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쓰레기 1제로 - 지금 바로 실천하는 101가지 제로 웨이스트
캐서린 켈로그 지음, 박여진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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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멈리스트라기도 미니멀리스트라기도 애매하다. 4개의 베란다는 정리되지 않은 짐들로 가득하지만 계절별로 필요한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필요 없는 물건들은 주기적으로 정리해서 버리거나 나눔을 하고 있다. 그런대도 여유 공간이 생기지 않는 것은 불가사의하다.


꾸준히 물건을 정리하는데도 10년이 넘은 것들이 여전히 책장이나 서랍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무슨 미련 때문에 붙들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때는 미니멀리스트나 제로 웨이스트를 해보자 의욕적으로 방법을 찾아보고 실천하려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번번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나마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은 자주 쓰는 일회용비닐봉투를 생분해되는 것으로 바꾸고, 비닐 지퍼팩 대신 실리콘 지퍼백으로 바꾼 것 정도이다. 일회용품은 되도록이면 쓰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잘되지 않고 있다.


하루 하나의 쓰레기를 제로로 만든다? 좋은데 하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어려우려나 하고 읽기 시작한 책의 내용은 너무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서 당혹스러웠다. 주방이나 냉장고, 수납장 등을 청소할 때 사용하는 다목적 세제는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잠시 하다 말았던 방법이었다. 그런데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알고 있던 것보다 더 다양하였다. 욕실과 변기는 물론 창문, 마룻바닥까지 사용 가능하였다. 시중 제품을 구입해서 사용하는데 혹시나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이 남았었을까 꼼꼼히 오래 헹구어 내거나 닦아내는 편이었다. 만약 천연성분으로 한다면 안심하고 사용해도 될 것 같다. 식초로 만든 다목적 세제는 대리석이나 화강암 제품은 사용을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데 반려묘에 대한 내용도 있어 흥미로웠다. 수제 간식을 만드는 재료가 있어서 한번 만들어볼까 한다. 장난감은 이미 DIY 하고 있다. 그리고 배설물에 대한 내용이 나와 유심히 보았다. 고양이 배설물을 변기에 내래도 되는지 안되는지 논쟁이 있다고 한다. 고양이 배설물에 있는 톡소플라스마 기생충은 해양 동물을 감염시키고 죽인다고 한다. 두부 모래를 사용하고 있어 변기에 배설물을 버리고 있어 헉! 하였다. 하지만 톡소플라스마는 일주일 정도만 퍼지고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는 조리된 사료나 가공된 사료만 먹기 때문에 이 기생충에 감염되는 것이 극히 낮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집 고양이는 정기적으로 기생충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저자는 20살에 유방암 공포증을 경험한 후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에 의문을 갖는다. 자신과 지구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마음먹은 이들을 위해서 웹사이트 고잉 제로 웨이스트(https://goingzerowaste.com)를 만들었다. 같은 이름의 인스타그램도 있다.


가장 끌려던 것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선택을 하자.'였다. 완벽하지 않아도, 실패해도 상관없다고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고 있는 방법이 맞는지 정확한 제로 웨이스트가 먼지 헤매며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책에 실린 101가지의 모든 방법을 다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 책을 펼치고 하루에 한 가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1년은 365일이다. 그 모든 날에 하나씩만 따라해도 365번의 제로 웨이트를 실천하는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나 미니멀라이프에 관심은 있으나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거나 실천방법 등이 궁금한 이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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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일러스트판)
브램 스토커 지음, 페르난도 비센테 그림,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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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에는 흑백영화 속 드라큘라만으로 공포가 되었었다. 뾰족한 이빨과 박쥐들, 어두운 밤 풍경, 긴장감 넘치는 음악 등이 시각과 청각을 한껏 어지럽혔다. 마지막에 드라큘라의 죽음으로 끝이 날 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하였다.


열린책들 드라큘라를 받고 보니 잘 알고 있는 이야기였지만 원작은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반 책보다 큰 판형에 삽화까지 있어 책을 넘기니 왠지 옛 시대로 돌아간 것 같고 해리포터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읽는 동안 밤낮이 바뀌었다. 낮에 읽어보려 해보았지만 몰입감이 떨어졌어 몇 장 읽지를 못했다. 불 꺼진 방에서 스탠드 하나에 의지해서 읽으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었다. 늑대나 이리의 울음소리, 밤의 창가를 두드리는 박쥐의 파닥이는 날개 소리, 어둠 속에 스르르 스며드는 안개, 번득이는 날카로운 이빨, 흩날리는 눈발.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을 일깨우는 단어와 문장들의 조합은 책 안으로 끌려들어 가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제가 뭘 원하는지 분명히 말씀드리겠어요.

여러분들은 제가 하나같이 모두

- 그리고 당신, 제가 사랑하는 남편까지도 -

때가 되면 저를 죽여 주겠다고 약속하셔야 돼요.

드라큘라 P555


여러 등장인물 중 단연 눈에 들어온 이는 미나였다. 그녀의 결단이 여러 번 일행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일행들이 피커딜리로 드라큘라의 관들을 찾아가려 할 때 가지 않으려는 조너선 설득해서 보낸 일, 일의 진행 상황이 백작에게 알려질까 스스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 드라큘라 백작을 쫓는 일행을 따라가고자 결정 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되면 죽음을 달라고 한다. 그녀의 그러한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조너선에 대한 사랑도 있을 것이고, 판 헬싱 선생을 믿은 것도 있었지만 다른 이들이 미나에게 보낸 믿음과 애정이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전폭적인 신뢰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갈 곳을 잃고 표류하는 배에 비치는 등대이다. 이정표와 갈 길 제시해 준다.


왜 미나였을까? 조너선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도 미나를 찾아오고, 일행들이 함께 있는 것을 알고도 미나의 피를 마시는 모습을 드러낸다. 항구에서 관을 실을 때도 돈을 뿌리며 행적을 숨기지 않는다. 도망치는 동안에도 미나에게 항로를 알려주다 바다를 모두 건너고 갈라츠에 도착한 이후 연결을 끊는다. 꼭 자신을 뒤쫓아 오라는 듯이. 드라큘라성에서 조너선과 함께 하며 본능적으로 자신을 구원해 줄 수 있는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삶과 죽음 중 백작이 진짜 원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브램 스토커는 어린 시절 몸이 약하여 어머니의 간호를 받았다. 어머니는 그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아일랜드의 유령 이야기, 요정, 악마, 송장 귀신 이야기, 그리고 1832년 창궐했던 끔찍한 콜레라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 아들에게 들려주기는 괴상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것들이 그의 상상력의 바탕이 된다. 흡혈귀에 대한 지식도 어머니로부터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흡혈귀의 씁쓸하고 이상한 입맞춤, 그것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고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 그의 공격을 가장 잘 막아 내는 방법, 덧붙여 그것에 대한 공포를 이겨 내는 최선의 방법>등을 스토커에게 적어준다. 그리하여 드라큘라가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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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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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이 두 권이 되었다. 띵똥~ 초인종이 울리길래 올 택배가 없는데(띵똥의 99.9프로는 택배라) 생각하며 받았는데 한 달에 한 번 큐레이션으로 받는 책이었다. 항상 랜덤 신청이라 어떤 책이 올지 모른다. 택배 상자를 열고 예쁘게 포장된 포장지를 열고 나온 책이 「다정한 서술자」였다. 책을 보자마자 크게 웃었다. 이미 출판사 지원으로 받은 책이었다. 책을 큐레이션 해주는 서점의 주인장이 랜덤 도서를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지는 라이브에서 본 적이 있어 더 관심이 갔다. 앞 부분을 조금 읽었는데 너무 좋은 책이라 읽지 않는 책을 책장에 꽂아두기에는 아까워서 리딩투데이 카페 분께 나눔을 해드렸다. 좋은 책은 더 많은 분들이 읽어야 한다.


평소 책을 다시 읽는 경우가 많아서 다 읽고 나면 표시했던 플래그는 떼어내고 책장에 꽂아두는 편이다. 이 책은 밑줄을 많이 그은 첫 책이다. 밑줄을 그으며 읽기 시작하지 얼마 되지 않아 밑줄 긋기를 포기했다는 서평이 리딩투데이카페에 올라왔다. 밑줄을 너무 많이 그어서 책이 너덜너덜(?) 해졌다고 하였다. 밑줄을 그을 것인가 플래그를 붙일 것인가 접을 것인가 고민을 하다 이미 긋기 시작했으니 계속 긋자! 하고 밑줄을 그었다. 단 볼펜에서 연필로 도구는 바꾸었다. 결과적으로 거의 모든 페이지에 밑줄이 그어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어떤 부분을 중심으로 서평을 쓰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책은 글쓰기, 독서 방법, 문학강연, 동물권, 문학강연 등 여러 주제에 걸쳐져 있다. 다양하고 다량의 독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도 나만의 독서 루틴 등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어서 독서 방법이 관심이 갔다.


오로지 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만 책을 읽는 건 책에 대한 모독이나 마찬가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책을 읽는 건 경험하기 위해서이며, 경험이야말로 보다 심오하고 포괄적인 이해의 유형이 아닐까.

- 중략 -

그렇다. 우리가 지금 여기 있는 건 책을 읽기 위해서다.

다정한 서술자 P120, 133


책을 읽으면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생각했다. <경험에 의한 이해>는 생각지 못했다. 책 안에서 일어는 현상들이 왜 그런지 이해하려 하기 보다 그냥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주인공도 되어 보았다가 스쳐지나는 엑스트라도 되어보고 나무나 새도 되어보면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공유하고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활자로만 보이던 책이 이미지가 되어 머릿속에서 재생 되어진다. <의미는 무수히 많고, 텍스트는 끝이 없다. 글자의 배열과 조합이 얼마든지 가능한 만큼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버전의 텍스트가 존재한다. - P132>를 요즘은 실감하고 있다. 여러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는 끊임없이 출간되고 있으며 새로운 소설, 시집의 발간 행렬은 끝나지 않고 있다. 독서카페의 서평단이나 인스타그램, 서점 앱 등을 보면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욕심에 책장에는 읽지 못하는 책만 늘어가고 있다. 저자는 가는 모든 곳에 책을 두고 읽는다고 한다. 주로 안방 책상에서 책을 읽어 그곳에만 책들 모아 두었다. 이제는 침대 머리맡, 거실 탁자, 식탁 등등 여러 곳에 읽을 책들을 두어야겠다. 눈에 자주 보이면 그만큼 더 많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읽는 속도가 느리기에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나는 또한 새로운 유형의 서술 방식, 그러니까, '사인칭 시점의 서술'을 꿈꿉니다. 여기서 '사인칭'이란 단순히 문법적인 구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각 등장인물의 다양한 시각을 포괄하면서 동시에 개별적인 시각의 지평을 넘어설 수 있는 시점을 말합니다.

다정한 서술자 P359


일인칭, 삼인칭 시점 등은 들어봤어도 '사인칭 시점'은 처음 보았다. 말하자면 어떤 하나의 현상에 등장인물들의 각각의 시선으로 여러 각도에서 보고 그것을 하나로 모으면서도 각각 독립적인 시점으로 분리한다는 것인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어렴풋하게는 알겠으나 확실하게 의미를 이해하지는 못하였다. 옮긴이의 말까지 읽고 나서야 이해를 하였다. <다인칭이면서 동시에 무인칭인 서술자, 전체를 포괄하는 광범 시야를 가진 서술자 즉 '총체적인 이야기꾼'을 말한다.> 일인칭은 자신 위주로 이야기가 기술되어 다른 타인이나 사물들의 생각 등은 알 수 없다. 삼인칭 관찰자 시점은 이야기 바깥에서 관찰자 입장에서 서술된다. 그에 반해 '사인칭 시점'은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시점을 통합하며 전체적으로 모아주는 시점이 더해진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올가 토카르추크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본다는 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전체로 결합된다는 궁극적인 사실을 인정한다는 의미입니다. - P360>라고 하였다.


결코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었던 젊은 여인, 내 어머니는 그렇게 한때 사람들이 '영혼'이라 부르던 뭔가를 내 안에 심어 주었고,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서술자를 내게 선물했습니다.

다정한 서술자 P334-335


저자는 <다정함이란 대상을 의인화해서 바라보고, 감정을 공유하고, 끊임없이 나와 닮은 점을 찾아낼 줄 아는 기술 - P363>이라고 하였다. 흑백 사진 속 어머니가 아련히 바라보며 그리워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그것이 무엇인지 묻는 저자에게 어머니가 한 대답은 의외였다. 사진을 찍을 때 실제로 그러한 생각을 하였는지 다른 생각을 하였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아이의 질문에 어머니가 대답한 짧은 문장은 저자의 기억 속에 아로새겨지고, 살아가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올가 토카르추크에게 다정한 서술자는 <어머니>이다. 어머니 홀로 찍힌 흑백 사진일 뿐인 사물 하나에도 감정을 이입하여 아이에게 자신도 그 안에 존재하게 한다. 그리하여 아이와 어머니를 같은 공간에 있게 하여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게 한다.


관계에 있어 넓지 않은 나에게 다정한 서술자는 누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수도 없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넌 걸을 수 있어. 예전과 같아질 거야>라 이야기하던 나의 영원한 버팀목인 어머니, 평소에는 애정표현에 서툴지만 얼큰하게 취하면 아이러뷰 미츄 유라며 엉터리 영어를 말하며 안아주시는 아버지, 항상 자신의 팔을 내어주고 나란히 걷는 신랑. 모두가 내게는 다정한 서술자이다. 조금 더 찾아보면 다정한 서술자는 더 있을 것이다.


<다정한 서술자>에는 많은 작품들이 등장한다. 이미 읽은 책이 나오면 반가웠고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나오면 궁금해하며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추가하였다. 올가 토카르추크가 이야기하는 문학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녀의 독서 목록이 궁금하거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한 그녀의 글쓰기 방법을 엿보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 지원도서이나 아주아주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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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것부터 먹고
하라다 히카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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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못해서 항상 배고픈 식구들을 위해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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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오답의 모든 것 : 문학편 국어 오답의 모든 것
정동완 외 지음 / 꿈구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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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자주 읽는 요즘 그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의 문해력은 어떤지 궁금해지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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