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1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조민현 옮김 / 민음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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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토르 고티의 서문 中 

(p17) 엄밀한 의미에서의 철학적인 사고는 신학 속에 파묻혀 수도원에서 잠자고 있었다. 에로티시즘과 형이상학은 동시에 발전한다. 종교는 전투적이며, 형이상학은 에로틱하고 관능적이다.

 인간을 전투적이고 호전적이게 만드는 것이 종교성이거나 아니면 인간을 종교적이게 만드는 것이 전투성이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에게 별 중요하지 않은 것을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형이상학적 본능이다. 결국 이 원죄가 인간을 관능적이게 만들었고, 이브처럼 선악을 알려는 열망인 형이상학적 본능을 일깨운 것 또한 바로 이 관능성이다. 그 후에 전투성의 관능성에서 탄생한 종교의 형이상학, 즉 신비주의가 나타난다.

 크세노폰이 『회상』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소크라테스와 대화를 나누었던 저 아테네의 창녀 테오도타는 이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진리를 탄생시키는 산파술을 개발한 소크라테스의 진리 탐구 방법에 열광하여 그에게 자신의 중매쟁이가 되어 남자 사냥을 도와달라고 했다. (그리스어 교수인 우나무노 선생님에 따르면 테오도타의 남자는 사냥의 동반자인 신테라테스를 가리킨다고 한다. 이처럼 흥미롭고 교육적인 정보는 그에게 빚진 것이다.) 창녀 테오도타와 산파술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매우 흥미로운 대화를 통하여 우리는 어떻게 철학이 상당 부분에서 매춘업이며 매춘업 역시 철학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두 직업 사이의 내적인 연관성을 분명히 알 수 있다.

 

 

§

이 소설의 주제는 꽤나 일찍 나오는데 그것은 우나무노의 성마른 특질에서 비롯된 듯하다. 

빅토르 고티에게 서문을 맡겨 놓고 곧바로 뒤에다 고티의 서문이 맘에 안 든다고 투덜대는 서문을 다는 거 보고는ㅋㅋ

『안개』의 주제는 바로 아래 34페이지에 직접적으로 나온다.

 

 

(p34) 주님, 매일 매일의 무수한 사물들을 저에게 주옵소서. 인간은 심한 고통이나 큰 기쁨에는 굴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고통과 기쁨은 사소한 사건들로 구성된 거대한 안개 속에 감추어진 채 닥치기 때문입니다. 인생이란 이런 것이다. 안개 같은 것. 인생은 구름 같이 모호한 것이다.■

 

 

내가 본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아우구스토의 현학적 철학이 어떻게 사랑과 현실을 재단하고 비극을 자초하는가이다.

자주 느끼지만 사랑과 찌질함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 같다. 철학과 현실의 관계처럼.

요즘 헤겔을 읽고 있는데, 그동안 풍문으로 들었던 것과 매우 판이했다. 정-반-합도 도식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세상에....입문서나 해설서의 2차 터널로 우회하지 말고 번역의 1차 터널만 감수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또다시 했다.

....안개 속을 헤쳐 해를 건지려는 헤겔.

오, 철학이여.

 

ㅡAgalma

 

 

 

 

 

 

(p25~26) 우산을 케이스 안에 있을 때는 잘 접힌 채 맵시있고 우아한데, 펼치면 미워 보인다.

  아우구스토는 생각했다. '인간이 사물을 이용한다는 것, 즉 그것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불행한 일이다. 사물의 가장 숭고한 기능은 단지 그것을 바라볼 때에 있다. 먹기 전의 오렌지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러한 문제는 우리 모두가 천국에서 진지하게 신을 명상하고 신 안에서 모든 사물을 바라볼 때 바뀔 것이다. 여기 이 가련한 인생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신을 섬기는 것이다. 우리는 신을 이용하는 데 급급하여 우산을 펴듯 신을 펴서 모든 악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려고 할 뿐이다.'

 이렇게 혼잣말을 하고는 바지를 걷어 올리려고 몸을 굽혔다. 그리고 마침내 우산을 펴고, 잠시 멈추어 서서 생각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오른쪽으로 아니면 왼쪽으로?' 왜냐하면 아우구스토는 보행자가 아니라 인생을 산책하는 자였기 때문이다.■

 

 

 

(p122) "인생이야말로 유일한 인생의 스승이야. 그보다 나은 교육은 없어. 오직 살면서 사는 법을 배우는 거야. 인간은 각자 새로운 인생 수업을 다시 받아야 해……"

"그렇다면 많은 세대가 수세기에 걸쳐서 남겨놓은 유산은 어떻게 되지요?"

"유산이 있다면 환영과 환멸, 그 두 가지밖에 없어. 그 두 가지는 우리가 조금 전에 만난 곳에서만 발견되지. 성당에서만 말이야. 확신하건대 자네를 그곳으로 데려간 것은 큰 환영 아니면 큰 환멸일세."

"두 가지 다지요."

"그래그래, 둘 다지. 왜냐하면 환영과 희망은 환멸과 추억을 낳고, 환멸과 추억은 또한 환영과 희망을 낳지. 친애하는 아우구스토, 과학은 현실이고 현재야. 이제 나는 결코 현재에서는 살 수 없어. 나로 말미암아 희생된 내 가련한 아폴로도로ㅡ이 말을 할 때 그는 목이 메었다ㅡ죽은 이후로, 그러니까 자살한 이후로 내겐 어떤 현재도 없어. 어떤 과학도 어떤 현실도 내겐 아무런 가치가 없어. 난 그 애를 기억하면서 또는 기다리면서 살 수밖에 없네. 그래서 모든 환영과 환멸의 집에 머물러 있는 걸세. 성당에 말이야!"

"그렇다면, 지금 신앙이 있으시단 말인가요?"

"난들 알 수 있나!"

"그럼 없으시다는 건가요?"

"내겐 신앙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지만, 내가 기도를 하는 것은 알고 있지. 그런데 내가 무엇을 기도하는지는 잘 모르겠어. 해 질 무렵 묵주기도를 드리러 성당에 모이는 사람들이 몇 명 있지. 나는 그들이 누구인지 몰라, 그들 역시 나를 모르지. 그러나 우리는 서로의 내적인 교감을 바탕으로 연대감을 느끼고 있어. 지금은 돼먹지 못한 인간들에게 천재들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네."■

 

 

 

(p276) "희극에서는 자신을 왕이라고 믿는 자가 그 역을 맡게 되지."

"그런데 자넨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자네 기분을 풀어주려는 거야. 게다가 아까 말한 것처럼 만일 우리 얘기를 듣고 있는 숨어 있는 소셜가가 그것을 재생하기 위해 기록해 두었다면, 소셜의 독자는 비록 한순간일지라도 자신의 실체를 의심하게 되어 우리와 같이 자신이 단지 소셜적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게 되지."

"그것은 어째서지?"

"그를 위해 내기 위해서지."

"그래, 나는 예술의 가장 구원적인 요소는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하는 데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어. 기분 전환하고 고통을 잊기 위해서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지……"

"아니야, 예술의 가장 구원자적인 요소는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게 하는 데 있어."

"존재한다는 것이 뭔데?"

"자, 보라고. 이제 너는 치료가 되는 중이야. 너를 삼키기 시작하고 있어. 이런 질문이 그걸 증명하는 거야. '사느냐 죽느냐……!'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인물 중 하나인 햄릿이 한 말이지."

"그런데, 빅토르. '사느냐 죽느냐.'라는 말은 내게 항상 엄숙한 공허로 보일 뿐이야."

"문장은 심오하면 심오할수록 더욱 공허한 법이지."

"바닥이 없는 우물보다 더 심오한 것은 없어. 자네가 보기에 가장 진실한 것은 뭐지?"

"음…… 음…… 데카르트의 말.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아니야. 그것은 단지 이런 말이야. A는 A와 동일하다."

"하지만 그 말은 아무것도 아닌데!"

"그렇기 때문에 가장 진실한 것이야. 왜냐하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지. 그러나 너는 데카르트의 저 헛소리를 그렇게까지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그렇고말고……!"

"좋아. 그걸 말한 사람이 데카르트였나?"

"그렇지!"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야. 왜냐하면 데카르트는 단지 허구적 존재로 역사에 의해서 만들어졌어. 그렇기 때문에…… 그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그런 생각도 하지 않았어……."

"그러면 누가 그 말을 했어?"

"아무도 그 말을 한 적이 없지. 그것은 그 자체로써 말해졌던 거야."

"그렇다면 존재하고 사고했던 것이 생각 그 자체였단 말이야?"

"물론이지! 생각해 봐. 그건 존재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아."

"그렇구나!"

"그러니 아우구스토, 생각을 하지 마.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만일 계속 생각하게 되면……."

"그러면?"

"너를 삼켜버려!"

"말하자면 자살하란 말이지……?"

"거기까진 끼어들고 싶지 않아. 잘 있어!"

빅토르는 골똘히 생각 속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아우구스토를 남겨둔 채 나가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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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의 열풍 문지 푸른 문학
리처드 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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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첫 문단을 읽는 순간, 나는 사랑에 빠질 것을 예감했다.

  

 

 

(p7) 서인도제도에서 노예해방이 얻은 결실 중 하나는 수많은 폐허다. 폐허는 아직도 남아 있는 집에 딸려 있는 경우도 있고, 거기서 돌멩이를 던지면 닿을 곳에 있는 경우도 있다. 노예들이 살던 곳, 사탕수수를 압착하여 즙을 내던 곳, 그 사탕수수즙을 끓이던 곳은 모두 폐허가 되었고,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드는 저택들도 대부분 폐허가 되었다. 지진과 화재와 폭풍우, 그리고 극성스러운 식물들이 저마다 자기가 맡은 일을 재빨리 해치웠다. ■

 

  

  폐허를 사랑하는 내 취향에 흡족할만한 시작이었고, 침착한 내레이션 화자를 통한 군더더기 없는 서술은 더욱 신뢰감을 주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작가는 그것만이 아니라는 듯 여러 마술들을 펼치기 시작한다. 작가 리처드 휴스(1900~1976)가 방랑과 유랑 속에서 체험했을 법한 에피소드들이 소설 속에서 매력적으로 재탄생한다. 참고로 휴스의 어머니는 자메이카에서 성장했다고 한다.

  바닷가 만에서 에밀리가 체험한 지진, 모든 걸 평등하게 만드는 허리케인의 광경, 깨어진 채광창으로 차례로 뛰어 들어온 살쾡이 12마리가 저녁 식탁을 어지럽히며 절망적으로 울부짖는 사냥감을 쫓는 광경, 말과 노새가 함께 묶여 우스꽝스러운 행보가 되는 사륜마차, 병아리 한 마리가 전갈을 밟고 쓰러져 죽어버리는 모습, 이상한 한숨을 쉬는 거북이……이 놀랄만한 묘사들이 초반 50페이지 속에 들어있다. 이쯤에서 나는 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 아고타 크리스토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떠올리고 있었는데, 작가는 나를 비웃듯 선장의 편지와 함께 추리소설과 모험의 세계로 방향키를 바꾼다. 폐허에서 갑자기 펼쳐진 바다!  에드거 앨런 포 + 세르반테스 + 허만 멜빌이라고 하면 당신은 어떤 식일 거 같은가. 이 조합은 기묘하고 재미난 상황들로 끝나지 않는다. 작가의 촌철살인 철학들이 해적선처럼 기습한다.

 

 

 

 

 

(p66)    철학적으로 말하면 출발하는 항구의 배는 도착하는 항구의 배와 똑같다. 두 배는 존재하는 시간과 장소가 다르지만, 실재의 정도는 다르지 않다. ‘따라서영국에서 날아올 첫번째 편지는 이미 쓰인 거나 마찬가지다……아직 읽을 수 없을 뿐이다. 아이들을 보는 것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같은 논법을 노년과 죽음에 적용하려 해도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p131)   아이들과 그들을 새로 맡아서 돌보게 된 어른들의 관계에는 한 가지 단계가 있다. 처음 알게 된 뒤부터 처음 꾸지람을 받을 때까지의 단계다. 이 단계와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에덴동산에서의 원초적 순진무구함뿐이다. 일단 꾸지람이 가해지면 이 단계는 절대로 다시 회복될 수 없다.

 

(p150)   그녀는 하느님에 대해 항상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하느님의 정체성 문제는 그녀 자신의 정체성과 마찬가지로 당연하게 여겨졌을 뿐 여전히 애매모호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어쩌면 그녀 자신이 하느님이 아닐까? 그녀가 기억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일까? 하지만 애를 쓰면 쓸수록 그것은 그녀의 손에 잡히지 않고 교묘히 빠져나갔다. (자기가 하느님인지 아닌지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렇게 중요한 점이 생각나지 않다니,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그래서 그녀는 그 문제를 그냥 내버려두었다. 아마 나중에 다시 생각날 것이다.

 

(p172)    로라의 내면은 정말로 전혀 달랐다. 그것은 말로는 거의 표현할 수 없는 거대하고 복잡하고 애매모호한 것이었다. 올챙이에 비유하면, 다리는 점점 자라고 있지만 아가미는 아직 떨어지지 않는 상태였다. 거의 네 살이 다 되었으니 어린이인 건 확실했다. 어린이는 인간이다(‘인간이라는 낱말에 넓은 의미를 허락한다면). 하지만 로라는 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아기는 물론 인간이 아니다……아기는 동물이다. 그리고 고양이나 물고기나 뱀처럼 아주 오래되고 세분된 문화를 갖고 있다. 아기는 이들과 같은 종류지만, 훨씬 복잡하고 원기왕성하다. 아기들은 결국 하등 척추동물 중에서 가장 발달한 종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아기들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말과 범주로 작동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것을 인간의 마음이 갖고 있는 말과 범주로 바꿀 수는 없다.

아기들이 인간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정하게 말하면, 아기보다는 대부분의 원숭이가 더 인간적이다.

잠재의식 속에서는 아기가 동물이라는 것을 누구나 인정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기가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할 때 왜 사람들은 항상 사마귀가 사람 비슷한 행동을 했을 때처럼 웃겠는가? 아기가 덜 발달한 인간일 뿐이라면, 그것은 조금도 우스꽝스럽지 않을 것이다. ■

 

  

  책을 덮을 땐, 데이비드 셀처 오멘을 읽고 난 뒤처럼 서늘하고 착잡한 뒷맛이 남았다. 그 책이 데미안악마를 섞어놓았듯이, 자메이카의 열풍각종 리뷰들의 수식처럼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들)’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이 작품은 1929년에 발표되었다. 즉 리처드 휴스는 양차 세계대전을 다 겪은 세대로서, 인간에 대한 깊은 물음으로 작품을 썼을 것이다. 죽기 전에 인간의 궁지’ 3부작(다락방의 여우(1961), 나무로 된 여자양치기(1973), 3권은 작가 사망으로 미완성)을 발표하려 했었다는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리처드 휴스는 모든 상황에 처하는 인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제어불가능한 모순같은 아이性’를 통해 인간 본질에 대한 현상학을 보여주려 했다. 지진 이후 몰려오는 허리케인처럼 말이다.

  내가 홀로 있었던 9살의 산 속, 10살의 빈 바닷가에서의 경험은 정확히 에밀리의 지진과 같았으며, 나는 그 속에서 분명 신이라 불릴만한 그 무엇과의 접촉을 느꼈고, 그것은 아직도 끝나지 않는 지진이다. 이것은 장 그르니에가 - 의 매혹에서도 말한 바 있는 그것이다. 누구든 이런 경험은 평생 가져가야 하는 경험이며, 평생 함께 해야 하는 아이이다(童心이 아니다).  ‘아이性’은 다른 말로 '인간의 근원성'이기도 할 것이다. 이 물음을 실고 자메이카의 열풍』은 이곳에 85년 만에 도착했다.

 

 

 

ㅡAgalma 

 

 

 

 

 

 

 

 

 

 

 

 

 

 

 

 

 

 

 

 

 

 

 

 

 

 

 

 

 

 

 

 

 

 

 

 

 

 

 

 

 

 

 

번역에 대한 생각

파스칼 키냐르의 신비하고 난해한 울림들을 아름답게 풀어주던 송의경씨, 바슐라르 공기와 꿈에서의 정영란씨, 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와 어빙 스톤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를 시처럼 전달해준 최승자 시인처럼, 리처드 휴스 자메이카의 열풍을 김석희씨가 번역한 것은 다행하고 아름다운 조합이었다. 작가가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건조하면서도 풍부한 사유의 매듭들을 김석희씨가 가감없이 보여 주려하는 것이 느껴진다.

모비딕(2011, 작가정신)을 김석희씨가 번역한 걸로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E-Book으로 가지고 있는데, 이 형식이 내겐 책읽기의 즐거움을 너무도 떨어뜨려서 E-Book 적극 활용자들이 부럽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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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dky 2015-01-3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걸 평등하게 만드는 허리케인이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정말 그렇군요. 아이성이라는 말의 뜻이 참 궁금하네요.

AgalmA 2015-02-02 05:12   좋아요 0 | URL
˝아이성˝은 제가 만든 말입니다. 어디서 누군가 비슷하게 말했을 수도, 지금도 말하고 있을거예요. 사람 생각이 참 비슷비슷하잖아요? 모두 정확히! 다르게!를 외치곤 있지만^^ sirdky님이 인상적이라 말씀해준 표현도 작가가 딱 그렇게 말하도록 표현해줘서 제가 그렇게 말한 거죠. 여기서 누가 더 정확하고, 뭐가 다르다고 해야할까요? 그럴 때 전 꼭 그렇게 갈라야하나 싶을 때가 있어요ㅎ 이미 모든 작가들은 모든 작가들에게서 태어나고 닮지 않았는가!
sirdky님도 책 여러가지 많이 보시니까 잘 아실 겁니다. 여러 책을 보다보니 어휘들이 하나둘 모이고 ˝아이성˝ 같은 자신만의 돋보기, 삼각자, 신발, 가방같은 살림살이, 도구 같은 게 생기죠. 저는 아직 언어여행중이니 어디에 어떻게 도착할 지 잘 몰라서 뭐라 확답을 드리기 어렵네요...지금은 ˝인간의 근원성˝ 정도로 지도를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죠 :)

sirdky 2015-02-01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같은 생각이라도 표현이 다르니 정말 아이성이라는 생각도 어딘가에서 다르게 사용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ㅎㅎ책을 읽다가 비슷한 것이 나오면 Agalma님을 생각하겠습니다.
 

 

 

*

나는 깨알같은 글씨(7~8포인트)의『코스미코미케』(김운찬 역, 열린 책들 총 382페이지)로 읽었는데,

『코스미코미케』가 A5 판형이었던 걸 감안하면

최근작이 어떻게 이보다 더 작은 B6 판형에다 글자는 더 커지고(9~10포인트) 페이지수가 더 줄어든『우주만화』로 출판되는지 의문이다. 최근 번역 192 페이지는 더 경악스럽다.

 

김운찬 역, 열린책들, 2009, 총 331페이지

B6, 128*188mm

 

 

 

 

 

 

 

 

 

 

 

 

이현경 역, 민음사, 2014, 총 192 페이지

규격외 변형

 

 

 

 

 

 

 

 

 

 

 

 

 

 

이탈로 칼비노 책을 원문으로 볼 능력이 안되니, 시장에 따라 재편되는 걸 그저 지켜보지만

최소한 칼비노 『우주만화』를 보려고 하는 독자는『코스미코미케』 또한 찾아봐야 될 거라는 점을 알린다.

나또한 『코스미코미케』 최초 번역물을 본 게 아니라고, 초판본엔 축소된 부분(조상 관련)이 더 있다는 소릴 책사냥꾼?에게서 들었다.

『코스미코미케』조차도 큰 도서관에서 빌려 볼 수 밖에 없는 열악함이 있지만, 이런 식으로 자꾸 조각조각나는 걸 우리 독자들은 알아야 할 것 같다.

칼비노 『반쪼가리 자작』 생각나네ㅡㅜ....

 

현재 『코스미코미케』를 빌려볼 수 있는 서울권 도서관

-강서도서관, 도봉도서관, 고덕평생학습관, 마포평생아현분관, 송파도서관, 양천도서관, 남산도서관, 개포도서관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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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1-26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왜 자꾸 이탈로를 이탈리라고 부르는 걸까...코스미코미케가 외우기 더 쉽다니...
이러는 와중에 이웃들도 다산을 다신으로, 소돔을 소동으로, 김태용을 김용태로 오타 대소동...

수이 2015-01-27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로 칼비노 원문으로 읽고 싶어서 이탈리아어 3개월 공부하다가 때려치운 기억이 납니다_ 아 부끄러워라, 그나저나 정말 원문으로 읽으면 어떨까요?

AgalmA 2015-01-27 14:08   좋아요 0 | URL
저도 불어공부 3개월쯤 하다 발음에서 완전 좌절요ㅜㅜ...프랑스어는 늘 배우고 싶은 언어라...스페인어랑 포르투칼어는 친숙하고 재밌던데, 이탈리아어는 전혀 접근을 안해봐서 정말 감을 못 잡겠어요. 이탈리아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이랑 기질도 비슷하니 왠지 문체에서도 그런 느낌 나지 않을까 홀로 망상에...ㅎ

수이 2015-01-28 10:02   좋아요 0 | URL
스페인어랑 이탈리아어랑 좀 비슷해서 스페인어 하셨으면 이탈리아어도 금세 배우실 수 있어요. 프랑스어는 전 좋던데 ㅋㅋ 발음 때문에 중도 포기하는 이들 많아요. 이탈리아 남자들이랑 한국 남자들이랑 비슷한 게 많은 거 같아요. 음 외모로는 어느 쪽이 우위라고 말하기는 좀...... :)

AgalmA 2015-01-28 10:24   좋아요 0 | URL
좋은 거랑 잘 하는 거랑 별개라는 거 언어 공부에서도 여실히 느꼈습니다ㅎ
요즘은 외모가 대부분 평준화되어서 ㅎ
그런데 이탈리아 얘기가 나와서 생각해보니 다빈치부터 해서 과학, 음악, 조각, 영화 온갖 예술장르의 백과사전 나라에서 알려진 대표작가가 에코 정도라는 게 이상해요. 칼비노는 마이너리그 스타라고 생각되고요.
그 문화분위기 답게 거의 모든 걸 통달한 작가의 능력이 세삼 이해가 되기도...
역시 종교문제인가...
그런데 야나님도 참 특이하시네요. 이탈리아어 공부해보려 했다는 사람은 처음 봐요.

수이 2015-01-28 21:48   좋아요 1 | URL
우리나라에서 이탈리아어 공부하려는 사람들은 제한되어 있어요. 제가 이탈리아 문화원까지 다녀왔는데요 Agalma님_ 문학 하는 이들은 거의 없고 다 성악하는 사람들 뿐이더라구요. 서강대에서 이탈리아어 가르치는 분들도 그냥 이탈로 칼비노 읽으려고 왔다고 하니까 대한민국에서 너 하나뿐이라고 하더라구요. 다 성악 쪽이지. 근데 제가 참 그때 궁금했던 건 말이죠. 아니 대한민국에서 성악하는 이들이 한둘도 아닌데 왜 이탈리아 문학은 그리 천대시하는걸까 그거였어요. 대한민국에서 이탈리아어 배우려면 성악하는 이들 제외하고는 거의 길이 막혔다고 봐도 괜찮을 거 같아요. 길의 폭과 길의 길이를 스스로 제한하는 대한민국_ 제가 3개월 동안 느낀 이탈리아어 학습도입니다. 이탈리아어 전공하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하구요.

우끼 2016-01-22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따라 Agalma 님 서재에 남겨진 칼비노의 말˝우리의 일시적인 사고 방식에 대해 우스꽝스러운 구경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그 기호가 나는 부끄러웠습니다.˝가 너무 공감이 되어, 책을 읽고 싶어 찾다가 이 페이퍼를 열었습니다. ...저도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싶네요 ㅠㅠ 저 글귀가 어느 책에 나오나요?

AgalmA 2016-01-22 17:37   좋아요 1 | URL
칼비노의 그 문장은 제 인생에서 끝까지 가져갈 인생지침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늘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화두죠.
<코스미코미케>에서 만나실 겁니다^^
<우주만화>로 재출간된 책은 사놓고 아직 안 읽어봐서 이 문장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끌림 - 1994-2005 Travel Notes
이병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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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책 버리기'가 있다. 책을 버리기 전에 반드시 확인 절차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책은 한번 읽고 나면 어지간한 이유가 있지 않은 다음에야 재차 펼치기가 쉽지 않으므로, '책 버리기'는 재독 혹은 책장에 꽂아두기만 했던 책과의 만남에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번엔 이 책이 당첨되었다. 10년 만의 재회이자 이별의 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은 개정판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안타깝게도) 영영 이별의 아쉬움은 없을 듯하다.

 

우리가 에세이를 읽는 건 점쟁이가 내 미래를 읽어주길 바라듯 에세이스트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생각들을 읽어내 주길 바라는 맘에서가 아닐까. 그래서 이 에세이집에 짐짓 괴상하게 여기면서도 내 에세이를 덧붙이고 있다. 

이 책을 다시 펼치며 잊고 있던, 어느 날의 특이했던 햇살의 각도라던지 빈 공간을 순식간에 점령하고 사라지던 움직임을 재감각할 수 있었다. 모든 책 읽기가 전쟁터로 떠나는 일이라면 독서가들의 상당수는 떨어져 나갈 것이다. 책의 주요 기능 중 하나로 '여행'이 있을텐데 이 책은 그런 경험을 나눠주고 있다. 감상적일 지라도 내가 나를 버리지 못하듯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것이 분명 있었다.  

 

ㅡAgalma

 

 

 

 

 

 

 

 

 

 

 

 

 

#009 탱고

"남의 발에 밟히는 일이 직업"인 탱고 강사

「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돼요.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죠.」

 

(Agalma) 하지만 그렇게 엉키기만 해서는 그저 감정이기만 한 건 아닐까.

 

 

 

 

 

 

 

 

#010 낙엽들  

(Agalma) France _Paris 센 강을 찍은 이 사진은 색감과 구도에서 Eugene Atget(French, 1856-1927)가 연상되어 좋았는데, 사연 또한 그 풍경에 잘 어울렸다. 7억, 8천 8백 91만, 9백 서른아홉 개의 양말 같은 낙엽들이라니...

 

 

 

 

 

 

 

#022 끌림

(Agalma) 이 에피소드에서는 이 문장이 눈길을 끌었다. "여행이라고 하기엔 뭣할 정도로 가는 곳엘 가고 또 가고 하는 사람". 이 문장은 삶이 곧 여행이라는 말과 동의어다.

 

 

 

 

 

 

 

#026 내일과 다음 생 가운데

멋진 티베트 속담.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우리는 결코 알 수가 없다!'

 

 

 

 

 

 

 

#042 거리의 악사

"중국 난징(南京) …… 점자로 된 가사집이었다. 노래와 가사가 이어지는 사이사이, 남편은 차가 담긴 병을 들어 아내에게 권했고, 남자는 아내가 마시기를 기다려 자신의 목을 축이곤 했다. 점자는 여인에게 노랫말을 알려주는 정도였겠지만, 그 점자에는 노랫말 이상의 기록들이 들어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여인은 목으로 낭랑하고도 처연히 자신의 인생사를 뽑아내고 있었다. 난징 부자묘 근처의 노천시장을 걸으면서 방금 전 만난 부부 악사의 그림이 떠올라 새(鳥)시장을 둘러보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멕시코는 대잇기를 통해 거리의 악사들이 배출되는 경우가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거리의 악사를 '엘 마리아치'라고 부르는데, 이들의 경우에는 서서 움직이면서 노래와 연주를 동시에 한다. 걸으면서, 계단에 오르면서, 사랑에 빠진 연인 주변을 돌며 연주와 노래를 한다. 그것은 이들에게 있어 음악은 예술이라기보다 생활 차원의 눅진한 소품이라는 사실을 설명해주고 있다.

노천 카페를 도는 악사가 있고, 술집이나 식당을 돌면서 소리하는 사람이 있고, 열차나 버스 터미널 같은 곳에도, 좋은 일이나 슬픈 일이 생겼을 때도 그들은 있다.

그들은 연장 대신 악기를 들고 삶의 전장에 나가기도 하며, 풍경 한가운데 묵묵히 선 채 오래된 나무가 되기도 한다."

 

 

 

 

 

 

 

 

 

#046 고양이가 돌아왔으면 좋겠어

(Agalma) 그래서 고양이를 안 키워요. 고양이를 잃고 찾아 헤매는 일까지 겪고 싶지 않아요.

 

 

 

 

 

 

 

#048 뒤

(Agalma) 내 뒷모습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것의 뒷모습이 그토록 흥미로운지도...

 

 

 

 

 

 

#063 당신이 머물고 싶은 만큼

(Agalma) 티벳! 티벳! 티벳! 그곳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고향 같다. 우리가 가차없이 떠난 뒤 무수히 그리워하는 그곳 같은.

 

 

 

 

 

 

#070 포도나무 선물

(Agalma) 이미지들은 얼마나 우리를 풍요롭고, 평화롭게 만드는지 .... 쓸쓸함 마저 멋진 환각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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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1-15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렇게 끌렸었지...ㅎㅎ^^

AgalmA 2015-01-15 13:24   좋아요 0 | URL
개정판이 꾸준한 걸 보니 그 끌림은 여전한가 봅니다 :)

[그장소] 2015-01-1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접..사서 보는 책은 아니어서요..^^
정리중 아니셨나요? 이미 내것이라면 의미있는 거였을텐데..저도 저 책은 다른 분의 책을 그 집에서 쉬며 아..이런게 있었네..하며 봤지..싶어요.음...요즘의
기술로 웬만해서들 개인이 뚝딱 만드는 것도 가능하니까..처음엔 말그대로 끌렸을 거라도. Agalma님도 분명 만드실만 하다 여겨져 이젠 식상..아닌지... 낙엽..양말..
그..문구에선..어쩐지 툭..또..그런게 있었지만..ㅎㅎㅎ 실례일까요? 저자에게도..님께도..아..어뜨케..넘..솔직한가?!

AgalmA 2015-01-15 14:19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좀 헷갈리게 글을 올린 거군요. 책 정리하면서 잊어버리기 아쉬워서 사진이랑 따옴표 문구들은 책에서 발췌한 것이고요. 사진 아래 메모들은 제 단상이에요. 그래서 남의 에세이에 괴상하게 내 에세이를 왜 겹치고 있나 하긴 했죠;;.... 십년 전 작가의 글도, 감상적인 제 단상도 이제 식상할 수도 있죠. 미안해하실 건 없어요. 말은 공감보다 먼저 느끼는 자유죠.
오늘 흔적님네 가서도 언어적 혼란 공부 하다 왔는데ㅎ 글이든, 말이든 너무 어려워서 묵언수행이라도 할까...절망스럽네요 ...(. .)

[그장소] 2015-01-15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흣~정리라기에 다시 찾는 의미도 분명있지만 비움을 목적으로 한다..로 시작부분을 읽었어요.그래서 ...ㅋㅎ..
사진 밑 # 표와 글은 님의 개인적 감상이라는 걸 충분히..알았고요..그 덕에..저도..아..전에 나도 저 부분에 끌린 기억을 떠올렸고요..겹치다뇨..아니..
그건 아니고..제 표현력이 부족해서..전달이 제대로 안된거예요.단상이..식상하다니..
설마..그럼..바로..옛 기억을 떠올리는 일도
없었을걸요..만족스럽고..좋아요..이미..십년..님도..저 정도 편집의 수준에 올라서셨을거란 의미였다고..이미..단상을 함께 한 그 모양 만으로도 편집된 형태를
보여주고 능력을 보이고 계시기에..편집자로..에세이스트로..자질을..갖춘분이란 뜻을 말한 거였는데..너무 돌려 말한건가요?^^ 님이 올리신걸 봐도 뿌듯 하지않나요? 전 본래 시인의 글도 좋았다면..이젠..님이 더..좋다..말한거라고..! 묵언수행이라니..~
절망은...별..그러지마세요..제가 표현력없어서 절망하는걸 보시게 될거예요..ㅠㅠ

[그장소] 2015-01-15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역시..제 글도..님의 글과 사진도..다시봐도.. 제 생각은 여전히..^^
그.. 글이란것이 감정 전달이 잘 되야 하는데..어느땐..오류가..나서 서로 같은 걸 말하면서도 다른거라고 하기도 하죠.. 오해가
없으시면 좋겠어요..
저는 님의 글이.좋아요.

AgalmA 2015-01-15 19:15   좋아요 0 | URL
너무 큰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의가 오해가 된 듯해서 님도 마음이 좀 불편하셨겠지요. 이러저러 죄송합니다.

걱정마세요. 묵언수행은 말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서 아마 못할 거예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는 혹은 나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여기선 이것에 대해, 저기선 그것에 대해 장소만 바꿀 뿐,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하려고 하는 건 아닌가 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정작 뭔가 핵심적인 건 말하지 못한 듯한 낙담은 늘 남아 있어 이토록 말이 어렵게 느껴지는지도요.

밤은 오는데, 생각없는 삶을 생각하자니 이 집착이 너무 크구나, 싶어요.


[그장소] 2015-01-15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계속 생각하고 계셨지요? 한정된 장소..
글로 끝끝내 당신에게 닿겠다..그리 하겠다..맘 먹는 사람들이 글쓰는 사람들의 일..공허함도 허기도 안타까움도 무상함도
부르는 집착이라 하는 ..그것 역시..단 한 사람 . 너만 이라도 좋으니 온전히 이 마음 알아봐주면..하는 바람. 어딘가 있지않을까 하는 그런..기대..

고뇌하는 한 언제고 당신을 마주찍기한 그 울림..과 만나게 될것..이라고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은 ..생각없다..는
말조차 생각을 못합니다.

이리 말하는 저역시 내내 말해지지않는 뭔가를 말하려 애쓰는 그런 시간을 나는 중..이랍니다. 자꾸 건들여 볼 밖에 ..여러
방향으로..여러각도에서..여러 얼굴을 하고..
그 말을 하는 동안 전해야 하는 어떤 것외에 나머지는 시간 속에 잠긴들...속수무책..

따뜻한 음식을 좀 드시면 해요.
스프던..뜨건 국물이던.. 아주 진한 차든..
가벼운 티든.....지금은...몸을 좀 데워 보세요.도움이 좀 될 거라고..

AgalmA 2015-01-15 21:31   좋아요 0 | URL
언젠가도 말씀드렸듯이 참 예리하신 분 :)
(......., ........) 말할 수 없는 부분은 괄호 속에 넣고, 거듭 감사드립니다. 이 장소에 머물러주셔서 더욱.
생각해 둔 길까진 아직 머니 힘을 내야겠지요.

[그장소] 2015-01-15 2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다행이네요..혼자 깊이 가라앉는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네! 힘 내셔요..아직 뜨거워
본적이 ..미치도록 뭔가에 빠져 정신없이 바쁜..자신이 좋은 그런 시간..글하는 이들에게 그게 있나..싶긴한데..있겠죠?
그러니..다들 자기 세계를 구축하며 쓰는 걸테고요..제가..글쟁이가 되고 싶은건지는 모르겠는데..저역시 정해진 세계가 뚜렷하게 없으니..우리..라고해도..되겠죠?
그 동안은 ...같이..등을 밀어주는 사람이..되드릴게요..넘어지지 말라고..
그러니..힘..내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1-17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글이 인용인지 아니면 아갈마 님 단상인지 헷갈려서 댓글을 못 달았었습니다. ㅎㅎ
이병률 시인은 말랑말랑한 서정을 가지고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주얼도 되잖아요.. ㅎㅎㅎㅎ 심보선과 함께 꽃시인 3인방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경주 포함 )
게인적으로 전 시인 얼굴이 좀 촌스러운 시인이 좋더군요. 제가 함민복, 그리고 가재미 시인을 좋아하는 걸 보면 말이죠..ㅋㅋㅋ

AgalmA 2015-01-17 16:03   좋아요 0 | URL
(내용에 이름을 박아서 수정해야겠군요ㅜㅜ);

박정대 옹 빠지면 섭한데ㅎㅎ...그 분 분위기도 거의 아비정전이시죠 ...그래서 아비정전 詩도 썼나 몰라요ㅎ
말랑말랑한 심정이 끌릴 때도 있고, 하드한 거 끌릴 때도 있고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원래 사람 프로필은 별로 안 따져요. 뮤지션도 음악만 들어서 멤버 이름도 모를 때가 너무 많아요;;;

[그장소] 2015-01-17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글이 한..수준 했죠?^^ 워낙 철학적이어야지...사색이 너무 깊어요..이..분!.^^ 모처럼 반갑기도하고..
이 사람은 또 얼마나 회색지대가 많을까...싶어..지기도 하고..혼자 생각에..
그럽니다.ㅎㅎㅎ

AgalmA 2015-01-17 14:38   좋아요 0 | URL
음...제 서재라 부끄러워서 다시 나갈 수도 없고...제가 얼마나 안 철학적인지도 곧 보여드릴께요!
제가 받은 위로만큼 님도 미소 지으시게 만들 거예요.

[그장소] 2015-01-17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대해야지~^^ 기쁘게..(^ 3^) ~~♩♪
저..사람은 다면적이라고..평소 생각해요.
한가지 밀고나가는 뜻도 있지만..각 각의 사람에 모두 동일한 얼굴 일 순 없어요. 설령 동일 얼굴을 가졌다 손 쳐도 보는 사람들은 모두 마음이 각 각..하나 같을 수는 없어요.
그저 좋은 사람..모두에게 한결같은모습 ..안되더라고요. 그러니..자신이 어찌 보이나 뭐 크게 마음쓰지않았으면...한다고.
ㅡ그러면서 정작 본인도 늘 쉽진 않다는게 함정 ㅎ ㅡ

AgalmA 2015-01-17 16:10   좋아요 0 | URL
그장소님 같은 분이 계시니 세상은 참 다행입니다.
말씀하신 모든 것에 동의하고 공감합니다.

매일 다시 태어난다 하며 노력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도 그렇겠거니 하면서요.

[그장소] 2015-01-17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

[그장소] 2015-01-17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지..?낯선 침대와ㅡㅡ 그런 스토리?
난 좋은데..하핫..!

AgalmA 2015-01-17 16:08   좋아요 0 | URL
음. 기대에 못 미쳤다면 죄송해요... 경제 얘기라 재미가 없었는지도...
경제학 책 읽는 동안 현실에 발을 단단히 디디고 싸워야겠구나 했지요.
머릿속에서 씨름하느라 생활들이 미쳐 돌아가는 걸 너무 많이 간과했구나...그랬습니다.

[그장소] 2015-01-17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언제 불러주나...기다렸는데...ㅎㅎㅎ 숨바꼭질
였군요? 잠깐.딱 기다려요!
 

 

 

§

이 사진을 어느 글목록에 넣어야되나 한참 고심했다.

아인슈타인측에서 고소해야 되는 거 아닌가.

워낙 유명한 사진이니 저작권은 지불했겠지. 저런 포맷인 걸 알고도 동의했다면…….

아인슈타인, 그런 사진은 왜 찍었어요 정말ㅜㅜ... 폭소가 터지긴 했다만.

어포랑 아인슈타인의 헤어와 무슨 상관이야!

이 어포를 뜯으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더 잘 이해된단 말인가.

오메가 3 - 아인슈타인 사진은 그렇게 합체되었다.

분명 아인슈타인을 알아보고 이 상품을 사는 사람도 있겠지.

저 재미난 표정 때문에 호감이 들어 사는 사람도 있겠지.

오메가 3와 두뇌발달을 연상하고 사는 사람도 있겠지.

어쨌거나 우리의 총체적인 소비 욕망이 이 포장지 속에 다 들어있다.

굳이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까지 들춰보고 싶지는 않다.

아인슈타인의 수산적인 수난.

 

나는 아래의 예술적인 소비되기를 더 지향한다.

 

 

 

 

 

 

로베르 두아노 / 피카소의 빵, 발로리스(Picasso and the loaves)ʼ, gelatin silver print, 40×30cm,1952 3

 

 

http://www.sangsangmadang.com/webzine/artView.asp?seq=7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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