 팔기 위한 부가적 요소로 치부받던 디저트들이 자신들이 주인공이라고 말하고 있는 카페들이다. 저자와 함께 이러한 카페들을 찾아나서 보자.


이책은 프랑스 꼬르동 불루 파티세 과정을 이수한 저자가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 위해 카페 인터뷰일을 하면서 다녔던 다양한 카페들 중에서 디저트와 베이커리가 주인공인 카페들을 소개하고, 또한 그 카페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있는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그러한 이유로 인해 일반적인 요리책에서 보는 하나의 메뉴라는 느낌이 아니라 실전에서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나름의 필살 무기로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좀더 많은 카페를 소개하지 못했다고 저자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름마져 오묘한 다섯 편의 시를 쓰는 마음이라는 뜻을 가진 삼청동 입구에 있는 오시정의 요거트와 수풀레는 한국 느낌을 진하게 담은 이국적 요소를 담고 있고, 일본의 단정함이 느껴지는 홍대 거리 외곽의 당고집은 일본 전통의 당고를 맛볼 수 있다. 또한 근처의 카페소스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요리의 맛과 느낌으로 승부하는 카페이다. 다양한 메뉴들이 보기에도 아름다워 그냥 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느낌이다. 결국 디저트는 맛도 중요하지만 멋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삼청동 입구의 레트로나 파이는 일본 동경제과학교 출신답게 깔끔하면서도 정결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적이면서도 튀지 않는 인테리어는 디저트의 맛을 한층 배가시키는 요소이기도 하다.

서래마을의 담장 옆에 국화꽃은 한식을 특색으로 하는 디저트 카페다. 인절미, 단팥죽 등을 활용한 디저트는 우리 고유의 맛도 얼마든지 고급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책에 나오는 모든 카페들을 여기에 실을 수는 없다. 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디저트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물론 본인도 아직 모든 카페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저자의 안내를 따라 한번씩 들려볼까 한다.


요즘 카페 창업과 관련해 레시피 구성을 하고 있다보니 이런 책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일단 커피에 대한 우리만의 컨셉도 몇가지 구상을 마쳤다. 다음 주는 하루 일정으로 빵을 배우러 가는 시간도 가질 것이다. 본인이야 영업과 관리를 해야 할 일이지만 전반적인 생산과정에 대해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준비를 하는 과정에 좋은 컨셉을 너무 쉽게 배우게 해주신 저자에게 먼저 감사를 드린다. 정말 많은 참고가 된 것 같다. 특히 기존 레시피에 조금만 손을 더하면 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되는 대로 여기 있는 카페들을 모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돈 많이 들겠다.... 돈 많이 벌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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