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재미있는 책 없어? 빌려줘요."저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책을 책장에서 골라주었습니다.-38쪽
훌륭한 책이란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280쪽
KTX를 타면, 열차여행에 대한 고전적 기대가 한낱 부질없어진다. 차창을 보며 떠올리게 되는, 떠나 온 공간에 대한 회상이나 후회, 또는 다른 공간으로 진입하는 설렘이나 몽상 따위가 무기력해진다. KTX에서는 낭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속도는, 빨라진수록 인간의 사유를 증발시키는 블랙홀이 되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를 얻는 대신 우리는 많은 인간적인 것을 잃어버리고 있다. <강은교의 방 中>-97쪽
작은 형은 시인이 될 것을 결심했다. 시인. 인간은 가장 고통스러울 때 누구나 한 번쯤은 그기로 마음을 쏟아넣게 되는 법이라던가.-22쪽
잠시 후 원장은 작은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올해 나이가 몇이나 되십니까?"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나비는 고기를 못 먹습니다."작은형은 그러나 화가 잔뜩 나 있는 것 같았다."집안에서 당신을 제일 미워하는 사람은 누굽니까?""토끼하고 거북이를 교미시키면 미역국이 나옵니다."언제나 작은형은 삼천포로 빠져버렸다.-27쪽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61쪽
<쩌그노트>란 옥호를 가진 술집은 실제로는 어디에도 없었다. <쩌그노트>란 거기에 깔려 죽으면 천당에 간다는 전설 때문에 사람들이 스스로 그 바퀴 아래 몸을 던진다는 인도의 제례용 수레로서, 당시 우리들은 단골 술집은 으레 그렇게 불렀다.-1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