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고 있는 책 중 하나입니다. 이론물리학자인 미치오 카쿠가 뇌과학으로 영역을 넓힌 책이죠. 물리학 기술이 뇌과학 연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렇게 영역을 확장해 사고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우주과학 연구자는 오로지 우주만, 뇌과학과 신경과학 연구자는 또 오로지 임상사례만 말하기 일쑤입니다. 독자들은 그런 전문적이기만 한 연구 글에 애초에 눈길을 주지 않는 관계 단절 또한 있습니다.

 

 

 

§ 자신에게 최적화되어 가는 뇌

우리 태양계가 속한 은하수에 대략 1천억 개의 별이 존재하는 것과 인간 두뇌에도 1천억 개에 달하는 뉴런이 있다는 것, 둘의 어떤 유사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 게놈 프로젝트까지 완성되고 인간의 뇌지도가 거의 드러나면서 우리는 그 심증들을 대입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그 유사성을 보고 찾는 것을 수학적 상상력, 과학적 상상력, 시적 상상력 등으로 정확히 가를 수는 없을 겁니다. 훌륭한 사고는 그 모든 상상력의 총체성에 기반한 작동이니까요. 지금껏 발견된 눈부신 이론과 법칙들이 이를 증명해주지 않았습니까.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통해 중력을 추론해낸 유명한 사례처럼. 그런데 제가 말해 놓고도 저 훌륭한 사고가 계속 찜찜합니다. 아니 훌륭한을 떼고 그냥 사고라고 해도 찜찜합니다. 진화로 인해 파충류 뇌(생물 뇌구조의 기본) - 포유류 뇌 - 인간의 뇌 이렇게 최종적으로 합체된 우리의 뇌구조는 최적화를 계속 도출해내려 한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생존·안위·이익·욕구 등이 기반이 된 발화와 행동들이 그것입니다. 피곤한 일일 거 같으면 회피하고, 화가 나면 좆까!”를 내뱉기도 합니다. 우리가 "좆"이라는 상스러운 단어를 알고 있어서의 언어적 문제만이 아닙니다. 어떤 것에 흥미를 보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사고체계가 저는 흥미롭습니다. 좆까!”과연 그럴까요^^로 대체한다 해도 그 미묘하고도 근원적인 반발의 심리작동은 숨길 수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자신에게 최적화되어 있는 사고로 끊임없이 말하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이것은 점점 더 많은 이기심으로 확장되어가는 듯 보입니다. 요즘 새누리당은 그 대표적 표본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비논리와 억측으로 가득한, 뇌가 바라는 마음.

 

§§ 뇌가 이상하면 나도 이상한 건가? 그럼 돌이킬 수 없는 것인가?

저는 미치오 카쿠 <평행우주>로 우주과학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터에 요즘 또 제가 관심이 있는 뇌과학 분야의 책을 써주다니! 멋진 선생님 아닙니까^^? 물론 그는 뇌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분야의 권위자들의 인터뷰와 정보들을 취합해 사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각 분야의 책들을 읽고 서평 속에서 모아서 말하듯이. 이렇게 우리는 자신의 지식 기반에서 사고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어떤 사고는 아주 독특하고, 어떤 사고는 아주 보수적인, 다종다양한 발언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겠죠. 하지만 지식이 기반이듯이 뇌 또한 기반입니다. 뇌의 측두엽을 다친다면 우리는 우리에게 친숙한 (이런 비교 죄송합니다;) 어머니와 박근혜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알아보지 못하는데 제대로 된 사고가 나올 수 없죠. 우리가 흔히 이상하게 말하는 이들을 보며 머리가 이상한 거 아냐?”하는 건ㅡ편견에 차 있거나 이해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아서가 아니라면ㅡ 비교적 정확한 지적일 겁니다. 그러데 뇌 때문에 나는, 그는 그냥 이상한 인간이 되고 말 뿐입니까?

그렇다면 '나'라는 의미는 도대체 뭘까. 제정신인 '나'만 나인 것인가. 내가 판단할 수 있는 나만? 이런 상황에서 '너'라는 규정은 정당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는 상대성을 강조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너무도 임의적이고 자의적인 것 아닌가. 

 

§§§  미치오 카쿠의 마음

아시다시피 뇌과학, 신경과학, 범죄학에서 빠지지 않고 만나게 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림출처: 위키백과 外] 그의 머리를 관통한 쇠막대를 들고 있다;

 

1848년 미국의 철도노동자였던 피니어스 게이지의 사고. 다이너마이트 설치 사고로 쇠막대가 머리를 관통했는데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건 말입니다. 선량했던 그는 치료 후 폭력적이고도 급격한 행동변화를 보이지요. 그의 사망 후 해부결과 좌뇌와 우뇌의 전두엽의 손실문제였다는 걸 알게 됐고, 이 사건은 신경과학과 뇌과학의 획기적 계기가 되었죠.

이런 사례를 접하면, 정말 착찹해집니다. 철학과 인문학이 인생의 최대 지침이 돼줄 거처럼 말하지만, 피니어스 사고처럼 뇌의 손상으로도 '나'라는 존재는 급변침하게 된다는 것.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류가 자신을 보존하려는 매우 현실적이면서 치밀한 방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치오 카쿠의 뇌과학 탐색은 인류애가 있습니다. 정신병을 가진 막내아들 때문에 고통을 겪은 아인슈타인, 다운증후군을 앓던 아들을 죽이고 자살한 파울 에렌페스트, 치매에 걸려 자신도 알아보지 못하고 결국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는 미치오 카쿠. 미치오 카쿠는 신경과학이 발전해 이렇게 고통 받았던 이들이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언젠가는 단순히 고통을 줄이는 것뿐만이 아니라 <매트릭스>처럼 지식과 기쁨, 조작된 기억도 주입하는 상황이 오겠지요. 그건 과연 (내) 삶이라 할 수 있는 걸까요? 각종 오락거리에 빠져 있는 지금은 그 원시적인 단계인 것뿐일까요?

 

무력하기도 한 인간인 저는 우리 사고의 최적화들을 매일 바라 봅니다. 밤하늘이 보여주고 있는 우주 앞에서처럼.

아직 이 책의 페이지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어떤 희망이 있을까, 저는 기다리며 발견하고 싶은 심정으로 읽어 나갑니다.  ​

​ㅡAgalma

 

 

 

 

 

)

북플에서는 안 보이실 텐데요. 이 글은 흔적님 서재 글에 대한 먼댓글 트랙백으로 쓴 글입니다.

어쩐지 마종기 시인과 루시드 폴이 생각납니다. 저는 루시드 폴 역할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 루시드 폴 안 들은 지도 꽤 됐네. 오랜만에~

 

 

 

 

 

 

 

 

 

 

 

 

 

 

 

 

 

 

 

 

동영상은 '루시드폴'이 되기 전 '미선이' 시절

찬찬히 들으니 '어떤날'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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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음의 미래, 목적의 미래
    from 공 음 미 문 2015-06-12 19:38 
    §『나는 내가 분석한다』(카렌 호나이, 2015) 책 제목도 있듯이 내게 독서는 그 목적이다. 삶의 많은 구렁텅이 중 어릴 때 한 번, 성인이 되어 또 한 번, 내가 직접 죽음에 아주 가까이 가보았던 게 가장 큰 엔진이 되었던 것 같다. 어제 영화 《엘리펀트 송》을 보며 또다시 짐작된 바다. 가족의 자살, 자살에 가까운 사고사, 타살에 가까운 사고사 등도 접하며 나는 삶의 경쟁에서 일찍 내려와 부유하는 삶에 밀착한 거 같다. 그래서 내 독서는 지식의 폭
 
 
에이바 2015-05-09 17: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중에 제시카 비엘 머리에 못이 박혀서 과격한 성격으로 바뀌는 작품이 있는데요. 피니어스 사고를 떠올리게 합니다. 인간은 너무 약합니다... 약간의 충격으로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자신을 잃게 되다니요. 행동이 달라진 피니어스는 이전과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러 생각이 드네요. 과학의 발달이 인간 소외를 불러왔지만 신경과학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가장 인간적인 것을 지켜줄, 희망의 학문이라는 점도 아이러니하네요. 그렇다면 가장 인간다운 건 뭔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댄 시먼스의 <히페리온>을 보면요, 이건 좀 스포일런데 인간의 진화된 형태가 나와요. 외계 종족인 줄 알았더니... 행성의 기생물과 하나 되어 이지를 잃고 덜떨어졌는데 종교로 상징되는 하나, 즉 동일화에 집착하는 무린데요. 정말 최후의 최후에는 인류가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지더군요. 뇌근육도 안 쓰면 굳는다는데 부지런히 사고해서 근육 빠방하게 만들어야겠어요

AgalmA 2015-05-09 17:50   좋아요 1 | URL
아니, 이렇게 멋진 댓글을 왜 비밀글로 쓰쎴어요. 조금 더 내용을 풀어 내셔서 서재글로 올리는 거 추천합니다. 댄 시먼스 <히페리온> 상당히 공감됩니다. 인간이 로봇개발은 하지만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인간성이라는 것의 무화가 바로 실현될테니까요. 우리의 두려움은 사실 현실화되어가고 있기에 점점더 인간성에 집착하고 강화하는 점이 있다고 봅니다.

에이바 2015-05-09 1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비밀글로 올라갔나요? 북플로 보니 모르겠는데 말이죠ㅜㅜ 풀겠습니다ㅠㅠㅠㅠ;;

AgalmA 2015-05-09 17:48   좋아요 1 | URL
저도 풀었습니다^^; 우리 무슨 슬랩스틱하는 거 같아요ㅋ;
 

 

 

 

 

 

 

 

 

 

 

 

 

 

 

 

 

 

 

 

여러 해 전, 중고로 팔 책을 정리하다가 번역이 별로여선지, 내 이해력이 여기까지여선지 

가스통 바슐라르 책 중 가장 재미없었던 걸 꺼내들었다.

헌데 뜨아!

머스 커닝햄 공연 때 음악 연주로 왔던 Sigur Ros 사인받았던 게 떡 하니!!!

모르는 사람에겐 중고 책값만 떨어지게 할 뿐인 요인;

이 부분만 찢어서 가지고 있을까 했다;

이게 낙서야, 소장용 기념품이야 ㅜㅜ....

 

 

 

하지만 그래서 나는 언제나 다시 읽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Radiohead(리더:톰 요크) & 故 머스 커닝햄 &  Sigur Ros(리더:욘시)

내가 본 공연은, 머스커닝햄 댄스컴퍼니 창립 50주년 기념공연 <Split Sides> (2004)

위의 세 사람이 만난 무대였다.

 

 

 

ㅡAgalma

 

 

 

 

 

 

 

 

 

 

 

 

 

 

덧)

그런데 신기한 것은,

Sigur Ros 뮤직비디오들을 보면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물 이미지가 상당히 많다.

아이슬란드의 지역성도 반영되었으리라.

이럴 때 나는,

바슐라르 <물과꿈>에 Sigur Ros 사인을 받은 것이 우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 그렇게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귓속말이 전해진 기분.

 

 

 

 

 

물이 에드가 포우의 무의식에 대해 근본적인 물질이라고 한다면, 물은 흙에 명령해야 할 것이다. 물은 「대지」(La Terre)의 피다. 그것은 대지의 생명이다. 풍경 전체를 자기 자신의 운명을 향해서 끌고 가려는 것은 바로 물인 것이다.(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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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05-0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거 로스라니!!!! 이 책은 팔 수 없겠네요ㅎㅎ 아니 공연장에 책을 들고 가신 거예요? 부럽습니당..

AgalmA 2015-05-08 18:33   좋아요 1 | URL
그죠. 이건 좀 자랑해야 할 듯^^!!!
사인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못하고 간 거였는데, 언제 그들이 자리를 뜰지 모르는 상황이라 메모장이고 뭐고 꺼낼 여유가 없었어요. 급하게 잡힌 게 가방 안에 있던 이 책이었어요ㅎ;
Sigur Ros도 사람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사인을 신청할 줄 몰랐던 터라 엄청 당황하더라고요.
서로 당황난무ㅋ

교훈) 언제나 내 몸 같은 책을 들고 다녀야 한다! ㅎㅎ

cyrus 2015-05-08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면 특별한 책이 팔릴 뻔 했네요. 정말 다행이에요. ^^

AgalmA 2015-05-08 18:43   좋아요 3 | URL
<물과 꿈> 책을 책장에서 볼 때마다 제겐 Sigur Ros도 함께 있죠. 앎을 떠나, 책에 이런 의미들이 쌓여 제 인생의 한 부분이 되는 게 기쁘죠 :)

지금행복하자 2015-05-08 1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규어 로스... 절대 팔면 안되죠~~
저는 별로 안 좋아하는 책에 제가 좋아하는 댄서의 사인을 받아서 버리지도 남 주지도 못하고 가지고 있는 거 있어요 ㅎㅎ

AgalmA 2015-05-08 19:16   좋아요 0 | URL
ㅎㅎ 다들 그런 책 하나씩 갖고 있지요.
시규어 로스 사인 보고 이 책 팔라고 하는 분도 있었는데 정중히 사과말씀을 드렸지요ㅎ;;;

21세기컴맹 2015-05-08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 재밌는 에피소드군요 이가림 선생님의 꿈꾸는듯한 번역이 좀 그렇긴 했어요. 근데 그게 통할 때를 기다리며 책도 삭고 있는 중이 아닌가 하고 제 책장서도 자리 차지하고 있어요

AgalmA 2015-05-08 19:46   좋아요 0 | URL
늘 책을 들고 다니니까 이런 에피소드들이 계속 생기더군요ㅎ 빌려서 읽는 책과는 그래서 달라지는 거겠죠.
바슐라르 다른 책들도 다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이 유독 저는 그렇더군요; 저도 21세기컴맹님처럼, 잘 읽을 수 있는 때가 있겠지 싶어 몇 해마다 한번씩 다시 펼치는데, 이젠 영영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도 생겨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5-05-08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완전 궁금해요.
전공 분야든지 소속이든지 뭔가 하나를 밝혀주셔요.
안 그럼 팔방미인이나 뭐 그딴걸로 알고 완전 시기와 질투를 날리는 수가 있습니다여, 췟~(,.)

AgalmA 2015-05-08 23:21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다른 분들께도 ˝팔방미인 아니냐!˝하시던 거 봐와서 그리 겁을 먹진 않습니다만ㅎ

저랑 양철나무꾼님의 취향이 상이한 것이지 엄청 궁금해 하실만한 특별한 뭔가가 있나요^^;;; 다른 사람들보다 더 글 노출을 많이 하는 터라 도드라져 보이는 거겠죠^^;

이 글에서 제 이야긴 별로 없어요. 바슐라르, Sigur Ros, 물을 모아본 것일 뿐.

2015-05-09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09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09 0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이바 2015-05-09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톰 요크가 언제 한국에 온거죠? 욘시는요? 개인활동으로 오다니... 욘시 공연도 몇 년 전이 첨인줄 알았는데요?? ㅠㅠ 아니 커닝햄 옹은 오늘 첫 만남인데 돌아가셨고ㅠㅠㅠㅠㅠㅠ 아갈마님 넘 멋있습니다.. 2004년이면 제가 아직 시규어 로스는 모를 때네요...

AgalmA 2015-05-09 04:17   좋아요 0 | URL
아하하; 저건 사진만 가지고 온거고, 톰 요크는 공연에는 안 왔어요ㅎ 두 밴드가 공연 음악이라는 말씀^^ 몇 해 전 지산락페에 라디오헤드로 온 게 톰 요크 내한 첫방문이었죠^^. 욘시는 단공, 시규어로스 공연, 저거까지 합하면 세번째 방문이었겠네요. 욘시 단독공연은 저도 못 봤어요. 시규어로스 공연 으아~ 정말 좋았는데 욘시 단공도 갈 걸 그랬나 했어요. 그 즈음 The Flaming Lips 내한 가느라고 욘시는 포기ㅡㅜ....비슷한 시기에 오지 말란 말이다! 가계부가, 가계부가....하아, 가난한 게 죄;;
시규어 로스는 그때 한참 음악잡지 탐독하던 시절이라 국내 소개되자마자 바로 음반사서 미친듯이 빠져 들었던...아, 그렇게 빠지던 때가 참 좋았는데...

어쨌거나 뭔가 흥미가 생긴다 그러면 바로 직행하는 스타일이라 멋지다고 할 게 아녜요;;; 신간 탐욕처럼 이것도 참 못말리는 짓;;

에이바 2015-05-09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톰까지 함께 공연한 줄 알고 놀랐습니다ㅎㅎ 욘시 단공은 분위기 좋았나 보더라고요 가신 분들이 부러울따름... 저도 한때 핫뮤직이었나요 지금은 안나오는 것 같던데요 그 잡지 보면서 락키드의 꿈을 꾸었죠. 지금은 그럼 열정이 좀 부족해진 것 같아요 그만큼 바빠져서 그런가 싶고 ㅠㅠ 진정한 공음미문이십니다

AgalmA 2015-05-09 01:53   좋아요 1 | URL
욘시 갔다온 친구가 엄청 자랑해서 저도 좀 울상이었는데, The Flaming Lips 공연도 만만치 않았다능! 저는 울 뻔 했다니까요. 그 공연 보고 우는 사람도 실제 많았고요. 같이 간 애도 울고ㅎㅎ

라디오헤드 이제 단공 오겠구나 싶어서 지산 안 갔는데, 이렇게 안 올 줄이야! 하지만 들을 음악은 언제나 많다능, 흥...하면서...

바쁘다기 보다 몸도 지치고, 마음도 많이 지쳤고...좋아하는 것에도 이렇게 지치는데 삶은 늘 싸움판이고 씁쓸한 나날들이죠...

하지만 자라섬은 올해도 무조건 갈 겁니다~ㅎㅎ
재미도, 열정도 노력이 필요하고, 언제나 실천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네오 2015-05-1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슐라르는 다 재미없지 않나요? 읽다 말았슴다, ㅋ 그런데 시거 로스 사인있다고 책값 떨어지지는 않는것 같던데, 알라딘 중고책보면 유명인 사인있다고 싸게 팔지도 않던데요;;

AgalmA 2015-05-16 19:36   좋아요 0 | URL
제가 다른 사람들 재미없어 하는 거 유독 재밌어하는 사람인가 봅니다ㅎ;;? 이곳 와서도 그 소릴 여러번 들으니;;
바슐라르와 시규어 로스를 동시에 아는 사람 별로 없지 않나요? 제 이웃들이야 비슷한 성향이 모여 그런 걸테고ㅎㅎ 각각 알고 있는 사람도 일상에서 별로 못봤어요.

네오 2015-05-11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저는 agalma글이 되게 재미있는데,,열렬히 환대ㅋㅋ, 헉 시거 로스 아니고 시규어 로스, 무식탈로.,변명의 왈, 이제는 음악을 잘 듣지를 않아서요 레테의 강을 자주 도강ㅜㅜ 그런데 왜 둘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니요,

AgalmA 2015-05-11 20:3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열렬한 환대ㅎ..아이슬란드어로 정확히 부르지 않는 이상 거기서 거기죠. 뭐 어떻습니까. 어차피 외래언데...
제가 음악모임도 있는데, 꽤나 음악 들었다는 사람들인데도 바슐라르가 뭔지 사람인지 몰라요^^; 제 친구들은 더더욱 모르고ㅎ 문학책 좀 본다는 애들도 모르는 거 많이 봤고...제 경험상은 그랬습니다 ㅎ

네오 2015-05-11 20: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뭐예요, 바슐라르 모르는것 오바아네요, 사랑의 단상하면 그 다음 촛불의 미학인데요,. 아 뭐에요,, 나도 딴 세상에서 살았나요? ^^

네오 2015-05-11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플라이밍 립스 정말 좋아하는데,,음,,이제 앨범이름도 하나도 생각도 않나네요 ㅎㅎ

AgalmA 2015-05-11 20:31   좋아요 0 | URL
공연 ㅜㅜb

네오 2015-05-11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연 셋리스트 알아야, 떼창도 하잖아요, 스마트폰으로 미리미리 검색해서요 ㅋㅋ

AgalmA 2015-05-11 20:39   좋아요 0 | URL
요즘은 공연 전에 뭐가 대충 나올 거다 홈페이지 가서 지난 공연 훑어보고 정리해서 인터넷에 뿌리고 마니아들은 준비해가죠 ㅋㅋ
클래식쪽은 공식적으로 주는 데가 많더군요~

네오 2015-05-1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가요? 지산밸리 혹은 안산 아니면 인천요,

AgalmA 2015-05-11 20:41   좋아요 0 | URL
이번 락페는 라인업이 다 끌리지가 않더군요. 새로운 밴드 내한도 없고...자라섬만 갈까 해요^^

네오 2015-05-11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즈요?

AgalmA 2015-05-11 20:44   좋아요 0 | URL
네, 주로 유럽재즈죠. 미국재즈쪽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그다지 선호하진 않으시던데, 전 유럽재즈를 더 좋아해서ㅎㅎ

네오 2015-05-11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에, 책에,, 니체가 말하는 초인인가요^^ 저는 이제는 잠자기에 바빠서요ㅋ

AgalmA 2015-05-11 20:59   좋아요 0 | URL
아직 저는 여러 가지가 재밌어서 신나게 달리는 중. 이게 다 재미없어질까봐 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한번씩 다 귀찮아서 슬럼프도 크게 겪고^^;

저도 예전보다 많이 놓은 상태예요. 한달 내내 영화 한 편도 안 보고 이러고 살 지 않았는데ㅡㅜ

네오 2015-05-11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온종일 슬럼프인데요ㅠㅜ 볼만한영화가 나왔어요 맥베드,로만 폴란스키 맥베드가 드디어 새버전으로 갈아탈수 있겠군요, 저번에 그 영화가 나와서 필모를 보니 딱 그 시기만 놓쳤더라고, 그의 작품을 잘 따라갔는데 말이죠, 아 이번에 파스빈더와 코띠아르나오는거 아시죠 😉

AgalmA 2015-05-11 22:37   좋아요 1 | URL
네오님도 참 생각이 많으신 분 같아서...스스로가 너무 지쳐버리는 거 아닙니까^^?

네! 저도 <멕베스> 소식 듣고 엄청 기대 중이었어요^^! 와와!!! 패스빈더와 꼬띠아르라니 완전 흥분🎉🎊이 영화는 미루지 않고 일찌감치 봐야겠어요. 셰익스피어 <멕베스> 또 읽어보게 생겼네요ㅋㅋ

AgalmA 2015-05-16 15:38   좋아요 0 | URL
로만 폴란스키-맥베스를 스크린으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영상자료원에서 6월달에 두 번 상영합니다! 와!!! 6월은 맥베스의 달이 되려나 봅니다~ 나만;;;

네오 2015-05-16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참, ㅋㅋ 구로자와 아끼라의 거미숲의 성 봤어요? 제가 세익스피어를 어렸을때 읽어서, 사실 무슨 내용인지 잘 몰라거든요, 그런데 그 영회보고 맥베드가 이런내용이구나 고개,,끄떠끄떡

AgalmA 2015-05-16 15:38   좋아요 0 | URL
<거미성의 숲>은 번번히 볼 기회를 놓쳤어요. 아키라는 고전 해석을 참 잘하는 감독인 듯. 그래서 서양에도 (전략은 아니었겠지만) 잘 먹히고~ 고전 해석도 결국 감독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나니 크게 인정할 부분!

6월은 영상자료원에서 고전 명작 제법 해줘서 자주 가야할 듯합니다. 데릭 저먼 <카라바조>도 꼭 봐줘야!

네오 2015-05-1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라바조 왜 꼭 봐줘야 하죠?^^ 다만 데릭 저먼의 삶이 되게 그로테스크 하잖아요, 처음에,이 감독님,.접하고 나서, 어헛 정상이 아니네, 그랬는걸요,

AgalmA 2015-05-16 17:23   좋아요 0 | URL
아참, 네오님은 예술영화를 선호하시진 않으시죠.
저는 완성도보다는 독특한 작품에 더 관심을 가지는데, 그래서 예술영화를 더 선호하는지도^^;
데릭저먼 작품들의 기이한 아름다움이 흥미로웠습니다. 카라바조 그림은 많이 봤지만 그 생애는 잘 모르는데, 타르코프스키 <안드레이 류블료프>와는 예술가에 대해 어떻게 다르게 그리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나 하는 차원에서 말씀을 드려본 것^^...너무 제 관심사적으로 말씀을 드렸나요a ㅎㅎ;

네오 2015-05-16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실 얼마동안은 그랬는데요,.오늘 마침내 파스빈더의 중국식 룰렛을 봐겄든요, 음, 첫 장면부터 빨려들어가서, . 음, 다시 예술영화 봐줘야겠네, 그랬는걸요,. 걍 솔직하게 왕빙 같은 경우도 사년전만에해도 입에 거품물고 칭찬했겠지만, 이제는 봐도 모르겠더라고요,,안드레이 류블로프 굉장히 좋아하시네요, 전, 그 영화에서 제가 배운건 그 피로감, 그 숨이 턱밑에 차올것 같은 그 강박요,

AgalmA 2015-05-16 17:42   좋아요 0 | URL
역시나 저는 남들 안 좋아하는 거 좋아하는 취향인 듯ㅎ;;
<안드레이 류블로프>를 좋아해서라기보다 시대적 화가의 삶과 예술의 비교 관점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네오 2015-05-16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터 터너 봤어요? 라고 묻고 싶지만, 아차 쉽겠죠,,안 봐을것 같으니깐요,,

AgalmA 2015-05-16 18:02   좋아요 0 | URL
시대적으로는 류블료프(14~15세기)와 카라바조(16세기)를 비교하는 게 흐름파악의 재미가 있을 거 같아서요.
터너는 제가 좋아하는 화가 중 하나입니다. 다행히 영화는 최근작이라면 미술작품과 달리 접근성이 쉬우니까 그리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으셔도ㅎㅎ
 
티쿤 올람과 체험의 예술을 동시에 수행한 예술가, 마크 로스코

 

 

 

 

 

 

 

 

 

 

 

 

 

 

 "그림은 노래나 말처럼 자연스러운 언어다"

 

ㅡ Mark Rothko(『마크 로스코』아니 코엔 솔랄, 도서출판 다빈치, p84)

 

 

 

로스코가 수년간 자신의 작품의 본질적인 목표와 관련해서 던진 질문은 이것이었다.

 

어디에서 전시할 것인가?

 

어떤 방식으로 설치할 것인가?

 

관람객은 어디에 서게 할 것인가?

 

누구를 위해 그리는가?

 

미적인 체험이란 무엇인가?”

 

(『마크 로스코』아니 코엔 솔랄, 도서출판 다빈치, p205)

 

 

 

 

 

 

전시장 앞 포토존입니다. 로스코의 작업실.

 

저도 앞에서 찍어 보았는데, 사진 잘 나옵니다;

 

저 넓고 환한 작업실도 그의 나이 50에 가능한 거였지만...

 

내 경제력으로는 컴컴한 지하에서 곰팡이와 서식할 확률이 점점 높아져가고;

 

 

 

 

 

 

 

입구

 

 

 

 

 

 

 

 

포스터 10000원(큰 엽서와 크기 비교)

 

이번 전시에서만 한정적으로 판다고 합니다.

 

 

 

 

 

 

 

 

 

작은 엽서 1000원

 

 

 

 

 

 

 

 

큰 엽서 3000원

 

 

 

 

 

 

 

 

 

로스코 액자 20000원(화이트/블랙 두 가지)

 

스티브 잡스와 어떻게든 연결하려는 듯 아이폰 이미지와 유사;

 

 

 

 

 

 

 

 

 

로스코 액자를 벽에 걸어놓은 모습.

 

사연을 안다면, 로스코의 유작 Untitled(1970)를 저렇게 신혼집 분위기로 걸어놓고 맘 편하게 볼 수는 없을 거 같은데;

 

 

 

 

 

 

 

 

 

 

 

 기념품으로 산 마크 로스코 큰 엽서 Untitled(1970)와 마크 로스코 연필!

 

큰 엽서 발색이 포스터보다 더 좋아서 아쉽지만 이걸로 구매.

 

Untitled(1970)를 책상 앞에 딱 붙여놓고 '나는 지금 무엇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고민하게 되겠죠.

 

연필은 한 자루에 1000원! 향기도 좋고 그립감과 필기감 다 좋아요!

 

많이 사면 애착이 떨어질까 봐 소장용 하나, 선물용 하나 샀습니다.

 

전시장 가면 이건 꼭 사야 할 물건!

 

 

 

아 참, 로스코 그림 캔버스 모사화도 있었는데, 사진을 안 찍었군요.

 

몇 십만 원 대라 살 사람도 없을 거 같아서;;;

 

 

마크 로스코 아로마 향수와 향초도 있었는데, 향수 살 걸 그랬나 싶어요.

 

그 향이 문득 생각나기도 해서...

 

200ml에 35000원; 향초 25000원...가격들이 너무하다;

 

배(전시관람)보다 배꼽(기념품)이 큰 격이 될까 하여 참았습니다.

 

 

 

 

 

그리고 가방. 비싸겠지 싶어 아예 가격 확인도 안해봄;

 

로스코 그림이 디자인적으로도 탁월하다 생각했는데, 사각의 가방이 충분히 그걸 담지 못한 게 더 놀라웠습니다;

 

 

 

 

 

ㅡAgalma

 

 

 

 

 

 

 

 

the irascibles(분노한 예술가들), 1950년 11월 24일

Photographer : Nina Leen-Time & Life Picture / Getty Images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앞 줄 : 테오도로스 스타모스, 지미 에른스트, 바넷 뉴먼, 제임스 브룩스, 마크 로스코

중간 줄: 리처드 푸세트 다트, 윌리엄 배지오츠, 잭슨 폴록, 클리포드 스틸, 로버트 머더웰, 브래들리 워커 톰린

뒷 줄: 빌럼 데 쿠닝, 애덜프 고틀리브, 애드 라인하트, 헤다 스턴

 

"나는 지금 열광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 그림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적이 일어나서 나 자신을 넘어서는 작품을 그리고 싶기 때문이야."
ㅡ Mark Rothko(『마크 로스코』아니 코엔 솔랄, 도서출판 다빈치, p115)

(미국 소설의) 점령은, 격렬한 열광을 자아냈습니다. 미국적인 삶은 프랑스 지식인들에게 폭력으로, 풍성함으로, 유동성으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미국 소설의 영향력은 혁명적인 서술기법에 있습니다. … 그 어떤 전통이나 도움 없이 미국 소설가들은 야만적인 잔인성을 통해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도구를 구축해냈습니다. … 이러한 영향을 받은 최초의 프랑스 소설들이 곧 미국에서 출판될 것입니다. 프랑스인은 여러분에게 빌린 기법들을 다시 반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심화시켰으며, 덜 효과적이고 덜 잔혹하게, 의도적으로 프랑스 취향에 맞게 변화시켰습니다. 끊임없는 교류 덕분에 두 나라는 자신들이 창안한 것과 버린 것을 서로에게서 재발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이 외국의 책 속에서 ‘나이 든’ 포크너의 영원한 젊음을 발견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ㅡ예일대에 초청된 사르트르 연설(『마크 로스코』아니 코엔 솔랄, 도서출판 다빈치, p148~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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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5-08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크 로스코전 보러가고 싶은데 시간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너무 멀어서~~

AgalmA 2015-05-08 06:40   좋아요 0 | URL
가시라고도, 포기하시라고도 말 못하겠어요ㅡㅜ); 어쩌나요....흑

수이 2015-05-08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야겠습니다. 엽서를 사야겠어! 불끈 주먹을 쥐고 서울로!

AgalmA 2015-05-08 14:58   좋아요 0 | URL
프랑스에서 에밀 아자르 책 사 오실 때처럼 벅차는 체험이 되길... 약 두 달 정도 남았으니 그 안에 서울 오실 일 없으시겠어요. 겸사겸사 로스코 전시관람의 기쁨을 누리셨으면 합니다~ 1~2시간으로 끝낼 일은 아닌 거 감안하시고요^^;;

fledgling 2015-05-08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필은 꼭 사야겠어요~!^^

AgalmA 2015-05-08 15:06   좋아요 1 | URL
다시 가서 더 사올까 고민 중입니다^^; 5개묶음 한 세트로도 팔거든요ㅎ 이번 전시 때문에 급하게 만들어진 게 아니라 로스코 전시와 함께 상용화된 기념품들이라 로스코 특징을 최대한 살리려한 잘 계획된 상품들이었습니다.

fledgling 2015-05-0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는 아무래도 시끌벅적 하겠죠? 내일 점심먹고 가볼까하는데... 흐잏

AgalmA 2015-05-08 15:11   좋아요 0 | URL
저도 일부러 휴일 피해서 갔는데, 평일인데도 낮부터 사람들이 꽤 되더군요. 아주 일찍 가시는 게 최상일지도요.
로스코 그림의 명상적 분위기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최대한 침묵 속에서 봐야 최상이니까요. 요요마 바흐 첼로곡이 내내 흐릅니다~

양철나무꾼 2015-05-0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크로스코를 강신주 때문에 알게 되었는데요.
강신주의 후광 (?) 효과때문에 더 좋아할 수 없었다는~--;
근데 이 페이퍼를 보니, 그림이 완전 제 취향이예요, ㅋㅋㅋ~.

AgalmA 2015-05-08 17:23   좋아요 0 | URL
저는 강신주씨보다 마크 로스코를 10년도 더 전에 알아서 로스코를 이 책 쓸 때 안 강신주씨와 그 후광효과 사실 별로입니다;
물론 먼저 안다고 더 잘, 다 아는 것도 아니지요^^;

양철나무꾼 2015-05-08 17:2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알라딘서재에 강신주 마크 로스코 나오자마자 님이 100자평 올리셨던 기억나요~^^

AgalmA 2015-05-08 17:31   좋아요 1 | URL
인지도 있는 강신주씨가 로스코 비평을 잘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는데, 강신주씨 책 평들을 보니 속상해서 제가 더 기를 쓰고 이렇게 로스코 예찬론을 펴고 있는 것이기도 해요^^;

cyrus 2015-05-08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보니까 그림 엽서가 갖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기념품을 온라인으로 주문이 가능한 걸로 아는데 자세히 확인해본 뒤에 사야겠습니다. ^^

AgalmA 2015-05-08 19:13   좋아요 0 | URL
아, 온라인 주문도 있었군요. 그건 몰랐네요. 작은 엽서, 큰 엽서 묶음으로 팔던데 사신다면 전 큰 엽서 추천합니다. 인쇄발이 그게 더 좋아요. 가격은 3배; 암튼 잘 생각하셔서 사시길~

cyrus 2015-05-10 13:36   좋아요 0 | URL
알아보니까 제가 착각했어요. 온라인 주문은 안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

AgalmA 2015-05-10 16:41   좋아요 0 | URL
곰곰이 생각해보니 엽서묶음 구매는 추천할 만한 게 못되는 거 같습니다. 야나님 전시 가신다고 하니 몇 개 선물로 보내달라고 하세요ㅎ 인쇄가 전시그림을 충분히 대변해주고 있지 않아서 기념으로 1~2개, 도록을 따로 사는 게 더 나은 선택인 듯^^

[그장소] 2015-06-0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좋구나..^^

AgalmA 2015-06-01 20:40   좋아요 0 | URL
^-^)
 

 

 

 

 

 

 

 

 

 

티쿤 올람tikkun olam은 유대교의 핵심교리인 세상을 바로잡는다’란 뜻이다. 마크 로스코는 사나운 세상에 던져졌지만 주어진 대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삶에 있어서나 미술에 있어서나 언제나 예술가였다.

 

 

§ 미국에 도착한 마크 로스코

본명 마르쿠스 로트코비치(1903~1970)는 제정 러시아 시절 유대인 학살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간 많은 러시아계 유대인 중 하나였다. 미국 이민 후 청년기까지는 마커스 로스코위츠로, 화가 데뷔 후 다시 마크 로스코로 개명했다. 어떤 국적의 흔적도 내비치지 않기 위한 최종적 도착. 그의 작품 대부분이 무제목(Untitled), 번호 제목(number 시리즈)인 것은 예술에서 의미를 찾는 인간의 욕망을 꺾고자 함이기도 하고, 그의 삶에서 나온 이름없는 이야기이기도 한 셈이다.

이민 전, 노동자와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지식인이자 약사였던 아버지 야코프 로트코비치는 반유대주의 문화와 강제 징집을 걱정해 넷째이자 막내인 마크 로스코를 탈무드 토라 학교에 보냈다.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1차 세계 대전 발발 전에 로트코비치 일가는 탈출하다시피 이민을 갔지만 미국에 도착해 얼마 되지 않아 야코트 로트코비치는 사망했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순식간에 빈민으로 추락한 마크 로스코는 언어의 벽, 계층의 벽, 인종 차별의 벽, 수많은 벽들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큰 뜻을 품고 예일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지만, 그 지성의 장소에서도 앵글로 색슨계 차별의 벽은 건재했고 로스코는 결국 중퇴했다.

 

Family portrait taken in Dvinsk. From the left: Albert and Sonia Rothkowitz, a first cousin, and Marcus and Moise Rothkowitz, c. 1912, courtesy Kenneth Rabin

  (맨 앞에 앉아 있는 아이가 마크 로스코)

 

 

 

§§ 예술에 도착한 마크 로스코

사회에 대해 복수심을 품은 저항자, 마크 로스코는 유대계 예술가 공동체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그는 같은 유대계 이민자이자 미술 선생이었던 맥스 웨버를 통해 당시 미술계의 우위였던 프랑스 미술 - 세잔의 구도와 마티스의 색감에 대한 충고를 듣는다. ‘예술은 단순히 현실을 재현하는 것을 훨씬 넘어서야 하며, 예술가는 선지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마크 로스코』(아니 코엔 솔랄, 도서출판 다빈치, p75)

이후 만나게 된 화가이자 스승, 밀턴 에이버리 역시 마티스와 세잔의 중요성을 로스코에게 강조했다.

초기 정착민들의 청교도적인 편협성과 유럽 예술을 추앙하는 미국에, 로스코는 모더니즘을 전파하는 투쟁적인 화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마크 로스코는 1930년대 말까지 화가로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채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나갔다. “구상화에서 출발해서 1940년에는 신화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 1944년에는 초현실주의로, 1946년에는 멀티폼multiform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1949년에 색 면 추상으로 옮겨갔다(『마크 로스코』아니 코엔 솔랄, 도서출판 다빈치, p88).”

 

 

 

§§§ 예술의 전당 마크 로스코전(2015.3.23.~6.28) (※ 현재 전시 중인 그림들 중심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추상표현주의 마크 로스코의 국내 전시는 그의 그림 추이에 맞춰 6개의 테마로 이루어졌다.

<신화의 시대 - 색감의 시대 황금기 - 벽화의 시대 - 로스코 채플 - 부활의 시대>

<신화의 시대>는 지하철 안 인간군상, 정물, 구상 그림들이다.

프로이트가 심리학을 표현하며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을 사용했듯이 당시 1940년대 뉴욕 예술가들에게 그것이 주요소재였다. 2차 세계대전 전·후 상황임을 생각해 볼 때 인간성의 회복 상황에서 주로 대두되는 '그리스 신화, 종교성, 철학'이 큰 주조가 되는 것은 이해되는 부분이다. 로스코의 정물들은 상투화된 배치와 물질성보다 초현실적인 분위기와 비극적인 색감이 두드러진다.

로스코는, 그당시 유럽 남부에서 소일하며 자족해 사는 피카소, 미로 같은 예술가들을 비난하며, <안티고네> 같은 작품에서 동시대 허위의식을 고발하고 세계의 비극성을 재현하려 했다. 알다시피 안티고네는 장님이 된 아버지 오이디푸스의 고행에 동행하며 도와주었고, 반역자로 처형된 오빠의 시신을 법을 어기고 몰래 묻어주었다가 크레온왕에게 처형당한다. 안티고네는 자신이 고통에 처한 인간이면서도 타인을 돕고 義를 따르는 박애주의를 보여준다. 즉, 마크 로스코의 신념인 티쿤 올람tikkun olam을 대변해주는 인간상이다.

 

 

 Mark Rothko, <Subway> 1940, oil and canvas, National Gallery of Art

 

 

Mark Rothko, <Antigone> 1939-1940, oil and canvas,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색감의 시대>멀티폼(커다란 캔버스에 공간과 색을 배치)’ 제작 시기다.

색채와 구조에 운동감을 불어넣는 작업으로, 의미를 지워버리려는 의도인 무제목(Untitled), 번호 제목(number 시리즈)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면의 크기와 색 농도가 무수히 조합되는 직관의 세계이자 유기체적 세계이다.

1943년 로스코는 자신이 발표한 [예술에 관한 성명]에서 복잡한 생각을 심미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은 '단순함'이라 언급했다. 그리고 "환상을 없애고 진실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평면에 몰입하게 된다.

 

하나의 형태가 만들어지면, 그것은 그때부터 생명력을 갖게 돼.

회화적 형태란 의욕과 자기주장을 위한 열정을 가진 유기체들이야.

이것들은 익숙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순응하거나 위반할 필요 없이 내적 자유를 갖고 움직이지.

내 말은 말이야.... 모든 형태들은 모든 생명체가 타고 나는 다양한 결합들을 불러일으켜 유기적 실체가 된다는 거야.

바로 이런 것들 나에게 가장 기초적인 의식의 기원을 만들어주지.

Mark Rothko

 

 

 

 

Mark Rothko, <Untitled> Multiform, 1948, oil and canvas, Collection of Kate Rothko Prizel

 

 

 

<황금기> 49년 후반부터 마크 로스코의 독특한 특징이 부각된 명작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멀티폼 그림의 색 덩어리 수가 줄고, 모양도 사각형으로 확정되었고, 캔버스 크기도 확장되었다.

 

"이것 봐,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사유.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나?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는 순간은 10%에 불과하잖아? 나머진 기다림이야"

Mark Rothko

 

"나는 색의 관계나 형태, 그 밖의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단지 기본적인 인간 감정들, 그러니까 비극, 황홀, 숙명 등을 표현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Mark Rothko (셀던 로드먼과 인터뷰 中)

 

 

   

 

 

Untitled, 1949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Untitled, 1953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우리 내면은 핵심을 알 수 없이 깊지만 그 표피는 아주 얇다. 로스코의 거듭된 얇은 붓질 사이로 색을 입은 내면들이 끊임없이 솟아오른다. 그것은 서광이자 황혼이다. 로스코가 심취했던 니체의 저작들처럼.

 

 

요즘 어때요?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지금 기분 어때요?

세상은 갈등이 넘치지... 어감이 넘치고 문제도 많아 병들어있고, 너무 불행해... 적어도 난 괜찮지 않아. 아니, 우리 모두 괜찮지 않겠지. 우리는 모든 것이 될 수 있지만 "괜찮아요" 라는 말은 아니야. 이 그림들을 한 번 봐. 보란 말이야! 출입구 같은 어두운 사각형 보이지, 저기 구멍은 나와 현재를 뛰어넘는 무언가. 황홀함의 신음. 신성하거나 저주받은 무언가. 불멸한 무언가. 너만의 슬픔을 숨기고 있지.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 줄 아나? 기쁨, 밝은 색깔, 그들은 그냥 사물들이 예쁘고 아름답기만 원해. 생명이 없는 그림들 말이지... 내 그림은... 그건 예쁘지 않고 괜찮지도 않잖아.. 하지만 난 너의 심장을 멈추기 위해 여기 존재하는 거야. 난 너를 깊이 생각하게 하기 위해 이곳에 있는 거라고... 너 스스로 생각하고, 위로하기 위해... 예쁜 그림이나 만들러있는 게 있는 게 아니란 말이야. 벽에 거는 장식품이 아니라고...!!”

Mark Rothko

 

 

보통 우리는 그림의 중앙, 대상에 집중한다. 그러나 로스코의 제작방식을 알고 접하게 되면 가장자리의 아스라함, 선과 색이 만나고 뭉쳐지는 가느다란 접점, 안개처럼 피어오르고 흩어지기 직전 같은 분위기에 몰입하게 된다. 거기 중심도, 핵심도 없다. 대상없는 집중. 그때 나는 내 생각을 읽을 수 없다. 아니, 읽고 싶다는 생각을 잊는지도 모르겠다.

 

회화란 경험에 관한 것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침묵과 고독을 끝내고 다시 한 번 숨을 내쉬고 자신의 팔을 쭉 펴는 것이다

Mark Rothko

 

 

 

 

Henri Matisse <The Red Studio> oil on canvas, 1911, MoMA

 

로스코가 추상의 세계로 전환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앙리 마티스의 <붉은 작업실>이다. 강렬한 색채와 흡입력, 강력한 평면성, 빙글빙글 원형으로 읽게 되는 사물들의 이야기들. 

이 작품은 로스코 미술의 기원과 끝의 비밀을 함께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로스코의 수많은 붉은 그림들과 그가 자살하기 전 완성한 마지막 작품 "피로 그린 그림"의 눈부시지만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비밀을.

 

 

 

  <No. 5>, 1958. Oil and acrylic on canvas,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Gift of the Mark Rothko Foundation, Inc. (1986.43.162). Courtesy of the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벽화의 시대> 는 로스코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미켈란젤로 라우렌치아나 도서관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창과 문이 모두 벽돌같이 막힌 느낌.

 

 시그램 벽화 스케치, 1959


 

로스코가 자본주의의 상징과 같은 시그램 빌딩의 레스토랑 벽화시리즈 의뢰를 수락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그곳에 앉은 이들이 밥맛이 뚝 떨어지게끔 그림을 그리려던 것이었는데, 작업 중 돌연 포기한다. 그것에 대한 로스코의 자세한 심경은『마크 로스코』(아니 코엔 솔랄, 도서출판 다빈치)에 잘 나와 있다. 책장사는 아니고; 아래 진행해야 할 얘기가 많아서 일일이 하기가;_;) 아래 이야기를 보시다보면 감이 잡히실 듯~

전시장에서 실제 시그램 벽화 스케치들을 보며, 나는 용암이 들끓는 지옥의 오래된 이미지를 떠올렸다. 붉은 흙 속에 갇힌 인간을...

 

 

하버드 벽화 스케치, 1962

 

하버드대학 벽화 스케치는 냉철함을 요구하는 듯 붉은 바탕에 푸른 획 세 개를 배치해 어떤 권좌를 연상시켰다.

이 외에도 하버드에는 여러 작품이 있는데, 강한 빛에 훼손되어 치웠다가 기술이 개발되자 복원한 후 다시 설치했다고 한다. 

 

 

 

 

<로스코 채플>은 로스코가 시그램 빌딩 레스토랑의 벽화시리즈를 거부하고 떠난 여행에서 영감을 완성하게 된다.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의 카라바조 그림을 보고, 그는 어둠에서 빛나는 색채의 아름다움을 주시하게 됐다. 다크 페인팅 속에서 떠오르는 색감의 메시지를... 모든 것들이 공존하며 화해할 수 있는 공간을.....

석유사업가 드 메닐 부부의 제안으로 로스코는 휴스톤에 로스코 채플을 완성하게 된다. 종교와 종파를 초월한 곳. 수피 댄스가 이뤄지고, 달라이 라마가 설법을 하고, 카톨릭 예배, 결혼식과 장례식 모든 것이 가능한 장소. 2001년 로스코 채플은 내셔널지오그래픽사가 생애 동안 방문해야 할 가장 평화로운 장소로 선정했다.  

 

 

untitle, 1969

http://imgkid.com/rothko-chapel-paintings.shtml

 

 

 

<부활의 시대> 1970년. 사랑했던 아내와의 이혼, 그의 성공과 함께 떠나간 친구들, 끊임없이 다가오는 탐욕의 무리들.

로스코, 마지막을 향하다. 붉음 가운데 사방에서 비어져 나오는 흰빛. 그 흰빛은 붉음이 갈라지고 찢어져 피어오르는 것일까, 아니면 이미 사방에 깔려 있었기에 붉음은 흰빛으로 돌아가려는 것일까. 서로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각각이 환하다. 볼수록 점점 더.

마크 로스코는 그토록 두려워하던 블랙이 레드를 삼키지 못하게레드와 화이트를 완벽히 묶어놓고 떠났다.

남아있는 로스코의 사각의 그림들은, 빛으로 된 문으로 여전히 서 있다. 우리가 꿈꿔온 공간을 보여주며 둥근 모서리의 색채들로 우리를 품는다. 그리고 수평선의 체험으로 무한히 우릴 부른다.

 

 

Agalma

 

 

 

 

 

 

 

 

다른 그림도 그렇지만 그의 유작이자 마지막 Untitled(1970) "피로 그린 그림"은 직접 봐야 합니다.

아래 제가 찍은 사진은 가짜입니다. 진실로!

그가 그어버린 손목이 남아서 증언하는 것 같은 그림.

 

 

 

 

 

 

 

 

* 마크 로스코 책에 대해서  

ps 1) 책에서 다 전하지 못한 마크 로스코의 많은 것들은 여러분들께 남깁니다. 왜 영국의 테이트 박물관으로 그림을 보내게 됐을까요ㅎ?

ps 2) 60년 만에 아들이 발견한 마크 로스코가 쓴 예술론 『The Artist's Reality』이 제일 먼저 출판되었어야 했을텐데 아쉬움이 많습니다.

 

* 전시에 대해서

ps 3) 스티브 잡스가 죽기 전 마지막 해에 마크 로스코에 관한 책을 읽으며 애플의 미래에 대해 영감을 얻으려 했다거나, 로스코의 가장 비싼 그림은 이제 1000억에 달한다는 등의 이야기는 마크 로스코라는 예술가와는 아무 관계도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그의 예술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게 아닌가 우려됩니다. 그가 사유로 그림을 그리려 했듯이 (물론 수학도 뛰어나서 그림의 각도, 배치에도 엄청 민감했다고;) 우리도 우리의 사유와 체험으로 그의 예술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s 4) 언제나 음악(모차르트의 돈 지오반니, 드뷔시, 바그너...)을 틀어놓고 작업을 했다는 마크 로스코의 작업실처럼 전시장에도 음악이 가득합니다.  마크 로스코의 이 작품을 소장한 박물관의 보수 문제로 작품들이 대거 온 거라고 하죠? 놓치지 마시길. 좋은 전시였어요.     

ps 5)  전시를 다 보고 바로 나오지 마시고, 그의 처음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세요. 신화가 시작되던 그 지점으로....벅차게.

 

 

* 나머지 전시장 기념품 사진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이 정리만으로도 기진맥진....흐아;;;)))

 

 

 

 

"정치로 문화를 만들 수 없지만 문화로는 정치를 만들 수 있다" ㅡ 테오도르 호이스(독일 정치인, 문화장관이자 연방 초대 대통령) : 예술의 전당 《마크 로스코전》(2015.3.23.~6.28) 中

"역사적으로 거대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무언가 매우 거창하고 호화로운 기능을 한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거대한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다른 화가에게도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친밀하며 인간적이고 싶어서입니다. 작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자기 자신을 경험의 테두리 바깥에 두는 것, 즉 경험을 슬라이드 쇼나 축소렌즈를 통해서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큰 그림을 그리면 그 안에 있게 됩니다. 그것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닙니다."
ㅡ Mark Rothko(『마크 로스코』아니 코엔 솔랄, 도서출판 다빈치, p164)

"내 그림들은 크기가 크고, 색감이 강렬하고, 액자를 끼우지 않았기에, 그리고 미술관의 벽은 대게 거대하고 장엄하기 때문에 그림이 벽을 위한 장식 부분처럼 보일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의미가 왜곡될 것입니다. 그림은 친근하면서도 강렬합니다. 장식적인 성격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그림들은 규격화된 비율이 아닌 생명력을 지닌 비율로 그려졌습니다."
ㅡ Mark Rothko(『마크 로스코』아니 코엔 솔랄, 도서출판 다빈치, p174)

"나는 제일 큰 그림도 걸 생각입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처음으로 마주치는 것이 큰 그림이 되도록 말입니다. 그렇게 하면 최초의 체험은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관람자에게 자신과 나머지 그림들과의 이상적인 관계 속으로 들어갈 열쇠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 당신이 작업실에서 느꼈던 것처럼 그림이 도착하면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그리고 전시회 내내 그 느낌이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ㅡ Mark Rothko(『마크 로스코』아니 코엔 솔랄, 도서출판 다빈치, p17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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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술의 전당 《마크 로스코전》(2015.3.23.~6.28) 기념품들
    from 공음미문 2015-05-08 06:01 
    전시장 앞 포토존입니다. 로스코의 작업실.저도 앞에서 찍어 보았는데, 사진 잘 나옵니다; 입구 포스터 10000원이번 전시에서만 한정적으로 판다고 합니다. 작은 엽서 1000원 큰 엽서 3000원 로스코 액자 30000원(화이트/블랙 두 가지)스티브 잡스와 어떻게든 연결하려는 듯 아이폰 이미지와 유사; 로스코 액자를 벽에 걸어놓은 모습. 사연을 안다면, 로스코의 유작 Untitled(1970)를 저렇게 신혼집 분
 
 
2015-05-07 0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07 02: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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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7 02: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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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7 02: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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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7 02: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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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7 0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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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7 03: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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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dgling 2015-05-07 0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가 열려있군요! 저도 한번 보러가야겠습니다. 음악과 문학작품은 어느 정도 감상할줄 안다 생각하는데, 미술작품은 감상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먼저 책을 읽고 가서 볼지, 보고나서 책을 볼지 고민되네요. 기대됩니다!

AgalmA 2015-05-07 06:53   좋아요 1 | URL
저도 미술전시는 만족스러운 전시가 별로 없어 걱정되어 책을 먼저 읽고 간 거 였는데, 읽지 않고 가도 될 정도로 꼼꼼하게 잘 해놨더군요. 시기별 작품이 골고루 와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책을 보고 가서 어떤 점이 모자란지 되짚어보게도 됐는데, 전시 보시고 책을 보신다면 아마 로스코 생애와 예술이 더 절절히 와닿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개인 차도 있으니^^a
하여간 꼭 보세요~ 전시 도슨트 텀이 좀 깁니다. 3시간 간격쯤? 확인하고 가시고요. 전 안 들었습니다만 오디오 가이드는 참고로 유지태씨ㅎ
아무튼 인터넷 화면, 도록 그런 걸로 보는 그림과는 전혀 다른 아우라를 경험하는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fledgling 2015-05-07 06:59   좋아요 0 | URL
전시보고 책보고 또 전시보러가고 싶네요! 보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은데. 금방 훅보고 마는게 아니라 꼼꼼히 음미하고 제대로 감상하고픈 욕심이 앞서네요~

AgalmA 2015-05-07 13:56   좋아요 0 | URL
제가 한 4시간 있었는데, 배가 고파 나왔어요ㅎ 안에 의자와 방석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어 앉아 쉴 곳은 많아요. 관객을 배려하는 로스코 그림의 특징이기도 하죠. 대화하려는 그림^^ 어쨌거나 배는 좀 넉넉히, 졸리지 않을 정도로 채워서 가시길~ 로스코 채플은 성가 들으며 정말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앉아있고 싶었어요 ㅜ

달걀부인 2015-05-07 0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에 사시는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전시는 못가도 이 책 공수에서 보고싶네요. 예술가들의 천재성, 혹은 광기, 열정이 그림을 통해 품어져나올듯 해요. 하지만 그런 기운은 사람을 좀 아프게 해요. 설명할수 없는 통증, 절망감같은거. 이 정도에 도달할 수 있는 책이길, 삶이길 바래보면서 구매해요.

AgalmA 2015-05-07 17:52   좋아요 0 | URL
한국도 최근에서야 좋아진 거지만 저는 아직도 많이 멀었다고 생각하는데요ㅎ;
잠깐, 구매하시기 전에, <마크 로스코>는 도판이 별로 없어서 그림과 함께 감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코엔 솔랄이 2년 넘게 애쓴 건 티가 나지만 로스코의 내면으로 좀더 파고들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제가 읽어보았던 레이 몽크 <비트겐슈타인>(전기 평전)이나 미셸 슈나이더 <글렌 굴드>(에세이) 정도에는 못 미친다고 할까요... 많이 알려진 <반 고흐> 를 예상하신다면 좀 아쉬우실 거예요.
강신주씨 책은 도판은 풍부하지만, 마크 로스코보다 강신주씨와 철학들이 더 강하게 나오는 거 같아 그것도 좀.....
이상 리뷰의 책임을 마칩니다^^;
ps에도 밝혔지만 로스코 본인의 책이 번역되어 나왔어야 했다니까요.

수이 2015-05-07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 이야기 같아요.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으니 에휴 아갈마님 글로 아쉬움 대신합니다.

AgalmA 2015-05-07 13:55   좋아요 0 | URL
멀리 계셔서 좀 힘들죠? 우린 늘 다른 걸 채우는 수밖에요. 저는 전주영화제 힘들어서 올해는 포기하고 마크 로스코 전시를 간 걸로...점점 운신의 폭이 좁아져요~_~

나목 2015-05-07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로스코가 저술한 예술론이 예술가의리얼리즘 인가로 번역되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저는 스캔을 떠서 가지고 있습니다.

AgalmA 2015-05-07 17:27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중앙도서관쪽으로 알아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목 2015-05-07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보면 아시겠지만, 잘 쓴 글들은 아닙니다. 중구난방임. 문필가는 아니니까요. 자기 예술에 대한 입장도 그다지 뚜렷이 드러내고 있는 책도 아닙니다.

AgalmA 2015-05-07 20:49   좋아요 0 | URL
코엔 솔랄 <마크 로스코>에 인용된 문장들은 꽤 확신이 있으면서 설득력도 있던데, 흠 그 말씀을 들으니 좀 아쉬운데요... 학교 신문사 시절 경험도 있고 교양이 풍부해서 다른 글들도 꽤 선언적이고, 조리가 있던데...
마크 로스코가 자신의 작업을 상당히 비밀리에 수행한 것처럼 그 책도 예술가로서 비의적으로 쓰려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원래 그 책이 로스코가 슬럼프 기간에 정리 차원에서 쓴 글이었다고 하니 그렇수도 있겠죠. 다 쓰고 출판을 안한 건 왜 였을까 생각하면 나목님이 지금 느끼는 것을 로스코도 느꼈는지도 모르고요.

cyrus 2015-05-07 1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스코의 그림은 책에 있는 사진으로 봐서는 그 아우라를 느끼지 못해요. 그림이 무척 크다고 알고 있는데 직접 보면 그림이 주는 아우라에 숨이 턱 막힐 것 같습니다. 로스코의 그림은 관객을 집어삼키는 묘한 힘이 있어요.

AgalmA 2015-05-10 03:13   좋아요 0 | URL
동시대 유명화가인 폴락의 작품은 실제 보면 어떤 느낌일까 싶기도 한데, 로스코 그림들은 그 크기에도 불구하고 제가 예상했던 압도의 기세와는 다른 걸 전해 줬습니다. 체격이 크고 고민많은 친구를 만난 듯 그랬습니다. 사람들이 로스코 그림 앞에서 우는 건 종교적인 항복이라기 보다 공감과 교감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 감정이 너무도 클 때 흔히 통칭되는 `숭고`의 감정으로 넘어가는 거겠죠. 칸트부터 숭고에 대한 여러 서적을 읽었지만 저는 종교적 숭고 감정에 대해서는 여러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스코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디까지나 이건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저는 그랬어요. 로스코의 그림 앞에서...이때는 정말 영감에 푹 빠져 있었던 거구나...여기선 힘들었겠구나, 고민이 많았겠구나, 이 사람은 그때 그랬었겠구나.... 제가 그림을 그려본 동질감도 있어서였겠지만 그런 맘들이 계속 떠나지 않았던 전시관람이었습니다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 슬픔과 절망의 세상을 숭고한 추상으로 물들이다
아니 코엔 솔랄 지음, 여인혜 옮김 / 다빈치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미국 20세기 현대미술 태동과 함께한 마크 로스코의 삶과 말, 여러 인터뷰들(악평+호평), 제반정보는 충실해서 도움됨. 자세한 리뷰는 전시관람 후~인덱스스티커 약 50개 소요. 별 4개 줄까..문학성과 가장 중요한 도판 부족으로! 그렇겐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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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2015-05-06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느낀건데, 확실히 추상주의는 해설과 배경지식을 공부해야 이해가 되겠더라고요, 볼때마다 이게 회화야 할 정도니깐요~

AgalmA 2015-05-07 03:09   좋아요 0 | URL
미국에서 추상표현주의 뒤이어 나온 팝아트 알력 싸움 흥미롭더군요. 아버지가 없는 듯이 구는 아들들의 예술 싸움이랄까ㅎ

이 책만으로는 추상 표현주의 동향 파악은 좀 부족하다 싶어 안 그래도 20세기 추상주의 미술책을 하나 샀는데요. 하, 이것도 만만치 않네요ㅎㅎ;; 이거야 원, 뭐든 알자고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무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