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봤던 영화지만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 티비에서 하길래 다시한번 봤다. 사실상 권상우를 띄워준 영화이자, 우리사회에 몸짱 신드롬을 불러왔던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이 영화에서는 권상우가 팬티만 입은 모습이 잠시 등장하고, 상체노출은 수차례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본래 피씨통신 연재물인 <스와니-동갑내기 과외하기>를 기초로 하고 있다. 영문학과 98학번인 최수완씨가 겪은 경험담을 피씨통신에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중 어디까지가 실재하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니 재미가 더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항상 영화같은 현실을 꿈꾸기 때문이다.

온갖 삽질을 하다가 친절하고 자상한 선생이 되기도 하고 다시 우지막지가 깡패같이도 변하는 최수완과, 공부는 지질이도 못하고 주먹 좀 쓴다하는 고딩 5년차 지훈의 이야기. 영화에는 로맨스와 주먹다툼이 곁들여지며 기존의 영화들이 답습한 요소들을 빼다박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참신한 소재로 잘 엮어내고 있다.

계속되는 좌충우돌 사건사고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가슴찡하게 하는 대목도 가지고 있다. 놀이공원에서 자신의 친구가 서울대에 다니는 남자친구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수완.

(정확한 대사내용인지는 나의 기억이 의심스럽다)
수완, "쟤는 참 좋겠다. 서울대 다니는 남자친구 있어서..."
지훈, "너나 걔(지훈을 좋아하는 날라리여친)나 다를 거 하나 없다. 걔가 명품을 좋아하듯이, 너도 학벌을 좋아하는 거 아니냐?"

지훈을 따라다니던 여고딩을 항상 못마땅한 눈으로 날라리라고 바라보던 수완 역시 결국 본질은 같음을 지적하는 장면이다. 학벌을 따지던, 돈을 따지던 결국 다 똑같다는 이야기다.

결국 영화는 수완이와 지훈이가 서로 좋아하는 것으로 끝나는 뻔한 결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이 정도는 예상하고 영화를 보기에 결말이 못마땅하거나 하지는 않다. 오히려 우리가 바라던 결말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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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본색>, <미션임파서블2>, <페이젝>, <윈드토커> 등으로 잘 알려진 영화감독 오우삼의 또다른 작품이다. 영화를 볼 땐 니콜라시케이지에 빠져있느라 몰랐고, 지금 감상을 쓰면서 알게된 새로운 사실이다. 오우삼 감독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가 중국영화감독의 작품이라는데에는 약간의 의외감는 느낀다. 물론 그의 이전 작품들을 보더라도 <미션임파서블2>나 <윈드토커>에서도 동양적 색채가 묻어나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나와 같은 의외성을 느끼는 것이 그를 잘 아는 매니아들에게는 그것이 '의외'일 수도 있겠다.

FBI 요원 숀(니콜라스케이지)은 아들을 죽인 범죄자 캐스터를 체포하지만 그가 숨겨놓은 폭탄의 장소를 알기 위해 의식불명된 캐스터 대신 그의 얼굴을 뜯어 붙여 자신이 캐스터가 되어 감옥에 직접들어가 그의 동생으로부터 정보를 빼낸다. 하지만 그 사이 캐스터는 깨어났고 숀의 얼굴을 자신에게 붙인 뒤 이 사실을 아는 모든 사람을 살해한다. 이후 숀은 캐스터가, 캐스터는 숀이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숀은 캐스터가 아니라 자신이 숀이라는 사실을 아내를 통해 확인받게 되지만 그동안의 고초를 누가 알까?

참 황당하면서 놀라운 줄거리다. 얼굴 자체를 뜯어내 남에게 붙인다는 것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서로가 바뀐 채 남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흥미있는 일인 동시에 무서운 일이다.

사람들은 나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보고 싶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이것이 가능한 삶은 배우로서 살아가는 것 뿐이다. 배우는 떵떵거리는 부자도, 정치가도, 창녀도, 형사도, 장애인도 될 수 있다. 물론 드라마와 영화라는 한정된 공간안에서만 가능한 것이지만 직업 배우로서 스스로가 느끼는 매력은 그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들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해 그런 배우를 동경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오직 그 배우가 연기해낸 허구일뿐. 실제 그 배우에 대해서는 주변인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 이것이 스크린 뿐 아니라 실제 현실로도 가능하다면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그런 비밀을 가져보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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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크로우의, 러셀 크로우를 위한, 러셀 크로우에 의한 영화. 영화배우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에게 어떤 영화배우가 내 머리속에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뭔가가 있지 않으면 안된다. 이 영화를 통해 러셀 크로우라는 배우가 내 머리속에 등재되는 시초가 된 것으로 봐서 분명 <글래디에이터>는 대단한 영화였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사랑을 듬뿍받는 북부 총사령관 막시무스 장군은 권력쟁탈의 희생량이 되어버린다. 황제가 자신의 아들이 황제의 됨됨이를 갖추지 못한 것을 깨닫고 권력을 막시무스에게 이양하려 한 것. 하지만 황제의 아들 코모두스는 이를 눈치채고 황제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권력을 손에 쥔 코모두스가 다음으로 한 일은 당연히 막시무스를 처단하는 일. 막시무스의 고향에서는 이미 아내와 아들이 살해당한 뒤고, 자신을 죽이려는 군인들을 물리치고 뒤늦게 찾아가지만 남은 것은 불에 탄 잿더미뿐이다. 이후 막시무스는 노예가 되어 어딘가로 팔려가고, 과거에 검투사였던 주인을 만나 검투사가 된다. 그리고 이 검투사는 승리에 승리를 더해 유명해져 콜로세움으로 가 황제에 대항하기에 이른다. 장군에서 노예로, 노예에서 검투사로, 검투사에서 순교자로 대단한 인생역전 스토리를 갖춘 한 개인의 대한 이야기이다.

덜떨어진 듯하고 즉흥적이며 싸이코적인 면모를 지닌 코모두스를 연기한 배우도 눈에 띄지만 역시 막시무스를 위한 영화인지라 끝내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은 러셀 크로우다. 대단한 근육맨에 수염덥수룩하고 낮게 깔린 무거운 목소리의 이 터프가이는 아직 우리사회의 남성상이 미소년으로 가기전 마지막 터프가이의 인기를 독차지 하지 않았나 싶다.

막시무스의 인생역전도 그렇지만, 그가 검투사로 활약하며 황제의 권력에 대항하는 콜로세움의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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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당시 굉장한 반향을 일으킨 할리우드 액션영화. 헐리우드 첩보물은 007시리즈를 비롯해 헐리우드 영화에서 가장 흔한 장르이지만, <미션 임파서블>을 본 뒤로는 웬만한 액션은 접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평소 액션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 나 조차도 <미션 임파서블>만큼은 아주 재밌게 봤고, <탑건>에 이어 탐크루즈의 매력에 다시 한번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서양사람치고 땅딸보인 그는 작은 키라는 핸드캡을 극복하고 대단한 영화배우가 되었고, 나이를 먹은 뒤에도 새로운 영화들로 지속적으로 눈에 띄는 배우로 잊혀지지 않고 있다.

<미션임파서블>은 첫작품의 흥행에 힘입어 두번째 속편까지 내놓게 됐지만 두번째는 아무래도 첫번째 보다는 덜 흥행했던 듯 싶다. 하지만 두번째 영화에서 나온 림프비스킷의 'Take a look around'는 거의 <미션임파서블 2>하면 바로 떠오를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영화보다는 사운드트랙이 더 흥행을 일으킨 셈.

<미션임파서블>을 이야기할 때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천장 뚜껑을 열고 적외선 보안장치를 제거하고 컴퓨터실에 침투해 파일을 빼내는 장면이다. 가느다란 줄에 몸을 지탱한 채 땀 한방울 조차 흘리면 안되는 상황. 칼을 떨어뜨리는 마지막 실수로 침투가 발각되지만 목표한 바는 달성한다. 탐크루즈가 거꾸로 매달려 숨죽인 채 임무를 수행하는 이 장면은 이후에도 CF나 각종 티비 프로그램에 재현되며 인기를 얻었다.

영화의 줄거리가 대단하다기 보다는 영화 속 장면장면마다 나타나는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대단했던 작품이다. 하지만 너무 많이 봐서 다시 보면 지겨울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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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고 난 뒤의 소감은 정말이지 놀랍다라는 말로 밖에는 표현이 안됐다. 대단한 영화다. 이 영화가 대단한 것은 첫째, 영화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화박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그 긴박감을 연기해낸다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뛰어난 배우라고 할지라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일 터. 둘째, 실제 이 영화의 제작비가 얼마나 투자됐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볼 땐 별로 돈이 안들었을 것 같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이라고 해봐야 전화박스 한대가 고작이기 때문이다. 화면에 가끔씩 비춰지는 스투 부인의 집이나 뉴욕 한복판의 빌딩들을 카메라에 담는 것은 돈이 필요한 장면은 아니고, 기껏해야 경찰차 몇 대 동원되는 비용이 고작일터. 초저예산 영화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는 뛰어난 영화다. 보는 내내 온몸에서 땀이 났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극작가 래리 코언의 머리속에서 20년간 묵혀온 시나리오라고 한다. 그러나 공중전화박스를 이용한 영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추상적인 뭔가가 있었을 뿐이지, 구체적인 시나리오로 나오지 않았기에 20년이란 세월이 필요했고, 감을 잡은지 일주일만에 시나리오는 완성됐다고 한다. 전화박스라는 좁은 공간을 내내 카메라에 담아야 하는 작품이기에 줄거리가 탄탄해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성공했다.

관객에게 주목받는 부분은 전화박스 한대. 그리고 범인과 스투와의 전화내용이 전부다. 영화내내 등장하는 범인의 목소리의 주인공은 정작 영화에는 등장하지도 않지만(누가 범인인지 모르겠다) 주인공을 둘 뽑는다면 그 둘이 될 것이다. 주인공 하나는 영화내내 화면에 나오고, 하나는 목소리만 나오는 정말 특이한 구조의 영화. 지금까지 내가 본 영화들 중 이렇게 충격적인 영화는 처음이었다.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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