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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게 해서 미안해
JOYO2 지음 / 가나북스 / 2018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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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이 책은 4명의 선생님들이 직접 경험한 학생들간의 관계 및 자신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묶었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은 부모님 보다 더 위대한 사람으로 보이고 중,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은 꼰대 이거나 친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어른이
되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 시절 초년생 선생님과 아이들의 나이 차이는 적게는 5살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선생님이라는 이름 안에는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다. 단순히 어른이라는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것을 뛰어넘는 지지하고 기대하고 절대적인 위치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어른이 되고
이제야 되돌려 보니 선생님들 역시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이었을 텐데 학창시절에는 미처 그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인기가 많고 착한 선생님들에게는 무한한 칭송을, 인기가 적고 무서운 선생님들에게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통해 추억을 만들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한들 같은 추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학업에
열중하는 친구도 있고 때론 누군가는 개인 사정에 인해 학교에 등교 하는 것에 의의를 두는 친구도 있다.
굶어 죽는 아이는 거의 사라졌지만 집에서 부모나 형제로부터 육체적인 폭력, 언어
폭력, 정신 폭력을 당하는 아이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아이가 학교에서 폭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오히려 위축되어서 조용하고 말이 없어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채 방치 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 문제가 뉴스에서 나올 때 마다 학교에 대한 공신력을 언급을 하게 된다. 선생님은
적게는 20명 많게는 40명정도로 한 반을 이루고 있는 아이들의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들을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그들에게 모든걸 맡기고 의지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이 책에 나온 사례들을 읽으면서 현재 대한민국에 얼마나 아픈 아이들이 많이 숨어 있을까?라는
생각과 더불어 선생님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와 헌신이 있기에 학교라는 울타리가 귀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학창시절 어떠한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한 아이의 인생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듣는다. 초등학교 시절 폭언이 가슴에 비수가 되어 연쇄 살인마가 되기도 하고 끝 모를 방황 속에서도 아이를 믿고 지지해준
덕분에 위인이 되기도 한다.
선생님과 첫 상담 시간 내내 울던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갑자기 가정이 기울어 진다. 그리고 아빠의 무능력한 생활과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피폐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전교 꼴찌인 아이가 있다. 아주 밝고 유쾌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 6살 때 이혼 후 오빠와 아빠와 셋이서 살면서 실질적
엄마 역할을 하였지만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바쁜 아빠는 딸 아이의 진로 및 학교 문제에 무관심하기만 하다. 결국
딸이 원하던 특성화고도 진학을 시키지 않았다. 결국 그 아이는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 한다. 우연한 계기로 다른 제자를 통해 미용실 보조로 일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 두 아이의 삶에 과연 희망이라는 단어가 존재 하는 것일까? 이 아이들의 잘못은
무엇일까? 단순히 부모를 잘못 만난 것이 죄라면 죄인 것일까? 책
처음 부분에 등장하는 이 두 아이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내린다. 저들의 찬란해야
할 학창 시절의 삶을 누가 망칠 권한이 있는지 되묻고 싶을 뿐이다.
일진이지만 자신 또한 무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가해자로써 살아가는 아이는 피해자에 고통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직면하고
일진인 친구들과의 멀어지기로 결심을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방법이 없자 고민 끝에 전학, 아니 유학을 떠나기로 한다. 다행히 가해자인 학생도 피해자인 학생도
오랜 시간이 흐른 후 화해를 하고 각자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
학교 폭력 하면 떠오르는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쉽지만 실제로는 방관자도 존재한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극소수 이고 대다수가 방관자이다. 왕따를 당할까봐
가해자의 존재를 외면하고 피해자의 외침을 무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부조리하고 부패한 학교안의
모습이 하루 속히 개선되지 않는다면 점점 학교는 세상과 동떨어진 곳이 될 것 같다.
초년생 교사와 반 아이들의 야영, 그리고 아이들이 준비한 몰래카메라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한 이야기, 또한 장애를 가지고 호흡기 질환이 약한 아이가 제안한 음악회, 그 음악회에서 아이는 플루트 독주를 하고 이것을 계기로 연주자의 꿈을 꾼다는 이야기
이 책에 등장한 몇몇 이야기들은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도 충분히 가능할 정도로 감동적인 것들이 있다. 또한 선생님들이 자신의 과오나 심정을 밝혀줌으로써 선생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이야기도 있다.
선생님이기 전에 한 명의 인간이고 인격이라는 사실을 인지 한다면 아이들과의 관계, 학부모와의
관계 더 나아가 개개인간의 관계가 더 좋아 지리라 생각이 든다. 학교 교육이 점점 무너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에게 즐겁고 올바른 길로 가는 법을 가르치는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