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정신없이 바쁘긴 하지만 다음 일정 기다리며 잠시 호작질 중.

아이유양이 이번에 새로 낸 정규3집 앨범을  들으며 운전을 하고 왔는데
앨범 참 잘 만들었다. 사운드 밸런스도 좋고 톤도 좋고...돈과 공을 들인 티가 난다.
무엇보다 아이유를 '대중 음악가'로 포지셔닝하겠다는 본인과 프로듀서의 의지. 

아이유양 노래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기차를 타고>였는데 근래엔 
그녀가 직접 글과 곡을 쓴  <싫은 날>이다. 
이 노래는 이번 3집 앨범 버전보단 콘서트에서 부른 버전이 훨씬 좋더라. 나는.


키 큰 전봇대 조명 아래
나 혼자 집에 돌아가는 길
가기 싫다 
쓸쓸한 대사 한마디

점점 느려지는 발걸음
동네 몇바퀴를 빙빙 돌다
결국 도착한 대문 앞에 서서
열쇠를 만지작 만지작

아무 소리도 없는 방
그 안에 난 외톨이
어딘가 불안해 TV 소리를 키워봐도
저사람들은 왜 웃고 있는거야
아주 깜깜한 비나 내렸음 좋겠네
좋겠네

텅 빈 놀이터 벤치에
누군가 다녀간 온기
그 따뜻함이 날 더 춥게 만들어
그 온기가 나를 더

어제보다 찬바람이 불어 
이불을 끌어당겨도
또 파고든 바람이 구석구석 춥게 만들어
전원이 꺼진 것 같은 기척도 없는 창밖을 바라보며
의미없는 숨을 쉬어본다

의미없는 숨을 쉬고
한겨울보다 차가운 내 방
손끝까지 시린 공기
봄이 오지 않으면 그게 차라리 나을까

내 방 고드름도 녹을까
햇볕 드는 좋은날 오면은

아이유는 진리.

아이유 아빠랑 내가 동갑인건 '함은정'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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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밤이고 낮이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 종합편집실.

오디오 작업을 제외한 모든 비디오 작업을 끝내는 곳. 

 

가편집본에 자막을 넣고 전후 타이틀과 광고를 붙이고

영상효과를 주고 색상을 보정하고 순서를 재배열해 

민낯의 가편집본을 '환골탈태'시키는 성형외과같은 곳,

 

며칠째 새벽이 늦도록 이 방에서 일하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까칠한 안색의 종편감독..지친 얼굴의 CG디자이너..졸고있는 작가

옆에서 가편집 중인 조연출 그리고 해뜨기전에 촬영 나가야하는 나..

이 다섯의 인생은 대체 앞으로 어떤 영화를 누릴려고 이 지랄인가.

이 새벽까지, 그것도 며칠째, 아니 몇 달째... 

 

어떤 직업군의 인간들은 왜 자해와 자학에 가까운 노동행태를 취하는가?

마흔 여섯해 중 20년을 이 지랄하면서 살았는데도 모르겠다..

열정과 꿈 운운하는 '김난도류'의 개 풀뜯는 소리말고 뭐가 있을까.

'배운 도둑질'이 그나마 들음직한 대답인가.

 

아. 또 자해하러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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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7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추석 당일을 포함해 연휴 3일을 편집실에서 지내고 있다.

작가들..조연출들 모두 떼꾼하다.

물론 이 나라에서 우리만 추석에 일하겠는가.


우리 뿐 아니라 온 나라의 경찰 아저씨, 청소부 아저씨, 시험을 앞둔 학생들 

기자들..나와 같은 직종의 동업자들...운전 기사님들..그리고 당직하는 의사 선생님들과 

소방관 아저씨들도 함께.


문 닫은 여의도의 식당들 탓에 추석 당일은 편의점 도시락과 빵으로 끼니를 잇고

어제는 문 연 식당을 찾아 밥을 먹었다. 오늘(토)은 아마 다 열겠지.

이게 다 먹자고 하는 일인데.


한 2년 주로 관리와 기획만 하다가 다시 현업으로 내려오니 몸은 고달파도 흥은 난다.

긴가민가싶던 편집 프로그램의 단축키들도 손가락들이 먼저 기억해냈다.


잡스형님...땡큐.


파이널 컷을 구동할 때마다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편집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나 " 감동합니다.  


갈 길은 먼데 해는 지는 형국이지만 

가고 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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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신빠지게 만들고 있는 어떤 일의 첫번째 촬영이 어제 있었다.

첫발을 떼었으니 가고 볼 일.


스테디캠을 들고 시장 저 끝에서 이 끝까지 뛰어 다닌 카메라맨에게 박수를.


이번 일에서는 커다란 ENG나 얄샹한 6미리 카메라는 한 대도 안쓰고

오로지 vDSLR 카메라 8대만 가지고 만든다.

요즘 이 바닥의 트렌드긴 한데 무엇보다 현장이 슬림해서 좋다.

오늘 프리뷰를 해보니 색감과 심도도 참 예쁘다.


일하러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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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키 2013-09-10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작품을 시작하셨나요?
저는 지난 주말에 촬영장에서
조그마한 루믹스 DSLR을 장착한 헬리캠과 스테디캠 보고 완전 신기..
 


서인영이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조덕배의 <너풀거리듯>
예쁘고 귀엽고 섹시한데다 노래까지 잘하니 이 일을 어쩌나. ㅋ





목 밑까지 닥친 일들이 한 가득이라 근 보름 가까이 사

 

목 밑까지 닥친 일들이 한 가득이라 근 보름 가까이 사무실에서 먹고 잔다.

이 풍찬노숙의 지경에서 굳이 좋은 점 하나를 찾자면 
밤이고 새벽이고 언제고 듣고 싶은 음악을 큰 소리로 들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것.  

아래는 조덕배가 부른 원곡 <너풀거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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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2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5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