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말하기, 하루 10분 입에 거미줄을 쳐라
가인숙 지음, Angela Moore 감수 / 지식과감성#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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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말을 해보자


이 책은 영어로 말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새해에 사람 마다 신년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 중에서 항상 영어가 들어가 있다. 그만큼 영어는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정복하기 어려운 난제인 것이다. 학창 시절 수 많은 단어와 숙어, 문장들을 외웠지만 간단한 문장도 쉽게 입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저자는 과거의 영어 말하기는 모두 패턴 연습이었다. 패턴을 많이 외운다고 말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각하지 않고 암기한 표현들은 그에 딱 맞는 상황에서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암기에 의존한 말은 자연스럽게 상황에 맞춰서 사용할 수 없다. 무조건 많이 듣기만 한다고 영어로 말을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드나 영화를 보면서 영어를 읽히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생각을 통한 말하기가 아닌 단순한 암기에 불과하다. 이 책은 할 말을 스스로 만드는 방법이다. 패턴 연습에 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지만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고 영어를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로, 나는 보통 7시에 일어난다 라는 문장을 한글로 먼저 보여주고 영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생각을 해보고 옆에 나와있는 예시를 보면서 익숙해질 때까지 여러 번 말을 한다. 이렇게 총 10가지 일상에 대해서 기억을 하고 한국말로 기억을 한 다음에 영어로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을 때 반복을 하면 된다. 이 책의 특징은 각각 주제와 연상되는 단어와 구문을 바탕으로 거미가 거미줄을 치듯이 채워나가면서 새롭게 확장하여 나가면서 재미를 동반하고 있다.


일과, 하는 일, 취미, 휴식, 외식등 일상에서 경험 할 수 있는 예시들을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문장들을 통해서 영어의 자신감을 붙여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영어 말하기라는 큰 벽 앞에서 자주 좌절 했던 사람들에게 좋은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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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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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천장이 없는 그날이 올까


이 책은 사회 각층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 되어 있으며 총 11명의 직장인 여성들이 겪었던 일들이 담겨 있다. 배우전문기자, 영화감독, 일러스트레이터, 아티스트, 작가, GQ에티터, 공연 연출가, 극작가, 기자.방송인, 뉴프레스 대표, N잡러라는 직함을 가진 이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 왔는지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 한다. 특히 여성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거나 직장생활에 대해서 여러 가지 회의를 느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듯하다.


첫 번째로 백은하 배우전문기자의 인터뷰가 수록 되어있다. 현재 올레 TV에서 <무비스타 소셜클럽>을 진행하고 있기에 이 책에서 소개된 인물들 중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한 그녀는 자신의 첫 직장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진솔하게 이야기 했다. 20대 중반 당시 모든 대학생의 꿈이었던 <씨네21>에 입사한 그녀는 배우들을 인터뷰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그것을 통해서 배우에 대해 경외심을 느끼고 또한 자신과 맞는 일이었다고 밝힌다. 그런 그녀는 직장을 옮기고 다시 일간지의 평사원이 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였고 프리랜서가 된 후 우연히 올레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의 제의로 인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런던으로 1년간 유학을 다녀온 사실을 밝히면서 후배들에게 사회가 정한 시간에 꼭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충고 한다. 한국에서는 유독 정해놓은 나이에 걸 맞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경향을 꼬집는 것이다. 그녀는 내가 내 인생의 사장님이 되는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배우연구소의 소장, 연구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과 부러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들은 별이라고 불리는 스타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기에 더욱더 그러한 환상에 빠져들기 쉽지만 백은하 배우전문기자의 인터뷰에서 느낄 수 있는 건 배우도 자신의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고 그러한 모습이 감동을 준다는 사실과 이 일에 매력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성 영화 감독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많지 않다. 그 만큼 영화계에서 여성 감독으로써 살아 남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2016년 장편 독립 영화 <우리들>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서 여성 감독으로써의 현실에 대해 더 알 수 있게 된다. 감독으로 데뷔를 하고 차기작을 준비중임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영화는 사회에 비해서 어떤 면에서는 공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내비친다. 그런 그녀도 영화 현장에서는 나 라는 사람의 성향이 드러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일 뿐인데 복잡한 생각 안하고 이야기에만 집중하기도 힘든데, 계속 질문을 던지는 여러 가지 가치와 싸우게 된다고 밝히지만 여성 감독들과는 본질적으로 동지 의식 같은 게 있는 것이 있기에 버틸 힘도 있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후배들에게도 같이 울고 열심히 시작하자라는 담담한 고백을 한다.


여성의 유리 천장을 잘 보여주는 인터뷰는 임진아 일러스트레이터인 것 같다. 그녀는 직장에 들어가서 우리나라 디자인 문구 시장에서는 어디에도 누가 그렸고 누가 만들었는지 쓰여 있지 않기에 자신의 작품에 이름을 넣고자 상사에게 문의를 하였지만 거절 당한다. 이유는 전례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었다. 또한 경력직으로 입사를 하고 꽤 오래 일을 했지만 7년을 일해야 대리 직함을 달아주었다. 남자직원들은 1년만 있어도 대리를 달아주는 상황이었다.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현재도 느끼고 있는 그녀는 독립 출판물을 제작하고 개인 작업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녀의 이러한 고백은 그녀만의 고백은 아닐 것이다. 알게 모르게 직장에서 급여를 비롯한 직함의 차이와 진급의 차이를 경험한 여성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흔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프리랜서라는 척박한 삶에서 힘겹게 살아가지만 그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일을 당했기에 혼자 일하면서 사람으로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고백이 현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 해서 씁쓸하게만 느껴진다.


이 책에 수록된 인문들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의 하는 일에 대해서 여전히 재미있어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이 그들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인 듯하다. 서울의 집값을 견디지 못해서 부산으로 갔지만 그곳에서 새롭게 적응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던 양자주 아티스트의 고백과 예술계에 만연해 있는 성추행, 성폭행에 대한 쓴소리는 관행이라는 이름 하에 이제는 없어져야 할 범죄행위임을 다시금 상기 시켜준다. 방송국 교양 프로그램 작가의 90% 이상이 여성이지만 PD 대다수는 남자인 방송국의 생태 속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한 고민을 해결 할 길이 없음을 지적한 최지은 작가, 통상적으로 여자들은 도수가 낮고 색깔이 예쁘고 단 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기사에서 성차별적인 문구나 자극적인 단어를 피해서 쓰려고 노력중인 손기은 GQ에디터, 28살에 의정부시가 주최한 공모전은 신인과 기성 작가 모두가 지원 할 수 있는 곳에서 전쟁 이야기로 대상을 받았지만 주변에서 나이도 어리고 이름도 모르니 당선은 부당하다. 한예종 출신인가?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 모종의 거래가 있다. 기집애 냄새가 난다 라는 등의 부당한 말을 듣고 참을 수 밖에 없었던 지이선 극작가, 워킹맘이자 뉴프레스 공동대표 우해미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남성 독자들은 쉽게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고 여성 독자라면 고개를 주억 거릴 듯 하다. 이들이 당한 유리 천장과 편견과 선입견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은 불가능 하겠지만 사회적 제도와 구조가 갖춰지기 전에 개개인의 지니고 있는 잘못된 신념과 고정관념은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한 책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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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해졌다 창의성을 키우는 어린이시 지침서 1
최은수 지음 / 렛츠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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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이 책은 84편의 초등학생들의 시를 담은 책이다. 시를 쓴 학생들은 초등학교 1~5학년이기에 그들의 생각과 감성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책이다. 시를 읽다 보면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맞춤법과 문법에 맞지 않는 부분들도 어린이의 심리를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서 사용했다고 표기하지만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서 책은 시와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같이 선보이고 바로 옆에 창의적 확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시평 해설을 덧붙임으로써 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의 다양한 심리를 그리기 위해서 이 책을 묶은 저자인 최은수 교사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 2곳, 도심지 2곳, 중간 규모 2곳을 통해서 다양한 계층과 환경에 처한 아이들의 시를 묶어서 더욱더 많은 시점을 느낄 수 있게 되어 있다. 시를 읽고 있으면 특정한 것을 주제로 하지 않았음을 발견할 수 있다. 최대한 아이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 자유롭게 주제 선정을 두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시가 언론과 매체를 통해 뜨거웠던 적이 있었다. 제목은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였고 시는 매우 짧지만 강력했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주셔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이 짧은 시를 통해서 많은 아빠들이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사회적으로도 잦은 야근과 회식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가 높아져갔다. 아이들의 말은 정직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보고 경험 한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이 시를 쓴 아이의 눈에는 자신의 아빠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이 생겼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들의 상상력의 한계가 없다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어른이 되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고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에 제한을 두지만 아이들은 물고기와 대화를 하고 인형과 소꿉놀이를 하며 꿈과 현실을 혼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아이들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줄어들 수 밖에 없지만 창의적인 생각들을 잘 잡아만 준다면 아이는 융합이 필수인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될 것 같다.


책의 제목인 멍해졌다는 이 책의 첫 시인 ‘바다구경’의 마지막 시구이다. 이 시는 학생이 제주도 여행을 위해서 바다를 타고 가는 시간 동안 바다를 보면서 느낀 감정을 쓴 시인데 마지막 시구인 ‘멍해졌다’로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생이 멍해졌다라는 표현을 쓴 것도 개인적으로 놀라웠지만 이렇게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그 느낌을 전할 수 있는 감성이 더욱더 신기 했다.


초등학생이 자발적으로 쓴 것이 맞나 하는 시들도 종종 있다. ‘늑대’라는 시는 1연에서의 두려움은 관찰자 입장으로 2연에서 두려움은 적극적인 입장으로 마지막 3연에서는 화자의 입장으로 설명을 한다. 늑대라는 동물을 통해 자신에게 있는 거대한 두려움이 무섭지만 한편으로는 그 두려움에 맞서 싸우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결국은 그것을 뛰어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이가 늑대라는 동물을 통해서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미치게 되었는지 신기하기만 할 뿐이다.


눈이 오면 직장인들은 출퇴근을 걱정하고 군인들은 제설작업을 걱정하고 주부들은 감기를 걱정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마냥 즐겁고 행복해 한다. 1년 중 겨울에만 오는 눈은 몇 일이 되지 않지만 어른들에게는 반갑지 않는 선물일 수도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 살면서도 계절의 변화에 대해서 민감하게 여기지 않고 한 해 한 해를 살아가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의 눈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신비롭기만 하다. 아이들은 잠자리가 신호를 지킨다고 생각을 하고 햇빛이 강력해서 가뭄이 심해진다고 생각을 하고 바람, 무지개, 저녁, 해, 밤 하늘 등을 통해 자연과 일상과 대화를 한다.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시를 읽고 있으면 다시금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시 중에서 시험에 대한, 휴대폰에 대한, 잔소리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시들을 읽고 있으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벌써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이 어떻게 그것들을 바라보는지에 대해서 고찰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어른들의 생각을 주입하고 있는 건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다. 이 책은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보기에 좋은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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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어린 시절
최도설 지음, 최도성 그림 / 작가와비평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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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가득한 어린 시절


이 책은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6년 생활을 그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라는 명칭은 1996년에 시작되었으니깐 이 책은 국민학교 시절을 그리고 있다. 그것도 70년대 중후반을 그리고 있다. 지금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상상도 못할 일들이 가득 적혀 있기에 상상력이 필요할 정도로 보인다. 이 책의 주인공은 수철이다. 장난꾸러기지만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형과도 그럭저럭 사이 좋게 지낸다. 국민학교 1학년때는 반장을 할 정도이긴 하지만 친구들의 말에 잘 휩쓸려 다닌다. 주인공의 4~5살 때부터 졸업식까지의 이야기들을 시간의 순서대로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이 4~5살 때 낮잠을 자고 일어나자 아무도 없는 집에서 한참을 운 뒤 찬장에 있던 100원짜리 동전 한 개와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들고 나간다. 그리고 형에게 50원짜리 쭈쭈바를 사준다. 주인공 엄마는 수철이에게 돈이 어디서 났냐고 다그치는 바람에 찬장에 있던 돈을 꺼냈다고 사실을 밝히고 혼이 나지만 수철이는 형에게 괜히 사줬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이 장면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봤을법한 일이다. 부모로부터 혼이 날 때 잘못에 대한 반성 보다는 억울함과 남을 탓하는 마음이 더 크게 적용하기 십상이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에게 행위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행위의 이면에 있는 마음을 같이 추스려주면 좋으련만 그 당시 부모들은 잘못을 크게 지적함으로써 다시는 사고를 방지하려고만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동전의 양면처럼 잘못과 뉘우침을 반복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주인공 수철이는 국민학교 1학년때 모두 눈 감으라는 선생님에 말씀에 눈을 감는다. 하지만 눈을 뜨라는 말이 없어서 1교시 내내 눈을 감고 있던 수철이는 수업이 마치자 자신만 눈을 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곧장 집으로 향하기 시작하자 선생님이 쫓아와서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수철이는 가방을 내팽개치고 집으로 향했다. 그런 그를 고지식하다고 이야기 해야 할까? 고집불통이라고 이야기 해야 할까? 너무나 순수해서 웃음이 나올 정도의 행동에 대한 옛 추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죽은 척을 하면 정말 죽은 줄 알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시절도 아마 유년 시절일 것이다. 물고기가 말을 건네도 대답을 하고 산타 할아버지에게 잘 보이려 12월 한달 동안 열심히 착한 일을 하기도 한다. 그렇듯 누구나 저런 순수한 마음으로 살았던 시절이 있음을 기억하게 된다.


100여년전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고 36년간 일제 식민지를 겪고 나자 얼마 후 동족비극인 6.25전쟁이 일어났다 그리고 남과 북으로 갈라졌고 현재까지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파병을 보낸다. 1965년부터 1973년까지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쟁에 참전을 한다. 이 책에서도 일제시대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1917년생 할아버지의 모습, 월남전 참전으로 인한 고엽제 후유증 때문에 폐암으로 돌아가신 태호네 아빠 이야기가 나온다. 불과 몇 십년전 이야기인데도 까마득한 역사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아직도 우리의 삼촌, 할아버지가 직접 경험한 일임을 책을 통해서 다시금 알 수 있다. 


학창시절 실내화와 운동화를 그리도 많이 잃어버렸다. 아니, 누군가 훔쳐갔다. 왜 그랬는지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장난으로 혹은 시기심, 영웅심에 서로의 신발에 대해 그리 집착을 했는지 모르겠다 국민학교 2학년 반장인 수철이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옆 반 아이의 시샘으로 인해 신발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얼마 후 수철이의 친구인 영우도 신발을 잃어 버린다. 영우의 신발을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맨 끝에 후미진 곳에서 신발을 발견하고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을 생각에 이야기를 하지만 오히려 선생님은 짐짓 수철이를 의심한다. 당시에 선생님들은 수 많은 학생들을 관리해야 해서 일일이 돌볼 여력이 없었다. 또한 신발을 잃어버리는 일은 너무나 빈번하였기에 사소한 것을 챙기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사소한 것들로 당사자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도 있다. 돌이켜보면 학생도 선생님도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냥 그때는 그게 당연한 것처럼 다들 살았기 때문이다.


국민학교 시절 남자아이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허세를 부린다. 하지만 그 허세의 결말로 인해 부끄러움도 지금은 옛 추억이 된다. 이제는 명절에도 잘 하지 않았지만 당시만 해도 연날리기는 흔한 놀이가 되었다. 또한 미군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짧은 영어 한마디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나이가 아주 많아서 할아버지 선생님도 계셨고 메뚜기랑 개구리를 잡아 먹기도 하였다. 물론 먹을 때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내가 너무나 많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음을 알게 된다. 대개 국민학교 시절 첫사랑, 혹은 짝사랑에 빠진다. 그 대상은 말끔한 전학생일 경우가 많았다. 수철이도 좋아하는 여학생이 생기고 자전거를 같이 타지만 그 전학 온 여학생은 다시 전학을 가버리고 만다. 이렇게 꿈결 같은 사랑은 소리도 없이 왔다가 소리도 없이 가버리곤 한다. 집집마다 있는 세계문학전집은 누군가에는 책장에 꽂혀 있는 장식품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세계의 위인들을 비롯한 끝없는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스마트폰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서로 SNS에 글을 남기고 단체 채팅방을 통해서 교류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학교 과제물도 종이로 알려주지 않고 선생님이 단체방에 글을 올리거나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를 함으로써 공지가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아이들과 같이 우르르 뒷산에 올라가 칡을 캐먹는 시대는 지나갔다. 뒷산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이 지금 아이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오토바이에 치이면 눈물을 뚝뚝 흘릴 것이고 혼자서 목욕탕에 가서 어른인척 하는걸 즐기는 것은 똑같을 것이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아이가 아이가 아닐 수는 없다. 다만 겉 모양이 달라질 뿐이다. 이 책은 70~80년대 국민학교를 다닌 이들에게는 옛 추억에 잠기는 시간을 선사하고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의 옛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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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켰으면 작가와비평 시선
혜성 지음 / 작가와비평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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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들켰으면


이 시집은 솔직함과 따뜻함이 묻어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신에 대한 언급은 많이 없지만 절대자 신(하나님)을 향한 기도가 느껴지기도 하고 자신의 이중적인 마음과 행위에 대한 생각들도 있다. 특히 사랑에 관한 부분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연인 시절을 비롯한 결혼 하면서 느끼는 사랑과 자식을 향한 사랑에 대한 부분은 좋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의 변화와 쓸쓸함, 고독감에 대한 것들을 비롯한 다양한 시각을 쓴 시로 이루어져있다. 이 시집은 읽으면 마치 옆집 아주머니가 고민이 많아서 방황하고 있는 나에게 속삭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생은 그렇지 않다. 괜찮아 질꺼야. 힘내. 라고 속삭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저자의 세심한 감성이 풍겨져 나온다. 언어도단이나 언어유희를 절제함으로써 담백한 언어를 통해서 순수한 느낌을 살린 듯한 것 같다. 시에 대해 전혀 무지하고 시의 구성과 뜻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읽어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시들로 가득하다.


‘인간과 기계’라는 시에서 ‘인간은 기계가 되어 가고 기계는 인간이 되어 가는 세상’ 이라는 첫 시구와 ‘인간이 기계를 작동하다가 기계가 인간을 작동하게 될 세상’ 마지막 시구가 인상 적이다. 4차 산업 혁명이라고 하는데 실상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AI를 비롯해 빅테이터, 그리고 요즘 블록 체인에 가상화폐까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막연히 인간이 기계에 지배를 당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세대의 심리를 적절하게 반영한 듯하다. 저자가 1965년생이니 기성 세대로써 이러한 염려가 드는 것 또한 당연할 듯하다.


‘들켰으면’이라는 시에는 선행이 누군가에게 들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성서를 비롯한 각종 명언에는 선행, 베품, 나눔에 대해서 조용히 하라고 종용하지만 실제로 그러기는 쉽지가 않다. 인간의 마음 한 켠에는 나의 이러한 행위에 대한 합당하거나 아님 과도한 칭찬과 존경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심리를 꿰 뚫어 보고 있다. 이로써 우리들 내면에 숨은 마음을 숨기지 않고 더 드러낸다. 마지막 시구인 ‘오른손이 하는 일이 왼손에게 들켰으면’이라고 마치는데 이러한 여운이 꽤 오래 남는다.


‘몰래 카메라’ 시도 역시 인간의 내면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그렇지만 수치스럽지 않게 표현했다. 일상에서는 겸손한 척, 교양 있는 척, 사랑이 많은 척 하는 모습과 교만하고 무례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대조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양면적인 모습을 ‘가식’이라는 단어와 함께 마무리를 한다. 이렇듯 가식이라는 가면이 있기에 우리는 누군가에게 착한 사람, 좋은 사람, 선한 사람으로 기억 될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혼할 때’는 딸을 가진 부모의 마음이 녹아 있다. 딸 가진 부모들은 공통점은 자신의 딸은 고생을 안 하게끔 돈이 많고 능력 많은 사위를 얻고자 하지만 그것이 지나친 욕심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못한다. 시에서 자신이 결혼 할 때 남편의 돈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딸이 결혼 할 때가 되자 사위의 돈의 많고 적음 여부에 관심을 가지는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흔히 이야기 하는 ‘내로남불’은 역시나 지키기 어려운 문제인 듯 보여진다.


‘이사’라는 시에는 옆집 선교사님이 이사를 간다. 그런데 이삿짐이 거의 없다. 가만 보니 이사 올 때도 짐이 거의 없었다. 이삿짐은 없지만 몇 년 사이 쑤욱 커 버린 아들 녀석 말곤 변한 게 없다. 이사라는 단어가 죽음처럼 들리기도 한다.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무엇을 가져갈 수 있을까? 선교사님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통해서 이러한 물음을 던지는 듯하다. 진정 가져가야 할 것은 짐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시인은 말하는 듯 하다.


사랑이 가득 담겨 있는 이 시집은 읽는 이로 하여금 사랑에 대해서 이웃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한다. 또한 내가 무엇을 향해 살아가고 있는지 반문하게 도와주며 시인이 종종 언급한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절대자의 의미에 대해서도 독자들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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