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컴백 무대이자 마지막 공연 《THIS IS IT》을 한 달 앞두고 사망한 Michael Jackson.

이 공연 오디션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달려온 댄서들은 한결같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삶은 참 고달프죠. 그런데 마이클로 인해……"
공포의 대상으로만 보던 좀비를 춤추게 만든 유일무이한 사람.
자신의 열정으로 사랑을 주고 춤추게 만든 사람.
열정이 단지 재능을 꽃피우게 하는 게 아니라 많은 것을 말할 수 없이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걸 보여준 사람.

그 실천에 동참해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만든 사람.

그래서 열정은 어느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삶을 바꾸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THIS IS IT》공연 리허설 모음

 

 

르헤스는  《작가란 무엇인가 2》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그쪽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단어를 발견하면 지워버리고 평범한 단어를 사용합니다. 에스파냐 고전이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빈민가에서 사용했을 법한 평범하지 않은 단어도 그렇고요. 잘 쓴 글에서는 모든 단어가 똑같은 식으로 보여야 한다고 스티븐슨이 말했습니다. 어색하거나 특이한 고어풍의 단어를 쓰면 그 규칙이 깨집니다.  훨씬 중요한 건 독자들의 주의력이 그 단어 때문에 흐트러진다는 점입니다. 독자는 당신이 형이상학이든 철학이든 무엇에 관해서 쓰든 간에 평이하게 읽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 같은 단어를 창조해내며 독자가 어려워하는 소설을 쓴 걸로 유명한 보르헤스가 저렇게 말한 게 의외이지만, 보르헤스의 저 말처럼 Michael Jackson 노래는 어렵지 않다. 그는 본능적으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았다. 악질적인 언론 플레이와 공격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를 사랑했던 이유는 그가 우리 마음속의 슬픔과 열망을 너무나 잘 대변해 주었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을 넘어 그것을 묶어내는 열정의 기술이 "의력"이다. 그 힘이 우리 가슴을 뛰게 하고 변하고 싶게 만든다.

음악 속에 있으면 사람들은 사랑스럽다. 또 나 자신을 좀 더 사랑하게 되고 모두에게 좀 더 마음을 열게 된다. 이상한 마법이다.

 

 

 Michael Jackson - Liberian Girl

 

 

잭슨 5 시절 음악을 부르는 40대의 마이클을 보며, 그 한 곡을 부르는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들과 상념들이 스쳐 지나갈까 생각했다. 지금 우리의 말 또한 단순히 지금만을 보여 주지 않는다. 우리가 거쳐온 모든 삶의 편린들이 거기 스며 있다. 니얼 데닛은 우리의 의식이 뇌의 물리적 구조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의 논리는 지나치게 환원적이다. 구성적인 면으로 보면 복잡한 지성을 가진 로봇과 인간은 다르지 않다고 비교하며, 자아란 허구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구성하여 보여주는 의식이 그 사람의 개성을 보여주며, 각각이 형성한 인식의 그물망이 존재의 노래라는 것을 간과하는 건 아닐까. 차라리 로봇에게도 자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SF 소설가들은 오히려 그 점에 더 집중했다.

 

 

 

음악에 빠져 있는 바보 하나 추가된다고 지구가 망하진 않겠지. 잠시 휴전을 하게 만든 음악도 있었다잖아.

음으로 만든 길은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않는다. 음악으로 만들어진 약이라서?

 

 

 

 

 

 

 

 

 

 Röyksopp - Vision One
 

 

 

 

 

 

 

 

Arco - Flight

 

 

 

 

 

 

 

 

 

The Czars - Drug

히스 레저!

 

 

 

Frances - Don't Worry Abou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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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0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0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0-20 0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곡 ~ 음색이 크흐.. 넘 좋다는!

AgalmA 2016-10-20 06:12   좋아요 1 | URL
이웃에게 최상의 서비스가 되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흐흐.
좋은 음악이 너무 많아요ㅜㅜ!
야행 장군이신 건 여전하시군요. 건강 조심(삐뽀삐뽀빠이)

[그장소] 2016-10-20 14:44   좋아요 1 | URL
ㅎㅎㅎ역시 서비스에 발군!^^ 유머도 발군!^^

yureka01 2016-10-20 0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음악 한곡은 또 힘을 만드는 동력같아요.^^.

AgalmA 2016-10-20 19:51   좋아요 1 | URL
밤에 올린 글이라 아침에 듣기엔 어땠나 모르겠네요^^; 좋은 음악들이라 기본은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스윗듀 2016-10-20 1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 곡 많이 알고가네용ㅎㅎ
아 히스레저 ㅠㅠ

AgalmA 2016-10-20 19:54   좋아요 0 | URL
네. 히스 레저예요ㅜㅜ...어쩐지 조셉 고든 래빗과 참 닮았다 싶기도 하고... 울 때 오만상 찡그리는 모습은 또 얼마나 와닿는지...
책보다 좋은 음악이 더 많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페크pek0501 2016-10-22 0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용을 배울 때 음악이 빠지면 참 싱거울 거예요. 음악이 듣기 좋아 감상하면서 더 즐겁게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음악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죠. 음악은 전세계 사람들의 공통된 언어 같습니다.(이것 어디서 읽은 것도 같음. ㅋ)
가사를 몰라도 듣기 좋거든요.
지금 듣는 것도 아래에서 두 번째인데 가사 몰라도 좋습니다. 감사하게 듣고 갑니다.

AgalmA 2016-10-22 00:37   좋아요 1 | URL
http://www.youtube.com/playlist?list=PLHUSAugCm8iqLbdlw7FQyl_UtDsSQfmGx


무용과 음악 속에 pek0501님이 만끽하실 자유와 표현을 지지하며/

페크pek0501 2016-10-22 00:39   좋아요 1 | URL
좋은 선물 감사드립니다. 두 개 봤는데 두고두고 보겠습니다.
제가 몇 개의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무용학과 대학에 가서 음악과 무용에 푹 빠져 살고 싶군요.
매력적인 세계예요.
같은 동작을 여럿이 통일해서 음악에 맞춰 하는 게 저는 참 재밌습니다.
아직 혼자서 작품 공연할 수준은 아니고요.
고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11-04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과 음악이 어우러지니 너무 좋습니다^^
 

 

 

 

 

 

 

 

X-Japan HIDE는 참 그리기 재밌는 모델이었다.

 

 

 

 

 

 

 

신해철은 잘 그려지지 않아 속상했다.
분향소 갔을 때 팬이 신해철 그린 거 갖다 둔 거 본 것 같은데...

정신이 없어 나는 뭘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도 못 했다.
내가 가지고 있던 것과 똑같은 것들이 세월의 흔적과 함께 거기 있던 게 꿈같았다.


 
 
아, 나 정말 열심히 그림 그리던 학생였는데...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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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6-10-1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galma 님, 일본 대중문화 세례를 많이 받으셨군요~ 이 말이 일면 모순스러운 게, 솔까 한국인 치고 일본 문화 세례를 안 받은 사람이 거의 없으니까요. 저 또한 (그렇게 많이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학창 시절부터 (한국보다 거의 100여 년을 앞서간) 일본 만화의 상상력에 깊게 영향받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한국인은 음주가무나 주색잡기 쪽으로 나가야 승산이 있지 않을까 봅니다. 노벨 과학상은 상상력과 토론과 논쟁의 유전적 요소가 없으면 거의 불가능한 꿈이죠. 한국인한테는 토론과 논쟁을 본능적/유전적으로 기피하고 적대시하는 속성이 있죠. 노벨 과학상에 목매지 말고 늘 하던 대로 음주가무나 주색잡기에 집중하는 게 우리 한국인들 적성에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해서 노벨 문학상 하나쯤은 우리한테도 가능할지 모릅니다. 딴따라/환쟁이/영화판은 물론이고 문학판에 음주가무와 주색잡기에 능한 인재들이 많으니까요.

AgalmA 2016-10-17 14:13   좋아요 1 | URL
qualia님 안녕하세요/
흥미로운 댓글입니다. 한국 전반에서 일본 문화 영향을 안 받은 사람 있을까 싶긴 합니다. 문화 자체가 제국주의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소화해내는가가 관건이겠죠. 일본은 다른 문화를 자기 걸로 소화해내는데 뛰어나죠. 한국은 그런 부분에선 참 경색되어 있었죠. 요즘은 살아남아야 되니까 어떻게든 해 보려고 하는 거 같은데........식민지와 전쟁, 군부 독재 여러가지 탓을 하긴 쉽지만 자신과 다른 걸 잘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게 외부 환경탓이기만 할까요. 그래서 qualia님이 사회적이라 말하지 않고 본능적/유전적이라 말하시는 걸 이해합니다.
제가 이 땅에 태어났고 살기 때문에 더 애정을 기울이고 사람들의 삶을 걱정하지만 한국이라는 국가가 무슨 상을 받든 관심이 없고 그런 대리만족은 원하지 않습니다. 어느 나라가 되었든 모두를 위한 성과를 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음주가무와 주색잡기도 창의력이 필요하죠. 잘하기만 해서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만 익혀서 되지 않는다는 거 다 아는 바 아닙니까. 한국의 문화 콘텐츠들에서 늘 아쉬운 게 소프트웨어적인 거 아니던가요. 시스템도 시장중심이고 한국은 천재 주도형도 안 통하죠. 득달같이 달려 들어 뜯어 먹으려거나 깎아내리기 바쁘니까요. 앞으론 협업이 더 중요한 시점인데 총체적인 난국입니다.

커피소년 2016-10-17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엑스제펜... 히데...

넥스트.. 신해철...

그림을 정말 잘 그리십니다..^^

동영상 음악도 공통점이..^^

옛날 추억에 빠져들 수 있었던 좋은 글이네요.. 감사드립니다..ㅎㅎ

AgalmA 2016-10-17 09:53   좋아요 1 | URL
김영성님,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알라딘 서재는 그림 그리기에 취미가지시려는 분들 많아서 좋던데요^^
예전 그림이나 들춰보지 말고 지금! 열심히 그리려 노력해야 겠지요. 칭찬 감사합니다/

커피소년 2016-10-19 01:51   좋아요 1 | URL
알라디너의 관심분야가 매우 다양하더군요..ㅎㅎ 사진, 그림, 음악 등등 ㅎㅎㅎ

그 중 그림에 취미를 가지시려는 분들도 꽤 있을 겁니다..ㅎㅎ

예전 그림을 들춰보는 것..ㅎㅎ 상당히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과거를 많이 추억하니까요...

그림으로 추억을 남기는 것 ...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ㅎㅎ

저는 예전에 그린 그림이 하나도 남아 있지가 않아서 말이죠..ㅎㅎ

그림을 그리지 않은지도 오래 되었으니..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림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네요..

AgalmA 2016-10-19 05:55   좋아요 1 | URL
초딩 때 일기장이랑 미술대회 가서 상 받은 그림, 제가 스토리 짜서 그린 만화 그런 걸 다 잃어버려서 저도 아까운데, 김영성님은 하나도 안 가지고 계시다니 더 서운하시겠습니다.
종이 양이 꽤 되어서 이사 때마다 짐이 되긴 하지만 죽을 때까지 가지고 다니긴 할 거 같아요. 다시 그리라고 해도 똑같이 나올 그림이 아니니까....
그림 그리기에 폭 빠져 있는 시간 참 좋죠.
가족과 함께 가을 소풍 가서 수채화로 단풍 담아 보세요 :)

커피소년 2016-10-19 10:41   좋아요 1 | URL



하도 이사를 많이 다녀서 그럴 겁니다..ㅎㅎ

초딩 때 일기는 언젠가 읽은 적이 있었는데 읽고서 너무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네요.

제가 책을 안 읽은 것은 아닌데 책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별개더군요.

어렸을 때는 글을 더럽게 못 썼거든요..ㅎㅎ



저도 미술대회 나가서 상 받은 그림도 없어지고.. 상장도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요..ㅎㅎ

만화도 그리고 그랬는데... 그것도 어디로 갔을까요..ㅎㅎㅎㅎ

집에서 오래된 물건을 잘 버립니다..ㅎㅎ 제 동의 없이요..ㅎㅎㅎ



진짜 아쉬운 것은 아갈마님 말대로 절대로 그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없거든요..

지금은 그 때의 풍부한 상상력도 없고.. 이제는 그림 그리는 것이 정말 좋아서 행복한 감정을 실어서.. 즐겁게 그릴 수 있는 정신 상태가 아니니까요..ㅎㅎㅎㅎ



“그림 그리기에 폭 빠져 있는 시간 참 좋죠.
가족과 함께 가을 소풍 가서 수채화로 단풍 담아 보세요 :) "


그런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오랜만에 그림에 대한 이야기 하니까 좋네요..
.

여러모로 아갈마님은 저에게 과거의 추억을 꺼내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시는 것 같습니다..ㅎㅎㅎ


다락방 2016-10-1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 그림에 엄청 재능 있는 분이셨군요!! 저는 그림은 영 젬병이라 정말 부럽습니다. 그림 잘 그리시는 분들은 진짜 멋있어요. @.@

AgalmA 2016-10-17 13:10   좋아요 0 | URL
제 주변에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이 많아 저는 기가 죽어 있는 상황^^;;;.....글은 개성이나 다양성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그림이나 음악은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할까....
끝없는 상대성 되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10-17 1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그림체는 전의 것들과는 또 다르네요.
왕년 X-Japan 팬으로 한말씀 드리자면 정말 캐릭터를 잘 잡아살렸습니다여.
아웅~, 좋네요, 좋아.


AgalmA 2016-10-17 22:54   좋아요 1 | URL
그림체도 열심히 그릴 때와 설렁설렁 그릴 때 차이가 나요. 글 안 쓰다보면 좋은 글 잘 안 나오듯이^^;;
양철나무꾼님은 누구 팬이었습니까ㅎ X-Japan도 참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짠하죠. 보컬 토시가 나가서 팀이 해체되었잖아요. 팀과의 불화설 등 말도 많았는데, 내막이 황당하더군요. 사이비 교주가 사주한 여자가 애정에 굶주린 토시를 꾀어내 전재산 다 날리고 그토록 원한 사랑도 다 가짜가 되는.... 철저히 이용만 당하고 요시키 도움으로 다시 X-Japan으로 돌아오게 된....
X-Japan을 그런 사이비 교 때문에 잃었다니 속상하더군요.

북다이제스터 2016-10-17 2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X-Japan 엄청 팬 이었습니다.
그런 음악 또 언제 들어보나 싶습니다. ^^

AgalmA 2016-10-17 23:03   좋아요 2 | URL
제겐 X-Japan에 대해선 아주 특별한 추억이 있습니다.
당시는 일본에 문화 개방을 안한 상태여서 비밀리에 들여온 음반을 사야 했지요. 보통의 CD 값 3배를 부르길래 너무 비싸다고 투정하니 주인 말이 예술~ ˝그 값 만큼 열심히 들으면 되지 않느냐?˝ 그 말에 바로 긍정하고 시디를 샀죠. 최근에 그 시디 중고로 팔았지만, 15년이나 지난 이 CD를 아직도 사는 팬이 있다는 것에 또 홀로 감동!

북다이제스터 2016-10-17 23:08   좋아요 2 | URL
저도 비슷한 추억 있습니다.
전 친구 소개로 알게 되었는데요.
이런 음악도 모른다고 핀잔 많이 들었습니다. ㅎ
오늘 밤 자며 들을 음악 이미 딱 정해 졌네요, 자동으로... ㅋ 감사합니다. ^^

AgalmA 2016-10-18 00:57   좋아요 1 | URL
endless rain, tears, say anything, forever love 등이 있긴 하지만 토시의 고음과 거의 들썩들썩 사운드인 걸 생각하면 북다이제스터님 잠자리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ㅎ;
굿 수면되시길.... 요즘 제겐 이게 가장 문제라....

커피소년 2016-10-19 0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 글과 댓글 덕분에 엑스 제펜 노래를 다시 듣고 있습니다..ㅎㅎ

다시 들어도 역시나 좋네요..^^

엑스 제펜의 음악은 저에게도 추억의 음악이지요..

엑스 제펜의 음악을 계기로 일본 음악을 듣기 시작하였죠..

AgalmA 2016-10-19 05:57   좋아요 1 | URL
저도 X-Japan으로 시작했는데 추억이 같네요~ 저도 생각나서 어제 다시 들어봤어요^^

커피소년 2016-10-19 10:33   좋아요 1 | URL
아고.. 엑스 제펜에 대한 글과 댓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제 정말 간만에 행복하더군요...

평소에 불면증에... 수면장애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엑스제펜 노래를 들으면서 옛날에 좋았던 추억 떠올리고 하니..

잠도 편안하게 잘 오고.. 오늘 일어났는데.. 개운하더군요...

엑스제펜... 저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던 아티스트였거든요..^^

일본 음악을 접하고 나서 삶이 아주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니까요..

고맙고 정말 고맙습니다....

2016-10-19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6-10-22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어젠가 그젠가 침대에 누워서 봤는데 재밌게 꼼꼼히 잘 봤답니다. 댓글은 이제야 씁니다.
저는 연필화를 개인 지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인물화가 가장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주로 정물화를 그렸어요.
책 위에 커피 잔을 놓은 것, 접시에 담긴 과일, 배추와 양파 등.
그리고 풍경화 그릴 때 눈 오는 풍경은 지우개로 지워 나가면 눈 쌓인 땅이 되는 게 신기했고
비 오는 풍경은 사선을 그어 비를 나타내는 게 재밌었죠.
아갈마 님의 멋진 페이퍼를 또 한번 잘 감상하고 갑니다.

AgalmA 2016-10-22 01:23   좋아요 1 | URL
인물화 정말 어렵죠^^;
수채화에서 색겹침으로 명암과 채도 조절하는 거 보고 뭐야! 신세계! 했던 생각이 나네요^^ 물감끼리 겹치며 풍부한 그라데이션 만드는 것도 환상적이었고.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 때 각종 재주 부리며 그리던 일도 신났었는데 말이죠.
요즘은 악기 공부 못 한 게 너무 아쉬워요... 새해 계획으로 추진해 봐야 할 듯~
 
오늘 저녁 메뉴는 Jazz입니다. 뭐라고요?

Brad Mehldau (Piano), Larry Grenadier(Bass), Jeff Ballard(Drum&Percussion)

 

2009년 3월이었다. 허기와 가방 안에 커피를 잔뜩 쏟아 바지 오른쪽이 척척해진 채로  Brad Mehldau를 보러 갔다. 그가 내 사정을 알았다면 한곡 한곡 연주가 끝날 때마다 두 손 모아 청중에게 인사했듯 내게도 두 손을 모으며 안타까워해 주었을 거다. 건반 끝에 내려앉은 듯 그의 섬세한 연주 모습은 그대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는데, 그에 비해 나는 고무줄로 똘똘 뭉쳐놓은 이쑤시개 다발 같았다.
예술의 전당을 나와 건널목에서 호떡을 사 먹었다. 내 앞의 어떤 일행이 호떡을 사 먹을까, 얼말까 논의 중이라 2000원이라고 말해 주었더니 그중 하나가 날 알아보고 공손히 인사를 해왔다. 몇 달 전 우연히 알게 된 음악 공부하는 친구였다. 우울한 심사여서 내 인사는 형편없이 형식적이었다. 도대체 무슨 회로가 망가져 이 모양일까. 신호가 바뀌었고 우리는 각자 걷기 시작했고 우연도 공식적으로 끝났다.


사무실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담배를 사러 가게에 들어갔다. 특이한 담배를 피우는 통에 이 동네에서 하루에 7번이나 구매 실패한 경험도 있던 터라 나는 반은 포기하며 물었다. "ㅇㅇㅇ 있나요?" 청년의 응대는 세공품처럼 섬세해서 따뜻한 차를 대접받은 듯했다. 어쩐지 이 날은 공손한 사람들만 나를 기다리고 있는 기분이었다. "다행입니다. 한 갑 주세요." "이상하게 우리 가게는 특이한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이 자주 와서요. 장미도 있고, 라일락도 있고, 한라산도 있고 그래요." "한라산? 아, 그것도 주세요. 그건 얼마죠?"  "2000원이에요." 청년은 고운 미소를 지으며 거스름돈과 담배들을 주었다. 
이 날은 모두가 착한 사마리아인 같기만 해서 내 비뚤어진 걸음걸이를 의식하며 자꾸만 넘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7년이 흘렀다. 


Joshua Redman & Brad Mehldau (2016.10.15, LGArts)

 

2012년에도 Brad Mehldau는 트리오 구성으로 내한했지만 내가 그의 공연을 다시 보게 된 건 7년 만이었다. 내가 피던 담배들은 연애의 파국처럼 여러 차례 단종되었고, 나는 오기를 부리듯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7년은 얼마나 긴 세월일까. 기억을 불러내도 잘 걷지 못하는 이런 상태? Mehldau는 지친 중년의 모습이었다. 나도 아마 그럴 테지만 내겐 정확한 거울이 없다. 제대로 된 거울을 앞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다이빙 선수들이 발끝으로 그러듯 의자에 엉덩이만 살짝 걸치고 앉아 연주하던 Brad Mehldau. 영화 《Bird》에서 침대 난간에 위태롭게 앉아 있던 찰리 파커의 모습이 스쳐갔다. Ryuichi Sakamoto, Keith Jarrett 공연에서도 느꼈지만, 거장들의 피아노 연주에는 독특한 침묵이 섞여 있다. 공연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공기로 가득 찬다. Brad Mehldau 피아노 연주는 이성적이면서도 날카롭지 않고 감성적이면서도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묘한 절제의 매력이 있다. 관객을 향한 그의 자세와 더불어 이런 연주 스타일 때문에 나는 그를 "친절한 Brad Mehldau 씨"라 부른다. 공연 인상을 통해 나는 Ryuichi Sakamoto를 "자유를 꿈꾸는 수도자", Keith Jarrett를 "신경질적인 천재"라고 부른다.
오늘은 다른 천재를 조우했다. Joshua Redman.
며칠 전 본 《햄릿》에 등장했던 깃털이 무대 위로 간간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걸 유심히 보고 있었는데, 연주를 쉬고 있던 Joshua Redman도 그걸 잠깐 바라본 뒤 색소폰을 불기 시작했다. 그는 "전성기의 찰리 파커"로 불렸다.

 

"창조능력은 결코 저 혼자 뚝 떨어져 주어지지 않습니다. 이 능력은 늘 관찰의 재능과 함께 하지요. 그리고 진정한 창작인에게는 늘 자기 주변에서, 가장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것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는 요소들을 발견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음악의 시학 


 

Brad Mehldau 연주야 원래 좋아했던 터라 큰 놀라움은 없었고, Joshua Redman 연주에는 감탄이 계속 터져 나왔다. 이런 연주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테너 색소폰 소리로 말을 하고 춤을 추고 한숨을 쉬는 재능.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다.

“조슈아 레드맨은 때때로 테크닉, 창작 그리고 예술적 재능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최고의 연주에서는 그는 소리를 지르고, 경적을 울리고, 빙빙 돌기까지 한다.”
- Evening Standard

하버드를 졸업하고 예일대 법대를 가려다 워낙 출중한 음악 재능 탓에 재즈 연주를 하게 되었다니 전형적인 천재이다. 그에 더해 미셸 푸코를 보는 듯한 외모~

두 사람의 연주는 《Nearness》(2016) 음반으로 들었던 것과 판이했다. 새장에서 빠져나온 새의 날갯짓. 재즈는 특히 Jam(즉흥연주) 때문이 아니라 태어나고 있는 듯한 음악의 마력을 보기 위해서라도 현장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육감도 필요하다. 

 

 "모조품이 넘쳐나는 와중에 진품의 가치를 알아보려면 육감이 있어야겠지요. 우리의 스노비즘이 자기가 갖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악스럽게 질색하는 바로 그 육감 말입니다."
ㅡ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시학


 

내 육감을 알아보기 위해 이 글을 썼는데, 걸음마라도 뗀 상태이길 바란다. 


Brad Mehldau는 한국 공연은 자신에게 "Treasure"라고 말했다. 나는 어둠 속에서 '당신이 더 보물입니다.' 라고 답했다. 내한 온 뮤지션들이 한국 관객의 열의에 반해 대개 그랬기 때문에 새삼스럽진 않은데, Radiohead는 왜 다시 안 오는가ㅜㅜ.... 우리에게 조금만 더 친절해 달라! 



《음악의 시학》을 쓴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와 《음악의 기쁨》을 쓴 롤랑 마뉘엘은 예술로서의 "음악"에 대해 의견이 같았다. 그들은 예술을 자연적인 것이라든지 균형의 파괴를 뜻하는 혁명으로 보지 않았다. 술은 본질상 구성적이며원리와 규칙의 놀이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즐거움과 새로움을 찾는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인간이고, 받아들이는 것도 인간이다. 그리고 소수이다.

 

 


Joshua Redman/Brad Mehldau Duo - Book now at QP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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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6-10-16 1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벽한 페이퍼! 한 번의 공연은 다시 오지 않는다... 같은 연주자, 같은 관객, 같은 장소라 하더라도 그 시간에 느꼈던 일체감은 다시 오지 않잖아요. 그 특별함이 다시 반복될 수 없다는게 각자의 머릿속에만 남아 있으리라는게 왠지 슬퍼져요. 거장의 침묵이 공연장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그 핀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것 같은 집중과 숨죽임... 아 좋네요!!! 음악의 시학 보니까 롤랑 마뉘엘이 스트라빈스키를 그렇게 도와주었음에도 어디 땡스투에 이름조차 못 올렸다고 하던데... 기억이 맞나 모르겠네요. 역시 거장들은 치사한 듯 해요. 그건 그렇고... 7년 전에 장미, 라일락, 한라산이 여전히 나오고 있었다고요? 놀라운데요...

AgalmA 2016-10-16 14:40   좋아요 2 | URL
깊이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요. 뮤지션들이 공연하고 나서 그렇듯이 관객인 우리도 허탈감과 충만함이 섞인 묘한 상태에 빠지잖아요. 서로의 영감 속에서 공유하는 향유... 책과 애독자도 그런 상태일 테고. 이 중독은 정말 빠져 나오고 싶지 않아요.

거장들의 오만함과 치사함 저도 공감ㅎㅎ

저가 담배는 뭐 랄까. 배려 차원에서 단종 안 시키고 계속 놔두는 듯 싶어요. 그 담배들 파는 데가 많지 않아서 그렇지 아직도 있어요. 1 종류 정도는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네요.

북다이제스터 2016-10-16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콘서트 정말 좋으셨나봐요. ^^

AgalmA 2016-10-16 18:43   좋아요 1 | URL
이번 공연에서는 조슈아 레드맨이 큰 수확이었죠. 워낙 유명해서 몇몇 음악은 알았지만 음반으로 자세히 듣진 않았더랬어요. 제 취향과 맞는 ECM 레이블에서 소개하는 뮤지션에 관심 가지는 정도. 노르웨이 색소폰 연주가 얀 갸바렉을 좋아하긴 하는데, 관악기가 중심되는 음악을 대체로 좋아하질 않았어요. 귀에 거슬려서.... 레드맨 연주는 정말 사람 홀리더군요. 코브라처럼 제가 흔들흔들 그러고 있더라는ㅎ;;;

북다이제스터 2016-10-16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볼 수 없지만 꼭 가 보고 싶은 콘서트는
제겐 키스 자렛의 쾰른 콘서트 입니다.
넓은 야외 심야에서 있었던 그의 콘서트는
상상만해도 몹시...^^

AgalmA 2016-10-16 19:58   좋아요 1 | URL
키스 자렛하면 모두 쾰른 음반을 두 손 꼽죠^^ 저도 좋아합니다. 키스 자렛 공연은 공연자 성격이 느껴져서 몹시도 바늘 방석ㅎ;;; 예민하게 들어! 안 그럼 나 화 낸다! 막 그런 느낌ㅎㅎ 내한 첫 콘서트 때 사진 찍지 말라고 했는데도 누가 플래시 터트려 사진 찍는 바람에 키스 자렛이 발끈하며 공연 관두고 나가려고 한 걸 직접 본 터라;;;; 공연 말미였기 망정이지ㅎㄷㄷ

북다이제스터 2016-10-16 20:07   좋아요 1 | URL
네, 청중에게 안 친절하죠. ㅎㅎ
특히 쾰른 콘서트 당시 디스크로 몹시 더 예민했단 얘기도 들었습니다. ㅎㅎ

양철나무꾼 2016-10-17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다른 글들도 좋지만, Agalma 님의 이런 페이퍼를 보면 환장하겠습니다.
한개의 보이는 `좋아요`와 백만 개의 보이지않는 `좋아요`를 날리며~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AgalmA 2016-10-17 22:57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통 안나타나서 궁금했잖습니까^^! 이 글이 무슨 환장할 걸 가지고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좋다고 하시니 저도 좋네요^^ `보이지 않는 좋아요 백만 개를 날리다` 표현이 예술이네요! 말 비단 감촉에 졸도하겠어요ㅎ! 사전 만드는 책 읽으셔서 그런가ㅎㅎ~
 
음악에 관한 몇 가지 생각 곰의 눈 푼크툼 1
니콜라스 쿡 지음, 장호연 옮김 / 곰출판 / 201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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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된 <음악이란 무엇인가> 재출간 본입니다. 이 책이 궁금하신 분은 제 리뷰 참고하세요. http://blog.aladin.co.kr/durepos/7433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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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6-10-16 1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렇잖아도 이 책 보고 보관함 넣었다가 미리보기 보고 제 타입이 아닐 것 같아서 뺐는데요... (너무 어려운 듯 해서) 리뷰 보러 갈게요!!! 기쁨 기쁨

AgalmA 2016-10-16 14:05   좋아요 1 | URL
좋은 책인데 다시 조명받게 되어서 다행이에요. 책 표지도 이쁘고ㅎ 다행 다행!
 

 

 

 

 

 

 

 

 

 

 

 

표는 이미 내 손 안에~ 음반 예습도 열심히 했고!

겸손한 Brad Mehldau 씨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나 반갑고, 그 유명한 Joshua Redman 씨도 만나게 되다니 영광!

 

 

 

 

 

 

 

 

공연 후기는 아마...이따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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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가 ˝친절한 Brad Mehldau 씨˝라 부르는 이유
    from 공음미문 2016-10-16 05:10 
    2009년 3월이었다. 가방 안에 커피를 잔뜩 쏟아 고픈 배와 바지 오른쪽이 척척해진 채로 Mehldau 씨를 보러 갔다. Mehldau 씨가 내 사정을 알았다면 한곡 한곡 연주가 끝날 때마다 두 손 모아 청중에게 인사했듯 내게도 두 손을 모으며 안타까워해 주었을 거다. 건반의 끝에 내려앉은 듯 그의 섬세한 연주 모습은 그대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는데, 그에 비해 나는 고무줄로 똘똘 뭉쳐놓은 이쑤시개 다발 같았다.예술의 전당을 나와 건널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