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가 본 알기 쉬운 대학 - 신완역, 양장
강병창 엮음 / 명문당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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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의 수많은 역서 중의 한권인 이 책은 다른 역서들과 좀 차별화되는 점이라면, 각 문장에 한문 음을 달았고, 경제인의 관점에서 부가적인 해설을 덧붙였다는 점이다. 음을 달았기에 읽다 모르는 한자가 나오면 음과 동시에 '자의'를 보고서 따로 옥편을 찾지 않고 이 책만 보고도 독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번역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억지로 맞춘 것 같은 부분이 눈에 띄어 그다지 좋은 역서로 추천할만하지는 않다. 또한 굳이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대학>을 번역하지 않아도 되는데 불필요하게 수많은 역서에 한권 더 추가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썼다는 해설은 사실 없어도 무방한 부분이고, 이 부분이 없어도 되는 부분이라면 굳이 이 책은 많은 역서들 중에 하나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양장본의 형태를 띠어 값이 비싼 것도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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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집주 (全) - 원본비지
김혁제 옮김 / 명문당 / 198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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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비지 대학집주>는 순전히 <대학>이라는 옛 고서 그대로 세로쓰기를 하고, 번역이나 해설 등 토시하나 안달고 원본 그대로 출판된 책이다.

 역자는 김혁제씨로 이분은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회원이면서, 대학역학교육학회 수석고문이라고 한다. 역학 관련해서만 60여권을 도서를 저술한 역학계의 원로로 불리운다.

 이 책은 순전히 4학년 2학기 마지막으로 들은 '한문'수업 때문이었다. <책문>이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학교 과선배이자 선생님이었던 김태완 선생님의 가르침 하에 한학기동안 한문 수업을 들었는데, 이 수업에서 <대학>을 다루었다.

  다음은 <대학>의 또다른 책 <경제학자가 본 알기 쉬운 대학>에 나와있는 역자의 글을 대신함으로써<대학>을 소개하겠다.

 "<대학>은 옛날 태학에서 자기 몸을 닦아 장차 사람들을 관리할 사군자, 즉 엘리트를 가르치던 수기치인지술에 관한 교과서이다. 그런데 이 <대학>은 원래 <예기>의 49편 중의 42편에 있던 것이다. <대학>에 관해서는 북송 때의 사마광이 주석한 <대학광의>가 처음이며, 그 뒤에 정명도, 정이천의 <대학정본>이 있었고, 그 제자 여대림의 <대학해>가 있었다. 이윽고 주자가 제가의 학설을 종합, 절충, 보완하여 <대학장구>를 편찬함으로써 비로소 <대학>은 <논어><맹자><중용>과 더불어 유교경전의 사서로 되었다."

 "<대학>은 사군자가 장차 남을 다스리기 위하여 자기를 닦는 규범을 말한 것이니, 소위 칙규지학이며 사서의 첫째로 가는 까닭이다. 따라서 현묘지학을 말한 <중용>, 무보지학을 말한 <논어>, 발원지학을 말한 <맹자>와 그 범위가 다르며, 또 <대학>은 도를, <중용>은 명을, <논어>는 덕을, <맹자>는 성을 위주로 하는 바이지만, 이 넷은 모두 이(理)로써 꿰뚫으니 결국 '사서'는 통리(通理)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순수하게 원본의 한자만으로 쓰여져있기에 독학자가 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다만 원본을 가지고 또다른 해설이 있는 역서와 함께 본다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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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50
고미숙 지음 / 책세상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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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는 최근 고전 리라이팅 열풍의 시작이 된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쓴 고미숙씨의 초기작품이다. 98년부터 책을 써왔던 그녀에게 어쩌면 2001년에 나온 이 책은 초기 저작이라 하기엔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그녀가 대중에게 커밍아웃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이 책은 초기저작이다.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는 역시 값싸고 얇은 책세상문고판 시리즈의 50번째 작품이다. 철학자 탁석산 씨가 이 문고판 시리즈의 첫장을 장식한 이후로 이 시리즈는 학계의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재야 학자들의 데뷔무대가 되고 있다. 그런면에서는 고미숙씨 또한 예외는 아닐성 싶다.

 지금 이 시점에서 고미숙씨는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맛보았다. 절반의 성공은 대중들에게 그녀의 이름을 각인시킬 정도의 활발한 저작활동을 했고 그 저작들이 일정부분 그녀에게 명예를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절반의 실패란 그녀의 책을 읽은 다수의 독자들이 안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연예인들의 안티와 같은 조직적인 안티카페를 만들어 불매운동을 벌인다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녀의 글쓰기 방식과 내공에 딴지를 거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녀 스스로가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는 수밖에는 없겠다. 하지만 대중적 글쓰기 라는 점에서 그녀의 글이 읽기 쉬운 것은 사실이고 이점은 장점으로 인정을 해도 좋을듯 하다.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를 통해 그녀는 지금까지의 한국의 근대성이 이론이나 사상사를 통해 이루어져 한국의 근대가 미화되거나 과잉 해석되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근대성을 체크해본다.'민족, 섹슈얼리티, 병리학'이라는 부제를 통해서 말이다.

 이 책은 매우 쉽다. 모든 장의 시작이 그녀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으로부터 시작해 보편담론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독자가 첫발을 디디기 쉽다. 그리고 다소 독선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주장은 지금까지의 논의와 색다르기 때문에 '다양성'의 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그녀는 가라타니 고진과 미셸푸코와 같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저서를 통해서 그들의 말을 그들이 본래 주장한 의도와는 상관없이 부분부분을 떼내어 자신의 논지를 전개하는데에 인용하고 있다.

 이 책 안에는 가라타니 고진과 미셸푸코 뿐 아니라 강유위와 신채호도 들어있다. 이는 순전히 그녀가 다방면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너무 여러 방면에 눈독을 들이다보니 깊이가 떨어지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넓지도 깊지도 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다지 학문적 깊이는 느끼지 못했다. 이점을 이 책의, 혹은 고미숙씨의 단점으로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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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집에서 농땡이치다 쇼파에 누워 리모컨이나 켠게 화근(?)이 되어 보게 된 영화. 하지만 영화가 재밌어서 보고 난 뒤 후회는 없다.

 영화 제목 '단테스피크'는 'Dante's peak' 로 굳이 해석하자면 '단테의 꼭대기' '단테의 봉우리' 정도겠는데, 영화 속에서는 미국 내 1만 7천명이 거주하는 산을 끼고 있는 조용한 마을의 이름이다. 이 마을에는 휴화산이 있는데 이 화산의 폭발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일들이 영화의 내용이다.

 얼굴이 참 익숙한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이 지질연구가로 나와 영웅 역할을 맡는다. 오래토록 화산활동이 없었던 조용한 마을의 화산활동 기미가 보인다고 판단한 해리달톤(피어스 브로스넌)이 마을 시장(여자)과 그녀의 아이들을 구출해내는 장면을 담았다.

 1997년에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이후의 재난영화들보다 훨씬 재미있다. 남이 재난당하는 것을 두고 '재미있다'고 말하긴 뭣하지만 어디까지나 영화속 내용이니까 '영화'로서 본다면 재미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 영화가 국내에서 할리우드 영화를 제쳤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지진, 해일, 화재, 화산폭발 등의 자연재해를 다룬 영화에서는 많이 뒤쳐진다는 느낌이다. 물론 국내에는 아직까지 재해를 다룬 영화가 별로 없지만 말이다.

 <단테스피크>에 나오는 화산활동의 모습은 굉장히 사실적이다. 물론 실제로 화산의  활동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말이다. 이 영화를 보니 고등학교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던 것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화산재, 화산구, 화산폭풍, 용암 등에 관한 것들이 말이다. 중고등학생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면서 수업을 하면 참 효과적이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가지 지적할 것은, 용암을 해쳐나가는 이들의 모습이 아무리 영화라지만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천하무적이라는 점이다. 용암위를 달려가는 자동차나, 용암이 산에 있는 목재로 만든 집 벽면을 뚫고 나왔음에도 그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이 아직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화산폭풍에 휩싸였으면서도 죽지 않았다는 점이 그렇다. 어디까지나 영화니까 이런 이해되지 않는 모습이 보여도 그냥 그러려니 한다.

 참 재밌는 영화다. 사실적이고, 긴장감도 있으며, 사랑을 느낄 수도 있는 영화. 추!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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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화, 현실인가 또 하나의 신화인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3
구춘권 지음 / 책세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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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임에도 엊저녁에 잠시 잠을 잤기 때문인지 이른 아침 눈이 떠졌다. 자연스럽게 인터넷을 켜고 이제 뭐할까 생각하던중 사놓고 읽지 않던, 책장에 꽂혀있는 얇은 책을 한권 꺼내들었다.

 <지구화, 현실인가 또 하나의 신화인가>라는 책은 책세상문고에서 길거리에서 꺼내 읽기 좋게 문고판으로 내놓은 시리즈 중에 하나이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책이 값싸고, 작고 얇아서 가지고 다니며 읽기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읽기에 부담이 없다.

 이제는 신문지상을 통해서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나 우리에게는 익숙해져버려 말하는 도중에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세계화'. '지구화'는 '세계화'의 다른 아님 이름이다. 다만 '세계화'라는 단어가 시간이 지나 여러방면에서 사용되면서 본래의 의미와 변질된 다른 이미지를 얻게 되었고, 따라서 저자는 그러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지구화'라는 단어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우리는 '지구화' 혹은 '세계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그 의미를 모른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행이다. 나 역시 '세계화'가 뭐냐고 물으면 막상 대답하기 힘든 사람 중에 한명일 것이다. 저자는 그래서 범람하며 사용되고 있는 '지구화'에 대한 개념을 잡아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사실 내가 읽기전에 예상하고 있던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았다. 나의 기대보다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서술되었다고나 할까. 대립적인 포드주의와 케인즈주의를 중심으로 경제적인 지구화를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쪽에 관심이 없고 그래서 무지한 내가 읽기에는, 물론 어렵진 않지만,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다고 할까. 경제학적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 내용들은 사실 전문적이진 않기 때문에 읽어 나가는데는 부담이 없다. 하지만 단지 나의 관심사가 아니기에 읽기 지루하다는 것이다.

 책의 단점 한가지를 지적하자면, 저자는 에릭 홉스봄의 <극단의 시대>를 자주 인용하면서 홉스봄의 말을 빌어 지구화를 말하고 있다. 저자의 생각이 홉스봄의 그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를 빌어 말하는 것이라 생각되지만, 너무 기존의 다른 학자들이 내놓은 생각들에 의존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단점이라기 보다는 아쉬움이라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부담없이 읽어나가기에 쉬운-재미는 없지만- 책이다.

 한가지 더, 각 장의 시작에 앞서 록가수의 노래가사를 빌어 시작하는 장면은 불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록가수의 노래에 관심이 있는 저자는 자신이 접했던 노래가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암시해주고자 했던 것 같으나 사족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런 것들이 책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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