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랑이 서로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편안할까? 서로 사랑을 하지만 깨달은 시간이 다르거나 다른 장소를 헤매이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르카지, 바자로프, 오진초바, 카챠 네 사람의 냉소적이면서 치열하고 또한 수줍었던 사랑의 결말이 이리 엇갈리다니 예상 밖이었다.
아버지와 자식들의 세대 갈등뿐만 아니라 삶, 죽음, 사랑 등 인생에 대한 주제들의 묵직함이 책을 잠시 덮어두어도 주변을 내려누른다. 결말을 향해가고 있으나 마지막 주제가 너무 무겁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읽고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기를 원하는 것일까? 이미 몇 세기 전의 책이 현시대에도 여전히 읽히고 있으며 그 당시에 던져졌던 질문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책, 기록이 가진 힘이 아닐까 한다.
많은 고전문학이 동화처럼 '그리고 모두 행복했습니다'로 결말이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남아있는 여운을 음미하게 하고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아버지와 자식을 마치면 어떤 여운이 남을지 마지막 장을 찾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