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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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의문스러운 건, 과연 구라타 씨가 전화를 받은 게 우연이었냐 하는 점이에요.  P71


무사시다이라 시청에서 근무하던 구라타 유미는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남자는 얼마 전 이곳으로 이사 온 바바 히토미의 주소를 알려달라고 한다. 개인정보 때문에 알려 줄 수 없다고 하지만 그는 끈질기고 교묘하게 물어보며 유미에게 주소의 힌트를 얻게 된다. 며칠 후 주소를 알려 준 히토미가 살해당한다. 히토미는 지하 아이돌(인디 아이돌) 멤버로 활동 중이었다. 유미는 주소를 정확히 알려 준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실수 때문에 그녀가 죽었다고 자책한다. 그리고 시청에도 사실이 알려져 그만두게 된다. 시간이 흐른 후 히토미의 살인범은 잡힌다.


그리고 3년 후 아버지의 지인이 운영하는 커피숍에서 일하는 유미를 히토미의 팬이었던 호시야가 찾아온다. 그는 사건을 다시 검증해 달라 부탁한다. 이미 범인이 잡힌 사건을 왜 다시 검증하려는 것일까? 그런 유미에게 호시야는 <"정말로 우연이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본다. 수납과에 근무는 총 스물두 명 중 점심시간에 근무하던 정직원은 3명, 범인의 전화를 받을 확률은 3/1이다. 이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전부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걸 깨달은 순간 호시야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p97


호시야는 히토미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다. 히토미의 팬으로서 그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살인사건에 대해 알아갈수록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녀가 죽기 전 보낸 DM에 제대로 답해주지 못한 것이 가슴을 누른다. 자신 때문에 그녀가 죽음을 맞이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건을 파헤친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해와, 3년 후등을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호시야에 의해 사건이 하나하나 재구성된다. 살인 사건으로 이어진 작은 조각들은 우연이었을까? 치밀히 계산되어진 계획이었을까?


우연에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는 말이 있다. 만약 겹쳐진 우연들이 누군가가 의도한 것이라면 그것도 필연이라 할 수 있을까?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야 밝혀지는 범인은 정말 의외의 인물이었다. 읽는 동안 용의선상에 올렸던 몇 명이 있었지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이가 범인이었지만 그가 범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드러난 마지막 진실은 정말 반전이었다.


히가시노 게이코의 극찬을 받으며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요쿄제키 다이의 데뷔 10주년 작품다웠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들의 정신을 쏙! 빼놓았다. 전혀 알지 못하는 이들이 얽히며 일어난 과거의 일들이 예기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과연 이 악연에 관계된 이들 중 그 끝의 결과를 알 수 있는 이가 있었을까?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말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은 <죄의 인과성>이다. 인과란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있다는 뜻이다. 과거의 자신의 했던 일이 현재 상황에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예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이 무언가 실수하거나 잘못이 있었다 조금이라도 생각되는 순간 그 상황을 바로잡으려 노력했다면 다른 현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400여 페이지 가량 되는 첫 장을 열고 몇 시간을 꼼짝없이 앉아 완독을 하였다.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 마니아라면 어쩌면 조금 단조롭다 생각할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마지막 반전을 접하게 된다면 반드시 앞장을 다시 뒤적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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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 일본 원자력 발전의 수상한 역사와 후쿠시마 대재앙
앤드류 레더바로우 지음, 안혜림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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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와 일본은 다른가?라는 궁금증에 책을 선택했다. 지진은 이제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후쿠시마는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자연재해로 일어난 재난일 텐데 저자는 왜 일본의 역사를 150여 년이나 거슬러 올라간 것일까 하는 의문들은 책을 읽어나갈수록 이해가 되었으며 일본의 뿌리 깊은 권위적인 관료주의에 경악하였다.


일본의 전력 산업은 민간기업에 의해 주도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경제 위기 상황이 오게 되며 은행에서의 대출이 많아지며 불안을 느낀 은행들이 전력회사들에 전문 경영인들을 보내며 전기 엔지니어들은 자신이 창립한 회사 경영에서 점점 밀려난다. 새로운 경영인들은 재무관리에는 뛰어났지만 기술에서는 무지했다. 그리고 안전보다는 성장을 우선시하면 1920년대 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다.


히로시마와 나카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며 엄청난 피해를 본 일본의 국민들은 원자력에 대하여 큰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언론계의 거물이었던 70세의 쇼리키 마쓰타로가 10여 년간 객관적인 좌파 신문 『요미우리신문』을 인수하여 원자력에 대한 여론을 조성해나가며 바뀌어가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닛폰티브이를 설립한다. 이후 미국의 원자력 위원을 초대한 것과 원자력 전시에 대한 홍보에 신문과 방송을 이용한다. 전시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리게 된다. 원자력으로 인해 저렴한 전기등 여러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매력에 국민들의 여론은 점점 원자력을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소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그러한 경우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히라이는 이렇게 엄청난 일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의 동료들은 도호쿠전력 사장에게 12미터 벽이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쓰나미도 막아 낼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던 히라이는 14.8미터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중략 - 도코전력과 비교하면 감탄을 자아내는 접근법이었다.

P107


이런 구조가 혼란스럽게 느껴진다면 당연하다. 전체적인 체계가 복잡하게 얽힌 스파게티처럼 난장판이었다. 정부는 나무만 보였고 숲은 볼 수 없었다. 관 하나하나까지 사소한 모든 것에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과 부서가 정해져 있었지만 발전소 전체의 안전을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P134


쓰나미는 형식적으로 언급되었다. "지진"이라는 단어가 1,675회 사용되었지만 "쓰나미"는 참고문헌과 색인 일부에 겨우 25회 등장한다.

P173


고베대학교의 거침없는 지진학자 이시바시 가쓰히코는 1997년 10월 발행된 일본판 『사이언스』에 다시 무시무시한 예측을 내놓았다. 그는 14년 뒤 후쿠시마에서 발생할 사건들의 개요를 거의 완벽하게 정리했다.

P192


여기서 핵심은 모든 회사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규정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P227


1986년 4월 28일 소련의 체르노빌에서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나 엄청난 피해가 있었다. 일본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년 가까이 이 사고를 연구했다. 위원회의 마지막 보고서는 기존의 인력 훈련과 사고 예방조치로 충분하다는 통상산업성의 1987년 8월 보고서의 내용을 반복하며 체르노빌과 일본은 다르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본의 원자로 기술 자체는 결함이 없다고 한다. 그 결과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1960년 1월 일본의 첫 원자력 발전소인 도카이 원자력 발전소의 공사가 시작되었다. 이후 1971년 3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첫 상업영업을 시작할 때까지 무쓰, 도카이 원전 발전소, 쓰루가 발전소, 몬주 등에서 크고 작은 원전 사고들이 있었지만 모두 무시된다.


정부는 총괄 책임자를 두지 않고 민간 기업들에게 자율적인 규제로 모든 규정을 「권고사항」으로 처리하지만 기업들을 이를 무시한다. 기업들은 원자력 발전소들이 작동을 멈추면 자신들이 이익이 줄어들까 봐 위험을 알리는 목서리를 헛소리로 치부한다.


위의 모든 것을 무시하였지만 2007년 7월 16일 가리와 앞바다에서 규모 6.6의 강진이 일어나 도쿄전력의 가시와자카리와 발전소가 중지되었을 때는 심각하게 고려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지진의 위험성은 정부, 정당, 기업 등과 결탁한 NHK TV,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의 일본 주류 언론의 침묵으로 조용히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전 도쿄전력의 한 직원은 원자력 공학 콘퍼런스에서 "쓰나미 현상의 불확정으로 인해 여전히 쓰나미의 높이가 설계 높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지만 도쿄전력의 경영진은 움직이지 않았다.


2011년 3월 9일 오전 10시 45분 일본 동쪽 해안에서 16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은 60센티미터의 거대한 쓰나미를 만들어낸다. 869년의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한지 정확히 1,142년이 흘렀다.

 P259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자연재해인 듯 보이나 분명한 인재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근무하던 이들은 사고 수습을 위해 목숨을 걸고 최선의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예방할 수 있는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냈다.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사이 지진이 잦아지고 있으면 강도도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일본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원자력 발전소나 연구가 일본과 달리 정부 주도하에 있지만 불량 부품 조달 등의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일본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10여 년 전이다. 기억 속에서 잊혀가며 느슨해지기 딱 좋은 시기이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원자력에 대한 전문 지식이 전혀 없어 어렵지는 않을까 하였으나 여러 원리나 구조에 대해 일반인들도 알기 쉬게 풀어쓰려 한 노력이 많아 거의 대부분은 이해할 수 있었다.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이기에 한 번쯤은 읽어본다면 원자력에 대한 경고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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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버핏의 12가지 성공 원칙
피터 버핏 (Peter Buffett) 지음, 진정성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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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대할 때 자유와 방치, 도움과 의존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무척 어렵다. 버릿 퍼빗은 어떻게 균형잡힌 부모의 역할을 보였을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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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블루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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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교포3세라니 작가 프로필부터 인상깊다. 경찰이 소재인 이야기는 다른 미스터리물보다 더 스릴감있고 흥미롭다. 작은 시골 마을 파출소에서 권총을 가지고 사라진 순경 나가하라.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요지는 진실을 알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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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인간혐오자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5
몰리에르 지음, 김혜영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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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고전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의 모습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똑같기때문이다. 프랑스 고전 희극안에 있는 인간의 본성이 현재와 얼마나 닮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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