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혹은 거짓 - 놀랍고도 유용한 58가지 기상천외 과학 상식 이야기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6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지음, 김지선 옮김 / 한림출판사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과학잡지 <스켑틱>이 전문적인 학술 성향 글이 많아 접근하는 데 좀 어려움이 있었다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칼럼을 실은 이 책은 일상과 연결된 유용한 정보와 재미가 돋보인다.

1장 [동물의 왕국] 관련해...
바퀴벌레는 머리가 없어도 몇 주는 살며, 떨어진 머리도 몇 시간을 버틴다는데 저...절대 보고 싶지 않은 광경 😰
코끼리가 기억력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사랑스러운 매력이 많은 코끼리~🐘
오징어 비행을 보고했던 <연체동물 연구지>라는 단어는 나만 웃긴가...



2장 [부모와 아이] 관련해...
˝많고도 다양한 포유류 종의 수컷은 젖을 분비할 가능성이 있다. 비록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동남아시아의 다약과일박쥐가 유일하지만. 그러나 아버지가 육아에 협력하는 것이 사회적 표준일 경우 남성의 젖분비는 실제로 우리에게 이로울 거라고, 생리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말한다. 모든 여성 노동자가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애쓰는 상황에서는 특히 그렇다. 그렇지 않다면 왜 남자에게 아직도 유두가 있겠는가? ˝
ㅡ니킬 스와미나탄 <남자도 젖을 분비할 수 있다> 중

부유(父乳) 수유 가능성과 사례를 소개하는 건 흥미로웠지만 남자의 유두를 부유(父乳) 수유의 필연성으로 연결 짓는 건 지나친 논리 귀결이었다. 지금까지 진화에서 모든 종들이 그런 경향이 희박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인간이 부유(父乳) 수유로 진화한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미래엔 인간을 낳고 키우는 시스템이 바뀔 가능성이 더 크다.


클래식 태교나 클래식 교육 효과가 부모와 인간의 믿음 측면이 더 강한 ‘유아 결정론‘이라는 연구 평가는 알려진 상식을 뒤집는다.
아이의 지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수동적으로 음악을 들려주기보다 아이의 손에 악기를 들려주라는 심리학자 프란세스 라우셔(Frances Rauscher) 의견이나, 아이와 함께 놀아주거나 아이가 사회를 경험하게 하는 상호작용이 더 효과적일 거라는 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Chabris) 의견에 나도 동의한다. 물론 클래식 음악 듣기와 두 심리학자가 권하는 방식이 모두 함께 라면 가장 좋겠다.


여자보다 남자가 나이 들어서도 생식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자랑하려는 사람은 들으라. 50세 무렵이면 생식 세포의 분열 횟수는 840회에 이르고, 건강하지 못한 정자가 세포자살할 것 같지만 ‘팀을 위해 희생하는 능력‘을 상실한 채 정신 장애나 육체 장애를 가진 자손을 낳는 중대한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예방책은 없고 커피 마시는 것까지도 조심하는 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한다.



3장 [지구와 우주] 관련해....
오염이 더 붉은 석양을 만든다는 건 슬픈 사실이다. 그렇다면 내 화성 이주는 ... 1883년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토아 화산 분출로 전 세계에 화려한 일몰이 나타났고 거기에 영감받은 뭉크가 <절규>를 그렸다고 하니 인류가 화성 가면 명작 많이 나올 듯-.,-; <절규> 2012년 경매가가 1억 1990만 달러(약 1355억 원) 이었다지.


연인을 평생 생생하게 만드는 방법은 과학이 알아내지 못했지만 연인이 보내준 꽃은 스프라이트, 보드카, 표백제 등으로 생생하게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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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이것저것 소개하자니 끝이 안 보여서 중단;; 처음엔 밑줄긋기 몇 개만 하려는 의도였는데 쓰다 보니... (나중에 꼭 알리자 싶은 걸 덧붙일 수도...), 그래도 다 소개는 못할 테니 읽어 보시길. 재밌으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과학 상식 책. 요즘처럼 머리 복잡할 때 웃으면서 영양가 높은 책 읽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 +1 위 인용처럼 ‘남성 유두= 부유(父乳) 수유의 필연성‘ 같은 논리 비약을 재치나 관점 전환 정도로 읽는 주의가 필요하다.

※ +2 각 칼럼 제목이 진실(!)과 거짓(?)을 말하고 있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칼럼 제목을 사실로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시에라 커틴 <NASA에서 100만 달러를 들여 우주용 펜을 만들었다> 제목은 거짓이다. 폴 피셔와 그의 피셔펜(Fisher Pen) 사가 우주펜 개발에 100만 달러를 투자했고 NASA는 이후 구매만 했다.

 

 

 

"실제는 허구보다 기묘하다. 허구는 타당성이 있어야 하지만 실제는 안 그래도 되기 때문이다"
ㅡ 마크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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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11-20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흥미진진하네요??^^
일상생활에 밀접한 과학상식도 많군요?^^

평화로운 일요일 입니다
좋은 일요일 되시어요^^

AgalmA 2016-11-21 01:39   좋아요 0 | URL
대단히 일상적인 정보들이 많아 오히려 당황스러웠어요ㅎ;; 책읽는 나무님 일요일은 어땠습니까. 낙엽 가득히 또 지나가네요...

cyrus 2016-11-20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우스 헌트>라는 코믹 영화에 시장이 주인공 형제의 레스토랑에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음식에 바퀴벌레가 들어갔는데, 시장이 그걸 고소한 아몬드로 착각하면서 씹어 먹습니다. 뒤늦게 입안에 뱉어냈는데 거의 절단된 바퀴벌레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바퀴벌레도 머리가 없었을 겁니다. ^^;;

AgalmA 2016-11-20 22:42   좋아요 0 | URL
바퀴벌레는 언제나 놀라움을 주는 생물입니다ㅎㄷㄷ;;
 

춤,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음악을 결합해 만화경처럼 보여주는 독특한 예술 형식을 만들어낸 Philippe Decouflé(필립 드쿠플레)
그의 창의적인 연출 방식 때문에 '드쿠플러리(Decoufleries:드쿠플레 방식의)'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그는 뛰어난 안무가이면서 영화와 광고, 뮤직비디오 제작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는데 1989년 칸 영화제 폴라로이드 광고 은사자상도 수상했다. 캐나다의 유명한 서커스단 Cirque du Soleil(태양의 서커스)와 3대 프랑스 카바레 쇼 Crazy Horse Paris(크레이지 호스 파리)의 몇몇 작품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의 진가가 가장 화려하게 드러난 무대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개막식이었다. 그의 나이 31세 때였다. 드쿠플레 상상력의 역동성을 "예술"이란 말 외에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Albertville 1992 Opening Ceremony

   

 


이번 내한 공연 Contact 》 (LGArts, 2016.11.11~11.13)는 선배 안무가이자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쉬  《 Kontakthof 》 (콘탁트호프, 1978)를 오마주 하여 명명한 것이라 한다. 《 Kontakthof 》를 연상케 하는 장면을 무대에 선보이기도 하는데, 《 Contact 》의 기본 콘셉트는 《파우스트》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거래를 하겠냐고 따라다니며 묻는데 주인공은 연애에 빠져 내내 딴청을 피우다 공연 말미에서 마침내 거래를 수락한다. 그 조건이란 게 고작 우스꽝스러운 솔로 무대....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겼던 장면이었다.

 

 

피나 바우쉬  《 Kontakthof 》 에서도 유쾌한 장면이 많은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가져와 봤다.

 

 

 

 

《 Contact 》는 나이와 체형, 인종이 제각각인 16명의 출연진이 무용수, 가수, 배우 역할을 모두 소화하며 종횡무진 움직였다. 특히 거울을 이용한 만화경 효과를 통해 무대 위 출연자의 동작을 스크린으로 무한히 확장해 마법 같은 효과를 보여줬을 때 나는 보르헤스 영상이잖아!  마음속으로 탄성을 지르며 눈으로 빠르게 스케치를 했다. 이 장면을 그려 기억해두고 싶었는데 계속 시간이 없었다. 언젠가 꼭 그려 보리라. 정말 멋진 장면. 아래 영상에 잠깐 그 장면이 지나간다. 상자를 두고 남녀가 공간을 교차해 이동하던 연출은 다시 보고 싶은 명장면. DVD 판매를 했었다면 분명 샀을 것이다.




무대에 직접 참여하는 음악 담당 노스펠(Nosfell)은 다양한 창법과 함께 카리스마가 장난 없다-_-!

 

Philippe Decouflé 작품에 대한 이모저모

http://www.lgart.com/UIPage/Azine/Azine_detail.aspx?Id=55621&SearSt=&page=1


 "그저 제가 보고 싶은 공연을 만들 뿐, 어떠한 것에도 확신을 갖지 않습니다. 주로 공연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결합해 새로운 종류의 '엔터테인먼트'로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 작업의 대부분은 매우 진지하지 않은 것들, 때론 유치하기까지 한 것들에서 출발하지만, 그것들을 구현하는 방법은 매우 진지하고 정확한 편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TV를 덜 보고 공연장을 더 많이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만드는 이런 타입의 공연, 여러 예술 형태가 혼합된 공연들이 사람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ㅡ Philippe Decouflé

 


내게 환상을 제공하는 지상의 천재 한 명을 또 알게 되어 기뻤다.

내 꿈에도 나타나 공연을 해줘. 요즘 내 상상력 극단 실력이 너무 형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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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1-19 05: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재 분위기가 너무 전쟁터 같아 올릴까 말까 하다가 올림. 누구에게라도 휴식이 되길 바라며.

겨울호랑이 2016-11-19 06: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쿠플레의 작품을 Agalma님 덕분에 처음 알게 되었네요. 말씀하신대로 낯설지만,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관중들로 하여금 안무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느껴지네요^^: 현대 무용을 잘 모르지만,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AgalmA 2016-11-19 17:58   좋아요 1 | URL
말없이 서로 공유하고 합일되는 느낌... 예술을 그래서 무한히 사랑하고 존경하게 됩니다. 맘에 드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yureka01 2016-11-19 07: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알림 포스팅이 없더라면 전혀 모르고 살뻔 했습니다....사람은 다양하고 종합적이라서 다른 세계의 이야기도 봐야 하니까요...잘 봤습니다.언제 기회가 되면 이런 공연 꼭 보고 싶어집니다.

AgalmA 2016-11-19 18:06   좋아요 0 | URL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재지변 속에서도 삶은 계속 되니까 두루 살피고 꾸려야죠... 빠르면 내년 쯤에도 다시 오지 않을까 싶은데 그땐 제가 미리 알릴께요. 가족과 함께 꼭 보셨으면 합니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웠어요. 삶을 풍성하게 하는 행복감을 주는 공연이었죠. 지난 주에 공연 보자마자 알릴까 하다가 중대차한 시국 분위기에 철닥서니 없이 보일 거 같아.... 그러나 오늘도 토요일. 하루이틀 지나 끝날 일들이 아닌 게 참 많습니다...
 

http://blog.aladin.co.kr/kimwook/8913647

먼댓글, 댓글 허용이 안 되어 있어 부득이 제 서재에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탄핵에 대한 절차상의 문제들은 하나도 짚으신 게 없으시면서 ‘탄핵‘이 먼저고 ‘저항권‘이 최후라고 하셔서 아래 글을 참고하시라고 가져왔습니다.
저도 이 문제가 터졌을 때 제일 먼저 탄핵을 생각했지만 여러 제반 사항을 살펴보니 난관이 무수히 보였습니다.
많은 내용을 인용하면 알라딘 규정에 저촉돼 링크 인용인 걸 감안하시고 읽어 주세요.

[현재 탄핵소추가 어려운 상황 개요 정리 글 펌]

1. http://media.daum.net/v/20161116164602162?f=m

2. http://transproms.tistory.com/212


헌법재판소까지 어렵게 간다 해도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6명이 여당의 추천을 받았거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보수 성향의 법관˝인데다 내년 초에 퇴임하는 헌법재판관 중 진보성향 재판관까지 있어 탄핵 인용될 여건이 더 어렵습니다. 지금처럼 검찰이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고, 박 대통령이 여성인 걸 감안해 달라는 식으로 수사에 비협조적인 데다, 특검에서도 제대로 된 증거!(헌법 위반 사유는 해석의 빈틈을 이용해 빠져나갈 여지가 있으니 중대한 실정법률 위반 증거가 필수라 생각)가 안 나오면 박 대통령은 다시 직무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무사히 임기를 마치겠죠. 저항권을 발휘할 시간도 없다는 겁니다. 곧 대선 정국이 될 테고 야권에 반사 이익? 지금 이걸 제대로 못 잡고서 그때 상황이 어찌 될지 누가 장담합니까.

지금의 촛불집회와 저항은 이 모든 과정을 압박하기 위한 국민인 우리의 유일한 수단이자 최후까지 가져가야 할 용기입니다. 그렇게 모인 이 여론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노력할 힘이 되었습니다. 탄핵 소추 과정 속에서 국민의 무력감, 노 대통령 탄핵 때 이미 겪은 바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더 신중하고 치밀해야 합니다. 저도 민주주의 욕이 나올 만큼 이런 과정이 피곤하지만 어쩔 수 없는 과정입니다. 김욱 님이 말씀하신 ˝저항권˝은 최후에 발휘되는 게 아니라 이 모든 순간에 필요한 에너지입니다.

아무리 대권주자 1순위라지만 탄핵소추 의결 결정권자가 문재인 의원입니까. 문재인 의원에게만 그렇게 주목하니 ‘문재인 엘시티 관련설‘ 같은 흑색선전이 계속 터지는 거 아닙니까. 제게 김욱 님의 글은 탄핵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가 아니라 내부 분열만 키우는 화풀이로만 보였습니다. 그럴 정도의 시국이고 문재인 의원에게 거는 기대감 이해합니다만 그 화살의 방향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검찰의 협조와 특검 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황은 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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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혹은 순실이 누구인지 평소 자신의 신념이 무엇인지 우리는 신경 쓰며 살지 않는다. 자신이 관계되기 전까진. 살인 사건의 문제 해결보다 시체의 초상화를 그리던 화가 말로우의 선택에 나는 공감했다. 히치콕은 인간의 이런 특징을 잘 잡아낸다. 《이창》에서는 주인공이 다리를 다쳐 움직이기 힘든 사진작가이기에 가능한 풍경들을 보여 줬잖은가.
치콕 《해리의 소동》은 인간의 부조리, 양심, 인간애 등등을 블랙코미디로 보여 준다. 시체와 무의미한 무덤 파기는 무덤덤하게 표현되는 반면, 버몬트의 멋진 가을 풍경과 클래시컬한 음악은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히치콕 타이틀이 무색하게 망작으로 평가되긴 했지만.

 

 

 

 


미셸 우엘벡과 조르주 페렉의 세태 묘사는 어딘지 비슷했다. 심리와 대사 가득한 프랑스 영화들의 특징처럼. 최근 한국 영화들이 조폭과 비리와 치정과 애국 4가지 키워드만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영악한 제재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에겐 성향 문제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도 그토록 경멸했지만 러시아 문학 자장에서 그리 멀리 가지 못한 게 아닐까 싶다. 겉과 다르게 애증이었을지도. 부유층의 삶을 누리다 볼셰비키 혁명 이후 망명의 삶을 살아야 했고 아버지가 극우파 러시아인에게 살해까지 당했으니 미워할 수밖에. 무위의 선은 있지만 당위가 없는 미움이 있던가.


˝192×년 4월 1일(언젠가 한 외국 비평가는 전체 독일 소설을 위시해 많은 소설들이 날짜로 시작하는 데, 오직 러시아 작가들만 ㅡ 우리 문학 본연의 정직함으로 인해 ㅡ 마지막 숫자까지는 쓰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구름이 자욱하나 환하게 밝은 어느 한낮, 4시 즈음에 베를린 서부 지역의 타넨베르크 거리 7번지 근방에 아주 길고 샛노란 이삿짐 트럭이 멈춰 섰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재능》 첫 문장

˝세상에, 나는 이 모든 것 ㅡ 상점, 유리창 너머의 물건들, 상품의 둔탁한 얼굴, 그리고 특히 거래 의식, 느끼한 인사치레의 교환, 전과 후 ㅡ 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소박한 가격의 낮게 드리운 속눈썹......, 할인의 고상함......, 상업 광고의 인류애...... 이 모든 것은 선의 역겨운 모방으로, 선량한 이들을 교묘하게 유인하려는 것이다. 예컨대 알렉산드라 야코블레브나가 내게 고백한 바에 의하면, 단골 가게에 물건을 사러 가면 정직함의 포도주, 상호 호의라는 달콤함에 취하는 독특한 세계에 정신적으로 전이되어, 상인의 불그스레한 미소에 빛나는 황홀한 미소로 화답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가 들어간 상점의 종류는 구석 위 탁자 위에 전화와 전화번호부, 수선화가 꽂힌 꽃병, 커다란 재떨이가 놓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규정될 수 있었다. 그가 즐겨 피우는 러시아산 필터가 있는 궐련은 거기 없어서, 담배 가게 주인의 자개단추가 달린 얼룩덜룩한 조끼나 호박 빛깔의 대머리만 아니었다면 그는 빈손으로 나왔으리라. 그렇다, 내게 억지로 맡겨진 상품으로 인한 지속적인 초과 지출의 은밀한 보상 형태로 나는 자연으로부터 평생에 걸쳐 뭔가를 받으리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재능》


위 문장은 물질 만능주의를 다룬 조르주 페렉 《사물들》 서술과 닮은 듯 달랐다. 조르주 페렉의 인물과 문장들에서는 무기력한 도취가 느껴졌다면 나보코프의 그것에서는 지긋지긋해하는 증오의 냄새가 가득했다. 각각의 개성이자 재능.


오늘 국회에서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 퇴진 운동을 촉구하는 기자 회견하는 걸 봤다.
나보코프의 저 문장을 변용해 말하면, 우리에게 억지로 맡겨진 대통령으로 인한 지속적인 초과 지출과 피해의 확실한 보상 형태로 우리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다. 확실하면서도 고작이라는 생각이 드는 맥빠지는 어떤 답안이다. 하나의 답은 무수한 답 중 하나일 뿐이고, 답과 해결 사이에는 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히치콕 영화 속 평범한 마을에서와 달리 이곳에서 나는 내가 누구인지 무슨 신념으로 사는지 내내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이것은 자연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이 글의 첫 문장과 뒤 문장의 모순 상태처럼 계속해서 이렇게 되는 것이 나는 증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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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5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5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6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커피소년 2016-11-16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해리 혹은 순실이 누구인지 평소 자신의 신념이 무엇인지 우리는 신경쓰며 살지 않는다. 자신이 관계되기 전까진.”


“ 히치콕 영화 속 평범한 마을에서와 달리 이곳에서 나는 언제나 내가 누구인지 무슨 신념으로 사는지 내내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이것은 자연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이 글의 첫 문장과 뒷 문장의 모순 상태처럼 계속해서 이렇게 되는 것이 나는 증오스럽다.”



매우 공감합니다..^^

최순실 비리 -> 한국 경제에 손해 -> 내 세금.. 내 돈... 내 미래


이번 같은 경우... 보편적인 공감이 가능한 문제죠...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한 것이니까요..


어느 곳이나 방관과 외면이 존재하지요.. 그러다가 자신에게 피해가 온다 싶으면 그 때 서야 일어납니다.. 역사의 모든 현장에서 비슷했죠.. 식민지.. 전쟁.. 홀로코스트.. 용공조작.. 혁명.. 처음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몇 명 잡혀가고 죽임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외면했습니다.. 그러다가 학살이 일어납니다.... 학살 또한 나와 관련 없으면 침묵합니다.. 그러다가.. 그 범위가 확대되어 자신에게 옵니다.. 그 때서야.. 혁명의 깃발을 들어 올리죠..




그들이 처음 공산주의자들에게 왔을 때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유대인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내게 왔을 때, 그 때는 더 이상 나를 위해 말해줄 이가 아무도 없었다..


AgalmA 2016-11-17 16:10   좋아요 3 | URL
촛불집회 초기부터 국정원 댓글 사건 때도 시청 앞에 줄기차게 갔었는데, 무력감과 함께 피로감이 상당했어요. 많은 분들이 그러 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일도 사람들의 피로감이 무관심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고요. 죄책감도 피로감으로 변질되었던 게 아닌가 싶고요.
지금이야 정유라 건부터 해서 교육, 경제, 정치 뭐 하나 최순실 일가와 안 엮인 게 없으니 모두가 분개해 일어나게 되었지만, 이 일도 장기화 될 때 어찌 될 지....

커피소년 2016-11-18 08:4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아고.. 공감 100% 좋은 글 감사드려요.. 특히.. 마지막 문장이요..ㅎㅎㅎㅎ

[그장소] 2016-11-17 2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두가 다리를 다친 이창의 주인공들 인 까닭일까... 그러면서 각각 맡은 역은 다르게 소화하는 ! ^^

AgalmA 2016-11-17 23:01   좋아요 2 | URL
플래시 터뜨리며 소리지르는 걸로 범인을 위협할 수밖에 없던 주인공처럼 우리도 딱 그 짝입니다. 다들 역할 잘 소화하고 있는 건지...악당들은 어디서든 참 잘 하고 있는 듯;

[그장소] 2016-11-17 23:09   좋아요 2 | URL
음음, 악당들은 참 잘한다는 말에 .. 한숨 나지만 .. 맞네요 .. 정말 !^^;;
그들에겐 기준이랄게 딱히 없어서 ..한 방향 시스템이 아니니까 그럴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자기좋은 쪽으로 어떻게든 유리하게 끌고가려고하니까요 ..

AgalmA 2016-11-17 23:29   좋아요 2 | URL
저녁에 어머니랑 통화하며 서로 탓~ 저 인간들처럼 어머니도 좀 사기치는 기술도 있고 그랬음 저도 배우고 그랬을 거잖아요! 내가 안 되면 너라도 좀 잘해야지! 하며 서로 실실 웃으며 서로 사기는 못 치고 당하기만 한다고 비웃어줌-ㄱ-;;;

[그장소] 2016-11-17 23:31   좋아요 2 | URL
이걸 웃어요 ..말아요? 못났네~ 못났어 ! 근데 그게 좋은거라는 걸 아니 .. ㅎㅎㅎ
우리가 무한도전처럼 평균 미달자면서도 많은 애정을 받는 위치까지 가려면 진짜 ..도배 잘하는 기술이라도 ( 자격증?) 있어야 지 ... ( 응?) 푸흣~!! ( 우리 웃는게 웃는게 아니라죠~^^ㅋ)

AgalmA 2016-11-17 23:43   좋아요 3 | URL
웃어요, 말아요 여기 또 있음->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군밤 알밤 타령~
http://www.dzgol.net/board_news/27403454

<jtbc 뉴스 원문>
[기자]
두 번째 키워드입니다. < 수능에 나온다면 >

연일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수능 날이라 그런지 오늘은 고전 작품을 고전 인용해 야당을 비판했는데요. 먼저 들어보시죠.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고전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군밤을 바위에다가 심어서 알밤을 따먹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실현 가능성이 있다. 정말 군밤에서 싹이 터가지고 알밤을 따먹을 걸 기대를 하지 도대체 (야당) 이 사람들의 말을 어디서 어디까지 믿어야 되는 겁니까.]

그런데 저 말이 맥락을 잘못 인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앵커]
아마 이정현 대표 입장에선 야당이 요구조건을 계속 바꾸니 믿을 수 없다는 뜻으로 얘기한 것 같은데, 고전 인용은 그 때문에 한 거잖아요.

[기자]
그런 것 같아 보이는데요. 일단 이정현 대표가 인용한 고전은 고려가요 ‘정석가‘의 일부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삭삭기 셰몰애…‘ 이렇게 시작하는 건데 뜻이 뭐냐면 ˝사각사각 가는 모래 벼랑에 구운 밤 닷 되를 심고 그 밤이 움이 돋아 싹이 나야만 유덕하신 님 여의고 싶다˝는 뜻인데요.

좋은 땅도 아닌 모래땅에 생밤도 아닌 구운 밤을 심어봐야 싹이 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불가능한 상황을 상정하고 이만큼 이별하기 싫다는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 문학 작품으로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결국 이정현 대표는 ‘영원한 사랑‘을 강조한 구절을 야당을 비판하는 데 썼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정석가‘요? 저는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나네요. 하여간 이성대 기자는 이런 것까지 공부해야 될 것 같군요. 그럼 어떤 게 이 상황에 적절할까요?

[기자]
만약 이정현 대표가 의도한 대로 야당이 자꾸 입장을 바꾸고 거짓말만 한다, 이런 식의 비판을 하고 싶다면 ‘정석가‘가 아니라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안믿는다˝ ˝외손자가 제사 지내준다는 말을 믿으라˝는 식의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가뜩이나 오늘 수능시험 국어가 어려웠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정치권의 이런 사례들 때문에 수험생들이 앞으로 이런 사랑을 노래하는 작품을 남을 비판할 때 쓰는 거로 혼동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분명히 나옵니다.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 결코 작지 않은 역사 1
존 서덜랜드 지음, 이강선 옮김 / 에코리브르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르트르는 소설을 ˝거짓된 의미를 세상에 분비하는 기계들˝이라 표현했다. 실존주의에 치우친 지나친 표현일까? 사르트르의 소설 《구토》를 생각해 볼 때 '분비'나 '기계들' 같은 단어 사용은 사르트르의 개성이 담겨 있다. 사상과 시대에 따라 경향도 있게 마련이지만 플라톤의 시인 추방론이나 과잉된 소설 예찬론보다는 현실적으로 보려 했다고 생각한다. 소설이 '환상'과 '사실'이라는 양 극단을 가지며 '지은' 글이라는 특성을 가지는 한, '거짓'과 '의미'는 소설을 설명하는데 늘 따라 나올 것이다. 

사르트르에 비해 저자 존 서덜랜드는 좀 더 보편적인 풀이를 했다. 그는 문학을 아름다운 거짓이라고 하며,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표현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절정에 다다른 인간의 정신˝이며, ˝마음과 감수성을 확장해 복합적인 것을 더 잘 조절할 수˝ (p13) 있게 도와준다고 했다. 이 정의를 시작으로 저자는 신화에서부터 서사시, 비극, 초기 소설부터 낭만주의, 모더니즘, 실존주의, SF, 어린이 문학, 팬픽 소설, 각종 문학상, 저작권 등 문학이 관련되어 있는 가능한 모든 초점들을 다루고 있다. 문학에 대한 에스프리 참고서라고 하겠다. 독자들이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연대기 순으로 잘 짜여 있고 딱딱한 논조가 아니다.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문학사라 하더라도 비화와 적절한 유머를 섞어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이 책이 영미 문학권 중심인 건 감안하고, 소설의 시작은 18세기 경으로 추정한다. 그 이전 `소설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은 읽지 않았더라도 워낙 유명해 대개 알고 있다. 보카치오 《데카메론》(1351, 이탈리아), 라블레 《가르강튀아 팡타그뤼엘》(1532~1564, 프랑스), 세르반테스 《돈키호테》(1605~1615, 에스파냐), 존 번연 《천로역정》(1678~1684, 잉글랜드)은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여기에 프라 벤 《오루노코》(1688,잉글랜드)를 추가한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정보다. 작가가 여성이며, 영국 식민지에서 생활할 때 본 노예들의 고통스러운 처지와 기독교인들의 위선에 대한 것을 소설로 담았다고 한다. 저자는 이 소설을 30년 뒤에 나온  대니얼 디포《로빈슨 크루소》에 비견했고, 미국 소설가 겸 비평가 헨리 제임스는 이 소설을 '허구의 집'이라고 일컬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들이 말할 권리를 준 아프라 벤에게 모든 여성이 꽃을 바쳐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저자의 재미난 유머가 나온다. 울프가 아프라 벤의 무덤에 꽃을 던지라고 호소했듯이, 무인도에서 경제적 삶을 이뤄낸 크루소는 호모 에코노미쿠스였으니 그 연대기의 저자인 디포의 무덤엔 약간의 파운드 동전과 달러 지폐를 던져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식으로 피식 웃게 만드는 대목이 많다. 

그 외 '《햄릿》에서 어린이가 보이는가?'(어린이가 문학에서 관심을 끌게 된 건 낭만주의 운동을 주도한 장 자크 루소와 윌리엄 워스워스 공이 크다), '다윈 《종의 기원》이 토마스 하디에게 미친 영향' ,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 오스카 와일드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를 썼을지도 모른다?(프루스트와 와일드는 친분이 깊었다)' , '1922년은 문학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해였나' , '카프카- 카뮈- 베케트로 이어지는 부조리 주제는 누가 또 이어가고 있는가' , '1971년 가장 강력한 노벨문학상 후보였던 W. H. 오든이 베트남 전쟁을 벌이던 미국의 시민이 아니었다면 상을 받지 않았을까' 등등 우리가 문학을 즐겨 읽으면서도 생각하지 못한 물음을 많이 제시한다. 


※ 노벨문학상은 나라별로 돌아가며 수여하는 경향이 있다. 2016년엔 미국에 영광이 갔는데, 필립 로스가 아닌 밥 딜런에게 상이 수여된 연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자는 문학의 힘인 '유동성'이 처음 구전문학에서 출발했듯이 '팬픽 소설' 같은 데에서 여전히 힘 있게 작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2주마다 한 언어가 소멸하는 시대이고 인쇄 책이나 문학의 영역은 갈수록 협소해지고 있다. 하지만 빛나는 진주를 문학은 계속 보여주고 있고, 이를 후대에도 전해야 한다는 게 존 서덜랜드의 취지였다. 나도 동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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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6-11-09 00:04   좋아요 3 | URL
정치적이지 않으려 한다지만 그 또한 정치성을 표한다고 할 수 있죠. 사람이 하는 일이니 완전한 중립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문학은 시간과 상상력 속에서 끌어낸 인간의 역사이기도 할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문학과 현실에 관련해 얼마나 애써왔나 생각하면 거칠게 재단해 보기 어렵습니다
어떤 분야든 오랜 시간 투자가 필요하니 개인으로선 참 버거운 일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1-08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필립로스도 좋지만, 밥 딜런 딜란 토마스로 이어지는 딜런 들도 좋아서 말이죠.
전 딜런토마스로 논문을 쓰신 분의 논문집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죠~^^

AgalmA 2016-11-08 23:01   좋아요 2 | URL
양철나무꾼님은 별거 별거 다 가지고 계시구만요ㅎ!
밥 딜런도 충분히 받을 만하죠. 다만 시기적으로 왜 지금인가 그 생각을 하게 되더라는^^

2016-11-10 1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6-11-15 23:40   좋아요 2 | URL
이웃 서재 두루 챙기자니 하루 2~3시간은 훌쩍 소요되어 너무 힘들더라고요. 누구는 챙기고 누구는 안 챙기고 하기도 어렵고... 자기 글 안 보면 아는 척 안하는 처세도 이해하지만... 그런 면에서 나라욕 정치욕 하지만 저를 포함해 누구도 그리 떳떳한 삶을 사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아 마음이 몹시 어두웠어요. 제 눈이 삐뚤어서 더 그런 거겠죠?~_~

커피소년 2016-11-16 08: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이웃 서재 두루 챙기자니 하루 2~3시간은 훌쩍 소요되어 너무 힘들더라고요. 누구는 챙기고 누구는 안 챙기고 하기도 어렵고... 자기 글 안 보면 아는 척 안하는 처세도 이해하지만... ”




매우 공감되네요.... 이웃 서재 모두 챙기려면.. 아무것도 안 하고 북플, 알라딘만 하고 있어야 됩니다.. 시간이 부족하지요...

자기 글 안 보면 .. 아는 척도 안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보여 집니다...

자신의 글에 관심 가져주는 이웃 분들 글보고.. 댓글 달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가더군요... 오는 만큼 보내드려야 하는 마음이 있으니까요...

시간이 많다면 좀 여유롭게.. 하고 싶은데... 여건이 안 되네요..




“그런 면에서 나라욕 정치욕 하지만 저를 포함해 누구도 그리 떳떳한 삶을 사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아 마음이 몹시 어두웠어요. 제 눈이 삐뚤어서 더 그런 거겠죠?~_~ ”



예.. 맞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떳떳할 수 있겠고.. 아닌 부분도 있겠습니다.. 사람이 털어서 먼지가 안 난다면 말이 안 되니까요... 완벽하게 떳떳한 삶은 없을 것입니다... 삐뚤어졌기보다는.. 제대로 보고 계신 것이죠.. 원래.. 세상은 좀 삐뚤어져봐야.. 제대로 보이더군요... 세상이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져 있거든요...기울어짐이 없었더라면... 완벽하게 떳떳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안타까워요..ㅎㅎ


AgalmA 2016-11-17 16:26   좋아요 2 | URL
김영성님 글 쓰실 때 얼마나 에너지 많이 쓰시는지 짐작합니다. 이렇게 긴 글로 많은 시간과 공감 나눠 주신 거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give & take가 단순히 경제적 논리는 아닌 거죠. 사람 심리라는 게 그럴 수밖에요. 저도 제게 관심 아끼지 않는 이웃에게 더 맘이 가니까요. 그래도 사적인 감정에 연연하지 않고 정보되는 글보다는 좋은 글 쓰려 노력하는 아웃사이더 분들을 찾아가 읽고 관심을 기울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런 노력이 제 삶과 이곳을 더 윤택하게 만들 테니까요. 결국 이 또한 100% 선의라고 할 수 없겠죠...아, 정말 어려워요.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 일이란....

커피소년 2016-11-18 08:57   좋아요 1 | URL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모든 사람이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자신에게 잘 하는 사람에게.. 더욱 잘 해주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요.. 그래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차별을 지양하지만.. 어느 정도의 차별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그래서.. 어느 부분에서는 떳떳하지 않다는 것이겠지요..ㅎㅎ




저도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하시는 분에게 관심이 많이 가더군요..ㅎㅎㅎ

그런 분들 대부분 글만 쓰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이웃분들과 교류를 열심히 하는 분들이더군요..^^

저한테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니.. 알아서 찾게 되더군요..^^



어떠한 이익을 위한 행동에 100% 선의는 있을 수 없겠지요..ㅎㅎ 그것이 굳이 물질적이지 않더라도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있을 런지요.. 항상 모든 행동에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저도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실망하고 여러 번 생각을 바꾸는 일이 많습니다..ㅎㅎ

저 또한 진리를 이야기 하고 있지 않으니.. 아갈마님을 비롯한 여러 좋은 이웃 분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싶기에 글을 적는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이번 아갈마님의 댓글... 생각할 것이 참 많아져서.. 관련 내용을 포스팅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 또한 정보보다는 새로운 생각.. 그것에 집중하고 있거든요..ㅎㅎ 지식을 얻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니까요... 지식만 많고 생각이 지식을 따라가지 못 하면... 어떤 바보가 되는지 많이 봐오고 있죠.. ^^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단발머리 2016-11-22 0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밤에 이 책을 상호대차했다는 사실을 알리려 아침부터 아갈마님 방에 출동^^
소설의 기원에 대한 부분도 기대되고요.
아프라 벤의 발견은 정말 반갑습니다.
밥 딜런 노벨문학상 수상에는 이의없지만 내 사랑 필립 로스님 때문에 아쉬운건 사실이예요. 다만 로스님 장수하시기를~~

AgalmA 2016-11-22 22:50   좋아요 0 | URL
굳이 알려 주시다니^^; 즐겁고 유익한 독서가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로스님 장수하시는 걸 보시려면 단발머리님도 건강히 장수하셔야죠. 날이 상당히 쌀쌀하더군요. 건강 잘 챙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