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실레스트 잉 지음, 이미영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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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비효과

이 책은 한 명의 여자를 통해 한 가정,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그리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어쩌면 단순해 보일 수도 있다. 현재 TV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출생의 비밀, 배반, 분노등을 적절히 섞은 막장 드라마 같은 느낌을 준다. 주인공은 미아 워런이라는 36살 미혼모이며 그녀에게는 15살 펄이라는 소녀가 있다. 이들은  셰이커하이츠라는 동네에 오게 되어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이 묶는 집의 주인은 리처드슨네 이다. 남편인 리처드슨은 유망한 변호사이고 토박이는 아내는 엘리나이며 이들 부부에게는 4명의 자녀가 있다. 엘리나는 지역의 작은 신문에서 소소한 가십 거리를 쓰는 기자로써의 삶에도 충실하다. 고등학교 2학년인 렉시, 잘생기고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트립, 펄과 동갑이고 단짝 친구가 된 무디, 막내이지만 괴상한 성격을 소유했다고 외톨이처럼 지내는 이지가 있다. 특히 막내인 이지는 열 살 때 떠돌이 고양이들을 모두 풀어주려고 동물 보호단체 시설에 몰래 들어갔다가 체포된 적이 있고 오케스트라 연습 도중 선생님의 활을 무릎으로 부러뜨리고 부러진 조각달을 그녀의 얼굴에 던져서 정학을 당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모든 학생들은 이쑤시개 사건을 기억하게 되고 오줌싸개 선생님이 탄생하기도 한다.

막내는 어머니의 지나친 관심과 잘못된 사랑으로 인해 점점 왜곡된 형태로 세상을 바라면서 지내게 된다.

이 책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부유한 무디와 가난한 펄이 친구가 되자 이 둘을 더 세밀하게 옆에서 지켜보고 싶은 엘리나는 미아를 파트타임 가정부로 집으로 끌어 들인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생활이 시작되면서 미아는 각각 4명과 부부의 생활을 엿보게 되며  펄은 친구로써 무디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어느 날 트랩과 연인으로 발전하고 결국은 성관계를 맺으면서 친밀한 사이가 되었지만 주변에는 비밀로 한다. 어느 날 무디와 펄은 학교에서 간 미술관에서 갓난 아이를 안고 바라보는 표정의 여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 여성은 펄의 엄마 미아였다.

때마침 미아와 같이 일하는 중국 여자인 베베는 아이를 가지게 되었지만 남편될 사람의 행방불명이 되었고 결국은 아이를 낳았지만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서 소방서에 갓난 아이를 두고 온다. 그러던 중 리처드슨 부부네와 가깝게 지내던 매컬러 부부네는 입양을 하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하다가 소방서에 버려진 아이를 보고 입양을 한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미아는 베베에게 아이의 행방과 되찾을 방법을 알려주면서 언론을 통한 여론몰이와 소송전이 시작된다.

엘리나는 자신의 친구인 매컬러 부부를 돕기 위해 미아의 뒷 조사를 시작 한다. 그러던 중 미아의 과거 행보를 알게 된다.

뉴욕에 온 지 몇 달만에 미아의 작업은 발전했다. 폴린 호손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동급생들의 작업을 검토하고 장시간에 걸쳐 많은 일을 하며 끊임없이 낯선 이들을 만났다. 미아의 작품은 더 기발하고 치밀해져만 갔다. 기술적으로 더 진보하고 더 대담해졌다. 그러던 3월 어느 날, 지하철에서 어떤 낯선 사람이 미아를 계속 주시를 하면서 따라왔다. 미아는 낯선 이의 시선을 무시하고 외면 하려고 했지만 끝내 그는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이유인즉슨 자신은 아내와 결혼한지 9년이 지났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는 형편이 되어 있었기에 자신의 아이를 낳아 달라는 황당한 제안을 하였다. 명함을 주고 사라진 그는 호텔에서 아내와 같이 식사를 할 것을 제안했다. 미아는 호기심도 채우고 근사한 식사도 얻어 먹으러 그가 제시한 호텔에 가서 그와 그의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미아는 그의 아내인 매들린을 보자마자 흡사 거울 속 자신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머리 색, 생김새뿐만 아니라 몇 가지 버릇도 똑같았다. 그렇기에 조지프라는 낯선 남자가 미아에게 접근 한 이유를 수긍 하게 된다. 매들린은 여성 오천 명에 한 명꼴로 나타나는 자궁이 없는 증상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당시에 의학 기술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대리 출산뿐이었다. 당시만 해도 시험관 아기는 막 성공한 상태여서 그런 식으로 아기를 얻을 확률은 희박했다.

조지프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주는 대가로 1만 달러를 제안하는데..

이 책의 첫 장면은 부유한 막내 딸이 스스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면서 시작이 된다. 이 모습이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줄거리가 되고 주제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가 무슨 행동을 하면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을 단편적으로 주어지고 보여지는 것이 마치 전부인양 생각하기 쉽다.

이 책은 십대 5(렉시, 트립, 무디, 이지, )을 통해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과 여러 계층의 어른들을 통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주제를 포괄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담고 있다. 결혼, 임신, 출산, 대리모, 낙태, 방황, 재산, 명예, 가족 등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을 수 밖에 없고 뚜렷한 정답은 없지만 저마다 주관을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낳은 사람이 부모인가 키운 사람이 부모인가 이 논쟁은 아마 시간이 더 지난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사랑과 배려의 시선이 아닌 배척과 논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풍요로운 삶이 아이들의 탄탄한 미래를 장담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에 우리 모두 목을 매달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엄마와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하지만 마음만은 부유했던 펄에게 정말 부유한 리처드슨네는 상당한 충격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마찬가지로 리처드슨네 아이들도 가난하지만 맑고 순수한 펄과 당당하고 매력적인 미아의 모습은 자신들이 늘 지켜보았던 계획적이고 반듯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부모님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 일 것이다.

이 책의 서두에 언급된 이지의 자발적인 불장난은 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책을 어느 정도 읽으면 유추가 가능해지고 말미에 가서는 단순한 하나의 형태의 사건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매우 흥미 진진하고 속도감이 있으며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관통하고 여러 아이들의 개별적인 사건들이 하나로 뭉쳐짐으로써 더 많은 상상과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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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처음 우리 집에 온 날 담푸스 저학년 동화 4
가미조 사나에 지음, 이토 미키 그림, 정주혜 옮김 / 담푸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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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반려동물

 

이 책은 애완견이 반려견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나고미는 초등학교 2학년 여자 아이와레온은 다섯 달 된 치와와이다. 레온은 태어난 지 다섯 달 만에 엄마와 헤어졌다. 나고미는 처음 본 치와와인 레온이 귀엽게 생기지 않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고미는 레온의 생김새와 행동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놀렸다.

 

그런 나고미가 싫고 미워서 레온은 더욱더 쌀쌀맞게 대했고 그럴 때마다 엄마가 더 보고 싶어 져서 슬프기만 했다. 그러던 중 나고미의 부모님의 외출로 인해 나고미와 레온은 단 둘이 시간을 보내는데 나고미가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우는 모습을 본 레온은 자신과 똑 같은 심정인 것을 알고 나고미와 친하게 지내는 계기가 된다.

 

둘은 산책을 하던 중 레온보다 세배나 더 큰 강아지가 나고미를 향해 오자 레온은 위협을 무릅쓰고 상대 개와 맞써다가 결국은 콧등을 물려 기절을 하고 만다. 이로 인해 나고미는 완전히 레온을 가족으로 받아 들이고 레온도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통해 엄마의 모습을 봄으로써 새로운 가족으로 살아간다.

 

반려(伴侶)의 사전적 의미는 짝이 되는 동무이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가족과 동일한 느낌과 감정을 느끼면서 같이 살아간다. 현재 한국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수는 500만 가구이며  660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반려묘까지 합치면 대략 700만 가구에 이르는 숫자이다.

 

한국에서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누구나 손 쉽게 반려 동물을 구입 할 수 있고 또한 손 쉽게 방치, 또는 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 되어 있다.

 

유럽이나 선진국처럼 입양을 하는 것처럼 절차와 제도가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로 현재의 반려 동물 시장이 더욱더 커지기만 한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지속적으로 발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많은 언론과 매스컴에서 반려 동물과 산책, 나들이 할 때 목줄, 몸줄 또는 입마개에 대한 중요성을 홍보 하여서 현재는 많은 이들이 지키고 있지만 아직도 간혹 자신의 반려 동물을 너무나 믿고 신뢰한 나머지 아무런 장치도 없이 같이 다니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처음에 귀엽고 사랑스럽던 반려 동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가 들고 병이 들어 많은 시간과 재정을 요하게 되었을 때 죄책감이나 거리낌없이 유기하는 모습도 점차 사라져야 할 모습 중 하나인 듯 하다.

 

반려 동물이 주는 다양하고 커다란 장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무런 심적, 재정적준비 없이 키우는 것은 조심해야 할 부분인 듯 하다. 반려라는 말처럼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짧게는 10년 길게는 수 십 년을 같이 동거동락하는 반려 동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조금 더 필요한 시점에 혹여 반려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한번쯤 읽어보게 함으로써 같이 살아가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다시금 되새겨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 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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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마주 창작동화
안느 방탈 지음, 유경화 그림, 이정주 옮김,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도움글 / 이마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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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아이 발랑탱

이 책은 특별한 아이를 통해 세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주인공인 발랑탱은 올해부터 혼자서 학교까지 간다. 숫자 개념이 무척 강해서 자신이 걷는 걸음걸이 수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정해진 길로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버스 정류장에 올라타는 승객들을 구경 하던 중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노란색 비옷을 입은 아줌마가 버스에 타면서 검은색 지갑을 떨어트린다. 그 지갑에는 80유로 71센트( 10만원), 신용 카드, 소피 르모니에라고 적힌 운전면허증이 있었다.

발랑탱은 이 지갑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을 한 끝에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한다. 하지만 주소가 나와 있는 곳이 어딘지 몰라 결국은 경찰서로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경찰서에 가기 위해서는 난생 처음 버스를 혼자 타야만 하지만 버스표를 살 돈이 없어서 결국 지도에 표기된 경찰서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가는 도중 식료품 가게와 장난감 가게를 구경하느라 시간을 조금 허비 했지만 우여 곡절 끝에 지도에 나온 곳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경찰서는 이사를 갔는데 지도가 수정이 안되어서 허탕을 치고 말았다. 결국 공원에 있는 할머니의 도움으로 새 건물의 경찰서를 향해 가다가 배가 너무 고파 주운 지갑에서 몇 유로를 빼서 빵을 허겁지겁 먹는 탓에 속이 더부룩해진다.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중학생 누나가 다가와 말을 걸고 같이 경찰서로 향하는데 경찰들과 울고 있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보고 만다.

이 책의 주인공이 장애를 가졌다는 말은 책에 어느 부분에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특별한 아이라는 것을 강조 하였고 전학을 운운하던 교장 선생님의 말을 통해 특별하다는 아이는 장애를 가진 아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도록 구성 되어 있다. 처음부터 자폐증을 가졌다라는 전제를 밝혔다면 이 책의 내용은 전혀 다르게 독자들에게 전달 될 것이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 나가보면 장애인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고 장애인 편의 시설이 도처에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선천성 장애를 가진 이들을 쉽게 볼 수 없고 그들을 위한 편의 시설의 확충도 시급하지만 늘 사람들의 외면을 당하기 일쑤이다.

발랑탱은 자폐아[autism]이다. , 사회 기술, 언어, 의사 소통 발달 등에 있어서 지연되거나 또는 비정상적인 기능을 보이는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이다. 전염병을 가졌거나 사람들을 해하는 질환이 아님에서 사람들의 시선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아이와 부모의 가슴과 심장을 찌르고 주변 사람들의 혀 차는 소리와 쓸데 없는 오지랖이 아이와 부모의 가슴에 돌덩이를 하나씩 쌓아 주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KBS 2TV에서 1997년부터 2007년까지 방영 되었던 '쇼 파워비디오' 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이 프로그램 코너 중에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킨 뒤 아이가 심부름 가는 모습을 다양한 시점의 몰래 카메라(바이오하자드 구작 시점)로 관찰하는 코너가 있었다. 상당히 큰 인기를 끌었고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이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재미, 감동을 전달해 주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것 만큼 능력을 보여준다. 헬리콥터 맘, 파파라는 단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와 현상이 안타깝지만 그만큼 아이를 믿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지고 있는 현실을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해봐야 할 듯 하다.

평생 내 품 안의 자식으로 키웠지만 결국은 내 품을 떠나 사회와 세상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가야 하듯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도 결국은 성인이 되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능력을 차별과 편견 없이 펼쳐 나갈 수 있는 사회가 하루 속히 구성 되어야 한다.

다름이 틀림이 아닌 것은 이제는 누구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장애를 가진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치 저주를 받은 마녀로 생각하는 듯한 인식에서 동등한 인격체이고 같은 동료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듯 하다. 자라나는 아이에게 이러한 내용의 책을 읽혀줌으로써 같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고 또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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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온 새 친구 사회탐구 그림책 5
마리아 디스몬디 지음, 도나 패럴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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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

이 책은 다양한 인종, 언어, 문화를 가진 이와 어떻게 친구가 되는지 알려주고 있다. 주인공 조니는 낯선 말을 하는 데이브를 보게 된다. 데이브는 외국에서 전학을 온 아이였다. 아직은 말을 하지 못하고 알아듣지 못하기에 조니는 거리를 둔다. 하지만 데이브는 조니가 하고 싶어하는 축구 기술을 할 수 있고 조니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행동을 보여준다. 점차 둘의 사이는 가까워지고 드디어 둘은 친구가 되는 내용이다.

단일 민족으로 유명한 대한 민국도 이제는 다양한 민족, 언어, 인종이 섞여 사는 것이 낯설지 않은 나라가 되어 버렸지만 아직도 피부색과 외형을 가지고 분류하고 판단하려는 선입견을 가진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히잡을 쓰고 마트를 구경하는 이들을 힐끗 힐끗 쳐다보고 검은색 피부를 가진 흑인을 보면 흑형이라고 서슴없이 이야기를 하고 하얀 피부를 가진 백인은 다 유럽인인것처럼 생각을 한다.

얼마 전부터 새로 생겨난 신조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콜포비아(call phobia·통화 공포증)이다. 낯선 사람과 혹은 친한 사람과 통화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사람들이 낯을 가리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통화를 함으로써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타인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대한 공포를 가진 이가 많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문자를 주고 받는 시대에서 카톡이나 눈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대로 변하면서 전화를 하는 빈도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로 인해 전화 통화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이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넘치면 좋지 않듯이 시급하거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려는 시도는 다 같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제노포비아'라는 말이 있다. '낯선 사람'이라는 '제노스(XENOS)' '공포'를 의미하는 '포보스(PHOBOS)'란 그리스어를 합친 말로, 외국인으로 대표되는 이방인에 대한 혐오, 기피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한국처럼 인구의 대다수가 같은 피부색, 같은 언어, 같은 민족을 가진 나라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고 아시아 국가 몇몇 에서 비슷한 현상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전세계가 실시간으로 연결이 되고 세계 어느 지역이든 하루면 가는 일일 생활권이 되어버린 지 벌써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고립된 채 자신만의 성을 견고히 쌓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다문화 아이와 같은 반이 되면 몇몇 학부모들은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내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 낯선 모습이 아닌 당연한 모습처럼 여겨지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은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지 못해 아직도 낯설어 하는 데이브라는 아이가 먼저 다가온 친구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 지 보여준다.

데이브는 학교에 가는 첫날 초코 우유를 준 어머니에게 델리씨오쏘라는 낯선 말을 쓴다. 스페인 어로 Delicioso – 맛있다라는 뜻이다. 또한 식당에서 아저씨에게 뽀르 화보르’ Por favor - 부탁합니다. 실례합니다 라는 말을 쓴다. 반 친구들의 문맥과 상황을 통해 아저씨에게 대신 말을 전해준다. 낯선 환경에 처한 아이에게 시급한 것은 언어의 장벽보다 인식의 장벽일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기에 어른들이 먼저 다양한 인종,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만 아이들도 따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이러한 책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아이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문화에 대해 거부감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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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야학당 송정마을 그림책
홍진숙 지음, 이영경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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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학당을 아십니까?

이 책은 송정마을 야학당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송정야학당은 일제 강점기, 일하느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뜻있는 마을 어른들이 밤에만 열었던 작은 마을 학교이다. 어려운 형편에도 아이들의 꿈을 먼저 생각했던 마을 어른들의 사랑과 정성은, 그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지금까지도 삶의 버팀목이자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그림책 마을로 이어지고 있다.

야학당은 (夜學堂) 문자 그대로 밤에 글을 가르치는 곳이다. 요즘 아이들은 이러한 단어가 낯설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의 대다수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 어린이집, 유치원, , , , 대학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당연하게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초등학교를 가지 않은 사람이 부지기수이고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든 사람이 현재 할아버지 할머니들 가운데 상당수 있음을 기억해야만 한다.

가난과 무식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가난한 이들은 더 배우고 싶은 욕구가 있어도 배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는 가진 자, 배운 자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만 해결이 된다. 야학당은 학교에 갈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이들에게는 한 줄기 희망이고 삶의 원동력이 된다. 야학당에 위치한 다양한 도구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때 그 시절을 회상한다. 그러면 마치 판소리에서 소리꾼이 이야기를 하면 고수가 추임새를 넣는 형식처럼 책에서는 그려, 그려라는 말로 화답을 한다. 정답고 리듬감 있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당시 일제 강점기 시절이기에 배우고자 하는 열의에 비해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였다. 변변한 책상이 없어서 앞 친구 등이 책상이 되고 촛불도 전깃불도 없어서 남포등으로 공부를 이어 나갔다. 마루 바닥에 연필과 지우개가 떨어지면 철사로 끄집어 내야 하는데 다양한 잡동사니가 딸려 왔던 기억은 어렴풋한 추억으로 남았다.

유명한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서는 첫 번째 단계는 생리적 욕구, 두 번째 단계는 안전 욕구, 세 번째 단계는 소속과 애정의 욕구 네 번째 단계는 존경 욕구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는 자아실현 욕구가 있다. 이 이론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인간은 누구나 자아실현을 위해서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하다. 환갑, 칠순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용기를 내어서 까막눈인 것을 고백하면서 한글을 배우고 자신의 이름을 직접 쓰고 읽고 또 늦은 나이에 시를 배워서 동시 집을 내는 모습들은 이러한 모습을 반영하는 듯하다.

당시 먹고 살기 어렵고 힘들고 나라를 빼앗겼던 상황임에도 가르쳐주고자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쏟은 선생님들의 헌신과 또한 몸은 힘들지만 졸린 눈을 비비고 모여서 한글자라도 더 배우려고 했던 학생들의 열기가 가득 찼던 야학당은 모습은 지금은 쉽게 찾아 볼 수 없지만 이러한 책을 통해 기억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빠도 좋았고 졸려도 좋았고 그냥 좋았던 시절을 비록 시간과 공간은 다르지만 그 당시 느낌만은 책을 통해서라도 같이 공유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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