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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투 워라밸 - 일과 삶의 적정 온도를 찾는 법
안성민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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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을 실천해보자
이 책은 워라밸에 대한 설명과 적용 방법에 관한 책이다. 2017년 키워드 중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가 있었다면 2018년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염려를 하거나 응원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염려하는 쪽의 의견은 청년의 시대에 자신들이 그러했듯이 회사에 충성하고 열심히 돈을 벌고 모으면서 가족과 경제적으로 안락한 생활을 하고 그 후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 하라고 이야기 한다. 한편 응원하는 쪽의 목소리는 자신들이 회사에 충성을 하였지만 명예퇴직을 비롯한 각종 어려움에 처해있고 현재 청년들의 고용불안을 이해 하기에 균형 있게 삶의 질을 높이면서 살아가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양쪽 다 일견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지 살펴보자. 청년들 중 대기업에 입사하기란 상위 10%안에 들어가야 하는 바늘 구멍이고 공무원과 공기업을 비롯한 안정적인 직장에 경쟁률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관문을 통과해서 들어간 청년들은 과연 만족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무슨 대답이 돌아오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청년들 중 꽤 많은 수가 기업 문화를 견디지 못해서 퇴사를 결심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기성세대는 청년들이 나약하다고 말을 하지만 청년들의 이야기는 자신들이 그 동안 수고하고 노력한 대가에 비해 너무나 참혹한 현실을 경험하였기에 과감히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미래를 포기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담 이러한 질문이 든다. 과연 일하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일하는가? 현재 근로 기준법으로는 주당 40시간 주 5일을 기준으로 하루 8시간을 근무하게 명시 되어 있다. 즉 9시 출근 6시 퇴근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정시 퇴근을 하는 회사는 극소수에 해당한다. 직장인들의 영원한 로망이 ‘칼퇴’라는 자조적인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듯 하다.
칼퇴라는 말은 영어는 물론 라틴어, 중국어 등 그 어떤 언어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퇴근이라는 단어 자체가 군더더기 없이 너무나도 명확한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대기업과 공장을 비롯해서 수요일을 가족이 있는 날? 야근 없는 날? 칼퇴 없는 날? 로 지정해서 일부러 정시 퇴근을 시켜주는 모습은 유럽인들에게는 너무나 낯설고 이질적인 모습일 것이다.
유교문화와 군대문화가 섞여 있는 한국에서는 상명하복을 바탕으로 상사가 출근하기 전에 출근을 해야 하고 상사가 퇴근하기 전에는 퇴근하기 어려운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6시 퇴근이지만 7시에 퇴근하면서도 눈치를 보면서 죄 지은 사람처럼 회사 밖을 나서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워라밸을 지키자는 것은 직장과 가정 중에 뭐가 더 소중한지 하나만 고르란 이야기가 아니다. 일과 삶, 둘 다 원만하게 유지해야 한다. 두 항목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OECD 노동시간 2위(2124시간)를 기록 중이다. 1위는 멕시코이다. OECD 평균 노동시간이 1770시간이니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과도한 노동시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삶의 질은 업무시간에 반비례해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7년 세계행복지수에서 조사국가 155개국 중 56위를 차지 했다. GDP를 비롯한 각종 경제 지표에서는 상위에 랭크가 되지만 행복지수를 비롯한 국민들 개개인의 삶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직도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 평균 휴가 일수 적기로 세계 1위이고 아동과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 최하위이다. 또한 공부시간은 단연 1위이다. 그리고 일 평균 수면 시간은 OECD 조사 대상 19개국 2016년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인의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이고 OECD평균 8시간 22분에 비하면 턱없이 잠을 적게 자고 있는 실정이다. 질 좋은 잠은 신체의 통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우울감과 짜증, 무력감 등과 같은 부정적인 심리적 상태가 지속되며 불안정해지고,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신체 반응을 일으킨다.
학창시절에 장래희망 칸에 00회사의 부장, 00기업의 과장이라고 적고 바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루하루 전쟁터 같은 회사에서 정처 없이 회사와 집을 떠돌며 기계처럼 사는 모습은 더더욱 아니었을 것이다. 학창 시절 꿈꿨던 장래희망이 희미해졌다 할지라도, 수단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잘 살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 삶 전체를 흔들어선 안 된다.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꼰대가 되는 것은 개인의 자존감과도 높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일부러 타인에게 강압적이거나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이고, 혹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타인이 자신의 말을 경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짐작으로 타인, 특히 그 중에서도 약자나 어린 사람에게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24시간 중 생활시간(기본적인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ex) 수면, 식사, 배설)을 제외한 가용시간이 얼마나 될까?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생활시간은 일주일(169시간)에 약 97시간, 일주일에 71시간의 가용시간이 생긴다. 가용시간 중 최소 40시간(근로기준 법상)은 일을 해야 한다. 그러면 30시간이 남지만 이 시간은 출퇴근, 회식 등으로 제하고 나면 보통 20시간도 남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삶을 지속하는 수 많은 이들은 절대적인 가용시간 부족으로 인해 균형 있는 삶을 살 수 없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워라밸을 지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시 한다. 월요일 날 발표할 자료가 있지만 금요일 날 야근 후 회식을 하자는 부장의 말을 거절 할 수 없다. 발표는 발표이고 당장 회식을 해야만 인사에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주말에 회사에서 열리는 각종 모임에 불참을 하면 불상사를 당하기 쉽기에 자신의 휴식을 반납하는 것을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회사에 충성하는 모습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미루는 습관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시급한 일로 인해 중요한 일들이 점점 우선 순위에서 멀어지면 결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는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예스맨’은 워라밸의 가장 큰 적이다. 회사에서 늘 긍정적이고 활발한 사람은 결국은 너무나 과도한 일을 떠 맡고 그로 인해 지치게 될 수 밖에 없다. 즉, 적절한 거절과 회복탄력성을 갖춰야 한다. 예스맨은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상대방에게 거절을 하는 것을 미리 연습을 하거나 자신만의 규칙 정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거절을 하지 않았을 경우 일을 통해 생겨나는 시간을 비용으로 전환하거나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는 방법 활용하는 것도 좋다. 상사를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 ‘못 해요’가 아니라 ‘안 해요’라고 답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는 선에서 거절을 할 수 있다.
디지털 디톡스(Detox)을 실행해야 한다. 현대인의 디지털 중독을 해소하고 올바른 전자기기 활용을 돕기 위한 ‘디지털 디톡스 운동’ 이다. 디지털기기의 편리성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지 점검을 하고 강제적으로나마 디지털 기기를 멀리 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시간을 확보하여 균형을 잡아야 한다.
뇌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첫 째, 가사 없는 음악 듣기, 둘 째, 만만한 독서하기가 있다. 뇌는 쉬지 않고 일을 하기에 이러한 방법으로 적절한 휴식을 줘야 한다. 또한 일을 할 때를 비롯해 몰입을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럴 땐 첫 째, 기술과 도전의 조합이 전제되어야 한다.
둘 째, 정신적 에너지를 관리해야 한다. 이 두 가지 방법을 통해 몰입을 할 수 있다.
행동유도성(Affordance)이란 어떤 형태나 이미지, 혹은 속성이 특정한 행위를 유도하는 힘 또는 성질을 말한다. 어떤 물건과 사람 사이에서 특정한 경험, 또는 관계에 따라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한 연계성을 의미한다.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몸의 움직임만 바꾸면 되는 게 아니라 뇌의 반응까지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습관을 바꿀 때 몸의 피로보다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크게 다가온다.
한국 기업에서 볼 수 있는 4가지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이 워라밸을 망치는 주요 원인인 것을 기억하고 자신이 이 법칙에 해당하는지 살펴 보는 것도 중요하다.
①파레토 법칙(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
②파킨슨 법칙(일이나 조직의 규모는 필요에 의해서 또는 고차원적인 분석과 조직적 합의를 거쳐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이유’로 증가하는 성향)
③피터 법칙(조직에서 모든 직원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
④딜버트의 법칙(무능력하고 회사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직원이 도리어 열정적이고 능력 있는 직원보다 조직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책에서 몇 번이나 반복 강조 되었던 것은 일을 잘 그리고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남들이 인정하는 수준이 되었을 때 워라밸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일이 하는 목적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이고 돈을 벌기 위함이기에 이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것이 삶의 전부는 아니기에 저자는 지속적으로 일을 충분히 잘 하고 나서 그 이외의 시간을 확보하고 사람들에게 도움과 요청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제는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졌다. 그렇기에 더욱더 일과 삶의 균형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직장을 등한시 여길 수 없지만 직장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헌신을 요구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럴 때 현명하지만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워라밸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너무나 많은 일로 인해 자신의 삶이 망가져 있거나 워라밸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