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에 읽는 인문학 365
양승욱 지음 / 오렌지연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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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단어가 주는 묘한 압박감과 무겁이 있다.

잠들기 전에 읽기에는 조금 무겁고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한 분야씩 일곱 가지 분야에 대한 기초 상식이 담겨 있다.

일곱 분야 중 내 눈길을 끈 것은 문학, 세계사, 신화 세 가지였다.

책을 열어 쓰윽 흩어보는데 알고 있던 내용과 모르는 내용들이 썩여 있었다.


'헤파이토스' - 대장장이의 신으로 헤라의 아들이라고 한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좋아하여 여러 번 읽었는데 본 적이 있었겠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렘브란트 판 레인' - 네덜란드의 화가라고 한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름만 알고 있던 많은 사람의 풀네임을 알아가는 게 소소한 재미였다.

어 이 사람 아는데 성이 이거였어? 하는 인물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그들에 대해 이름, 기본 작품들 이외에도 숨겨져 있던 많은 스토리를 알 수 있었다.

다시 읽어 볼 때는 신화에서 가족관계를 따라 가계도를 그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누구와 누구의 자식이라는 글들이 많이 있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세계사는 언제 봐도 흥미진진하다.

제목은 들어봤으나 자세히는 알지 못했던 내용들이 많아 읽는 재미가 있었다.


문학은 처음 접하는 내용이 많았다.

새로운 장르, 작가, 작품 등 이런 사람도 있었네 아 이 사람이 이런 작품을이라며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이 많았다.


다른 분야들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기초적인 내용들이 많았다.

읽는 동안에는 인문학이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지워졌었다.

잠들기 전에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책을 들지만 어느새 몇 장인지 모를 책장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날은 차례대로 여러 분야를 읽기도 하고 다른 날은 관심이 가는 분야만 골라서 보기도 하고 첫 장부터 정독을 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읽어서 더 재미있었던 듯하다.

한 번 다 읽었다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가까이 두고 읽고 또 읽어지는 책이다.

그렇게 읽다 보면 일곱 분야에 대해 폭넓은 지식으로 나를 채울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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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직업 - 단절된 꿈을 글로 잇는 삶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유성은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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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독서카페에서 류북님의 서평으로 만난 책이다.

https://cafe.naver.com/readingtoday/211984

직장 생활을 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바쁘게 살아온 모습들이 스쳐지나 간다.

바닷가 시골에서 올라와 아는 이 하나 없는 곳에서 큰아이가 태어나고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앓았다.

작가의 마음이 너무나 공감이 간다.

많은 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름이 아닌 누구 엄마로 나를 점점 잃어갈 때면 어디론가 탈출하고 싶어진다.

섬 밖에 살 때는 오고 싶던 곳이었는데,

막상 내가 그리워하는 것들은 모두 섬 너머에 있었던 것 같았다.

나도 문득 탈출이 하고 싶어졌다.

나를 찾아가는 직업

탈출을 꿈꾸던 때도 있었다..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은 태어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큰아이를 엎어보려 해도 혼자서는 엎을 수 없어 울면서 남편에게 전화했을 때 그때가 산후우울증이었다는 건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알았다.

책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좋았다.

어린 아들 둘의 손잡고 도서관을 자주 갔던 건 그래서였나 보다.

책을 읽는 건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그 안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이 가득했다.

예전에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많은 일들이 있는 그 안으로 나는 탈출했다.

"엄마는 다 컸는데 왜 아직도 꿈이 있어?"

"어떤 꿈은 나이가 들면서 더 선명해지기도 하고

더 간절해지기도 한단다."

나를 찾아가는 직업

나를 찾아가는 직업이라는 제목으로 직업에 대한 이야기인가 했는데 작가의 삶이 있었다.

어느 순간에도 꿈을 찾아가려 하는 작가를 보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인가 작은 아들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작은 아들도 똑같이 내게 물었다.

"엄마도 꿈이 있었어?"라고


나는 지금도 여러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목적이 없이 마냥 했던 것 같다.

내가 정말 하고 싶고 되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돌아보게 했다.

잠시 멈춤을 하고 진짜를 찾아 다시 나아가야 할 듯하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누구가'가 되기 위함이 아니라

살다 보니 '나'라는 존재가 된 것처럼

허락된 날까지

나를 찾아가는 직업을 멈추지 않는 것

나를 찾아가는 직업

첫 서문에 있는 글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요즘은 평생직장, 평생학습 등 평생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100세 시대에 아직도 반이 넘게 남은 시간을 어떤 인생을 써 갈지 깊게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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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사륜마차 에놀라 홈즈 시리즈 7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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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놀라 홈즈 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 검은색 사륜마차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추천도서이며 내돈내산이다.


셜록홈즈의 여동생이!!!


리딩투데이 카페를 기웃기웃하다가 딱! 눈에 들어온 책!

셜록홈즈를 너무 좋아해서 몇 번이고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내용에 대한 기억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옛 추억을 더듬으며 책을 카트에 담아 쓩 받았다.

받은 지는 한참 전인데 병원 검사다 머다 이런저런 일로 읽지 못했다.

검사도 끝나고 결과도 나오고 약도 먹으며 나아져서 책장 한편으로 밀어뒀던 책을 꺼냈다.

에놀라 홈즈의 전편들을 읽어봐야 하나 했는데 아닌듯했다.

그러나 책장 마지막을 덮는 순간 다른 시리즈들도 궁금해졌다.


예전에는 책을 한번 들면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았는데

이제는 집중이 잘되지 않아 힘이 든다.

그런데 검은색 사륜마차는 마지막 장까지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덮을 수가 없었다.

셜록과 에놀라의 티키타카!


'그러고는 덩굴에 매달려 안을 들여다보려고 얼굴을 유리에 바싹 댄 순간, 에놀라가 날 똑바로 쳐다보며 윙크를 날렸다! 난 너무 놀라 하마터면 손을 놓쳐 떨어질 뻔했다.'


'아니면 그 새로운 전기 목욕 중 하나는 어때요! 들어봤나요, 셜록 오빠? 사람을 물속에

 넣고 전기를 통과시킨다는 이야기요······.'

'날 좀 내버려 두렴. 안 그랬다가는 네가 전기 맛을 보게 될 테니'


이럴 수가 셜록이 에놀라에게 밀리다니!

당차고 활기 넘치며 똑똑한 에놀라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전혀요. 남이 아닌 나만의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 건

지극히 정상이죠. 저도 마찮가지에요.

저도 어른으로 변장하기 전엔 헐렁한 반바지를 입곤 하는 별난 존재였죠.

검은색 사륜마차 중

다른 누구의 시선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에놀라이다

그런 에놀라를 보며 셜록도 형 마이크로프트도 인정한다.

  '에놀라는 보호가 필요 없었다.'

  '에놀라는 예비 신부 학교도 필요 없었다.'

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셜록과 에놀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셜록은 변장으로 몰래, 에놀라는 위조 신분으로 직접 쓰리핀치스와 던헨치 홀로 향한다.

에놀라는 덕분에 사라진 부인들이 검은색 사륜마차에 태워져 어디론가 갔다는 단서를 발견한다.

등기소 직원은 마치 서류 왕국의 육중한 왕 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요청- 마이젤라 하스켈 러드클리프의 혼인관계 증명서와 사망진단서를 떼어달라는 셜록의 요청과 필리시티 글러버 러드클리프의 혼인관계 증명서와 사망진단서를 떼어달라는 내 요청에 응했다.

검은색 사륜마차 중

쓰리핀치스에서 다시 만난 셜록과 에놀라는 사건 해결을 위해 협력한다.

에놀라가 알게 된 사건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둘은 또다시 서로 다른 방법을 택한다.

셜록은 다시 쓰리핀치스로 향했고 에놀라는 언니를 찾는 티쉬와 함께 정신병원을 방문하지만 너무 처참한 광경들에 암담해 한다.


그러나 방법을 찾은 에놀라!

하지만 에놀라나 티쉬에겐 너무 위험한 방법이라 셜록은 말리려 하지만 에놀라는 물러서지 않는다.

셜록, 에놀라, 티쉬, 왓슨, 튜키, 제제벨은 티쉬의 언니 폴로시를 구해 내는 장면은 너무나도 유쾌하다.

몸으로 부딪치는 에놀라와 신중한 셜록, 언니를 위한 위험에 뛰어드는 티쉬, 신사의 표본처럼 행동하는 왓슨, 귀족적인 고고함을 나타내려는 튜키, 천방지축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제제벨

에놀라의 기지로 티쉬는 구해내지만 언니가 갇힌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방법을 찾은 건 셜록이다.


무사히 언니를 구하고 런던으로 돌아온 일행들 

셜록과 에놀라는 함께 또 따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이제 곧 당신은 아내를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매달 지불했던 금액을 매달 은행 계좌로 넣어야 할 겁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딱 그 금액을요.'


'이보다 훨씬 나쁜 조건을 예상했던 백작은 얼굴이 밝아져서 열심히 펜과 종이를 찾았다.'


'이, 똥 덩어리 같은 놈아!'


'허튼소리! 터무니없는 소리! 플로시에게 매달 최소 그 세배는 주도록 하세요. 안 그러면 하스텔 여사와 전 당신이 두 아내에게 한 짓을 세상에 낱낱이 까발릴 거예요. 필리시티의 일뿐만 아니라 마이젤라의 일까지 모두요.'


셜록의 대화에 짜증이 나 있다가 '똥덩어리 같은 놈아' 에서 빵 터졌다.

신중한 홈즈와 모든 일에 직접 부딪치는 에놀라는 배상 문제를 대한 태도 달랐다

저돌적으로 당차게 모든 일에 직접 부딪치는 에놀라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낸시 스프링어의 매력에도 푹 빠졌다.

에놀라 시리즈의 다른 편들도 찾아봐야 하고 넷플릭스에 방영된 에놀라도 만나야겠다.


그리고 마지막 던헨치 홀 앞에 서 있던 건 제제벨일까? 재스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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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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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작성하려 주인공 이름을 찾아보니 나오지 않았다.

처음 '포렐'이라는 주인공 친구의 이름이 나오고 의사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의 회고록에도 본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주변인들의 이름만 나온다.

작가는 주인공에게 이름을 부여하지 않고 노신사와 우리를 하나로 묶으려 한 듯하다.


이야기 초반에 나오는 생소한 나무 이름들과 꽃 이름들은 나를 잠시 당혹하게 했다.

책을 이미지화하며 읽는 버릇이 있는데 모르는 나무와 꽃 이름들의 나열에 잠시 책을 내려두고 찾아보며 읽어 초반 읽기 속도는 느렸다.


어린 시절 노신사는 나뭇조각을 바닥에 박고 울타리를 쳐 자신만의 세계로 도망쳤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많은 것들 - 딸랑이 장난감이나 장난감 칼을 만드는 각목, 시소 -이 있음에도 경찰관이 경례하는 검은 코트를 입은 아버지에 기대어 과시해도 아이들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었다.


녀석에게 보여줄 거야! 나는 나사를 계속 조였다.

이미 통증이 아닌 황홀감이 느껴졌다.

평범한 인생 중

미장이 아들이 친구 삼지 않는 것이 인생을 결정하는 큰 사건이라 생각할 정도로 어딘가에 속하고 싶어 한다.

소속감

어딘지 모르게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말이다.

노신사는 끊임없이 어딘가에 소속되기를 원하고 소속된 세계가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듯하다.

하지만 노신사는 울타리에, 학교와 친구들에, 아내에, 역에 끊임없이 소속되기를 원하지만 소속된 적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자신의 삶에 울타리를 쳐야 했다는 말인가?

    그래, 자신만의 세계를 가져야 했네.'


톱밥을 채운 조그만 울타리, 그의 작은 역, 가정

어떤 세계든 소속되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세계는 저항이자 도피처였다.

노신사는 왜 자신만의 세계로 도피했을까?

사람과의 관계에 선을 긋는 버릇이 있다.

그어놓은 선을 넘어오려 하면 자기방어적으로 된다.

나만이 들어가 있는 울타리는 무엇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려 했을까? 아니면 누군가를 나로부터 보호하려 했을까?


노신사는 자신의 인생이 평범하다 생각되어

'사실, 아주 평범한 삶에 대한 전기를 쓰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라는 의문에서 회고록을 써 내려간다.

써 내려가는 동안 자신의 인생이 평범한 인생 이외의 다른 인생들의 자아들이 있다는 걸 깨달아 간다.

'나의 삶에서는 비일상적이고 극적인 일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라던

평범한 인생은 노신사의 자아 중 하나이다.

자신은 평범했다, 끊임없이 말한다.

'그는 주목을 받고 조금이라도 더 출세하려 하며 살았다.'

'사실 그때 나의 인생 전체에 변화가 일어났고,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자신은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다 주장하나 다른 자아들에 의해 아님을 인정한다.


나는 내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되며 가능성이기만

했던 것은 현실이 된다.

나를 제한하는 이 자아가 내가 아니면 아닐수록

나를 더 많은 존재가 된다

평범한 인생 중

억척이, 우울증, 시인, 평범한 인생 등 이외에도 다른 자아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 지금은 다른 모습으로 서 있었을까?

나는 몇 개의 자아가 있을까?

나의 생은 평범했나?

많은 질문을 던져보게 한다.


한 사람의 자아를 결정하는 건 무엇일까?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 친구? 직장동료? 남편이나 아내?

위문장 전에 '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수록 나 자신의 삶은 더욱 완성되리라.'라는 문장이 있다.

나가 아닌 우리가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

노신사는 혼자라는 지독한 고독감에 어떤 세계든 소속되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한다.


작가의 후기에는 <세상에는 나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안에 들어있는 많은 언어를 통하여 서로의 의사를 교환할 수 있다. 형제애와 다양성!>리라고 결론을 내린다.> -역자 해 설 중 -


한 사람의 자아는 그 사람이 만나 온 수많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자신의 자아를 넓혀가면 보다 나은 인생이 될 것이다.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왔으며 만나 본 사람 중 나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준 사람이 있는가 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한다.

또 나는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여러모로 지금껏 걸어왔던 나의 삶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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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문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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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이 책을 읽으려 손에 들면 꼭 어떤 일들이 생겨 읽는 게 느릿느릿했다.

하지만 책장 마지막을 덮는 순간 느릿느릿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부에 깔린 느낌은 외로움이었다. 내겐 그렇게 느껴졌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언니인 마키코와 조카인 미도리코와 함께한 이야기인데 그냥 아, 나쓰코 외롭구나 이런 느낌이 들었다.

행복에는 여러 정의가 있을 테지만,

살아 있는 인간은 누구나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자신의 행복을 찾는다.

여름의 문

나쓰코는 마키코와 미도리코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둘은 몇 개월간 말을 하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미도리코의 노트 글에서는 엄마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그 노트를 읽은 나쓰코는 둘 안에 있는 어떤 유대감을 본 것은 아닐까?

고미 할머니 엄마 언니 미도리코로 이어지는 선에서 자신은 동떨어진듯한 느낌을 받았을까?

그들이 돌아간 집에 돌아와 마키코의 얼굴 자국이 묻은 비즈 쿠션, 미도리코가 보던 문고본 등 그들의 흔적을 보며 느꼈을 헛헛함이 전해지는 듯하였다.

나쓰코가 무의식중에 찾는 행복은 어떤 것일까?

벌써 몇 년째 출구 없는

여름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인다.

여름의 문

몇 년째 쓰고 있는 소설은 제자리걸음이다.

옛 아르바이트 동료들의 모임에서도 혼자 남편과 아이가 없어서 대화에서 겉돈다.

2년 전부터 만나는 센가와 료코도와 별다른 이야기 없이 만나고 헤어진다.

비슷비슷한 일상 속에서 몇년 전부터 자신의 아이를 만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불임 관련 블로거나 관련 내용을 찾아보다 우연히 정자은행에 대해 접한다.

'정자은행'

그런 곳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다.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임신한다는 것.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 젠은 부모의 이기심이라고 했다.

태어남은 아이가 선택할 수 없다.

지금까지 태어난 모든 사람이 자신의 태어남을 선택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선택해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이기적인가 하는 물음이 계속해서 따라다녔다.

임신과 출산이 종착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후에 아이의 인생은 계속됩니다.

여름의 문

'태어남은 태어남'이 아닐까?

어떤 이유로 태어났던 어떤 방식으로 태어났던 태어남은 태어남이다.

그 아이를 다시 난자와 정자로 만들 수도 없다.

살아 숨 쉬는 생명이다.

태어남에 대해서는 어떤 비난도 할 수 없지 않을까?

아이가 그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부모나 주변인의 영향을 받는다.

아이자와 준은 비록 친아버지는 아니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내 아버지는 당신'이라고 말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한다.

자신의 친아버지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준이다.

그럼에도 준은 아버지와 함께 했던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있다.

현재는 가족형태가 다양하다.

한 부모 가정, 조손가정, 미혼부모 가정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불행한가?

부모가 있는 아이들은 모두 행복한가?

둘 다 아니다.

선택해서 태어나지는 못했지만 태어난 아이들은 모두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어나게 한 책임과 의무만이 아니라 사랑도 있어야 한다.

아이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난 것뿐이다.

느릿느릿 이 책을 읽으며 돌아가신 친정엄마 생각도 하고 두 아들도 생각해 보았다.

엄마는 절대적 사랑을 내게 주셨는데 나는 과연 두 아들에게 그런 사랑을 주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읽은 몇 권의 책들이 부모에 대해 아이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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