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 - 방구석 문화여행자를 위한 58가지 문화 패키지 여행
한민 지음 / 부키 / 2018년 3월
평점 :




진짜 세상, 사람 공부
이 책은 세계의 문화와 한국인의 특유한 문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한국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정, 김치, 열정, 인내, 끈기 같은 비교적 좋은 이미지도 있지만 반면 냄비근성, 이기주의, 개인주의, 인종차별, 종북좌빨, 보수꼴통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은 한국인이 스스로 한국인을 된장남, 김치녀 등과 같은 신조어로 서로 격하 시키면서 공격하는 경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부르고 흙수저라 자신을 지칭하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성공의 기준의 1순위를 능력으로 꼽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1순위로 부모의 재력을 꼽고 있는 것은 한국 청년들이 부모 세대들에 비해 단순히 능력이 없고 재능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 책에서 다양한 관점과 사례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틀리다’ 라는 말을 쓴다. 아프리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넓은 초원에 흑인이 초막집과 같은 곳에서 사는 것을 상상하지만 방송인 ‘샘 오취리’가 여러 번 방송을 통해 이야기 했지만 자신의 조국인 ‘가나’에서 가장 많은 동물은 ‘개’라고 하고 한국인이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상반 된다고 한다. 일례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라고 하면 흑인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백인이 13% 아시아계 및 혼혈이 8%를 차지함으로써 전체 국민의 20%이상은 흑인이 아니다. 더욱이 백인이 전체의 부를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우리가 이토록 타 문화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아무런 여과 없이 진실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는 존재한다. 아주 예전부터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외계인이나 괴물로 표현 하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더욱 더 유럽은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여 자신들은 우월하고 나머지 인종, 문화, 지역은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 타락한 이들로 판단 하여서 그들을 구원한다는 이름으로 무참히 학살하고 그들의 고유한 문화, 종교, 풍습을 철저히 파괴하였다.
그로 인해 유럽인들의 생각과 정신이 한국인에게 전달이 되었다. 한국인이 인종을 바라 보는 시각은 조선말 선교사들로 인해 받은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대다수 한국인은 흑인은 무식하고 게으르고 동양인은 흑인보다는 낫지만 백인보다는 못하고 백인이 가장 우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인종 차별적 발언이 나오면 한편으로는 인상을 쓰면서 반대를 하지만 한 켠으로는 흑인의 나태함과 게으름에 동조하고 있다. 이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지만 이 생각은 우리가 예전부터 그렇게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청교도들은 영국의 박해를 떠나 새로운 신대륙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신대륙을 발견한다. 그곳은 현재의 미국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정보는 기입이 되어있지만 과연 신대륙을 발견 한 것일까? 그곳에는 엄연히 원주민들이 오랜 시간부터 살고 있었다. 이런 시각은 미국인들의 일방적인 시각이지만 그것을 아무런 판단 없이 따라 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인들은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대항의 시대를 통해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아시아 국가의 찬란한 문화와 전통, 그리고 문명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을 더 높은 우위에 점철하고 싶은 나머지 착한 미개인, 동양의 현자 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동양을 얕보지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통용되었다.
영화 <300>에서 빡빡머리에 웃통을 벗고 온갖 황금 장신구를 휘감고 포효하는 사람이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 1세이다. 참고로 성경에 나오는 에스더의 남편 아하수에로 왕과 동일 인물이다. 그렇다면 과연 크세르크세는 정말로 미개하고 전쟁광인 것인가? 우리는 역사의 이면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전달되어지는 이미지를 진실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역사는 이것이 거짓임을 증명한다. 그리스를 선으로 페르스아를 악으로 묘사하기 위해서 거짓으로 역사를 꾸며내고 그것을 통해 문화, 예술로 재 창출되기에 그것들을 보고 자란 세대는 당연히 그런 줄로 아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피라미드는 예전부터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음모론이 꾸준히 제기 되어 왔다. 이 음모론의 뒤에는 유럽인들의 생각이 숨어져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거대하고 정교한 피라미드를 인정할 수 없기에 거짓의 정보를 흘리기 시작 한 것이다. 음모론으로 부족하여서 노예들을 통해 강제로 만들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러한 주장은 현재도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꾸준히 보여주고 있기에 많은 이들은 실제 그렇게 믿고 있지만 역사는 그것이 거짓임을 증명한다.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관점을 역사적 특수주의라고 한다. 역사적 특수주의에는 가치라는 개념이 들어가면 안 된다. 좋고 나쁨이나 옳고 그름의 가치는 각자가 지닌 역사적인 배경에서만 의미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적 특수주의는 역사와 문화적인 배경이 다른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다.
일부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흑인과 동남아인들은 열등하고 백인들은 우월하다는 진화론적 인식은 글로벌 시대에 큰 문제가 된다. 진화론에 따라 식민지를 경험한 당사자들이 다른 이들에게 진화론적 인식을 강요하고 있는 꼴이다.
무지개의 색깔을 물어보면 당연히 빨주노초파남보 라고 대답을 하지만 아프리카인은 3가지 색으로, 미국인은 6가지 색으로, 한국인은 7가지 색으로(예전에는 5가지 색으로) 다들 같은 무지개를 보면서도 다른 색을 이야기 하는 이면에는 문화의 특성과 차이점이 숨겨져 있다.
문화의 차이는 단일한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 우월하고 열등한 문화란 없다. 하지만 문화상대주의를 체화하고 다른 문화를 상대적으로 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예로 한국인들은 소, 돼지, 닭, 개, 양, 염소, 생선 등 전통적으로 안 먹는 고기가 별로 없다. 하지만 다른 문화권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전통적인 인도 사람들은 소고기를 안 먹고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돼지 고기를 안 먹는다. 그들이 소고기와 돼지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맛을 못 느끼거나 없어서가 아니라 삶을 지탱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였기에 신의 이름을 빌려 신성시 하면서 규율로 만들어 버린 것이 문화, 전통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기에 타 문화의 사람들에게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행동들은 단순한 장난이 아닌 폭력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아이들이 이성 부모에 대한 공포감을 해소하기 위해 동일시라는 방어기제를 선택함으로써 나를 공포의 대상인 아빠 또는 엄마와 동일시 한다는 뜻이다. 트로브리안 제도라는 곳은 모계 사회이다 모계사회란 어머니의 남자 형제들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회를 뜻한다. 어느 학자가 그곳을 관찰한 결과 트로브리안드 원주민 아이들은 아버지가 아니라 외삼촌에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느꼈다. 이유인즉슨 모계 사회의 특징으로 어머니의 남자 형제들이 실질적인 힘을 갖고 있어서 자녀 양육도 어머니의 남자 형제, 즉 외삼촌들 몫이었기 때문이다. 즉,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가정교육의 결과이다.
예수의 얼굴하며 떠오르는 이미지는 서양의 금발의 잘생긴 얼굴이겠지만 예수는 현재의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났고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구절을 생각한다면 흠모할 것이 없기에 외모는 볼품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쌍꺼풀이 짙고 머리가 금발에 긴 머리가 아닌 전형적인 아랍인의 얼굴이 역사적으로 더 올바르겠지만 서양 특히 미국의 개신교를 통해 잘못 형상화된 얼굴은 아직도 많은 이들로 하여금 예수의 얼굴을 서양인의 모습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
군중은 무식하고 멍청하기에 그들은 무시해도 된다 라고 흔히 이야기 하는데 군중심리학의 본질은 군중이 어떤 욕구를 품고 어떤 이유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중이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이며 선동되지 쉽다는 식의 얄팍한 이해는 특히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데 크나큰 장애가 된다. 현대사회에서 군중은 시민이다. 시민은 국가의 통제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정치와 경제, 교육과 문화 등 사회의 모든 일을 논의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더 나은 해법을 찾는 이들이다.
1938년 슈퍼맨, 1939년 배트맨, 1941년 캡틴 아메리카 이 등장하였다. 이들이 등장한 시기가 단순히 영웅을 원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미국 역사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이기에 슈퍼맨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을 어려움에서 도와주는 절대적인 히어로가 필요했던 것이다. 슈퍼맨은 경제공황에 시달리던 미국인들의 욕망이 표출된 것이라 볼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후 승승장구하던 미국의 시민들은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되어 가는 자신들의 나라에 강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지만 대공황으로 무너지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슈퍼맨은 미국인들의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해 주는 영웅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중국에서는 관우, 한국에서는 홍길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독립지사와 매국노는 한 뜻 차이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둘 다 독립을 원했지만 19세기 말 조선의 운명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독립지사들은 나라의 독립을 지키면서 힘을 키우자고 주장했고 개화파, 매국노는 우수한 제도와 문물을 받아들여서 나라를 부강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친일파, 매국노는 조선인들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조선인들은 미개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친일파로 분류된 많은 인사들은 자신들이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이야말로 진짜 한국을 위해서 애쓴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동물 애호가로 알려진 네덜란드 대표팀 ‘얀 블록하위선’ 공식적인 기자 회견 자리에서 ‘이 나라에선 개들을 잘 대해달라 (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라는 말을 통해 다시금 개고기 논쟁에 불을 집혔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개를 좋은 단백질로 여기고 있기에 현재의 논리로 단순화 할 수는 없다. 다만 반려동물로 가장 인기가 좋은 개와 식용으로 먹는 개를 동일시 하는 위험에서는 빠져 나와야 한다. 즉, 개를 친구나 가족으로 여기는 이들은 자신의 친구나 가족을 잡아 먹는 것에 대한 극심한 반항이 가능하지만 고기로만 생각하는 이들에는 다른 관점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요약을 하면 친구를 먹을 수는 없지만 고기로서 먹을 수는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은메달을 따고 우는 것이 한국의 특유한 현상이 아니라 문화보편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 이유는 사회비교의 방향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비교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다. 은메달을 딴 선수들은 목표했던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아쉬움과 실망감 등의 부정적 정서를 경험했고, 동메달을 딴 선수들은 자칫했으면 메달을 따지 못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에 노벨 수상자가 한 명인 이유 중 하나는 돈이 되는 것이 성공이라는 한국인들의 문화적 동기가 숨어 있다. 일본은 25명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자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장인 정신이다. 또한 한국이 과학에 열성을 가지고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이후이기에 시간이 매우 짧지만 일본은 이미 100여년도 더 오래 과학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단순 비교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감이 있다.
박근혜 탄핵반대 시위에 성조기의 등장을 의아해 하는 젊은 이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식민지도 아니고 미국의 한 주도 아닌데 왜 탄핵과 미국을 연관 짓는지 모르겠다고 흔히 말을 하지만 6.25전후 세대들에게 미국은 천사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 전 세계를 군림하는 왕으로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즉, 미국을 통해 다시금 한국이 하나가 되고 미국으로써 한국이 평화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나머지 세력을 미국과 대항하는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로 치부함으로써 대립을 가져가는 효과를 준 것이다. 단순히 노인들이 성조기를 든 모습을 가지고 욕을 하는 것보다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지 이면을 찾아보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대 갈등은 더욱더 겉잡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이들이 권력을 가지려고 한다. 진리 앞에 정직해야 할 학자는 권력 앞에 전문가의 자존심을 팽개친 지 오래이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펜을 들어야 할 기자는 권력을 위해 펜을 굽힌다.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대학생은 자신이 맞서 싸우던 정당의 국회의원이 되고 사회의 모순과 자본의 횡포에 소리 높여 비판하던 젊은이는 대기업의 충실한 부속품이 된다. 개인의 성공보다 공공의 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 혼자 잘사는 것보다 모두가 잘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때로는 내 이익을 포기하고 다른 이들을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세계의 문화와 한국인의 특성과 문화 전반에 걸쳐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근혜 탄핵을 비롯해 세월호 사건, 흙수저, N포 세대, 친일, 갑질, 호갱, 위인부, 강남역 살인 사건 등 현실에서 첨예하게 논쟁하는 것들을 정면으로 문화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점점 타인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경청하는 자세는 사라지고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가 고착화 되어 가는 듯 하다. 이러한 시기에 이런 책을 통해 다시금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한번쯤 생각해보았으면 좋을 듯 하다. 틀린 것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맞고 틀림으로 판명되는 것은 아니다. 다름을 이해 하기는 쉽지 않지만 인정하려는 노력은 최소한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도와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