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굴뚝의 높이가 70m라고 한다.

세월호, 저 진도 앞 바다의 깊이는 30m라고 한다.
우리는 30m 깊이의 바다 밑에 갇힌 이들을 구해내지 못했다.
이제는 70m 높이의 굴뚝에 고립된 노동자들도 손놓고 바라 보고만 있다.
어떻게 이토록 신기할 정도로
냉담하고 잔혹하고 잔인한데다 무능하기까지 한
정권이 있을 수 있을까 ?
국가는 국민의 인명 구조 의무를 방기했고
대법원은 자본의 편을 들었다.
꽃같은 아이들은 제주도를 가보지 못하고 수심 30m에서 꽃이 됐다.
가라앉은 세월호에 들어간 잠수사들의 증언에 의하면
갇힌 아이들은 창문마다 모포를 둘러 들이 닥치는 물을 막을려고 했다고 한다.
법원은 저 '모포'만큼의 '부질없는 관심'도 없이 노동자들을 버렸다.
하긴 언제 법이 노동자의 편이었던가.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자살이나 질환 등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25명.
대체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나.
'가만히 있으라'는 국가의 명령대로 입 닫고 눈 감고
갑질을 당하며 일만 하다 '노동 유연성'이란 명목하에 정리 해고 당하고
그러다 암에 걸려 죽거나 폐지를 주우며 살아야 하는 삶이 우리 사회의 비전인가.
노예를 재산으로 관리했던 '평균적인 로마 시민'들의 의무 중의 하나가
매달 노예들의 건강을 살피고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는지를 살피는 것이었다고 한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 시절>은 아니지만
딱 그만큼만이라도 하기를 바란다.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