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루저, 부동산 경매로 금수저 되다 - 500만 원 종잣돈으로 3년 안에 10억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개정판
김상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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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는 평소 관심은 조금 있었지만 선뜻 시작하기에는 자신이 없어 망설이고 있었다. 여유 자금도 많지 않고 전문 분야라 어렵게만 느껴졌었다. 시아주버님께서 경매를 하고 있어 이야기를 종종 듣고는 있었다. 시작할 때 큰 자본은 들지 않았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띄엄띄엄 한 건씩 하시더니 지금은 동시에 2-3채를 낙찰받아 매매를 하고 있다. 경매의 모든 진행을 직접 하고 있으니 이것저것 물어보면 되는데 그게 어렵다. 책과 저자는 블로거, 인스타그램이나 여러 경로 접한 적이 있었다. 아직은 시작할 여건이 안 되어서 경제 서적이나 부동산 쪽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책을 받고 보니 급관심이 갔다.


500만 원으로 시작해서 10억을 부동산 경매로 불릴 수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는 하였다. 이제 20대 초반인 두 아들은 어떻게 해서든 집은 장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다. 이것저것 알아보다 10년 공공임대가 당첨이 되어 입주 후 나중에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직장 생활을 시작한 큰아들에게 알려주니 LH 앱을 설치해서 알아보더니 두 번의 도전에 김포 한강 신도시에 예비입주자로 당첨이 되었다. 조기 분양이 시작되어 입주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입주는 가능한 순번이다. 입주자금 및 나중에 분양자금은 어떻게 할 건지 고민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들 중 한 명의 집은 해결이 될 듯해서 조금 안심이 된다.


하지만 분양을 받아도 현재 금리가 만만치 않아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어떻게 해서든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은 자본으로도 경매를 할 수 있다는 말은 관심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일단 경매 용어들이 어렵다. 이사를 몇 번 다니며 기본으로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을 확인하니 보는 방법은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외에도 경매 입찰 시와 낙찰 후 진행되는 과정, 낙찰이 되지 않았을 때, 명도(?) 시 주의사항등, 임장(경매 물건을 직접 확인하는 활동) 시 확인해야 하는 할 사항, 낙찰 후 경락대출을 받는 방법, 경락대출이 안되는 경우, 세입자가 있는 경우,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되어있는 경우, 가등기하는 방법, 적절한 낙찰가를 정하는 방법 등 생소한 용어와 내용들이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하게 하였다. 이해가 안 되면 몇 번을 다시 찾아보고 인터넷 검색도 해보며 읽어 나갔다.


인생에 있어 실패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새로운 시도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과 마찬가지다.

그러니 매 순간 도전하고 실패를 통해 성공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흙수저 루저, 부동산 경매로 금수저 되다. P173


책을 모두 다 읽어도 부동산 경매를 완벽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자금이 많이 있어야 한다거나 경매 용어들이 어렵다는 생각은 사라지게 하였다. 부동산 경매를 하는데 많은 자금이 없어도 가능하다는게 진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경매 용어도 부동산 관련이나 경매 관련 책들을 조금 더 읽어보면 어렵지 않을 듯하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늘 두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두려워서 시작도 못한다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첫 발을 걷기 시작하면 넘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자꾸 넘어지다 보면 넘어지더라도 덜 아프게 넘어지는 법을 배우게 되고 넘어지지 않는 방법도 알게 된다.


부동산 경매도 주식과 같은 투자이다.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매 컨설팅 업체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부동산 경매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알지 못하면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투자의 기본은 투자자가 투자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P137>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누군가 부동산 경매를 물어봤을 때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공부를 하여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저자가 추천한 것처럼 적은 금액으로 시작하여 차근차근 자본금을 불려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저자만큼은 아니라도 반의반은 따라가 있지 않을까?


부동산 경매의 첫 시작을 이 책으로 할 수 있어 다행이다. 경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확 낮아졌다. 나도 할 수 있을까? 부동산 경매가 도대체 머지? 등이 궁금한 분들께는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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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로 하여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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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전문학을 주로 읽기도 하였고 현대문학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네이버 카페 리딩투데이에서 현대문학 읽기를 한다고 해서 신청하였다. 첫 번째 책으로 「죽은 자로 하여금」을 읽었다. 작가 편혜영은 잘 알지 못하는 작가이다. 고전문학은 고전문학대로 현대문학은 현대문학대로 읽는 동안 다른 느낌이지만 독자들에게 전하고 하는 메시지에는 차이가 없었다.


[함유도] PIN001 죽은 자로 하여금 (9/12~9/25) : 네이버 카페 (naver.com)


책을 읽는 내내 과연 어디까지가 마지노 선일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사회가 용납하는 일반적인 도덕적 의미가 아닌 개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신념의 허용 가능한 범위는 기준이 있을까? 기준이 있다면 누가 판단을 할 것인가? 타인이 세운 기준을 벗어났다 하여 비난할 수 있는가? 수많은 물음을 던진다. 타인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고 알 수 없다. 그러하기에 갈등이, 오해가 생긴다. 이석은 무주에게 아무런 잘못을 한 적이 없다. 무주는 혁신위원회에서 권과 함께 일을 하다 이석의 공금횡령 비리를 알게 된다. 이석이 자신에게 잘 대해준 일들과 권이 알고 있으면 어떡하나 갈등하다 홈페이지에서 아무도 보지 않는 건의사항란에 그의 비리를 올린다. 그러나 어느 날 글은 삭제되고 이석은 병원을 그만둔다. 「대화의 부재」는 현대사회를 점점 각박하게 하고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약하게 한다. 무주가 권과 대화하였다면, 이석과 터놓고 이야기해 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일로 이석의 아픈 아들은 죽음을 맞이한다. 책에서는 병원비가 없어서인지, 병으로 어쩔 수 없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중반부쯤 나오는 무주가 병원비를 추심하는 업무에 배정받으며 환자를 쫓아내는 장면에서 어렴풋이 짐작을 할 수는 있었다.


사람들은 다 똑같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과거로부터 온 목소리였다. 무주는 그 소리에 세심하게 귀를 기울였고,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리라 쉽게 단정했다. 짐작이 맞았을 때는 자못 통쾌했다.

죽은 자로 하여금 P84


무주는 과거 자신이 서울 대학병원에서 윗 사람들의 지시로 장부를 조작하였으나 그 지시을 따른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다 여기며 이석도 그러 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석에게 자신이 한 일이 정당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대학병원에서 자신이 잘못도 없이 쫓겨나듯 이석에게 잘못이 없을 수도 있다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일, 가치관, 처한 상황에 따라 문제의 해결책을 내어 놓는다. 그것이 확실한 진실인 것처럼 생각하며 틀린 판단일 수 있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배제한다. 「자기 합리화」가 얼마나 편협된 시각을 갖게 하는지 알지 못한다. 잘못된 판단으로 타인에게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주었지만 자신의 잘못은 아니라 주장한다. 무주도 자신은 이석의 비리를 발견하였고 고발한 것은 합당한다 생각한다. 이석의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알고 아내가 유산을 하고 병원 사람들에게 비난과 따돌림을 당하며 처음에는 괴로워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풀 곳 없는 분노에 휩싸인다. 점점 자신만의 동굴 깊숙이 들어갈수록 아내와의 관계는 멀어진다. 기다림에 지친 아내는 떠나간다. 누구의 잘못으로 이렇게 된 것일까?


작년 고3이었던 작은아들은 공기업 시험 준비를 했었다. 옆에서 시험 준비를 도와주며 자기소개서 등을 작성하는 것을 보았다. 예전에 자기소개서에는 자라온 환경이나 부모들에 대하여서도 적곤 하였는데 지금은 항목이 정해져 있고 그 질문에 대하여서만 작성하면 된다. 몇 군데의 공기업에 자기소개서를 제출하였는데 항목이 모두 달랐다. 그러나 공통적인 부분은 가정이나 학교생활, 친구들과의 갈등이 있었던 경우와 그 해결 방법을 적는 부분이 있었다. 어떤 곳에서는 상사나 동료가 부당한 지시를 하는 경우 어떻게 하겠는지 구체적으로 묻는 경우도 있었다. 그 질문의 아들의 답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라면 먼저 지시한 일이 이런 이런 점에서 부당하다 이야기해 보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위에 보고를 하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다 만약 지시 사항이 위에서부터 내려온 것이라면 어떻게 하지하는 물음이 떠올랐다. 그 지시대로 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 거절해야 하는 것인지. 일을 하면 부당한 일이니 잘못된 일을 하는 것이고 거절을 하면 상관의 지시 사항을 어기는 업무 과실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결정이 옳은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뫼비우스 띠처럼 풀리지 않는 숙제 같다.


'죽은 자로 하여금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라 - 마태복음 8장

죽은 자로 하여금 P140


책의 제목과 같은 부분이라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다. 무슨 뜻일까? 떨어지지 않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니 이석의 말이 눈에 들어왔다. 믿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불신자는 불신자에게 가고 믿는 이만 따르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석은 무주에세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지금 자신이 하는 요양병원을 건립하는 일을 믿고 따라와달라고 하는 것인지 이미 너를 믿지 못하고 있다 하는 것인지. 영혼 없이 겁데기뿐인 무주는 죽은 사람과 같으니 자신에게 필요없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석은 무주에게 크레인을 보여준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을 무주는 알아챌 수 있을까?


"양수 씨는 누굽니까?"

죽은 자로 하여금 P201


무주는 이인시를 떠날 결정을 하고 상관이었던 송에게 전화한다. 그리고 묻는다 '양수 씨는 누굽니까?' 누군가 일을 그만두어야 후임자를 구한다. 전임자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전임자가 일을 그만둔 이유는 「사무장이 시킨 일이 싫어서」이다. 무주나 이석은 『선택』할 수 있었다.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더라도 자유의지로 결정할 수 있었다. 선택을 한다는 것은 이후에 생길 일들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선택의 순간순간들이 모여 현재의 자신이 된다. 선택받지 못한 많은 가능성에 대해 미련을 두고 후회를 해도 돌이킬 수가 없다. 마지막 장의 이석의 선택은 자신과 아내에 대한 앞으로 앞날에 대한 희망이다. 살아가며 잘못된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그 길을 계속 갈지, 돌아갈지, 멈출지, 다른 길을 갈지의 선택에 따라 미래는 달라진다. 그 길 끝이 행복일지 불행일지...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현대문학 PIN 시리즈 읽기 -  내돈내산으로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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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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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목은 「모리아이 엔코미움, (MORIAE ENCOMIUM)」이며 <어리석음 예찬>을 뜻하는 그리스어 「모리아스 엥코미온」의 라틴어이다. 어리석은 신 <모리아,Μωρία>의 자신을 예찬하는 연설문이다. 『우신(愚神)』은 '어리석음의 신'을 뜻하는 한자이다. 제목이 눈길을 확 끌어당기게 잘 선택한 것 같다.


에라스무스는 처음 영국을 방문해서 만난 여러 사람들 중 토머스 모어의 <모어>라는 성 때문에 이 글을 썼다고 한다. 어리석음은 그리스어로 <모리아,Μωρία>이며 이 글의 어리석음의 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당시 기독교와 정치 등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풍자와 해학으로 날카롭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어리석음이 없다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신들마저도 어리석다고 한다. 에라스무스는 이 글을 출판할 생각은 없었으나 친구들에 의해 출판되었으며 출간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굉장히 재미있는 사실은 이 글이 개신교 종교개혁의 「마르틴 루터의 95개 조」의 기본 틀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라스무스는 당시의 가톨릭의 미신과 부패 등이 없어지고 변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였지만 기본적이 가톨릭의 교리들 - 성모마리아와 성인 숭배, 7성사, 성직 위계제, 성체 성사 등 - 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에라스무스는루터의 반대 입장에 되어 루터의 교리를 반박하는 「자유의지론」과 「히페라스피스테스」를 쓴다. 이에 루터는 「노예의지」로 에라스무스의 「자유의지론」을 반박한다. 잘못된 가톨릭이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같았어나 방법이 서로 달랐다.


인생이란 것도 일종의 연극이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가면을 쓰고

인생이라는 무대에 올라

각자 맡은 역할을 하다가 연출자의 지시에 따라

퇴장하는 연극 말입니다.

우신예찬 P91 <29장 진정한 분별력도 우신에게서 나온다.>


다른 많은 글들 중 인상이 깊게 남은 문장이었다. 연극은 다른 이의 모습으로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연극에 난입하여 그들의 원래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무대에 서 있던 여자가 남자이고, 청년은 노인이었고, 왕이었던 사람은 노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할까? <인간에게 허용된 것 이상을 하고자 하지 않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너그럽게 눈감아주고 기꺼이 속아주는 것이 진정한 분별력입니다. 사람들은 그러한 분별력이 어리것음에서 나온다고 말하지요. P92>라고 한다. 가끔 원치 않게 등 떠밀리듯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머릿속과는 전혀 다른 마음으로 얼굴에 가면을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항상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오르지는 않는다. 가끔은 마음이 닿는 이를 만나 솔직한 본 얼굴을 보일 때도 있다.


『우신예찬』에는 철학자, 현자, 사냥꾼, 건축가, 화학자, 노름꾼, 군주, 의사, 법률가, 성직자 등 수많은 이들과 남자, 여자, 우정, 결혼, 전쟁, 본성 등 여러 가지들이 어리석음이 없다면 존재하지 못한다고 한다. 원래는 없었던 목차를 읽어내려가다 보면 이렇게나 많은 것들로 우리의 삶이 이루어져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에라스무스가 창조한 <모리아,Μωρία>가 하는 설교에 매료되었다. 가볍게 지나치며 했던 생각들도 있어 뜨끔하기도 하고 풍자와 해학이 너무나 적절하여 깔깔깔 웃기도 하며 읽었다. 그러면서 깊은 생각에 빠지게도 한다.


자신이 어디에 서있는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 헤매는 이들에게 좋은 책인 것 같다. 꽁꽁 숨겨두고 감추어 두었던 내면을 꺼내 볼 수 있기에 나름의 답을 찾을 수는 없지만 찾아가는 길은 보여 줄 것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이나 아주아주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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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서유럽 - 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 쏜살 문고
밀란 쿤데라 지음, 장진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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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체코슬로바키아 작가 대회 연설문 「문학과 약속 민족들」과 1983년 프랑스의 지식 저널 「데바」지에 기고한 시론 「납치된 서유럽」 두 편이 각각의 소개 글과 실려있다. 문학과 약소민족들의 소개 글은 자크 루프니크가 납치된 서유럽의 소개 글은 피에르 노라가 썼는데 꽤 인상 깊었다. 본 글에 대한 시대 상황이나 정치 상황 등 전반적이 상황들을 알 수 있어서 본 편을 읽을 때 도움이 되었다.


「문화와 약소 민족들」은 읽으며 일제강점기 때의 우리나라가 계속 떠올랐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거대한 동유럽과, 러시아라는 막강한 나라 사이에 끼어 점점 자신의 언어는 물론 문화의 정체성이 사라져가는 것을 밀란 쿤데라는 안타까워한다. 체코는 1차, 2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공산주의에 의한 정부가 수립되어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가 된다.


『반달리즘』이라는 단어는 처음 보았다. 검색해 보니 <문화·예술 및 공공시설 등을 파괴하는 행위 또는 그러한 경향>이라 한다. 밀란 쿤데라는 공산주의의 언론탄압이나 여러 정책들이 체코어와 체코 문화를 파괴하는 행위라 한다. 유럽의 흐름을 놓쳐 그 안에 속하지 못하고 점점 변방으로 밀려나 체코어를 가르치는 이들의 유럽 문학 지식수준에 관한 보고서를 보고 답답해한다.


그리고 <약점은 문학이 불충분하게 해방되었기에 그것이 긴밀하게 의존하고 있는 체코 사회의 교육 수준과 도량, 그리고 혹시나 드러날지도 모르를 교양에 결핍에 있습니다. 가끔 저는 우리 체코의 고전 연구자들과 민족 부흥 지도자들이 그토록 중요하게 여긴 이 유럽적 특성을 우리 현대 교육이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교육은 문화를 이어가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중요하다. 체코의 특수한 상황을 놓친 현대 교육을 밀란 쿤데라는 지적한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김구 선생의 말이 생각났다. 우리나라도 일제 치하에서 일본의 문화 말살 정책으로 창시 개명이나 일본어 쓰기를 강요받았었다. 일부 지역의 사투리가 일본어인 경우가 있는 경우를 보면 당시의 일본의 정책들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한글을 지켰냈다. 그것은 한 사람의 힘으로만 된 것은 아니다. 몇 달 전 본 영화 「말모이」에서 극장 모임이 들킬 위기에서 기지를 발휘해 다시 모여 사전을 만들어가는 장면은 깊은 울림을 주었었다.


책 소개에서 <21세기 러시아 군사적 확장을 예견한 역사적 글>이라는 문장이 의미심장해 보였다. 20세기에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예견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납치된 서유럽」에서는<19세기 내내 러시아는 유럽에 다가왔다. 러시아와 유럽은 서로 매혹되어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어가 제국 내 다른 민족들의 언어를 질식시키고 있지만 그것은 러시아의 비민족적이고, 반민족적, 초민족적인 러시아의 관료주의 때문이라고 한다. 서유럽의 동쪽 경계선, 즉 중앙 유럽은 언제나 러시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며 폴란드는 특히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헝가리를 위해,

그리고 유럽을 위해 죽을 것이다.

납치된 서유럽 P39 <헝가리 통신사 편집장>


1956년 9월 러시아의 헝가리 포격으로 사무실이 파괴되기 몇 분 전, 헝가리 통신사 편집자가 전 세계로 타전한 메시지는 서로의 연대가 끊어진 유럽에는 그 말의 의미가 전해지지 못한다. 이 메시지의 의미는 <헝가리안의 유럽이 표적으로서, 헝가리는 헝가리로 남고 유럽으로 남아 있게 하기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 는 뜻이다. 중앙 유럽은 정치적으로는 동유럽이지만 문화면에서는 서유럽이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중앙 유럽을 자신들과 정신적으로 이어진 문화적인 면보다 눈으로 보이는 정치적인 면만을 보고 러시아가 속한 동유럽으로 보고 자신들과는 다른 개체로 보았다. 그리하여 중앙 유럽과 유럽의 연결고리는 점점 옅어지며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의 국가들은 자신들의 문화 정체성을 잃어갔다.


이 책을 읽으며 반달리즘, 프라하의 봄, 1956년 9월 헝가리 혁명, 헝가리 혁명, 세계 2차대전 등 검색한 단어가 많다. 시대와 정치 배경 중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이다. 이러한 것들이 지금 살아가는 데에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문화와 정치, 지리적인 것들을 알게 되면 지금의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이해하는 것이 쉬워진다. 고대사부터 시작해서 현시대까지의 역사를 왜 배우는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가 정세와 앞으로의 전망이 궁금하다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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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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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는 가정법이다.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IF라는 문장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만든다. 이 만약에라는 우연한 가정들이 모여 어떤 그림이 그렬질 지 궁금해진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이야기에 어떤 반전이 숨어 있을지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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