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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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에 빠져 있다. 내 남편과 사랑에 빠져 있다. 아니 그보단 이렇게 말하는 게 낫겠다. 나는 내 남편과 언제나 사랑에 빠져 있다. P9

시작이 로맨틱하면서도 강렬하다. <내 남편>과의 일상을 월화수목금토일, 단 일주일 기록했다. 그런데 360페이지가 넘는다? 말이 되나? 얼마나 스펙타클한 이야기이기에 가능한 것일까? 했는데 반전이!!! 너무 재미있었다!!! 책을 시작하고 바로 2/3을 읽었다. 뒤 내용이 궁금해서 일어날 수 없게 몇 시간을 의자에 묶어두었다. 그만큼 몰입감이 최고였다.





남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모든 일상이 <내 남편>이 중심이 된다. 손을 잡아주지 않는 것, 옆에 있는데 휴대전화를 보는 것, 잠들기 전 잘 자라고 인사하지 않는 것등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나름의 규칙을 세워 자신만의 방식으로 벌을 준다.



읽다보며 오래된 여느 부부들 사이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해석이 남다르다 느껴진다. 그래서 더욱 빠져들어 읽은 것이 아닐까 한다. 그녀의 작고 소심한 벌들에 통쾌해하며 언제가 신랑에게도 살짝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 책의 압권은 마지막 에필로그다. 에필로그에 나온 상황들을 책의 처음부터 다시 찾아 읽어보았다. 작가가 곳곳에 숨겨놓은 복선들이 모두 완성된 것을 확인하고 소름이 돋았다. 스포는 노노!! 직접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프랑스 <첫 소설 문학상> 수상

영국 아마존 올해의 책

『오프라 데일리』『보그』 선정 최고의 책

12개 언어로 출간



수식어가 참 많다. 그런데 모두 대단하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하게 된다. 2021년 까다로운 프랑스 비평가들이 수여하는 <첫 소설 문학상>을 받았다. 2023년 문고판 발행 이후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과 찬사를 받으며 대형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리고 12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 되었다.



번역가, 학교 교사, 두 아이의 엄마, 친구, 동료 등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내 남편의 <아내>에 가장 집중을 한다. '한 여자'가 가지는 이름이 이처럼 다양하다.




작가는 브뤼Brut와의 인터뷰에서 <내 남편>이 페미니스트 소설이냐는 물음에 <그렇다. 대단히, 매우 매우 페미니스트 소설이다. P 382>라고 대답한다.



이유는 <애정관계에 대해 말하고 있고, 의존성을 다루고 있으니까. <중략> 부부가 페미니즘의 중요한 영역인지 보여 주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나는 페미니스트이고, 부부 사이에서의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다.>라고 했다. 모드 방튀라의 인터뷰 내용은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기자는 <나는 남자다. 내가 당신의 책을 여자만큼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라고 이어서 질문한다. 모드 방튀라는 <그렇다. 당연히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중략> 남자도 이런 테마에 감동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P383>라고 대답한다. 페미니즘을 떠나 남자든 여자든 많은 독자들이 꼭 한 번쯤은 읽어보길 추천해 본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열린책들 출판사의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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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시인이 관찰한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
니나 버튼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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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은 오히려 재빨리 살충제에 대한 저항력을 갖추는 반면 해충의 개체 수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시키는 새는 살충제에 중독되어 죽었다. 벌도 비슷한 영향을 받았다. 디디티는 시장에서 금지되었지만 그 성분이 흙에 스며든 탓에 사용을 중단하고 시간이 지난 후에도 벌이 채집하는 꽃가루에서 발견이 되었다. P118


얼마 전 읽은 <침묵의 봄>과 연결이 되었다. DDT를 비롯한 살충제에 대한 적날한 비판이 가득했었다. 곤충, 새, 작은 동식물들이 죽어갔다. 그리고 땅속에도 스며들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성분이 남아 있었다.



몇 해 전부터 벌의 집단 패사에 대한 뉴스가 종종 나왔다. 지금은 살충제 성분이 아닌 이상기후인 이유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엉켜있다. 벌의 가치를 이해한 인간들은 산업적으로 기르기 시작한다. 수백만 마리의 벌을 모은 벌통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호박벌은 토마토나 베리 등의 꽃가루받이로 이용되고 있다.



벌도 그들만의 '언어'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였다. 곤충이 복잡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며 <인간>만이 언어를 가지는 '고등 생물'이라는 논의가 깨어졌다. 정말 인간 이외의 고등 생물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텐트에 들어온 개미 한 마리로 시작된 이야기는 개미의 두뇌 엑스선 사진을 거쳐 존재론적 질문까지 연결되었다. 작가의 눈으로 보면 가능한 것일까? 개미의 작은 크기는 거대한 우주 안에서의 취약점이고 엄청난 수는 개인의 무의미함이 된다.



몸 안의 세포와 개미의 유사성을 연결하고 뇌세포가 1천 마리가 죽어가는 내용은 <나>는 무엇인가?로 이어진다. 자연책에서 시작해 과학을 거쳐 인문학이 된다. 한 권의 책에서 가능한 일일까?



책에는 많은 질문들이 등장한다. 어떤 질문들은 꽤 오랜 시간 골몰하게 했다. 나름의 답을 찾아보기도 하고, 노트에 옮겨 적으며 나중에 다시 보고 싶은 질문들도 있었다. 모든 질문에 답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작가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문들에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들의 사유는 나를 <변화>시켰다. 이 책을 읽을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모든 감각을 집중해 본다. 작가 니나 버튼은 철새를 따라간다는 꿈을 버렸지만 나는 그들과 함께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해본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열린책들 출판사의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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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돌봄 - 거친 파도를 다 같이 넘어가는 법
신지혜 외 지음, 한신대 생태문명원 기획 / 산현글방(산현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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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돌봄? 기후와 돌봄이 결합 가능한 단어인가? 갸우뚱~ 하였다. 알고 싶어졌다..



기후 위기, 기후재난은 자주 들어본 말이었다. 하지만 기후 돌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단어의 조합이라 크게 흥미가 생겼다. 그런데 공동 저자들의 이력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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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 환경교육 ·생태 전환 연구자
한윤정 - 한신 대학교 생태문명원 공동대표
우석영 -지구 철학 연구자
권범철 - 공통장(커먼즈)연구자
이재경 - 지역·행복·세대 연구자
조미성 - 모심과살림연구소 사무국장


연구자들이 대부분이지만 분야가 다양하다. 이런 이들이 <기후>라는 공통의 주제로 글을 썼다? 논문처럼 어려우면 어쩌나 걱정이 앞서기는 했다. 하지만 책장을 여는 순간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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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난 상황, 나아가 빈번한 기후재난이 예상되는 직감의 의기 상황에서 요청되는 돌봄을 '기후 돌봄'이라는 용어로 표현해 보자고 우리는 제안한다. P17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를 입게 되고 보살핌과 도움을 받게 된다. 그 대상은 인간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기후 위기로 가장 먼저 소멸해가는 것은 동물들과 식물들이다. 인간이 아니다. 그러기에 인간/비인간의 존재들 모두 돌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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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기후 돌봄'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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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인한 온열 사망자는 대게 마트에서 하루 수만 보를 걸으며 카트를 나르던 청년이나 에어컨이 없는 좁은 방에서 외로움과 질병, 더위를 견뎌야 했던 노인이다. 폭염이라는 조용한 살인자는 가장 취약한 계층을 덮친다. P78



심각한 재난은 항강 가장 취약한 계층부터 찾아온다. '돌봄'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 범위에 '자원'이라는 이름으로 해체되어가고 있는 비인간 존재, 자연 생태계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지하에 묻혀 있던 화석연료가 지상으로 나오면 이산화탄소의 방출로 기온은 10배 빠르게 온도가 변한다고 한다. 그 결과는 생물종 멸종, 인간과 동물의 공통된 감염병 그리고 재난에 쉽게 무너지는 구조가 된다. 이제는 자연 생태계와 함께 붕괴와 회복을 반복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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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와 테크노스피어


언젠가부터 <인류세>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언뜻 보면 무슨 세금인가 하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지질학적 연대기를 말하는 단어이다. 그 이전을 홀로세(신생대 제4기 중 2번째 시기)라고 하며 이후의 시기를 말한다.


인류세가 시작되는 시기는 학자마다 차이가 있다. 아직 정식으로 인정받지도 못했다. 그런데 왜 자꾸 언급되는 것일까? 인류세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너무 불안정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대기를 구분할 필요성을 느끼며 위태로운 지구 질서를 마주 볼 필요가 있다.


<테크노스피어-기술권>라는 단어는 현재 지구의 4권역(광물권, 대기권, 수권, 생물권) 외에 또 하나의 권역으로 테크노스피어가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에서 생겨났다. 테크노스피어는 인간의 손에ㅔ 만들어진 인공물질의 모든 것을 말한다 기술문명의 발달로 만들어지고 버려진 인공물질의 양은 얼마나 될까?




어렴풋이로만 알고 있던 기후 위기와 기후재난의 개념과 기후 돌봄의 필성을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개념들이 눈앞으로 확 당겨져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 그린피스의 북극곰 광고에 잠시라도 눈길이 머문 적이 있다면 읽어보길 추천해 본다.


[산현글방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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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없던 감각 - 보는 법을 배운 소년, 듣는 법을 배운 소녀 그리고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
수전 배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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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이 굉장히 강렬하였다. 시신경과 청각신경, 뇌신경 등이 연결된 모습은 생소했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보고 듣는 일련의 과정들이 당연하지 않은 이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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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평생 시각 장애인으로 살아왔으며 시력을 되찾은 수술을 받을 당시 완벽하게 건강했지만, 수술을 받은 후 1년 반 동안 점점 우울해지고 건강이 나빠져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 SB 사례 -


하지만 그는 다시 소리를 경험한 후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은 느낌에 압도되었다". <중략> 평정심을 완전히 잃은 그는 "딱 죽고 싶은 기분이었다". - 베벌리 비더만 사례 - P10-11



원하던 시각과 청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왜 사망하였으며, 죽고 싶은 기분을 느낀 것일까?



저자인 수전 배리도 어릴 때 심각한 사시였다가 마흔여덟 살에 새로운 치료 훈련으로 시각을 찾게 되어 평면으로 보이던 세상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SB나 비더만처럼 힘겨워 하지는 않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
새로운 방식으로 보는 것과 처음 보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P12



태어날 때부터 시각이나 청각에 문제가 있다가 나이가 들어 처음 세상을 보게 되는 경우 눈에 보이는 것들의 의미를 알 수 없어 혼란이 온다고 한다. 처음 듣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고 한다. 듣고 말하는 것에 의미가 왜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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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은 태어나면서 백색증을 앓고 있었고 시력도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2년여 동안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다 타이크슨 박사를 만나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리암이 열다섯 살이던 때에 <인공수정체> 수술을 받게 되었다. 새로운 세상이 리암의 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계단을 내려갈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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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흐라> 는 태어나 6-7개월 때 목을 못 가누는 등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어 이모 나즈마와 치료 프로그램을 받았다. 이후 청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런던으로 가게 되었다.



열두 살 청력을 모두 잃은 후 <인공와우>를 착용하게 된다.



그러나 조흐라는 처음 인공와우를 처음 착용했을 때 들린 소리는 <"크고, 무섭고, 불편했다".> 그녀는 <듣고 있되 듣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하게 된다.




📌📌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저자 수전 배리는 10여 년 동안 리암과 조흐라와 연락을 하고 직접 만나기도 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인공수정체 수술과 인공와우 착용에 적응하지 못했던 많은 사례들과 두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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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가 있는 소년과 청각 장애가 있는 소녀의 극복기라는 문장으로 정의될 수 있는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한 문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주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서......




[김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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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6 - 볼라뇨 20주기 특별합본판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송병선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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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작품, 작가가 언급한 적도 내용에도 나오지 않는 <2666> 모두 흥미롭네요~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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