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 마, 청춘! -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인생 항해술
김진각.박광희 지음 / 한국in(한국인) / 2012년 1월
품절


김난도 편
그(김난도)는 무엇보다 ‘자기만의 스토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발견과 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시 말해서 나 자신이 어떻게 인식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끊임없이 경험하고 찾아가고 만들어나가야 할 뿐만 아니라, 경험을 많이 쌓고 자신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1쪽

김난도 편
"중요한 것은 전쟁에 이겼느냐, 졌느냐가 아니다. 전쟁이 끝나고 무엇을 했느냐에 따라서 그 나라의 운명이 결정된다."(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22쪽

김난도 편
"인생에 너무 늦었거나, 혹은 너무 이른 나이는 없다."(‘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4쪽

김난도 편
부모님에게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 하면 자식을 사랑한다는 겁니다. 굉장히 안전한 길을 권해요. 나중에 스티브 잡스처럼 될 수 있다 할지라도 대학 중퇴하고 좋은 회사 대신 집 창고에서 창업하는 거 어떤 부모도 권하지 않아요. 창업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이죠. 스티브 잡스처럼 대박이 나거나 하는 걸 바라는 부모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부모님들이 생각했을 때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아무리 망해도 생활에는 지장 없어야 해요.-28쪽

정민 편
그동안 공부한 게 지식을 쌓는 것이었다면 앞으로 필요한 건 지혜예요. 이는 삶에 대한 통찰력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뒤통수를 딱 치는 깨달음을 많이 겪어야 합니다. 그것이 누적되면 그 안에서 지혜가 생겨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지혜가 생겨나는 법은 없어요. 열심히 책 읽고, 특히 고전 읽고 공부하고 생각하고 글로 적고 하면서 자신에게 깨달음을 주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삶을 바꾸는 에너지가 될 겁니다. -64쪽

정민 편
학문을 관점이 아니라 자료로 겨루려는 것은 가장 치사한 방법입니다. 학자는 일단 자료를 공개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경쟁해야 해요. 그래야 학문이 발전하죠. -66쪽

탁석산 편
탁석산 박사는 20대가 자신을 불행하게 여긴다는 말에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소위 스펙이라는 게 유행이지만 20년 후에는 아무 쓸모없을 거라는 것이다. 스펙이 필요 없고 귀찮다고 느낀다면 스펙 쌓기 경쟁에 뛰어들지 말고 차라리 자신 스타일을 만들라고 충고했다. 스펙은 남이 세운 기준이고, 남이 만들어놓은 직업에 자기가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는 아무리 열심히 사회에 적응해도 40대가 되면 직장을 나와야 한다. 그 나이에 또 스펙을 쌓아 남의 기준에 맞춰서 어딘가에 들어가야 할까? 게다가 직장의 수준은 점점 떨어진다. -77쪽

탁석산 편
대중은 자신의 삶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시대 상황에 맞게 택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다음 단계에는 또 다른 것을 상황에 맞게 택함으로써 성공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룬다는 것이다.-85쪽

탁석산 편
저는 오피니언 리더라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자기 생각을 말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죠. 그런 생각 자체가 약간 계급적인 생각이라고 봅니다. 지금은 네트워크 시대고 리더가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은 시대잖아요. 오피니언 리더라고 하면 계급의 리더가 있고 나머지가 따라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죠.-91쪽

탁석산 편
지금은 완전히 평면적이고 중심이 따로 없는 시대라는 말이었다. 뿌리가 없다고 하는데, 외려 뿌리가 없는 게 정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뿌리가 있다는 사고는 고전적인 것이다. 이렇게 사고하는 사람은 사회가 나무와 같다 상상한다고 볼 수 있는데, 사회의 전체적인 모습이 위아래가 있고 가지가 뻗고 중심이 있고 주변에 있다고 생각한다. 탁석산 박사는 지금은 그런 게 없는 사회라고 본다. 네트워크 사회엔 뿌리가 없다. 위아래가 없고 서로 교류할 때도 중심이 없다. 그때그때 중심이 형성되고 계속 이동한다. 그러니 뿌리가 없는 게 당연하고 정상인 셈이다. 그이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고 여기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91쪽

탁석산 편
본래 철학이라는 건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것을 의심하고 회의하고 도전하는 거잖아요? 그걸 안 하니까 철학이 죽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대학 철학과는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습니다. 옛날 거 연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하나도 위험하지 않아요. 한마디로 철학자는 안전한 사람들입니다. -94쪽

정혜신 편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해놓고 쉽게 후회하는 경향이 있다. 결정을 잘못해서, 결정을 잘못했다는 근거가 있어서 후회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결정한 나 자신을 믿지 못해, 나 자신에 대한 불신 때문에 생기는 후회다. -112쪽

정혜신 편
일방적으로 공부를 강요하면, 아이는 자기애를 갖기 어렵다. 아이와 대화할 때 부모가 먼저 자기 성찰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14쪽

정혜신 편
자기를 느끼지 못하면 자기애도 갖추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기애가 없으면 타인의 문제에 무관심하고 타인과도 원만하게 소통할 수 없다. 자기애가 없으면 건강하지 못해 타인에게 상처 주기도 쉽다. 하지만 자기애가 있으면 타인에게 너그럽고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한다. -118쪽

정혜신 편
가장 중요한 에너지는, 바로 자기애예요. 자신에 대한 안정감이 곧 자기애죠. 자기를 충분히 느끼고 살아온 사람들은 그냥 자기에 대한 안정감이 있어요. 자기애가 있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 있든 잘 적응할 수가 있어요. -127쪽

정병설 편
저는 인문학을 하려면 세 가지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합니다. 첫째는 이해력입니다. 우리가 이해해야 할 텍스트의 대상은 글뿐 아니라 사람도 포함하는 거죠. 저도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해요.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죠. 둘째는 판단력, 즉 가치와 관련한 것입니다. 뭐가 옳고 그른지 알아야겠죠? 사실 저는 이것도 잘 못합니다. (중략) 셋째는 표현력입니다. 미문이 아니더라도 명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이해력, 판단력, 표현력 이 세 가지가 필요한 셈이죠. -149쪽

박승 편
지금 우리나라 자본주의는 개인 자본주의잖아요? 개인 자본주의란 ‘나만 잘살면 된다’는 식이죠. 전체는 개인의 총합이다, 그러니 개인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면 사회 전체 이익이 극대화된다, 이것이 원시 자본주의예요. 그렇지만 개인의 총합이 사회인 것은 아닙니다. 생산이 아닌 분배를 한쪽으로 쏠리게 만들면 사회 전체의 복지는 올바로 이루어질 수 없어요. 공동체 자본주의라는 것은 사회 전체 이익이란 틀 안에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나온 사회적 생산물은 사회가 고르게 나눠 갖는 것이고요. -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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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vs. 언쟁 - 아고라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
조제희 지음 / 들녘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논쟁과 언쟁의 차이, 논쟁적인 글을 잘 쓰는 방법, 논쟁에서의 태도 등의 주제를 잘 정돈하여 안내한다. 작가는 항상 자신의 독자를 상상하면서 글을 써야 한다는 월터 옹의 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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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vs. 언쟁 - 아고라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
조제희 지음 / 들녘 / 2011년 11월
절판


동양에서는 논쟁을 서양의 개념과 달리 ‘상대방과 논리적인 말로 시시비비를 가려가며 싸운다.’로 해석한다. 이 말은 쌍방이 마주 보고 말을 주고받는 형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말뜻에 ‘청중/독자를 설득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논쟁의 큰 축을 이루는 청중/독자의 개념을 무시하고 있다. 또한 논쟁과 언쟁을 확실하게 구분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두 가지 개념에 대해서 명확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언쟁은 둘이서, 논쟁은 셋이서 한다. 언쟁은 쌍방이 마주 보고 설전을 하는 행위이고, 논쟁은 의견이 다른 둘 이상의 발표자들이 듣는 이/읽는 이들을 향해 설득하는 언어 행위이다. 또한 언쟁과 논쟁은 주어진 상황, 주제, 대상이 다르다. 언쟁에는 정해진 규칙이 별로 없지만, 논쟁에는 공정성과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한 많은 규칙들이 있다. 언쟁의 상황과 주제는 다분히 사적이고, 논쟁은 상황과 주제가 공적이다. 논쟁의 상황에서 의견이 다른 사람들끼리 마주 보고 싸워서는 안 될 것이다. -22쪽

우리 문화는 말을 자제하거나 침묵하는 행위를 덕으로 여겼다. 특히 권위를 지닌 윗사람에게는 말을 삼가는 태도를 예의로 여겼다. 이런 가르침은 우리에게 논쟁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만들었다. 의사를 표현하고 이들을 모아 확인하지 않고서는 구성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들 중 어떤 것이 최선인지 우리는 알 길이 없다.-37쪽

논쟁에 참여하려면 현실을 관찰하고 인지할 수 있는 능력, 글을 읽고 동의나 반대를 표명하며 해설할 수 있는 능력, 주제에 대해 연구하여 새로운 지식을 발표할 수 있는 능력, 사실만을 모아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있는 능력, 청중/독자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말과 글을 이용하여 청중/독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또한 필요한 시기에 최적의 주장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주장에 대한 타당한 이유와 근거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청중/독자들을 설득하여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40-41쪽

논쟁이란 개인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한 평화적 수단이다. 바라는 바가 학자처럼 진리를 탐구하는 추상적인 것이든, 정치인처럼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든, 개인은 뜻을 세우고 이를 성취하려고 논쟁에 참여한다. 그래서 의사 표시 방법을 개발하여 청중을 1)설득하고, 2)벌어진 일을 평가하여 알려주고, 3)문제를 보여준 후 최선책을 제시하고, 4)어떤 현상에 대해 원인을 알려주기도 하고, 5)의사를 결정하지 못하는 청중과 독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 사실을 제시하기도 하며, 6)알려지지 않았을 뿐인 정보나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7)새로운 그 무엇을 소개하며, 8)상대방과 절충을 모색하기도 한다. -41-42쪽

논쟁 없이 민주주의 없고, 민주주의 없이 논쟁도 없다. 이들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과 권익이 존재한다. 이것들은 때로 충돌하기도 한다. 민주주의는 모든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제도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상충되는 의견들로 매우 시끄럽다. -46쪽

논쟁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작업을 비유적으로 소개한다면, 강가에 있는 무수한 조약돌 가운데 자신의 목적에 따라 자신이 필요한 것만을 세심하게 골라 이것을 정성스럽게 다듬어 작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완성한 뒤에는 이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관심을 끌어 판매하는 행위와 같다고 하겠다. -60쪽

이슈가 되기 위해서는 사안이 먼저 중대해야 하고, 글을 쓰는 이가 그 사안을 이슈가 된다고 판단해서 텍스트나 메시지로 작성해야 하며, 제시된 메시지에 독자/시청자들이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62쪽

창대는 잘 쉴 수 있도록 적합해야 하고, 창의 끝은 날카로워야 한다. -72쪽

작가가 글로 주장을 전달할 때는 독자들이 눈앞에 없다. 따라서 자신이 대상으로 삼는 독자들이 어떤 성향을 지니고 있는지 미리 가정해야 한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청중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이 우호적이거나 적대적인지, 혹은 중립적이거나 아예 무관심한지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과 유대 관계를 강화한다거나, 설득하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거나, 타결점을 모색하거나, 혹은 나의 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아니면, 관심을 갖게 하는 특단의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메시지의 형태를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96쪽

"글을 쓸 때 작가는 자신의 독자들이 누군지 알 수 없으므로 항상 그들이 누구인지를 상상하면서 이들에게 글을 쓰는 것처럼 해야 한다."(월터 옹)-102쪽

나의 편에 서 있는 많은 이들은 주제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정보/지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첫째, 적극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발굴해서 제대로 알려주어야 한다. 이때 주제에 연관된 과거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희망적인 사항들을 언급하는 게 좋다. 좋은 법안이 제출되었다든지, 재판이 이미 끝나서 결과가 유리하게 작용한다든지, 새로 발표된 통계 수치가 합의를 본 관점을 보강한다든지 등이다. 이런 사항들을 제시함으로써 연사/작가는 청중/독자에게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이런 노력은 독자와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109쪽

논쟁은 자신의 언어로 해야 한다. 자신의 언어를 사용하는 첫 번째 방법은 스스로 생각하고, 이를 자신의 말/글로 옮기는 것이다. 이런 능력이 있으면 표절을 방지할 수 있다. 표절이란 남의 생각과 문장 혹은 작품을 출처도 밝히지 않고, 마치 자신의 것인양 도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원래 이 말은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유괴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남의 생각과 말/글을 무단으로 사용하면 아이를 납치하는 범죄와 같다는 소리다. 우리는 표절을 단지 남의 것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면서 인용하지 않은 경우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표절의 범위는 훨씬 넓다. 남의 말/글을 해석한다거나 설명하여 소개할 때에도 인용은 필수적이다. 만약 인용을 누락하면 이도 표절에 해당된다. -267-268쪽

생각하고 쓰는 능력을 갖춰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표현하려면 오랫동안 많이 읽고 많이 습작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경지에 오르려면 여러 능력들을 고루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관찰력, 독해력, 사고력, 분석력, 종합구성력을 이용하여 재구성한 현실을 적합한 단어를 찾아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이에 더하여 언어를 문법적으로 바르게 사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는 읽고 쓰기를 연습하는 동안에 길러진다. -269쪽

논쟁의 언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일은 위의 능력들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와 같다. 훌륭한 곡에 대한 연주 능력은 이를 완성하는 과정이 그리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표절을 통해서는 청중/독자를 설득할 수 없다. 만약 발각되면 인격(이토스)에 손상을 입어 신뢰를 잃는다. 신뢰가 없이는 독자들에게 내 말을 믿으라고 아무리 호소해도 외면 당하게 마련이다.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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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2-01-13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라딘에서 주고 받은 댓글들이 다른 알라디너에게 언쟁으로 비춰졌지는 논쟁으로 비춰졌는지 궁금해지는군요.
 
유경의 '죽음준비학교' - 삶의 소풍을 즐기고 있는 이들을 위한
유경 지음 / 궁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현재 삶을 돌아보기 위해서라도 죽음 준비 학교는 필요하다. 꼭 나이가 들어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책 집필과 편집 면에서 글의 방향을 다르게 설정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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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의 '죽음준비학교' - 삶의 소풍을 즐기고 있는 이들을 위한
유경 지음 / 궁리 / 2008년 10월
품절


자살은 결코 혼자 죽는 게 아니다. 나 하나 죽으면 그만이지, 죽어버리면 되지, 하는 마음처럼 단순하게 끝나는 게 절대 아니다. 다른 죽음의 경우 사람들은 동정과 연민을 보내지만 자살에는 낙인을 찍는다. 낙인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남아서 겪을 그들의 아픔을, 그들의 처절한 고통을 생각해 보자. 자살자가 죽는 그 순간, 나중에 ‘자살 생존자’로 불릴 그들도 어느 한 부분 혹은 전체가 함께 죽는 것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들이 글자 그대로 ‘그들’이 아닌 것은 우리들을 데리고 갔기 때문이다. -72쪽

자신의 죽음의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도 죽음준비의 한 항목이다.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은 결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의미가 아니고, 자신이 맞이하고 싶은 죽음의 방식을 미리 정해놓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과 관련해 구체적인 의사표시를 해두면 남은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이 과정 자체가 죽음을 통해 삶을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가고 싶은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소망 아니겠는가. -105쪽

죽음은 나의 문제이며 동시에 나와 관계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의 문제라는 것을 함께 인정하고 나누는 일은 죽음준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죽음의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겪고 그 길을 서로 의지하며 걸어가야 하는 가족들이 죽음에 대한 바른 인식과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거나 죽음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을 때, 아무리 당사자가 자신의 방식대로 잘 죽고자 열망해도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원하지 않는 연명치료 등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일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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