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의 여름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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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큰아들이 생각났다.

큰 아들에게는 많은 것이 미안하다.

가게를 운영한다고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거나, 그땐 몰랐지만 산후우울증이 심해서 우는 아들에게 히스테릭했던 거나 둘째 임신 때 일 때문에 시골 친정에 몇 달 맡긴 거나 둘째가 태어나 2살밖에 안되어 혼자 옷을 입고 신을 신고 유모차도 양보하고 걸어야 했던 거나 많은 일들이 미안했다.

그중에 가장 미안했던 건 둘째 임신을 알게 되자마자 큰아이에게 끊임없이 했던 말이다.

이제 동생이 생겼으니 아빠가 없을 때는 네가 엄마와 동생 보호자다 그러니 엄마도 많이 도와줘야 되고 동생도 이뻐해 줘야 된다고 매일 세뇌 수준으로 되뇌어 주었다.

1살이 겨우 지난 아이에게 말이다.

혼자 움직이기 힘든 나에겐 큰아이 하나만으로도 힘든데 둘째까지 생긴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너무나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을 읽으며 큰아이에게 내가 한 행동이 가스라이팅인 건가 하는 섬뜩한 생각까지 들었다.

다행히도 큰아이는 너무나 잘 자라 주었다.

자신의 진로도 혼자 척척 정하고 학교생활에서도 잘해 주었고 동생과도 싸움 없이 잘 지내 주었다.

언젠가 무슨 대화 중 작은 아이가 큰아이에게 지금까지 한 번도 맞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엄마 아빠가 없을 때에도...

주위 다른 형제들은 보니 매일이 전쟁통이던데 우리 집은 까칠한 작은 아이를 큰아이가 많이 이해해 주는 편이었다.

엄마와 함께 잠을 잘 수 있게 해주세요.

호박의 여름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소원을 빌면 이루진다는 샘에 부모님에게 선물 받은 물감을 흘려보내는 미카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나도 가서 소원을 빌고 싶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엄마는 어디를 그리 훨훨 다니시는지 꿈에 한번 찾오시지 않는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 꿈에서라도 보고 싶다고 빌고 싶다.

노부는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따돌림'이야.

호박의 여름

겐 선생님이 말씀하였다.

초반부를 읽으며 겐 선생님 같은 분이 미래학교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후반부의 반전을 보기 전까지는

문답 시간에 주고받는 대화들도 합리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대답을 정해두고 그 대답을 유도한다는 이야기를 보고 다시 문답 부분으로 되돌아보니 정말 그랬다.

'가스라이팅'

그 안에서 당사자로 있을 때는 불합리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한 발만 물러나서 보면 불합리투성이라는 것이 너무나 투명하게 보인다.

얼마 전 있었던 '계곡 살인사건'도 가스라이팅 사건이다.

남편과 뉴스를 보며 어떻게 저럴 수 있나 했다

이 책을 보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두 아이에게 항상 어떤 일이던 선택하게 하고 의견을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답을 정해두고 선택을 유도 한 적은 없는지 뒤돌아보게 되었다.

어떤 말을 하던 한 번 더 생각을 하고 정리하고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계속 내버려 둔 주제에

미카, 나 기억해?

호박의 여름

다나카가 무심히 내뱉은 한 마디

노리코는 백골 소녀의 뉴스에서 시즈오카 현의 미래학교에서 백골 소녀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보기 전까지 3년간 여름방학마다 갔던 여름학교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미카도 시게루도 모두 잊고 지내고 있었다.

발견된 백골 소녀가 미카가 아니길 바랐다.

프롤로그에서 보았던 그 다나카가!

노리코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는 미카.

그런 미카에게 노리코는 질문한다..

반전의 반전.

계속 혼자만의 비밀로 안고 있던 30년 전의 사건을 미카는 어떤 마음으로 견뎠을까?

당신에게 그렇게 생각하게 했다면,

그것 자체가 학대와도 같은, 당신의 미래를 얽어매는

사고방식입니다. 책임을 져야만 하는 건 어른들입니다.

당신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호박의 여름

노리코가 미카에게 건넨 말이 가슴을 울렸다.

학대, 책임, 어른

미카는 30년 전 사건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다 너를, 너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 어른들은 미카를 위로했지만 너라고 지칭하며 은근히 이 사건의 잘못을 미카에게 전가했다.

책임회피, 자기합리화를 하며 어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자신들의 행동과 말이 무슨 의미로 미카가 받아들일지 정말 몰랐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아들들과 진지하게 한번 대화를 해 보아야겠다.

내 머릿속에 있는 투명하고 아름다운 '미래'.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는, 아이들 안에만 있다는 '미래'.

내 속에 가득 차 있던 '미래'는 언제부터 사라져버린 것일까.

호박의 여름

미카의 독백이 귓가에 맴돈다.

아이들의 미래는 어른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부모는 그저 지켜봐 주고, 넘어지면 일어나라 응원해 주고, 지쳐 힘들어하면 가만히 등을 두들려주면 된다.

아이들 스스로 일어나 걸어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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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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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어느 날 엄마에게 선물 받은 책

12월 31일 북해정의 문 앞에서 수도 없이 망설였을 세모자

어렵게 문을 열고 들어서 우동 한 그릇을 주문하기 위해 얼마나 용기를 내었을까?

그런 세모자에게 난로가의 따듯한 2번 테이블로 안내하고 하나 반의 우동을 말없이 내놓는 주인장

엄마와 두 어린 아들이 이마를 맞대고 먹는 한 그릇의 우동

그 이후 매해 12월 31일이며 북해정의 2번 테이블은 예약석으로 비워둔다.

몇해를 오지 않는 세모자를 12월 31일마다 기다리는 북해정 주인 부부에게 

어느날 세모자가 찾아온다.

우동을 먹으며 우동 가게 사장이 되고 싶다던 둘째, 큰아들, 엄마 세모자가 12월 31일 북해정을 찾아온다.

주변 상가 주민들과 떠들썩하게 송년회를 하던 주인 부부는 눈물만 흘린다.

이 책을 읽을 때면 항상 펑펑 운다.

북해정과 세모자의 12월 31일 이야기는 늘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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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에 읽는 인문학 365
양승욱 지음 / 오렌지연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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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쉽고 재미있는 인문학 교실
날마다 ‘인문학 365’로 나를 업그레이드하라!

이 책은 인문학의 기초가 되는 문학, 역사, 철학, 신화, 종교, 음악, 미술 등 총 7개 분야를 다루고 있다. 인류는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로 이 7가지 학문을 통해 문명을 이루고 발전을 거듭해왔다. 인류의 유산 그 모든 것이 녹아 있는 만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날마다 한 분야씩 365일 동안 꾸준히 읽어나가자. 그러다 보면 삶의 깊이는 물론 사고의 폭이 크게 확장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인문학 수업!
하루 10분, 7분야 365개의 인문학으로 상식을 초월하다
- 책소개 중 -

매일매일 가볍고 부담없이 읽으며 나의 시야가 하루하루 넓어질것 같다.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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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1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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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가 되고 싶었지만 가난하여 되지 못한 윤아이

우연히 마술사의 마술을 본 수재에 좋은 집안의 잘생긴 나일등


이 둘은 마술사 '리을'에게 무엇을 보았을까?


진짜어른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윤아이와 나일등은 과연 해답을 찾았을까?

이들의 이야기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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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후안 엔리케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계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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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경영대하원 '최고의 교수' 후안 엔리케스의 옳고 그름에 대한 새로운 질문들 

아마존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옳고 그름이 시간에 따라 바뀐다는 주장이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내가 이제껏 알고 있던 옳고 그름에 대한 정의와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후안 엔리케스가 던진 질문에 난 찬성을 할 것인가 아니면 반박할 것인가? 

흥미로운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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