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일 먼저 선물 받은 책 감사 인사부터~ 

이웃 친구분께서 조르조 아감벤(글)/모니카 페란도(그림) 《말할 수 없는 소녀》를 보내주셔서 매우 매우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이 책 받아서 일전에 산 조르조 아감벤 《내용 없는 인간》도 부랴부랴 읽고 있어요. 탁월한 미학론이라고 생각해요.《말할 수 없는 소녀》도 그 연장선인 듯. 미셸 푸코가 르네 마그리트 작품으로 쓴 미술비평서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질 들뢰즈가 프란시스 베이컨 작품으로 쓴 《감각의 논리》처럼 말이에요.

아감벤도 정치와 법 이론, 사회학과 문학 비평 등 선배 철학자들에 버금가는 지평을 넓혀가는 철학자라고 생각합니다. 멋져요!

 

 

 

 

 

 

 

 

 

 

2. 2월 내가 산 책 종합

종이책 20권, e book도 최대한 줄여 12권만 샀는데
나보다 더 많이 사는 사람은 행복한 걸까요, 울상인 걸까요;

그냥 항복한 거야.... 정말 치열한 전투였지... (먼 산 본다)
예전에 산 책과 서평 책, 도서관 책 보느라 여기서 완독한 건

얇은 책 김현 《입술을 열면》과 어니스트 헤밍웨이 《깨끗하고 밝은 곳》, 에세이 정은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e book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뿐;; 묵직한 책을 독파할 여건이ㅜㅜ;

마지막 며칠을 앞두고 더 읽어보려 노력 중입니다.
이번 달은 이걸로 책 지름 끝! 진짜 끝!
탐나는 중고책 알림이 와도... 그.. 그건 살지 몰라... 와르르))
이 와중에 알라딘이 한 권만 사도 굿즈 주는 행사(2/23~ 2/28)를 또 시작 ㅜㅁㅜ 안됑))))))))

 

 

 

 

헤밍웨이는 정말 소설을 잘 쓰는 사람입니다. 알려졌다시피 소설 작법을 배우기 좋은 작가.
내 취향과 상관없이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인물을 드러내는 방법, 장면 전환, 암시를 풍부히 넣은 짧은 대화 등등. 단문은 그렇게 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 단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그는 자살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소설도 못 썼을 거란 생각도 들고요. 아, 이 맞물림...

 

3. 2월 알라딘 굿즈도 역시 맘에 드는 게 많았습니다(>0<)ㅇ~~

 

 

● 스트링 파우치 세트 (피너츠_화이트)
● 모지스 여권커버 & 네임택 세트 (아름다운 세상)
● 여행용 파우치 (검은튤립)
● eBook 피너츠 파우치 (카우치)

긴 여행이면 스트링 파우치가 아쉬울 때가 종종 있는데 깜찍한 피너츠 디자인으로 장만해 넘 좋아요!
모아보니 저렴한 크레마 사운드 하나 사서 어서 떠나라는 등 떠밀림을 당하는 것 같은...
알라딘, 내가 떠나면 당분간 책도 안 사고 이렇게 알라딘 굿즈 인증 동네방네 하지도 않을 텐데 그래도 좋으시겠음요?

 

'피너츠 파우치(카우치)' 보니 크레마 빨리 사야 할 거 같고ㅋ
'여행용 파우치(검은튤립)' 보니 설연휴 갔다 온지 얼마 안됐는데 다시 길 떠나야 할 거 같은ㅋ

 

 

 

4. 알라딘 굿즈 때문에 여행 가야 할 거 같은 구성; 작년 여름에도 여행서 잔뜩 보고 정말 흑흑... 했는데.

 

 

 

정은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노트라면 사족을 못 쓰는 자라 양장 노트 사은품이 탐나 샀지만 내용도 생각보다 좋네. 사진이나 그림보다 더라고 하면 실례일까나요.

 여행 좀 할까 하는 사이 어느새 끝나버려 아쉬웠어요. 여행서라 더.

 

*
심심했으나 그래서 우리는 톰슨에서 편안했다. 어느 정도 편안했느냐 하면, 그냥 여기서 더 가거나 말거나 상관없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캐나다에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 좋았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늙어 죽을 때까지 그러고 싶었다. 자극적인 행복은 없었지만 그곳은 내게 꼭 맞는 옷 같았다.
**
지갑 속 지폐처럼 구겨진 채로 열 몇 시간을 날아와 한다는 소리가 겨우 "직접 보니 좋더라"뿐이라니 조금은 억울했지만, 막상 그림 앞에 서니 그 말 외에 따로 더할 말이 없었다. 

'마드리드를 방문할 이유는 벨라스케스뿐'이라던 화가 마네만이 내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베트남 100배 즐기기》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음을 팍 움직이지 못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훑어보고 어머니를 모시고 가도 괜찮을 장소를 물색하기로. 커피쟁이 어머니에게 베트남 커피를 모닝커피로 대접해 드려야징~

e book으로 사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지도 보기도 더 편할 거 같고.

종이책으로 일단 여행 기분을 내고 싶었던 나;;

내년 개정판 나오기 전에 올해 꼭 가야 할 미션이 주어지다;;;

 

 

 

 

5. 설연휴 내 책 풍경

 

 

내려갈 때 읽은 책 : 리처드 플래너건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나는 먼 어머니에게 가는 고속도로.
<엄마 찾아 삼만 리> 만화를 볼 때 어린 마음에도 너무 동병상련을 느껴 매 회 마음 아파하고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난다.
꿈에서도 나는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마르코였다.
평생 어머니를 찾아가고 기다리던 시간, 헤어질 때마다 곡진하게 느꼈던 아픔은 다른 이와의 그러함에 기원이었다. 나는 이미 거기서부터 지쳐 버렸는지 모른다.


 

"공이 순간적으로 햇빛 속에서 정지한 것처럼 보였을 때, 도리고는 그 공이 자기 것임을 깨달았다. 유칼립투스 나무에 사는 개미들의 냄새가 느껴지고, 그가 무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면서 밧줄처럼 늘어진 가지들의 그림자가 뒤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시간이 느려졌다."

 

 

창밖엔 끝없이 숲과 이미지의 침묵이 이어진다. 도시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굳이 산티아고까지 찾아가야 할 이유를 찾는 여러 날이다.
사람은 지구에서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 생물이다. 두 발로 일어서고(짝짝짝~), 불과 도구를 다루며(짝짝짝~), 세계 곳곳을 개척했다(우오오오~). 적응력이 매우 칭찬받는 인간의 특성으로 강조되지만, 나는 거기서 ㅡ도대체가 가만있지 못하는ㅡ생의 강제를 본다. 불로불사도 인간의 욕망이 아니라 생의 본능 같다.


한밤에는 일에 시달리고 불면에 시달리기 일쑤인데 길에서는 잠에 취해 있다. 빛 가루처럼 잠깐잠깐 잠이 다녀가고,  설핏 무미건조해 보이지만 풍경들은 조금씩 빛에 취해 있다. 완전히 취할 밤이 오기까지 계속... 빛의 작가 카뮈는 그러한 걸 얼마나 많이 봤을까.

 

 

 엄마표 소고기 김밥과 함께~

 

명절 연휴에는 과학책을 읽는다는 나름의 방침에 따라ㅎ;

올라올 때 읽은 책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

목차 보시고 이 책에 소개된 책 3분의 1 이상 읽어 보신 분은 읽을 목록을 꿰고 계실테니 굳이 안 보셔도....

저도 몇 가지 정보를 얻었습니다만 과학책 초심자들에게 더 유익합니다.

 

 

 

 

 

 

 

6. 관심 신간 - 도서관에 사달라고 조르기

 

 

 

 

 

 

 

3월 가장 핫할 책은 단연 올리버 색스 유고《의식의 강》
철학, 종교, 과학, 진화생물학 할 거 없이 '의식'이란 주제도 늘 핫하다. 인간미 가득했던 그는 말년에 인간에 대해 어떻게 톺아보고 있었을까. 그의 뇌과학 임상에서 이미 느꼈듯이 도킨스 쪽보다는 스티븐 제이 굴드나 스티븐 핑커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애덤 윌킨스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나》
기존의 진화론 보면 보통 직립 보행 같은 폭발적 신체 변화, 지능이나 유전자를 주로 거론했다. 이 책은 얼굴을 부각해 진화를 논하는 게 좀 흥미롭다. 설마 지금 시대에 골상학이나 우생학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겠지. 재밌는 접근법 같다.

로얼드 호프만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개역판)
무려 '화학의 시인'이라 불릴 정도의 문장력을 갖춘(책 제목에서 이미 증명-ㅅ-! 처음엔 무슨 철학책인 줄ㅎ;;) 화학 교양서!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에서도 화학 교양서로 추천할 게 별로 없다고 밝힌 바 이런 책을 안 읽을 수 없징~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영웅들의 꿈》
과학소설, 탐정소설, 환상문학을 엮은 '합리적 상상력의 소설'을 쓰는 라틴문학의 대가! 보르헤스에 비해 카사레스를 그동안 내가 너무 홀대했다; 나만?
친구라지만 아부는 안 할 거 같은 보르헤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격찬해 관심 안 갈 수가 없잖아! 카사레스는 이미 능력자인데 무슨 아부를 하랴!
현대문학 요즘 내는 소설 넘 멋지심

히토 슈타이얼 《스크린의 추방자들》(개정판)
계속 보고 싶었는데 살 타이밍이 잘 안 잡혔다. 아예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갖다 놓으면 읽게 되겠지~
기대되는 미술비평서!

콜린 레이스 《자본주의의 병적 징후들》
목차 보니 최근 문제거리들이 한눈에 보인다. 안다 싶지만 심층을 더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책 욕심을 줄이려면 도서관, 날 도와줘~

도서관이 안 사줄지도 모르고 기다리기 열불나 서평 모집 이벤트에 열심히 대쉬 중ㅎ;;;

 

 

선물 받은 《말할 수 없는 소녀》도 꾸리에에서 나온 책이었는데 이 책도 꾸리에~ 나름 색깔 있는 출판사인 듯.

버지니아 울프는 버지니아 울프다!
여성 작가란 수식을 붙이는 것도 난 맘에 안 든다! 남성 작가를 남성 작가라고 소개하지 않잖아. 그 수식은 특별 대우가 아니다! 계속되는 낙인일 뿐이다.

 

 

 

7. 1일 1그림 - Reddoor

 

"취향은 수많은 악취향으로 만들어져 있다"
- 폴 발레리

중요한 건 있고 없고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다루는가에서 예술가(전문가)와 아마추어가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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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2-25 19: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밖에 나가보니 새싹이 올라온 것과 꿀벌이 나는 것을 보니 봄이 더 느껴지네요. 1일 1그림을 보니 나무의 생명의 소리가 붉은 색 고로쇠 물(?)과 함께 밖으로 나오는 것 같네요 ㅋ 역시 난 안돼ㅜㅜ

AgalmA 2018-02-25 19:19   좋아요 2 | URL
오, 꿀벌도 벌써!
고로쇠 물ㅋㅋㅋㅋ
겨울호랑이님을 뿜유발자로 지정합니다b ㅋ
 
얼어붙은 바다
이언 맥과이어 지음, 정병선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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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맥과이어는 수를 보여주면서 교묘했다.
1851년 작 허만 멜빌《모비 딕》의 후예임을 자처하듯 《얼어붙은 바다》가 펼쳐지는 시대는 1859년이다. 《모비 딕》의 주인공 이슈메일이 우울과 폭력성을 잠재우기 위해 ‘권총과 총알’ 대신 바다를 택했던 것처럼 《얼어붙은 바다》의 두 주인공 패트릭 섬너와 헨리 드랙스도 바다로 향한다. 이 두 주인공에게는 《모비 딕》의 인물들 특성이 고루 배합되어 있다. 외다리인 에이허브 선장의 특징과 삶에 회의적이지만 야만인 퀴퀘그와 우정을 나눌 줄 알았던 인간적인 이슈메일을 절묘하게 섞은 절름발이 패트릭 섬너, 이슈메일처럼 섬너도 포경선을 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기만의 삶의 법칙으로 사는 야만인 프로 작살수 퀴퀘그를 더 잔인하게 변형한 헨리 드랙스. 이 외에도 두 작품에서 겹치는 인물과 설정이 꽤 많다. 뱃사람치고 이상하게 양심적이고 자연계에 깊은 경외감을 가지고 있어 거친 바다에서의 쓸쓸한 생활 속에 미신에 경도되어 있던 일등항해사 ‘스타벅’(《모비 딕》)은 《얼어붙은 바다》의 작살수 오토와 닮았다. 피쿼드호에서 선원들의 장난과 유흥거리 취급받던 흑인 소년 ‘핍’이 바다에 빠져 죽는 첫 주검이었듯 드랙스에게 성폭행과 살해당한 소년 ‘조지프’는 볼런티어호의 첫 주검이었다. 《모비 딕》을 안 읽은 사람이라면 안 읽은 대로, 읽은 사람이라면 읽은 대로 유사함과 차이를 느끼며 《얼어붙은 바다》를 따라가게 된다. 책 속에서 펼쳐지는 추적과 같은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인지 한참 생각했다. 
실감 나는 고래잡이 현장을 압도하는 에이허브 선장의 모비 딕을 쫓는 기이한 집념이 《모비딕》 전체를 꿰뚫고 있었듯 《얼어붙은 바다》는 많은 포획으로 멸종되어 가는 고래와 함께 사양길에 접어든 포경 산업을 보여줌과 동시에 여러 인간 군상의 욕망과 남루한 밑바닥을 끝까지 쫓는다. 에이허브 선장이 모비딕에 대한 복수와 집착을 숨기면서도 드러내며 선원들을 착취하고 모두의 파멸을 자초했듯이 《얼어붙은 바다》의 인물들도 하나같이 그렇다. 보험 사기로 배를 침몰시킬 작당을 한 선주 백스터와 브라운리 선장은 각각 예상외의 실패와 어이없는 죽음을 겪는다. 그들의 음모 때문에 북극 빙하 속에 갇힌 선원들은 서로에 대한 증오와 살기 위한 협력을 저울질하며 악전고투한다. 섬너는 다리 부상을 입게 된 인도 전투에서 이미 이런 상황을 겪었다. 상관의 지시로 부대를 이탈해 보물을 찾아 나섰다가 동료들이 모두 죽고 자신만 살아왔는데,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연금도 못 받고 쫓겨났고 방황하다 아편 중독까지 되었다. 그는 전장에서 자신을 구해준 소년을 구해주지 못했듯 볼런티어호 사환 소년 조지프도 구해주지 못한다. 뭍에서도 물에서도 여린 존재들은 살아남기 힘들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까. 헨리 드랙스와 패트릭 섬너의 대결은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다. 정도와 상대가 다를 뿐 그들도 이용할 수 있다면 최대한 이용하는 자들이다. 드랙스와 섬너의 중요한 차이는 나만 살아남겠다는 이기심의 정도 차이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유유자적 배의 주치의 역할만 하려 했던 섬너는 약품을 몰래 취하긴 했지만 의료 행위까지 허투루 하진 않았다. 조지프의 심각한 상태를 보고 사태를 바로잡으려 노력도 했다. 인도 전투에서의 트라우마와 죄책감이 영향을 미쳤다 해도 피할 수 있는 상황을 피하지 않았다. 불명예제대를 하게 된 원인이자 기념품인 반지를 조난 당한 상황에서 모두를 위한 식량과 교환하기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과 신념이 다르지만 그를 돌봐준 성직자를 수술할 때도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임했다. 고난과 시련을 스스로 자초했다 생각하면서도, 무슨 의미가 있어서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상 그는 최선을 다해 살았다. 돈이나 명예 같은 것들이 아니라 주어진 삶 자체에.《모비 딕》에서 이슈메일이 유일한 생존자였듯 《얼어붙은 바다》에서 섬너가 최후로 살아남은 이유는 그들이 매우 운 좋은 이들이었기 때문이라기보다 파도를 타듯 살았던 그들 삶의 기술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섬너가 탈출 끝에 만난 동물원 북극곰처럼 운도 어느 순간 다할지 모른다. 그는 사는 내내 도망 다녀야 할 악조건과 운명에 처해 있지 않은가. 《모비 딕》의 ‘이슈메일’ 이름은 구약성서 「창세기」 16장에 나오는 이스마엘에서 유래한다. 이스라엘인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하녀 하갈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집에서 쫓아낸 인물이다. 그래서 ‘방랑자’, ‘세상에서 추방당한 자’라는 뜻을 지녔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우리도 ‘이슈메일’ 이름의 뜻을 나눠가진 자들이다. 삶의 파도와 작살은 계속 날아들 것이고 배신의 모습이든 죽음의 모습이든 결국 우린 잡힐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두려움과 고독과 결핍을 이겨낼 의지를 끝없이 살려내야 한다. 모든 바다가 얼어붙기 전에. 모든 바다가 얼어붙더라도. 결국 패트릭 섬너를 거듭 살려냈던 건 운을 부르는 그러한 의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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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2-14 1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겁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

AgalmA 2018-02-15 03:25   좋아요 1 | URL
전 일 땜에 설 지나 쉴 거 같아요ㅜㅜ...즐거운 연휴되시길/

겨울호랑이 2018-02-15 1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주변의 상황이 절망적이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자신의 길을 가는 것 같네요... 어둠 속에서 빛을 그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렇에도 그러한 희망의 끈마저 놓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요... AgalmA님 하시는 일 잘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

AgalmA 2018-02-15 14:11   좋아요 1 | URL
나 자신을 사랑하고 반성하며 끌어주지 못한다면 세상 무엇에도 그러하지 못할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자기애와 이기심은 구분되어야 겠지요.
겨울호랑이 님 말씀 들으니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의 한 대목이 생각나네요.
˝자기기만이 없다면 희망은 존재할 수 없지만 용기는 사물을 이성적이고 있는 그대로 본다. 희망은 소멸할 수 있지만 용기는 호흡이 길다. 희망이 분출할 때는 어려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만, 그것을 마무리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쟁을 이기고, 대륙을 제압하고 나라를 세우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용기가 의지를 발휘할 수 있게 해줄 때 인간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
이 말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되지 않지만, 희망과 용기가 함께 가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연휴 잘 보내세요 :)

겨울호랑이 2018-02-15 16:08   좋아요 1 | URL
^^: 그렇군요..다른 한 편으로는 상황에 따라 흔들림없이 살아가는 삶이 의도적으로 용기나 희망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보다 더 바람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요.. AgalmA님께서도 행복한 설 연휴 되세요^^

AgalmA 2018-02-15 16:28   좋아요 1 | URL
저는 용기나 희망을 추상적 관념이나 판타지로 여기지 않습니다. 그것은 제 생각엔 삶의 자세이자 행동력에 더 가깝습니다. 언어가 우리 삶의 이해를 좌우하듯이 삶의 성찰과 행동도 그러한 것들의 바탕없이 모아지지 않습니다. 뇌과학이나 행동심리학이 그런 것들을 단순히 인간 생물의 작동방식으로 평가절하한다 해도 그것들은 이성과 결합해 기나긴 역사 속에서 늘 크게 작동했지요. 수많은 혁명과 지금의 metoo 운동만 봐도.
겨울호랑이 님이 말씀하시는 흔들리지 않는 삶은 어떻게 잡을 것인지요? 손잡이 없이 수레를 끌고 가겠다는 말씀같이 들렸습니다ㅎ? 서로 화두로 생각해 볼 일이네요^^;

겨울호랑이 2018-02-15 16:54   좋아요 1 | URL
흠... 저는 무엇인가 목적하거나 추구하는 것은 인위적인 부분이 강하기에 꾸준히 나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행복한 삶, 용기있는 자세 등등.. 그런 부분은 쉽게 규정하기 어렵기도 하고 사람마다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기에 더 어려운 문제라 여겨지네요. 제가 말씀드린 ‘흔들리지 않는 삶‘이란 어떻게 해야한다는 당위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일상의 문제라는 편이 더 잘 표현된 것 같아요. 배고플 때 먹고, 졸리면 자는 문제는 굳이 잡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 개인의 생각이고 사람마다 삶의 철학은 다를테니 정답은 없겠지요.. AgalmA님의 의견 역시 일리있다고 생각합니다.^^:

AgalmA 2018-02-15 18:59   좋아요 1 | URL
오늘도 일하고 낼도 일할 거라 제 심사가 참 편치 않은데요. 쉴 때 쉬지 못하고 잘 때 제대로 잘 수 없는 삶을 사는 제 선택을 탓하는 연속이죠. 그렇듯 우리 삶은 1:1 대응식으로 물흐르듯 산다기 보다 문제와 돌발 상황의 연속이고, 더더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자신을 잡아줄 의지와 자세가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나 이런저런 지침서를 읽으려는 것이기도 할 테고요. 의도에는 부정적인 혹은 긍정적인 모든 면이 있을 테지만 그 추동 자체는 본능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결과의 감당은 각자의 몫이 되겠죠. 다른 이들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선택이지 않길 바라지만 모두가 연결된 세상이라 참 만만치 않네요... 그래서 저는 이런저런 것에 휩쓸리지 않고 삶을 긍정하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차라리 용기나 희망이지 않겠나 하는 것이죠.
생각을 정리해 볼 말씀 감사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18-02-15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각자의 삶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이 모여 개인의 철학이 되듯 AgalmA님의 말씀 또한 삶 속에서 나온 지혜라 여겨집니다. 자신의 삶을 보다 의미있게 보내기 위한 각자의 대처는 그런 면에서 다른 빛깔로 빛난다고 생각되네요. AgalmA님 연휴기간 기운내셔서 좋은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AgalmA 2018-02-16 04:09   좋아요 1 | URL
요며칠 ‘길 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를 읽으니 평생 떠돌이 일용직 생활을 하면서도 이렇게 지성을 키워 나가며 자유로운 삶도 가능하구나 싶어 그가 참 존경스럽더군요. 말씀처럼 에릭 호퍼의 삶과 지혜는 그의 아포리즘에 단단히 녹아 있더군요. 울상 짓지 말고 좀 더 힘을 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런 차에 겨울호랑이 님과의 대화도 참 뜻 깊었습니다! 거듭 감사드려요🙏

2018-02-15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6 0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6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8-02-15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AgalmA 2018-02-16 14:1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설연휴 맛난 거 많이 드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요^^
새해 복 1 플러스 1 되시길 바라며 :)

2018-02-23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5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입술을 열면 창비시선 418
김현 지음 / 창비 / 201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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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빛과 피가 섞인 칸타타를 작곡했노라

진이정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5

 

한 예술가가 형상을 창조하면 그는 그 자신의 생각을 억제하게 된다. 생각이란, 세계를 정서적으로 인지해 낸 형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며, 예술적 형상이란 작가에게는 자신을 대외적으로 드러내는 공고물인 것이다. 생각이란 단명(短命)하지만 예술적 형상은 무한하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인 감수성이 있는 인간이 한 예술 작품에서 받는 인상과, 순수한 종교적 체험 사이의 유사성이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영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며 인간의 정신적인 구조를 형성한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봉인된 시간-영화 예술의 미학과 시학

  

 

김현, 진이정, 타르코프스키, 마크 로스코, 반 고흐를 한데 모아 찍은 저 사진에서 당신은 어떤 공통점을 보는가. 이들이 그려내는 빛 속에 강렬하게 드러나는 종교성 때문에 나는 저 사진을 찍고 말았다. 김현 입술을 열면에는 영혼이란 단어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온다. “하나님”, “”, “십자가”, “예배당”, “교회”, “성당”, “기도”, “정령”, “창조”, “사랑”, “천사”, “영원”, “진실의 종”, “운명”, “평화”, “축복”, “말씀”, “전지전능”, “은총등의 단어들이 계열어로 호위하고 있다. 진이정 시집이 아트만부터 신령”, “굿”, “업보”, “윤회등 그러한 계열어로 가득했듯이. 보고 있으면서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눈() 같은 의미의 폭설이다. 눈을 한 움큼 두 손에 담았다고 눈을 가졌다고 찾았다고 말할 수 없는 우리의(시인으로서도, 독자로서도) 궁지다.

 

눈이 와

그 사람은 꿈을 꾸었다

 

박사의 마음기계에

깨지기 쉽고 증명하기 어려운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침묵하고

밤이면 질문하고

질문을 깨뜨려버리는 자를 기록했습니다

 

어둠이

박사가 지닌 숲을 뒤덮어

박사는 가슴을 열고

녹색 광선이 등장하는 흑백영화를 상영했습니다

 

무성 영화

 

인상파(印象派)는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거부하고 색채·색조·질감 자체에 관심을 둔 미술 사조이다. 추상표현주의 거장인 마크 로스코의 작품도 사물의 형태가 아니라 빛과 색이 더 중요하다. 정제된 시적 몽상으로 가득한 타르코프스키의 영상도 이야기와 빛이 인상깊게 엮어 있다. 김현은 언어로서만 가능한 효과를 꿈꾼다 


 

한 남자가 칼을 들어 얼굴을 찢자 한 남자의 얼굴이 갈라졌다. 한 남자는 떨어진 눈과 코와 입을 주워 캔버스 밖으로 고요히 사라졌다. 한 남자는 눈도 없이 코도 없이 입도 없이 칼을 버렸다. 한 남자는 이제 완전한 얼굴이었다. 한 남자는 눈이 두개 코가 두개 입이 두개로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한 남자는 이제 완전한 사실이었다.”(보는 자의 관점) 

 

이 시집에 나오는 -’, ‘-검은’, ‘생명-죽음’, ‘조선-박근혜는 “이곳은 아주 컴컴하고 희구나. 빛이 없구나. 어둠으로 환하구나.”(조선마음 6)처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내리는 눈()을 눈()없이 만끽할 수 없듯, 몽환 속을 걷던 잠에서 깨야 아침을 맞듯 그것들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시인은 시가 아닌 것에 시간이라는 제목을 붙”(죽음과 시간)이고, “시간이란 그토록 유용한 넘나듦임에도 우리는 민숭민숭하게 늙어버”(조선마음 8)리는 순간만을 겪기에 시인은 계속 이어 붙인다. 신 없는 예배당에서 기도하듯이 없는 조선과 옛 고궁도 시인에게는 이 현실의 예배당으로 작동한다. 진이정이 고구려까지 거슬러 올라갔듯이 말이다. 시간을 돌려 읽으며 조선의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말하게 되어 버리는 우리가 읽지 못하는 현상(시간, , 세계 등등)을 멈춰 가져오는 게 그의 시적 방법론 같다. 그렇기에 그의 인용과 차용과 각주가 넘치는 캠프적 작법이 처음엔 불편했지만 끝에 가서는 이해가 됐다. 그리고 단순히 방법론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타르코프스키의 걸작 중 하나인 희생의 주인공 알렉산더가 누구에게도 비밀을 말하지 못하고 광인이 되어야만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는 계시를 받았듯이 김현 시인도 기꺼이 그러하리라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예술가로서 나는 광기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그 광기는 누구도 볼 수 없고 누구도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시인의 말) )

 

예술에 있어서는 개성이 진실임을 판명해 주는 것이 아니다. 예술은 좀더 보편적이고 좀더 높은 이념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예술가란 자기 자신에게 마치 기적과 같이 부여된 재능에 대해 소위 관세를 물어야만 하는 하인이다. 진정한 개성이란 오로지 희생을 통해 얻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은 자신을 희생하려 하지 않는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봉인된 시간-영화 예술의 미학과 시학

 

희생의 시 쓰기를 하는 시인은 빛은 사실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나는 그것이 최초도 최후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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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2-11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칼로 얼굴을 찢는다‘는 문장을 읽으니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에서 눈동자를 칼로 가르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AgalmA 2018-02-12 23:11   좋아요 1 | URL
전체 시를 보면 회화 사조(입체파, 초현실주의 등등)들을 풀어 쓴 거 같은데 이 시집에 영화도 많이 삽입되어 있기도 해서 그런 상상이 되실 만도 하죠. 자세한 내막은 시인만 알겠죠^^
 

매년 이런 행사가 있기에 기다리고 있었지만-_-;).....

가끔 장바구니를 싹 지우고 싶다. 실수로 모두 삭제했다가 난감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느낀 적 있지. 얼마 못가 장바구니는 또 그득.


 


 

 

 

 

 

 

 

 

● 내가 산 책

마틴 솔즈베리 <그림책의 모든 것> - 역사, 소재, 주제, 기법, 출판 산업까지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과정들
그림홀릭쟁이들을 위한 소장템

김현 <입술을 열면>
읽고 있는 중인데 좋은 문장이 가득함에도 일부러 그런 건지 취향이 그런 건지 낯설게 만드는 스타일이...... 내 취향과 씨름 중.

마쓰오 바쇼 외 <일본 하이쿠 선집>
리처드 플래너건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에도 하이쿠가 등장하기에 뽐뿌 받아 구매.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 시간의 목소리 외 24편
현대문학 세계문학단편선 한 권 한 권 모을 때마다 희열이!


어니스트 헤밍웨이 <깨끗하고 밝은 곳>
미국 문학 특유의 간결한 문체 얘길 할 때 빠지지 않는 작가. 피츠제럴드나 헤밍웨이나 미국이 내세우는 작가로 버프를 많이 받은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 관점을 내세울 만큼 그들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틈틈이 읽는다. 그럴만한 가치를 내가 발견하길.

20대 나는 마음의 감동을 주는 책을 바랐다면 지금은 시간의 벼랑 끝에 나뭇가지가 되어 날 끌어올려주는 책을 원한다. ‘힐링‘, ‘위안‘, ‘공감‘을 내세우는 수많은 에세이류가 쏟아져나오는 걸 매일 본다. 사람들이 많이 잃어버린 ‘공감‘, ‘정서‘를 살려주긴 하겠지만 대개 비슷비슷한 감성들, 생각을 벼르는 단 계로의 도약은 드물다. 그래서 나는 찾는다. 그런 생각과 책을.
나는 어떻게 보이는가 보다 보이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더 관심있다. 내 생각이 내가 본 것이고 당신의 생각이 당신이 본 것이다.


귀스타브 플로베르 <세 가지 이야기>
플로베르가 발표한 유일한 단편집이자 마지막 완성작. <마담 보바리> 읽고 플로베르를 더 일찍 읽지 못한 걸 무척 자책했다! 그래서 이 작가도 #전작읽기 하고 싶어졌다. 영국에 셰익스피어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플로베르가 있다! 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프랑스에는 그 만한 격의 작가가 더 많다고 말할 수도. 나의 이 터무니없는 비교는 우습지만 한 편으론 인간 사유의 끝없는 비교와 대립을 떠올리게 한다. 영미권 분석철학 vs 유럽권 대륙철학 같은....


최은영 <쇼코의 미소>
작년 추석 귀성길에 옆자리 사람이 이걸 읽고 있던 걸 보고 읽어야지 해놓고 아직도 못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리지 않고 가지고 있음 더 읽게 되지 않을까 싶어 구매. 그때 상대는 내가 읽던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싶어 했을까. 즉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정보가 있기 때문에 읽고 싶은 거라고. 관심도 없고 모르는 사람은 애초에 궁금해하지 않는다. 몰라도 덥석 사랑에 빠지는 것과 독서는 매우 다른 애정이다. 2월의 바람과 8월의 바람이 다른 시공간에서 살다 가듯이. 같은 언어를 써도 어떤 이는 시끄러운 웅변을, 어떤 이는 비밀스러운 시를 쓴다. 그래서 같은 책을 나는 언제나 다르게 읽고 싶다.
사는 것은 단념이 될 수 없다.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거 같다고, 소박한 삶을 산다고, 이번 생은 망했다고 말할 때조차 生은 무시무시한 집념이다.


 

#사지말고읽자(사야 읽지;;) #웬수같은온라인서점
#굿즈
- 알라딘원형식판(셜록홈즈)
- 래핑페이퍼북(현대문학 30권 출간 기념으로 책표지에 맞춰 20장! 왜 30장이 아니고ㅜㅜ)
- 스테인리스텀블러(알베르 까뮈_티파사에서의 결혼)- 예상대로 까뮈 <페스트> 리커버와 찰떡궁합! 근데 참 크다....맥주 500cc를 부르는 크기))))

 

 




● 1일 1그림 - 우리는 시간의 채찍으로 탄생하고 찢긴다
자체 검열로 오픈하지 않기로 함.
2월 9일인데 1월 9일로 써놨네. 고치고 다시 찍기 귀찮아 걍 올림.

알라딘이 ‘세상의 모든 노트‘ 만들어줬더니
˝우리 애가 이상해졌어요!˝ 할라...
(방긋)
요안나 콘세이요 <아무개 씨의 수상한 저녁> 노트라서 더 어울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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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8-02-11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 식판 ㅠㅠ
저도 굿즈살라했는데...
망설이는사이 없어졌어요.

왠지 시원섭섭 ㅋㅋ

AgalmA 2018-02-11 12:12   좋아요 0 | URL
이거 다시 나와서 보슬비님 하나 장만하시겠구나 했는데😯...

보슬비 2018-02-11 12:13   좋아요 1 | URL
읽고 싶은책 고르다 망했스요. ㅜㅜ 책은 덤인디...

AgalmA 2018-02-11 12:15   좋아요 0 | URL
망설이는 사이 사라지는 거 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시면서ㅎㅎ;; 처음에 데미안 식판만 나오길래 전 원형 식판 나오길 기다리며 나오자마자 재깍 구매! 갖고 싶던 푸른꽃 원형식판은 끝내 안 나와서 시무룩😢

겨울호랑이 2018-02-11 1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그림 사진을 먼저 봤는데, 그림이 보일 듯 말듯해서 ‘오늘 그림은 설치미술인가. 역시 현대미술은 난해해.‘라고 제멋대로 해석했네요 ㅋㅋ 이런 감상 수준 하고는 ㅜㅜ

AgalmA 2018-02-11 12:13   좋아요 1 | URL
난 해해😀~

겨울호랑이 2018-02-11 12:20   좋아요 1 | URL
ㅋ 언어 분석 철학이네요^^: 아니면 언어유희? ㅋㅋ

2018-02-11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1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8-02-11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은 될 수 있으면 도서관을 이용하자~
주의가 되었습니다.

신간도 제법 빨리 수급이 되고 또 희망도서
책들도 빨랑 빨랑 사주더라구요.

다만, 저의 게으름뱅이 독서가 그것을 따라
잡지 못할 뿐.

오늘도 중고서점에 가서 SF 장르물 두 권
샀네요. 모두 절판된 책들이라 두 번 생각
하지 않고 바로 구매를.

AgalmA 2018-02-11 23:43   좋아요 0 | URL
우리 동네 도서관은 희망도서 빨리빨리 안 줘서 속타요ㅎ 읽을 책이야 집에 많아도 굿즈 때문에 사게 돼요ㅜㅋㅜ; 신간은 중고로도 빨리 팔리니까 몇 천원 더 투자한다 생각하믄서 삽니다ㅎ;;
레삭매냐님이 게으름뱅이 독서가면 저는 뭐랍니까ㅜㅜ;
 

회사 땡땡이치고(이럴 수 없는 회사는 다니지 않는다-ㅅ-... 바꾸기 쉬운 자유와 가난) 앨리스의 토끼처럼 깡총거리며 전시장으로~

 

 

 

 

일부러 전시장 멀리서 버스에서 내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바깥 구경 신나게 하고~

전시 보기 전 도록도 꼼꼼히 읽고~ 

 

 

 

 

유명한 그림 중심으로 꾸민 전시라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햇살 받으며 관람장으로 가던 길의 기쁨은 얼마나 좋았던가.
관람 시작~

 

 

고흐가 판 유일한 그림 「붉은 포도밭 Red Vineyard at Arles」(1888)

 

 

 

 

 

 

 

조카의 탄생 축하를 위해 그린 환한 푸른 배경의 「꽃 피는 아몬드 나무」(1890)

 

 

 

 

 

 

 

 

 

 

고흐의 넘실거리는 화필과 빛의 산란이 이 전시 특성과 참 어울렸다.

생전 지인에게 단 한 점의 그림을 판 반 고흐. 평생 쓴 900여 통의 편지 중 688통을 조력자이자 의지처였던 동생에게 쓴 사람. 불운했지만 그림 속에서 행복을 추구했고 죽기 전 2년 동안(1888~1890) 경이적인 명작을 쏟아낸 그의 그림은 관람자에게 치유의 힘을 발휘한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중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 표지 그림이기도 한.

 

 

 

 

게임이나 영화 장면처럼 입체감 있게 펼쳐진 카유보트 그림도 이 전시와 잘 어울렸다.

프랑스 산업화 시기, 같은 시대에 르누아르가 기쁨을 주는 피사체와 색조를 그렸다면 카유보트는 음울한 도시 산책자 풍경을 그린 것으로 대비되는 것도 재밌는 비교 거리. 서로의 그림에 모델로 자주 등장할 만큼 둘은 친구이기도~

 

 

 

 

 

 

 

마티스는 붉은 방 시리즈, 말년 재즈-종이 오리기 시리즈, 성당 작업만 소개된 게 아쉬웠지만 클림트가 「키스」와 몇몇 작품만 전시된 거에 비하면 많이 대우받은ㅎ;;

예술가의 그림이 벽면 가득하니 모든 것이 아름다운 작품의 오브제로 동화된다.

 

 

 

 

 

 

 

 

 

 

 

 

 

 

 

 

 

 

 

 

 

"나는 내 노력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았고, 그저 내 그림들이 봄날의 밝은 즐거움을 담고 있었으면 했다.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아무도 모르게 말이다."


ㅡ Henri Matisse

 

 

 

 

 

한국 화가, 예술가들도 이런 기획 전시할 작품이 꽤 있다고 생각하는데 관계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듯.

 

 

 

 

※ 빠질 수 없는 굿즈 구경^0^

   굿즈가 온라인 서점 굿즈보다 비싸고 그다지 좋지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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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8-02-08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디지털과 명화랑 만나니 또 다른매력이 있네요. 아갈마님 덕분에 좋은 전시를 알았습니다.

굿즈중에 아트램프와 양면거울 탐나요.^^

AgalmA 2018-02-11 12:43   좋아요 0 | URL
사진으로 보면 우와!지만 실제 가서 보면 좀 썰렁해요. 디지털 전시라서 공간이 휭한데다 어두워서^^;
북램프로 자주 보던 그림인데 온라인 서점 굿즈보다 비싸서 패스ㅋ;

책읽는나무 2018-02-08 0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군요.멋져요^^
이런점 때문에 서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 한 번씩 합니다.

굿즈!!!!
저도 피해갈 수 없는 관문입죠.
근데 진짜로 미술관쪽 기념품은 비싸서 구입하기가 선뜻 용기가 안생겨요.
근데 명화 엽서는 확실히 미술관쪽이 다양하고 두껍고 좋은 것 같아요.
사진 보니 갖고 싶네요^^
마티스 액자도 갖고 싶고.....아트램프도 이쁘고!!
적다보니 미술 전시회가 주목적이 아닌 굿즈샵이 주목적이 되는 관람자의 자세가 뽀록 났군요ㅋㅋ
전 알라딘 덕에 제가 굿즈덕후란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요ㅋㅋ

AgalmA 2018-02-11 12:47   좋아요 0 | URL
해외 박물관 명화엽서 퀄리티는 ㅎㄷㄷ 한데 국내 명화엽서는 좀 더 퀄리티를 살려 만들었음 싶어요. 예전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조잡한 게 느껴져서...
아주 작은 액자도 7~10만원 대여서 저는 엄두가 안 나더라는^^; 차라리 더많은 그림이 있는 책을 사자! 싶어서ㅎ;;

그렇죠. 저는 알라딘 때문에 굿즈덕후로 다시 태어남-_-;

단발머리 2018-02-0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덕분에 눈호강했어요.
하나하나 작품들이 근사하네요.
아주 유명한 작품들이라 눈에 익어서 그럴까요 ㅎㅎㅎㅎㅎ
롯데카드가 큰 일 했네요.
검색 들어갑니다~~~~*^^*

AgalmA 2018-02-11 12:50   좋아요 0 | URL
롯데카드가 자라섬재즈페스티벌 후원도 하고 그래서 cj처럼 문화지원 기업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 건가 해요. 요즘 기업이미지 살리는데 이만한 것도 없죠ㅎ 아이들이 좋아할 전시같기도 한데 혼자 천천히 보는 게 가장 좋을 전시입니다. 좀 일찍 가면 같은 장소 다른 전시장에서 마리 로랑생, 자코메티 전시도 함께 볼 수 있으니 날씨 좋은 날 잡아서 보셔도 좋을 듯^^ 예술의 전당 주변 풍광도 여유롭게 즐기시면서~

레삭매냐 2018-02-0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땡이의 달콤함이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미술전 굿즈도 탐나네요-

AgalmA 2018-02-11 12:52   좋아요 0 | URL
흐흐. 이왕 땡땡이치는 거 보람찬 계획으로 채워야죠ㅎ! 이후 밀린 일 처리하느라 힘들긴 했지만 좋았어요^-^
한국 관광지 가면 그렇듯 굿즈가 다 비슷비슷한 건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