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시골의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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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하고 누이동생이 서두를 떼며 손으로 탁자를 쳤다. "이렇게 계속 지낼 수는 없어요. 아버지 어머니께서 혹시 알아차리리 못하셨대도 저는 알아차렸어요. 저는 이 괴물 앞에서 내 오빠의 이름을 입 밖에 내지 않겠어요. 그냥 우리는 이것에서 벗어나도록 애써봐야 한다는 것만 말하겠어요. 우리는 이것을 돌보고, 참아내기 위해 사람으로서 할 도리는 다해봤어요. 그 누구도 우리를 눈곱만큼이라도 비난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 -69쪽

" "죽었다고?" 하며 잠자 부인은, 모든 것을 직접 살펴볼 수도 있고, 또 살펴보지 않고도 알아볼 수 있건만, 물으면서 가정부를 쳐다보았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요" 하며 가정부는 증거로 그레고르의 시체를 빗자루로 옆으로 좀더 멀리 밀어붙였다. 잠자 부인은 빗자루를 못 내밀게 하려는 듯이 움직였으나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자아" 하고 잠자씨가 말했다. "이제 우리는 신에게 감사할 수 있겠다." 그가 성호를 그었고 세 여자가 그를 따라 그렇게 했다."-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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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7
윤흥길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절판


"그러던 두 분 사이에 얼추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저 사건 - 내가 낯모르는 사람의 꼬임에 빠져 과자를 얻어먹은 일로 할머니의 분노를 사면서부터였다. 할머니의 말을 옮기자면, 나는 짐승만도 못한, 과자 한 조각에 제 삼촌을 팔아먹은, 천하에 무지막지한 사람백정이었다. 외할머니가 유일한 내편이 되어 궁지에 몰린 외손자를 감싸고 역성드는 바람에 할머니는 그때 단단히 비위가 상했던 것이다."-23쪽

"더 쏟아져라! 어서 한 번 더 쏟아져서 바웃새에 숨은 뿔갱이 싹 끄실러라! 한 번 더, 한 번 더, 옳지! 하늘님 고오맙습니다!" -24쪽

"나갈란다! 그러잖아도 드럽고 챙피시러서 나갈란다! 차라리 길가티서 굶어죽는 게 낫지 이런 집서는 더 있으라도 안 있을란다! 이런 뿔갱이집..."
외할머니의 격한 음성이 갑자기 뚝 멎었다.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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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재덕이 - 마음을 여는 동화 2
이금이 지음, 성병희 그림 / 푸른책들 / 2002년 10월
절판


"나는 내뻗는 재덕이를 욱질러 물가에 끌어 앉히곤 세수를 시켜주었습니다. 때가 끼어 엉겨붙은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머리도 감겨 주었습니다. 엄마가 날 씻길 때처럼 철썩철썩 때려가면서.
재덕이를 씻기는 동안 나는 점점 내가 커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삐쩍 마른 재덕이는 실제로도 나보다 덩치가 작습니다.
그래서가 아니라 재덕이는 바보니까, 나보다 한살 많더라도 동생처럼 여겨야지, 그리고 앞으론 때리지 말아야지 하는, 조금은 쑥스러운 마음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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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재덕이 - 마음을 여는 동화 2
이금이 지음, 성병희 그림 / 푸른책들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사실 동화에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지만 - 아직 젊고 결혼에 대해선 별로 개념이 없고 애를 키운다는 것에 대해서는 더더욱이나 생각 밖의 일이라 그런지 - 어쩔 수 없이 동화를 읽어야 하는 사태가 자꾸만 발생한다. 토요일마다 나가는 초, 중, 고딩을 대상으로 하는 철학토론수업에서 초등학생 수업을 위해선 동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화읽기 시작한지 다섯번째 되는 책. <내 친구 재덕이>는 창작동화쪽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듯 보이는 이금이씨의 작품이고, 그림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는 성병희씨가 그리셨다. 오색찬란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은 아니지만 목탄인지 뭔지 잘 모를 도구를 사용한 섬세한 터치가 돋보이는 그림이다.

 <내 친구 재덕이>에서는  초등학교를 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만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금이씨 또한 이 책의 머리에서 '내 마음 속의 재덕이에게'라는 편지로 머리맛을 대신하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는 말씀.

  초등학교 때 매 학년 올라갈 때마다 우리반에는 항상 덜떨어진듯한 아이들이 하나씩은 이었다. 그리고 반 친구들은 그 아이를 피하거나 놀리고 왕따시키기 마련이었다. 나는 적극 왕따놀이에 참여하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를 감싸주거나 보살피는 가슴 따뜻한 아이도 아니었다. 그냥 원 밖에서 방관하고 있는 관찰자일 뿐이었다. 뭘 그리도 관찰하고 싶더냐. 대다수의 반 친구들이 그를 싫어했지만 어떤 한 아이는 그를 곁에서 도와주고 친근하게 대해줬다. 그런 친구 많지 않다. 한 반에 한명이라도 있으면 다행인 것이다.

  <내 친구 재덕이>에서 화자인 나는 그다지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고 특출난게 없는 평범한 아이다. 우리반에는 꽤재재한 차림새에 아이들이 놀려대도 실실 쪼개기만 하는 덜떨어진 아이가 하나 있다. 나이는 한살 많지만 그를 형으로 대접하게되면 나는 그보다 더 바보가 된다. 화자인 나는 처음에 선뜻 동네북이 되어버린 재덕이에게 다가서기 어려워하나 불쌍한 그를 감싸주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서서히 재덕이와 함께 어울리는 시간들이 많아지고 멍청하고 바보같으면서도 그를 돌봐준다. 세수도 씻겨주고 맛있는 사탕도 주고.

  이 동화는 흔히 나의 초등학교 시절의 그 '대다수'의 친구들과 같이 되기 쉽상인 지금의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한 반에 한명쯤은 있는 약간은 바보같은 그 아이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그 아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시간을 주는 계기. 동화는 동화로 끝나지 않고 동화를 읽는 아이들의 실생활로 적용된다. 아이들은 이 동화를 통해 기존에 가졌던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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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블루라군> 영화를 봤는데, 이 영화가 2탄까지 있는줄은 몰랐다. 1탄은 1980년에 나온걸로 알고 있는데, 2탄은 92년 8월에 개봉한 것으로 되어있다. 18세 이상 관람가 이니 당연히 당시 초딩이었던 나는 이 영화의 존재도 몰랐을 수 밖에. (혹 나같이 순수한 초딩 말고 일찍 눈뜬 초딩은 몰래 봤을수도. 하기야 그땐 인터넷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볼래야 볼 방법이 없었겠군. 집이 비디오 가게를 하지 않는한)

  우크라이나 출신의 밀라 요보비치가 이 영화에 여주인공으로 등장한다. 75년생인 그녀가 92년에 이 영화에 출연했다면, 17살?? 에 출연한 셈인가? 허걱. 18세 이상 관람가인데? 너무해. 하기야 영화 속에 비쳐진 그녀의 나신은 다 큰 성인의 그것은 아니었다. 보통 사춘기 여성을 비유해 이렇게 표현하던가? 막 피어나는 꽃봉오리라고. 어디서 이런말을 들었더라.

  영화를 보면서 그녀가 밀라 요보비치인줄은 몰랐다. 난 사실 외국 영화배우들의 생김새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영화를 봐도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 근육질 사내 실베스타 스탤론과 같이 덩치 말고는 내세울게 없는 배우들은 잘 기억하지만, 아 졸리도 난 안다. 졸리는 넘 이쁘다. 탐 크루즈도 좋아한다. 언젠가 누군가 나보고 탐크루즈 닮았다는 말을 했었다(퍼퍼퍼퍼퍼퍽! 죄송함다). 어쨌든 밀라 요보비치가 <제 5원소>에 나오는 묘한 매력을 풍기는 여성이란건 알았지만, 영화 <잔다르크>를 볼 때도, <레지던트 이블>을 볼 때도, 난 그녀를 못 알아 봤다.  남자주인공은 브라이언 크라우스 라는 사내인데, 흠 잘 모른다. 별로 안나가나보다.

  역시 <블루라군> 1탄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2탄은, 릴리의 엄마가 어린 리처드와 릴리를 폐렴으로 죽고 난 뒤를 그리고 있다. 물론 엄마도 잠깐 나온다. 어느새 꼬마아이는 사춘기 소년 소녀로 변해있고, 그 둘ㅇ른 서로의 달라진 모습이 싫다. 예전에 함께 부대끼며 놀던 때가 그리운데. 그러다가 서로가 호감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고, 결혼서약을 맺는다. 남편과 아내로서.

  어느날 배가 등장. 무인도로 보트 한대가 오르고, 한 예쁜 숙녀가 내린다. 그녀는 리처드에게 관심을 가지고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보려하고 그냥 호의를 받아들인 순수한 리처드는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당연히 릴리가 삐질 수 밖에. 질투라는 감정을 처음 느껴본 그녀. 질투는 두 사람 이외의 이성의 존재를 전제로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이전까지 질투가 무엇인지 몰랐다. 릴리는 홀로 목욕하러 폭포로 가고, 배에서 함께 보트를 타고 온 선원 한명이 그녀를 바라본다.

  <블루라군2>는 문명사회로 가기 이전의 원시자연상태를 그려내고 있다. 엄밀히 말해서 문명인인 릴리의 엄마에게 글도 배우고, 이런저런 관습도 배운 릴리와 리처드를 아주 순수한 자연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문명인과의 교류를 하지 않았고, 문명사회란 것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들을 자연인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인과 문명인의 만남, 그리고 자연에서의 남자와 여자. 아담과 이브를 그려내고 있다. 벌거벗고 돌아다니고, 어느날 아침 이불 위로 불쑥 솟은 남자의 성기를 가지고 놀리는 릴리, 처음 생리라는 것을 통해 피를 흘리게 된 릴리, 방에서 혼자 거울을 보며 자기 가슴을 만지고 있는 릴리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리처드. 모든 것이 그들에겐 신기하다. 그리고 이미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고 있는 우리가 바라보는 그네들의 생소함과 의문은 새롭게 다가온다.남자와 여자가 변화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 그리고 시기와 질투, 다툼.

  내내 벗고 다니지만 가릴 땐 가려주는 센스도 있고, 가끔씩 보여주기도 하는. 자연상태의 남자와 여자를 느껴보자. 더불어  이 영화 자체가 성교육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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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1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5-08-11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혹시 읽으셨나요?

마늘빵 2005-08-11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용... ㅡㅡa 주시면 저야 좋지만...ㅋㅋ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