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한 채 얻어맞고 우는
시인 많이 보았지



시도, 돈도 없는
시시한 인생이라 울고 울어서
더 맥빠지는 삶
내 얘깁니다



요며칠 위선자란
소릴 원없이 듣고 들어서
이제 농담으로 ˝이봐, 위선자 씨˝라고 들어도
무덤덤해졌다
오히려 길에서 뒤를 돌아볼 정도다
위정자여, 그래서 되겠는가
이 상황에서는 이상하게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비는 피하는 게 아니라 맞는 것이다
피해도 되고 맞아도 되고 라고 말해야 했을까




이웃과 이웃이 아닌 두 사람 덕분에
이상한 조합의 댓글이 만들어진다
이래서 내가 알라딘을 못 끊어...


˝알라딘 2015년 상반기 인기검색어 예상: 위선자 상대성 이론

다들 위선 자를 꺼내 자기 앞에 명명백백 떨어지게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밖에서 보면 자기를 향한 빗금으로 보이는데...
2015년 한여름 알라딘에서는 서로 증명하기 어려운 위선자 게임이 있었다˝




리고...
폭우에 휩쓸려 사라진 걸까
슬픔에 잠겨 안 보이게 된 걸까
어찌 되었든 잠잠해졌다
또 거기로 갔나보다



부터 바보처럼 현자처럼 앉아 있을 걸
여기 돌 하나 더 쌓는다고
무슨 티가 난다고
무슨 태가 난다고


아픈
사람 안부 한 번 더 물어볼 걸...위선자답게
술 취한 시인 안 되는 시 되도록 더 쓰라고 해도 되려나...위선자로서(그런데 이건 독백 같아)
하루종일 쓰러지는 그림만 그리고 있는데
끝이 안 보인다...위선자니까


집에
책이 기다리고 있다
점점 이상한 樂이다
책을 펼치면
돌아오지 않을 길 떠나는 것 같아서
하지만 기필코 나가야 될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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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dgling 2015-08-03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루토 닮았네요! 그림 잘 그리십니다~!

AgalmA 2015-08-03 08:58   좋아요 0 | URL
남의 그림 많이 그리다보니 그림체가 많이 짬뽕 돼서 사실 맘에 안 들어요. 그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퍽큐 때문에 알라딘에서 또 태클 거는 건 아닌지...아, 눈치볼 일이 한둘이 아니라능)))

2015-08-03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3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5-08-03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그림 그리시는 직업 갖고 계세요? 역시 솜씨가 보통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

AgalmA 2015-08-03 21:34   좋아요 0 | URL
밥벌이가 되면 어떤지 아시죠ㅎ;; 제 순수 창작이 아니라 재미없어요...

2015-08-04 0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4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고, 이번에도 별 수 없이 책 동굴로 갔다. 이 책은 지금의 내 곤궁과 우리 모두의 문제점을 예언한 듯한 문장이 쾅쾅 박혀 있었다. 제대로 찾아왔네. 그래, 우린 인간이었지.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는 명백한 것조차 못 볼 수 있으며, 자신이 못 본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p38)
*이 책은 자신의 잘못보다 타인의 잘못을 더 쉽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다.(p46)


내 공감은 대니얼 카너먼이 명시한 ˝휴리스틱˝(유사성과 고정관념에 기초한 추론적 판단)이기도 했다. 유레카eureka와 어원이 같다.
심리학자로는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은 심리학과 경제학을 묶어 `행동경제학` 이론을 만든 창시자이다.


이 이론에서는 우리 생각의 `시스템1(자동적 시스템)`, `시스템2(의도적 시스템)`를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다.
시스템1, 2를 처음 제시한 사람은 키스 스타노비치 & 리처드 웨스트다.
시스템1은 `자동 반응(인상, 직관, 충동, 느낌)`, 시스템2는 `의도적인 의지와 통제력`을 뜻한다.
시스템1은 그 특성상 `편향`을 발생시키고, 시각적 착각과 인지적 착각을 끊임없이 만든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시스템1에 지배받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생각하기`라는 시스템2가 중요해진다.

ex) 시각적 착각-뮐러리어의 도형: 똑같은 길이의 직선인데도 화살표 방향으로 두 직선을 다르게 보는 착각에 빠진다.
ㅡ 대니얼 카너먼은 인상의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착각 패턴을 인식하고 이 지식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스템1의 파워는 ˝점화효과(시각적으로 먼저 제시된 단어가 나중에 제시된 단어의 처리에 영향을 주는 현상)˝에서 알 수 있다. 바나나ㅡ구토를 나란히 볼 시 바나나가 구토를 유발하는 시나리오가 떠오르면서 두 단어 사이에 `연상적 활성화` 과정이 일어난다. 이 정신활동의 특징은 ˝정합성˝이라 부르는데, ˝각 요소가 모두 연결된 상태로 다른 요소들을 지지하고 강화한다.˝(p77)
단어, 사건ㅡ>기억 과정(인과관계를 엮어 개연성을 만듬)ㅡ>감정유발ㅡ>자기 생각 강화는 순식간에 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이렇듯 우리는 쉽사리 점화되고 포탄이 되어 날아간다. 참담하다.


*시스템1은 파편적인 지식들을 마음대로 연결하는 일관된 인과관계를 가진 이야기를 찾아내는 데 능숙하다.(p114)

ex)복잡한 뉴욕 거리에서 멋진 광경들을 둘러보며 하루를 보낸 제인은 지갑이 없어졌다는 걸 깨달았다.
ㅡ 이 짧은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위 문장에 있는 ˝광경들˝ 보다 이 문장에 없는 ˝소매치기˝를 더많이 떠올린다. `지갑, 뉴욕, 복잡한 거리`라는 연상으로 이런 정합적 해석을 하는 것이다.


시스템2도 문제점이 있는데, 정신의 과부하가 걸리면 가장 중요한 활동만 보호하기 때문에 다른 것엔 주의력이 미약해진다. `투명 고릴라 실험`처럼 어느 것에 집중하면 고릴라가 지나가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A: 이 실험에 약간 이의 제기합니다/ 슈퍼모델이나 인기연예인이면 좀 다르지 않을 지?


*`인지적으로 바쁜congnitively busy` 사람들은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섹시한 언어를 사용하고, 사회생활을 하며 피상적 판단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p62)
*자아고갈ego depletion : 어려운 인지작업 후 자아가 고갈된 사람들은 포기하려는 충동에 훨씬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p64)
*자제력 고갈은 갈등을 유발하고 자연적 경향을 억누른다ㅡ 행동양상: 음식 섭취 거부, 충동구매로 인한 과소비, 자극에 과도한 반응, 인지과제와 논리적 의사결정 해결 능력 저하(p65)

포도당 섭취로 이 고갈 사태를 좀 개선하고자 수박을 열심히 퍼먹고 있다-.,-)🍉...여러분들도 배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이 글을 봤으면 좋겠다. 피로하면 긍정적인 수용이 어려우니까! .....우울하니 개그에도 힘이 없군...


시스템2의 제일 큰 문제점은 우리가 `필요 이상 노력하기를 꺼리는 게으름뱅이`라는 거다;;; 스티븐 핑커 책 제목<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원용하면 `우리 본성의 심각한 게으름(지적 나태)`이 되겠다-_-...
키스 스타노비치는 <합리성과 반성적 마음>에서 합리성은 지능과 구분되며, ˝피상적 내지는 게으른 사고는 반성적 마음의 결함이자 합리성의 실패˝(p75)라고 말한다.


시스템2는 또 해결책을 찾는다. ˝플로리다 효과˝를 사용하는 것이다. 미소를 지으면 즐거워지듯이 화해를 생각한다면 화해의 노력을 하면 된다. ˝감정과 상관없이 침착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라˝(p83) `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가 되겠지. 긍정의 제스춰... 말보다 더 어려운 지도 몰라...
그런데 ˝돈˝이라는 검은 잉크가 떨어지면 이 상황은 삽시간에 개인주의로 바뀐다. ˝돈˝의 자리에 다른 것들을 대체하면 또 많은 걸 양산할 것이다. 애국, 종교, 권력, 암투....그래서 세상이 이 지경.

시스템 2가 시스템1을 옹호하고 승인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함을 다시 확인한다.



(- 여기까지 독서 중반 상황)




(시스템 1과 2의 핵융합 후 A 헛소리 1)
내 시스템 1과 2. 그래. 그게 나지. 우리지.
현재 난 자아고갈 상태.
요즘의 난 [바보되기 기네스] 한 1749번째 정도 되지 않을까. 참 애매한 순위권이야....


나 때문에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한 사람들이여,
저기 위에 ˝플로리다 효과˝ 말씀드렸죠?
웃으세요. 많이 주무시고. 사랑하고....인생 짧잖아요.


아, 플로리다 가고 싶네.......미쿡 어디 쯤이야...아, 여권 만기 시효 지났. 돈도 없.
당신이 먼저 가라, 플로리다🌴



(헛소리 차림새와 무대연출과 공연)
무단결근, 스케줄 계속 펑크.
사장님은 안절부절
세수를 안 했는데 불편해하는 사람이 없다. 이거 편한데?
(((사는 게 불가피한 슬랩스틱)))
웃기고 재미나다~ Yo!



(헛소리 뒤풀이1)
집엔 밥이 있는데, 사무실엔 밥이 없다.
그래서 밥 먹는 거 대신 써봤다.
후회되면 이따 지우지 뭐~
어렵다와 나쁘다는 다른 개념이다.
쉽다와 좋다가 같은 게 아니듯.
그런데 난 지금 좀 괴롭다. 어디로 가야 하지?
책은 장소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헛소리를 위한 BGM)))

하루 100회 이상 재생 : 자아, 자제력 고갈 상태 증상
Depeche Mode - Heaven
http://youtu.be/Fy7FzXLin7o


예전에 처방용으로 즐겨 듣던
Depeche Mode - Damaged People은 약발이 잘 듣지 않는다.
http://youtu.be/LqrgO1j_N74



(헛소리 뒤풀이2)
왜 북플은 이미지와 밑줄긋기, 동영상 플레이를 동시에 수용하지 못하는 시스템인가... 여러모로 누추하고 번거로운 삶이야.... 나중에 이걸 고치면 또 누가 위선자라고 부르려나.... 나와 한 번도 말을 나누지도 않은 사람들과 무수한 대화를 나눴던 사람들이 맘대로 부르고 원망하는 방식은 놀라웠다. 내가 나를 Agalma라고 바꿔 부르는 것과는 질이 다르지.
생각과 태도, 이 와중에도 배운 건 있었다.
하여간 이름 세탁하며 살고 싶지 않아.

그나저나 일을 해라, 노예! 플로리다 가야지!
영화고 뭐고 물 건너 갔군....
세수도 안한 토요일이면 말 다했지~




ㅡAgalma






&
그의 시스템1은 이야기를 만들었고, 그의 시스템2는 그것을 믿었다. 우리 모두 이와 같은 경험을 한다.(p88)

거짓말을 믿게끔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거짓말을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낯익음은 진실과 쉽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p94)

맥락이 불확실할 때 시스템1이 대답을 베팅하는데, 이때의 근거는 경험이다. 대답을 베팅할 때는 지적이다.(p122)

길버트는 진술statement의 이해는 그것을 믿으려는 시도에서 출발하라고 제안했다. 당신의 생각이 사실이라면 당신은 그것의 의미부터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제야 비로소 그것을 `불신할지unbelieve`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p123)

한 사람의 특징들을 관찰하는 순서는 종종 우연히 결정된다. 그러나 후광효과는 가끔 첫 번째 인상의 무게감을 이후 나온 정보 대부분 쓸모없게 만들 정도로 높여놓기 때문에 순서가 중요해진다.(p126)

한쪽 증거만 본 참가자들은 양쪽 증거를 모두 본 사람들에 비해 더 자신있게 판단하는 모습이었다........좋은 이야기에 필요한 주요 요소는 정보의 완벽성이 아닌 정보의 정합성이다.(p133)

당신에게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이다what you see is all there is (p133~134)
ㅡ과도한 자신감:우리는 종종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증거가 누락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다.
ㅡ프레이밍 효과:똑같은 정보라도 제시하는 방법들에 따라 각기 다른 감정이 유발된다.
ㅡ기저율 무시:당신은 통계적 사실을 전혀 머릿속에 떠올리지 못했다.

사람들은 개연성 판단을 요구받을 때 사실상 다른 뭔가를 대신 판단해 놓고 자신들이 개연성을 판단했다고 믿는다.(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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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5-08-01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밥만 먹고 살 수 있나요? 빵도 드시고 쿠키도 드세요. 아니다, 님은 수박을 좋아하신다고 하셨죠? 수박도 드셔요.
생각에 대한 생각이라고 하니까 아기곰 푸우랑 크리스토퍼의 대화가 생각나요~^^

AgalmA 2015-08-02 01:55   좋아요 1 | URL
날이 더우니 전국민 다이어트 날씨 아닌가요ㅎ...암만 생각해도 올해가 제일 더운 거 같아요.
푸우와 크리스토퍼는 무슨 대화를 그리도 진지하게 했나요? 그 말씀에 저는 또, 지붕에서 찰리 브라운을 보며 오만한 훈계를 하던 스누피 생각나요ㅎㅎ
저는 저만의 개도, 고양이도 없어서 그게 늘 부러웠어요. 근데 앞으로도 그러면 안될 거 같아 영영 그 기분을 모를 듯. 다른 생물과의 특별한 사랑...
식물들 죽지 않게 부지런히 물이나 줘야죠~_~

만병통치약 2015-08-01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거의 다 읽다가 다른 책에 밀려 제쳐 두었는데 다시 찾지 않더군요. 괘찮은데 별 감흥이 없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 / 밑 화살표가 긴데요? ㅋ / 요즘 뒤늦게 북플 살펴보니 여러 화살표들이 어떤게 진짜 기냐 짧냐 말이 많더군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

AgalmA 2015-08-02 02:10   좋아요 0 | URL
책 읽다가 겹치면 자주 그렇게 되죠^^...다른 책 읽다가 넘어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지금 이 책도 제겐 그렇고요ㅎ;
다 못 읽어서 이 책의 감흥을 아직 논하긴 어렵습니다; <생각의 해부>랑 겹치는 게 많아서 복습하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읽는 재미는 있어요.
시각적 착각은 재미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만병통치약님이랑 ˝귀신이요? 정말 귀신이요?˝ 대화 나누던 때가 정말 오래 전 같아요.
여러 날 더운데 건강한 나날 되시길...
여러모로 고맙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5-08-01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스템 1, 2... 넘 멋 없이 이름 붙인거 같아요. ㅠㅠ
아마 프로이트나 융이었으면, 그리스 로마 언어 끌어다가 더 세련된 개념어 붙였을 듯...^^
많은 것이 생각나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2015-08-01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5-08-02 01:14   좋아요 0 | URL
북 다이제스터님께 궁금한 게 있어요. 이 책 별점 왜그리 짜게 주셨어요? 아무리 그래도 별 4개는 줘야하는 거 아님까? 사람들이 번역 문제를 많이 걸던데, 비문이 많긴 해도 문맥으로 따져 읽으면 그렇게 난맥상도 아니던데... 제가 작문 실력이 요상해서 초록은 동색인 걸까요;

시스템1,2가 여러가지 특성들을 내포하고 있어 특정 개념어를 붙이기 어려웠다고 생각돼요. 카너먼은 사회성에 직접 대입해서 보려고 했으니 객관화할 용어들이 필요했겠죠. 나쁘진 않지만 말씀처럼 멋은 없죠. 카너먼이 허세가 없는 사람인 듯ㅎ;

AgalmA 2015-08-02 02:08   좋아요 0 | URL
카너먼 논의상으로는 시스템1은 무의식적이라 우리가 타고난 성별 같다고나 할까요.
시스템1 성질 자체는 무정형인 듯. 그것이 행동으로 현실화될 때 시스템2가 제때 통제못하면 악행이 되든 선행이 되든 하는 식인 거 같아요. (말이 좀 어려워도 이해 부탁ㅜㅜ;)
이때 ˝자유의지˝라는 걸 대입해 보면 참 묘한 거 같아요. 자유와 의지-시스템1과 시스템2가 같이 있다는 걸로 생각되거든요... 같이 움직여야지 영역 하나의 강력함만으로 효과적일 순 없을 듯. 응급상황일 땐 시스템 1, 난관상황일 땐 시스템2 식으로 서로 유기적이니까요. 사람에 따라 그 효율을 더 잘 다룰 수 있겠죠.

나머진 책 다 읽고 더 정리해 봐야겠죠 :)

북다이제스터 2015-08-02 11:23   좋아요 0 | URL
이책에 대해 제 평점이 낮은 이유는 순전히 이책이 늦게 나온 죄 때문이예요. 아직도 기억되는데 17년 전 저자의 논문 보고 느꼈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당시 제가 배운 경제학은 인간 합리성 기반이었는데, 비합리성을 얘기하다니... 그이후 관련 책 좀 보았더니 나중 본 원전이 좀 식상해지는 정말 말 안돼는 이상한 경우입니다. ㅋㅋ

AgalmA 2015-08-02 21:25   좋아요 1 | URL
제가 보드리야르 <시뮬라시옹> 원서 강독 때 받은 충격이랑 비슷했던 거 같네요ㅎ 보드리야르를 제대로 읽기는 그 이후 오랜 시일이 지나서 가능한 거였지만^^;;; 하여간 디즈니랜드를 한순간에 바꿔준 그 순간을 잊지 못하죠...

cyrus 2015-08-01 2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도한 자신감이 나올 때가 제일 무서워요. 지나친 자신감이 종종 근거 없는 확신으로 변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본인은 그 사실을 잘 모르죠.

AgalmA 2015-08-02 01:2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게 제일 무서워요~_~) 지나고나서도 깨달을 수 없다면 영원히 해결불가인 거 잖아요.
이웃 분란 지켜 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cyrus님.

2015-08-03 0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3 0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3 0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

다른 책을 읽고 있었는데, 말이 나온 김에 <시차적 관점>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 보겠습니다. 그 단어를 발설한 내가 죄인ㅎ;;
칸트, 헤겔, 라캉, 마르크스 등을 제대로 읽고 시작해라 말씀하진 말아 주세요; 그럼 이 책은 언제 읽어요? 10년 뒤? 여행책도, 신간도, 과학 책도 읽지 말고? 알기도 전에 자고 일어나면 많은 이론은 폐기되어 있는데....

˝군대가 퇴각할 때는 군대가 진격할 때보다 백 배 많은 규칙들이 요구된다˝(p14)는 문장을 봐도 그리 겁먹지 않아요.

발터 벤야민은 1940년 스페인 국경 마을에서 자살한 것이 아니라 그가 쓴 마르크스주의의 실패에 대한 충격적인 보고서 <역사철학테제>를 파악한 스탈린주의 요원들에게 암살된 것이다!라는 시작부터 여름날 독서로 적당할 서스펜스 가득!

나그네님 지적 덕분에 지젝에 재도전~ 아싸!
지적이 지젝을 부르는... 이런 라임 맞추기 나는 너무 재밌다.... 아, 나는 왜 이리 가벼운 인간인가...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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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2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칸트, 헤겔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지젝의 책은 읽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으면 잠이 옵니다. ㅎㅎㅎ

AgalmA 2015-07-26 16:33   좋아요 1 | URL
지젝 책을 집에 엄청 쌓아두고 가뭄에 콩 나듯이 저도 읽고 있었습니다ㅎ;
아시다시피 인연처럼 책도 타이밍이잖아요. 그때를 놓치지 않으면 그나마 독서 연애 성공을! ㅎㅎ
저는 이 물 때를 놓치고 싶지 않군요~

북다이제스터 2015-07-26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 놓은 지젝 책 딱 한권 있는데, 왜 대체 손 안 가는지...

AgalmA 2015-07-27 01:0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추상어, 개념어를 머릿속에 계속 떠올려놓고 논의를 따라가야 하니 독서가 쉬 피로해지는 거 같아요.

제게 젤 잘 읽힌 건 <폭력이란 무엇인가>였어요. 철학 테제보다 사회학적인 분석이라 좀 더 와닿고 이해하기 쉬워서 그랬던 거 같아요ㅎ;;
철학 자체도 어려운데 어렵다고 소문난 최고봉의 철학(헤겔, 칸트, 마르크스...)등을 끌어와 논의를 펼치니 진입장벽은 더 높게 느껴지고ㅎ;;; 번역이 그걸 도와주지 못하니 디딤판에서 엎어지는 체조 선수권 대회같은 상황이랄까요;;;

JK 2015-07-27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차적 관점은 번역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처음엔 좀 괜찮지만 갈수록 심한 짜증을 느끼실겁니다. 아마도...

AgalmA 2015-07-27 01:05   좋아요 2 | URL
예전에도 그 번역 때문에 다 읽지 못하고 덮었죠^^; 이번에 다시 읽으니 예전보다는 더 잘 읽혀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ㅎ;; 이럴 때 꾸준히 공부한 보람을 느낀다니까요~
번역이 시망이라는 프랑스 철학서를 제법 봐와서 적응이 그리 어렵진 않네요ㅎㅎ;;; 읽는 건 읽는 건데, 양이 방대하니 다 읽고 리뷰 정리하기가 좀 고역이겠다 싶어요~_~;....(쓰지 말까).....

2015-07-27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7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7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7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7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7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님 서재 글을 읽고...
http://blog.aladin.co.kr/798187174/7672384
http://blog.aladin.co.kr/798187174/7672364


§

사회 속 여성의 문제, 페미니즘, 결국은 `인간이라는 딜레마`를 고심하면서 사고 메커니즘으로서의 `언어학`과 관계 메커니즘으로서의 `사회학`을 전반적으로 살펴야겠단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지하 수로망 같은 뇌과학과 진화심리학으로 관점을 확장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 외부로 드러나보이는 남성 vs 여성의 다름, 권력 지배화의 문제에서 더욱 도약해서 살펴야 될 거란 생각을 합니다. 
언어가 중요한 단초이기도 한데요. 
˝김치녀˝, ˝된장녀˝, ˝김 여사˝ (더 심한 단어들은 차마 자제) 같은 단어들은 한방에 폭탄이 되죠. 그걸 쓰는 사람은 그걸 잘 알고 있기에 강조해서 반복해 쓰고 있죠. 습관화되어 가면서 언어의 계층화, 구조화를 만들며 패거리 문화가 강력해지고  있죠. 
최근 일본의 재특회, 일베의 용어들과 폭력성이 그 극단을 보여주고 있고요. 트위터 등 해서 온라인의 수많은 언어 배틀 또한 논의보다 언어의 포화만 되기 일쑤입니다. 거기 사람은 없고 타자화된 공격 대상만 있습니다. `언어충`이란 계층이 생길 것도 같은 상황입니다.

남자가 여자를 가르치려 드는 메커니즘도 언어성과 사고 문제와 연관되죠. 이론적으로 난관에 봉착할 때 그래서 쉽게 폭력성으로 변질되는 거라고 봅니다. 언어 폭력이든 실질적 폭력이든. 
논쟁보다 비교적 상대와의 공감을 바탕으로 문제와 대화를 풀어가려는 성향이 강한 여성의 발언이 무력해지는 지점이기도 하죠. 이 지점에서 주로 지적 능력, 실력 차 운운하는 것 같더군요. 이건 제 추측성 소견입니다.

사고(思考)요? 합리화는 많이 보이는데, 일상에서 제대로 된 사고는 참 보기 어렵단 생각입니다. ˝네가 뭘 알아? 내가 더 잘 알거든! 병신˝ , ˝제대로 알고 까불어라, 루저˝를 교활하게 언어 속에 숨겨 상대를 조롱할 줄 아는 인간의 언어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닙니까?

남성 끼리 장난삼아 서로를 ˝쌍년˝이라고 부를 때 그것은 과연 언어의 자유입니까. 거기 휩싸여 그 배설을 들어야 하는 제삼자는 어떤 자유가 있습니까.
배우고 못 배우고의 차이입니까.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는 상위 지배층의 어이없는 행태들을 굳이 가져오지 않겠습니다.
또래 집단 문화나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만 치부할 수 있습니까. 문화에 소속되어있지 않은 인간은 없는데, 같은 문화권이어도 왜 그렇게 다를까요. 유전적 우생학과 강자 생존을 들이대야 합니까. 
종교, 정치, 일상 전반에서 우리는 거의 본능적이다시피 희생양을 파악하고 동원합니다. 그것을 받아들인 개인의 틀, ˝쌍년˝이라 부르는 그 언어 배면에는 `여성`이라는 희생 대상이 상정되어 있으며, 모종의 쾌감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때 여성도 남성처럼 뭉근하게 숙성시킨 욕지거리로 맞대응하면 된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핵폭탄을 핵폭탄으로 막자는 어리석은 심산이 아니라면.
모멸은 모멸로 대응하는 게 아닙니다. 상처로 되갚아줌으로써 상처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 전쟁과 보복의 불합리성과 비인간화를 우린 무수히 봐 왔습니다.

이성과 이론으로 무장한다 한들 자신과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비뚤어진 편협성이 감지되고 반성되지 않는다면 타자에게 쉽게 폭력을 감행하는 뿌리 깊은 배척성과 대결의식을 덮어둔 채 문제의 단편만 논하는 게 될 겁니다.

이쯤에서 저는 모두에게 『인민이란 무엇인가』 책을 추천합니다. 얇지만 묵직한 명제들이 가득한 책이죠. 평생 언어와 권력성의 관계-˝구별짓기˝를 연구했던 사회학자 부르디외 챕터라도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의 저서 『언어와 상징권력』에서 가져온 논의입니다. 부르디외 저서들이 워낙 두껍고 방대해 접근하기 어려웠던 독자라면 부르디외의 연구를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이 될 겁니다. 여러 개론서보다 저자의 육성을 직접 들을 때 명확히 전달되는 게 있죠.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게 단 하나일 지라도ㅡ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ㅡ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앎이 됩니다.

이 책은 여성 뿐 아니라 성 소수자, 이주 노동자 등 세계 곳곳에서 피지배층으로 몰리고 있는 인간-인민에 대해 고심하며 말하고 있습니다. 

무슨 권력이라도 있는 듯 ˝대중˝이라 부르고 있지만 쉽게 ˝소수자˝를 만들고 있는 수많은 사회 시스템들과 사고화 과정을 들여다보지 않고 개인 대 개인의 지루하고 허무한 논쟁으로만 치닫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페미니즘이라는 패러다임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인간의 문제입니다.
우리의 ˝항구적 격차˝를 이해하고 격파해야 할 실천의 문제입니다.



ㅡAgalma





한나 아렌트는 우리가 인간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 한, 정치적 차원을 생각하는 데 결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정치는 바로 인민들이라는 다른 어떤 것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인간들이라는 다수성은 갈등이든, 공동체이든, 각각의 경우에 다르게 변조된다.
조르주 디디-위베르만 <감각할 수 있게 만들기> (p97)

나는 기능적으로 ㅡ그것의 진짜 본성에 의해ㅡ급진적으로 해방자일 어떤 존재를 믿지 않는다. 자유는 실천이다. 따라서 사실 일정한 구속들을 수정하려 하는, 그것들을 보다 유연하게 민들려 하는, 심지어는 그것들을 부수려 하는 수많은 기획들이 항상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획들 중 어떤 것도 단순히 그것의 본성에 의해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 인간들의 자유는 그것을 보장하는 기능을 가진 제도들과 법들에 의해 결코 보증되지 않는다. (...) 만약 우리가 자유가 실제로 실행되는 장소ㅡ어쩌면 그것이 존재할 수도 있다 ㅡ를 발견한다면, 우리는 그것이 대상들의 본성 덕분이 아니라 역시 또 한 번 자유의 실천 덕분이라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이것은 어쨌든 우리가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들을 행사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을 빈민굴 안에 내버려 둘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정의상 자유의 기계는 없다. (...) 상호 관계들과 그것들 사이의 항구적 격차들만이 있다.

본문 p119에 인용된 미셸 푸코 <헤테로토피아>(이상길 옮김, 문학과 지성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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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7-26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항상 님의 글이 어려워서.... 다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이해한 몇 가지만, 제 변명을 좀 하겠습니다.

1.

저도, 위에 링크된 글을 써서 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어제 글을 올릴 때도 그랬고, 어제 밤에도 계속 이 글을 올린 게 잘한 걸까,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말해야겠습니다. 저는 그 댓글을 받고서는 제가 잘못한 걸 먼저 생각했습니다. 제가 잘못한 게 있기에 저런 댓글을 받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는 유아적이고, 자기만족적인 글을 올리지 말아야겠다고 나름 결심했습니다. 제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런 댓글을 받고도 자기반성을 먼저 했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제 방에 들어오고, 댓글을 남긴 사람에게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와 제 글에 댓글을 단 분들을 ˝김치년들˝이라고 부르는 건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똑같은 행동을 제 방에서도, 다른 분의 방에서도 하지 말라는 경고였습니다.


2. 여성도 남성처럼 뭉근하게 숙성시킨 욕지거리로 맞대응하면 된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김치년˝에 대항할 욕을 생각할 게 아니지요.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사람에게 ˝다시는 오지 마세요.˝라고 해야하는지,
아니면 이 사건 자체를 알라딘서재에 올리지 말아야했는지 말이지요.

모멸을 모멸로 맞대응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그 부분에서는 제가 미숙했습니다. 욕으로 대항할게 아니지요.
그 사람은 ˝김치년˝이라는 한 번에 이해되는 명확한 용어를 사용했지만, 저는 다른 말을 찾는 게 더 좋았겠지요.
....


3. 다만....

저는, 이상한 댓글을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받더라도 기분 나쁠 내용이고, 그 내용 자체가 명확했습니다.
어제 글을 올릴 때와 똑같이 그 댓글을 받고는 그 몇 일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자꾸 신경이 쓰였습니다.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쓴 몇 개의 문장 때문에요.
제가, 좀 심성이 약한 사람이라 그렇겠지만, 저는 그랬습니다.

뺨을 맞고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더니, 네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말하시는 것 같아 좀 서운합니다.
불쾌한 글을 올린 저를 탓하시면서, 그 사람이 잘한 게 없다, 나쁜 행동이다, 라고 한 말씀 해 주셨다면
제 마음도 풀어졌을텐데요. 내가 좀 심했나요? 하면서..... 그래요, 욕은 나빠요, 하면서요.

그 사람을 탓할 때는 문화와 사회 이야기를 같이 어울러 두리뭉실하게 언급하고는,
저에 대한 비판은 명확하고 엄정해서, 저는 좀 서운합니다.

AgalmA 2015-07-27 02:34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오해이십니다. 저는 단발머리님의 글이 맞대응이라고 생각하고 이 글을 쓴 게 아닙니다. 심려가 너무 크셔서 관련한 얘기가 아픈 부위에 소금을 뿌리는 것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을 너무 방어적으로 받아들이신 건 아닌지 싶습니다. 물론 제가 그 정도 신뢰를 줄 수 없었다는 것도 참 아픈 일입니다.
오타 같은 실언, 친목질로 보일 가벼운 말투, 어쩌면 상대가 원하지 않았을 댓글...도 몇 번 쌓이면 상대에게 우호적이기 보다 굉장히 자기중심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싶을 때 많았죠. 이건 님이 그렇게 저를 볼 수 있다 말하는 게 아니라 제가 다른 이들에게 건넨 제 댓글을 반추하던 때 단상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느껴지면 저는 댓글을 지우게 되죠..
사람의 언어라는 게 관계 속에서 얼마나 어려운지요. 저는 단발머리님 글을 지지하려는 뜻이었는데, 이리 되었으니 말입니다...

단발머리님이 그 일을 공개적으로 알린 것은 잘하신 일입니다. 그런 일은 계속 일어날 것이고 피해자 혼자 삭이는 것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억울함, 수치심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밖으로 드러냄으로써 공론화는 지속되어야 합니다. 페미니즘 뿐 아니라 사회 모든 문제는 그렇게 관심을 가질 때 겨우 조금 움직일 수 있다는 걸 봐 왔으니까요.
단언합니다. 저는 이 글에서 단발머리님을 탓하는 마음도, 문장도 쓰려 한 적 없습니다. 님을 가르치려는 의도도 단 1%도 없습니다. 책 추천도 다같이 읽어보고 생각해보자 싶어서, 님 서재에서 댓글을 지우고 제 서재에서 페이퍼로 쓴 것이고요. 그러나 단발머리님과 그 누구라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건 인정하겠습니다.
그래서 ˝언어˝가 이토록 중요하고 뼈아프며 공부의 큰 벽이라 생각하고 있는 거고요.

단발머리 2015-07-26 18:12   좋아요 1 | URL
저는 Agalma님이 저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위의 글을 올리셨다 생각합니다.

타인에 대한 미움을 자기 삶의 양식으로 삼아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는 해도, 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사람을 움직인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움직이며 산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님의 애정을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저에 대한 님의 애정이 적었다고 느낀 건 사실입니다.
위의 댓글을 올리기를 잘했던 것 같습니다. 님이 오해라 하시니,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Agalma님이 제게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을 통해 저도 한 가지 배웠습니다. 그 점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AgalmA 2015-07-26 18:31   좋아요 1 | URL
곰곰이 생각해보면....섭섭하다고 팽~할 수도 있었을 이 가벼운 온라인 관계 속에, 그래도 그 섭섭함을 말할 정도의 신뢰가 있었던 거겠죠? 단발머리님의 인간적 면모 때문일까요? :) 고마워요. 단발머리님.
언제나 응원하니 기운 잃지 마시고!
 




비가 오는 날세계는 비밀의 베일을 쓰고 나를 바라본다.




버스에서 한 母子의 정경이 불현 듯 <Blue Valentine>(2012)을 불러왔다.

쓰다듬음서로를 향한 기울임.

딘과 신디가 버스 안에서 바라보던 죽은 월터 씨의 펜던트.

연인 속의 연인.

사랑 속의 사랑.




그때 우리는 우리가 통과하던 무지개를 몰랐다.














너의 푸름, 나의 붉음... 그런 구분이 필요없는 시간이 있었다. 

우리는 그저 화려한 외로움을 옷처럼 매일 갈아 입었고

푸름도, 붉음도 어디든 있었다. 누구든 가지고 있었고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너는 너대로 너였고, 나는 나대로 나였다.







늙은 월터의 집은 한 세월을 견디며 흡사 3차 세계대전의 모습이 되어 있었다

요양소 좁은 방에 마지막 안착을 하는 월터 씨를 위해 딘은 정성스레 방을 꾸몄다그의 군복성냥갑신발들.

순수한 선의.

그리고 맞은 편에서 방문을 닫고 있던 신디를 만났

세계의 우연성.

알 수 없는 호감.(여기서 뇌과학과 심리학은 안 꺼내고 싶다...) 







그때 아무것도 모르던 딘과 신디는 먼 훗날 결혼을 하고딸을 키우며개를 잃어버린다

결정적으로 잃어버린 것이 있는데서로를 향해 무한히 열려 있던 친화력.




 

우리의 미래는, 닫혀있어 더욱 남루한 현재로 나타난다. 

죽은 무엇을 알리듯 죽어버린 개를 위해 울어야 했던 딘은 <미래의 방>을 예약했다

이 방은 창문도냉장고도 없었. 이 방이 <큐피트의 동굴>이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아니.

여기서 당신은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 물고기 테마 방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 푸른 이별의 공간을...








장애가 있는 것처럼 할머니의 휠체어를 타고 감정을 찾아다니던 신디.

조제- 신디, 츠네오-딘의 비교는 당신에게 맡긴다.

과거 어딘가에서 신디와 딘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대통령 이름을 천연덕스럽게 외우는 황당한 그녀, 코믹한 텝 댄스를 출 줄 아는 사랑스러운 그녀신디.

결혼은 안할 거라면서 대책 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생각많은 그.





우크렐레를 켜며 노래를 부르던 그는 

이제 페인트칠로 얼룩진 손에 매일 술과 담배가 떠나지 않는 남편이자 아빠의 모습이다

딘의 '낭만성과 즉흥성'은 신디에게 이젠 '미래가능성 없음, 대책 없음'으로 보인다.

신디가 원하는 가 아니다.

딘도 원하던 바가 아니다.

원했던 너 - 나는 어디가고, <미래의 방>에서 우리들은 취하고 싸운다.

도대체 우리가 원한 너 - 나는 어디에서 사라진 걸까?

원하는 것이 달라진 것인가, 시간이 흘러서인가. 더 많은 것을 원해서인가.






파란 가운파란 장갑아무리 꼭 붙잡고 있어도 그 불안은 모두 그녀의 몫이었다

(아이 이야기는 스포 같아 자세히 밝히지 않겠다)

그녀는 낙태를 거부했다.

우리는 우리의 거부를 정확히 알 수 있으며, 그것을 인정할 수 있을까.



불안에 휩싸여 있는 그녀에게 딘은 가족이 되자고 말했다.

소유가 아니라 를 지켜주고 싶기 때문에, 자신의 신념을 저버리면서까지 꺼낸 말.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츠네오가 조제에게 할 수 없던 말.





자신의 꿈 ‘의학을 포기하고 가족이란 미래를 선택한 신디.

불안죄의식행복하고 싶은 열망.

하지만 맘대로 되지 않는 미래.

술 취한 채 휘청대며 다가오는 이라는 미래.




내게 미소 짓기 그리 힘들어?

결혼반지던져 버리지 뭐.

내 아내한테 이메일 보낸 놈이 너야한 대 맞은 거 가지고 내 아내를 자른다고?

 

 결혼의 축복은 갑자기 다가왔다.

이별의 폭죽은 바라던 게 아니었다.

그때 우리가 알 수 있는 우리도, 미래도 없다. 


신디.... 

우리가 공유하는 인간의 삶이여, 우리의 사라진 친화력이여우리만의 음악이여.

난 모두를 이해하고 싶었어.



ㅡAgalma




 





교양 있는 사람들마저 아주 소중한 예술품을 얼마나 거칠게 다루는지 아신다면, 제 예술품을 많은 사람들 속에 내놓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이해해 주실 겁니다....메달을 잡을 때엔 가장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걸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사람들은 아름다운 메달을, 깨끗한 표면을 손으로 만지지요. 소중한 물건들을, 마치 예술 형식을 그런 식으로 검사라도 하듯이,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 사이에 이리저리 굴린답니다. 커다란 판을 들 때는 두 손으로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마치 거만한 어느 정치가가 신문을 집어들어 신문지를 구기면서 이미 자기는 세상사에 대해 나름대로 판단을 하고 있음을 겉으로 드러내 보이기라도 하듯이, 사람들은 소중한 동판화나, 세상에 둘도 없는 그림을 한 손으로 집어들지요. 만약 스무 사람이 차례로 예술품을 그런 식으로 다룬다면 스물한번째 사람에게는 볼 것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답니다

괴테 [친화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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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4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5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5 0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5 0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윗듀 2015-07-24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보고 너무 슬펐어요.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ㅜㅜ 잘 읽고 가요.

AgalmA 2015-07-25 00:50   좋아요 0 | URL
몇 번째 본 지 모르겠어요ㅎ 볼 때마다 이런저런 인간 심리를 짚어보게 되는...
수영장에서도 잘 살펴 주세요ㅎ/

지금행복하자 2015-07-24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군요~ 찾아봐야겠어요~~~

AgalmA 2015-07-25 01:04   좋아요 0 | URL
라이언 고슬링 연애물과 조셉 고든 레빗 연애물 ~어.느.것.이. 더. 재.밌.을.까~ 혼자 견줘 보기도 합니다ㅎ
둘다 막강해서;;
즐감/ 후폭풍 심란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21세기컴맹 2015-07-25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무래도 모바일은 눈이 피곤하여 웹으로 읽으니 가독성이 훨 좋군요 ^^
빗소리 즐기며 아는 척 해봅니다.
저 영화 ㅎㅎ 아들이 보여달라는 그것

AgalmA 2015-07-25 01:22   좋아요 0 | URL
전체로 볼 수 있어 웹이 좀 편하긴 하죠^^?
아니, 그렇게 장성한 아들이 계십니까@@
조셉 고든 래빗 나오는 <500일의 썸머>와 같이 보시면서 미주알고주알 할 말이 많으실 거 같습니다ㅎㅎ

21세기컴맹 2015-07-25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금도 제게 칸트적 윤리를 배반하지 말라며 방문을 쾅 닫고 이 더운데 말이죠 ㅋㅋ
전 한국적 속물주의자거든요

AgalmA 2015-07-25 01:22   좋아요 0 | URL
앜)) 흥미로운 부자 관계입니다. 칸트적 윤리ㅋㅋ! 아드님 교양이 넘사벽이신데요~
저도 이웃의 교양을 두려워하며 칸트를 좀 열심히 읽어야겠습니다ㅎ

CREBBP 2015-07-25 0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자가 함께 머리를 기울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뭔가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조는 것 같지는 않고..

AgalmA 2015-07-25 04:42   좋아요 1 | URL
아들은 계속 핸드폰 보다가 엄마 보다가 하고 있고, 엄마는 아들 보다가 창밖보다가 그러더군요^^....저 파파라치는 아녜요ㅜㅜ;;

양철나무꾼 2015-07-2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위 사진 분위기 넘 좋아서, 제가 맘대로 업어가요, 저작권 신청하심 사용료 지불할게요~^^
아, 이 영화 우클레레~ㅋㅋㅋ~.

AgalmA 2015-07-25 11:16   좋아요 1 | URL
어디디가 쓰시게요ㅎㅎ...저작권 신청할 정도의 위치에 좀 사용해 주세요~
우크렐레 좀 키실 줄 아십니까. 좀 논다 하면 악기도 하나 만질 줄 알고 그래야 되는데, 저는 그게 에러예요ㅎ

양철나무꾼 2015-07-25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디다가 사용할지는 지금부터 궁리해봐야죠, ㅋ~.
우클레레는 만져본적 없고요~, 소싯적에 클래식 기타는 좀 쳤죠. 지금은 집에 일렉기타만 세개에요.당근 울아들의 `놀자`용이구요.
밤새 비가 내리던 것도,
그 비가 그치는 것도 잠시 멈춰버린 시간 같이 느껴져요. 날씨는 꿉꿉하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도 덕분에 경쾌하게 시작합니다~^^

AgalmA 2015-07-25 11:30   좋아요 1 | URL
집에 일렉기타만 세 개ㅋ! 소형 앰프와 이펙터를 가지고 고독에 휩싸여 연주하는 제 환상은 어디로 갔는지ㅜㅜ...
그래서 전 영화 속 딘도 참 이해하겠다는...내멋대로 자유롭고자 했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